출발하자 수레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도하가 정상 하중의 블록을 밀었고 유탁은 오른편 손잡이에서 방향을 받았다. 능력으로 뺀 하중은 없었다. 세빈은 왼쪽 바깥 길로 먼저 걸어갔다. 빠른 걸음도 회전도 아니었지만 도하보다 앞에 갈 수 있었다. 수레가 첫 정지 구역에 닿을 때 셋이 이미 서로 다른 자리에 있었다. 혼자 하는 과제라면 앞의 선만 봤을 눈에 오늘은 움직이는 사람이 둘 더 걸렸다.
도하는 앞바퀴를 보고 속도를 줄였다. 오른손에 유탁이 주는 작은 제동이 느껴졌다. 혼자 손잡이를 잡던 수요일에는 없던 힘이었다. 그는 그 힘을 도와주는 힘으로 받으려다가 자기가 원한 각도보다 일찍 수레가 곧아지는 것을 느꼈다. 두 손은 같은 목적지를 향해도 같은 순간에 움직이지 않았다. 도하는 손목으로 다시 틀지 않았다. 한 번 더 속도를 낮춰 유탁의 방향 안에서 바퀴를 구역에 넣었다.
멎었다. 한결이 첫 정지를 확인하고 두 초를 불렀다. 도하의 발은 밖으로 나갈 쪽을 향했다. 유탁은 손잡이를 받기 위해 왼손을 옮겼다. 빈 수레로 했을 때보다 실제 손이 무거웠다. 블록의 움직임이 멎은 정지 상태에서도 손잡이를 놓는 순간 다시 굴러갈 수 있었다. 도하는 상대가 말할 때까지 잡고 있었다. 초시계는 계속 갔고 두 초는 이미 지났다. 기다리는 시간도 오늘의 기록 안에 들어갔다.
“잡았어요.”
유탁이 말했다. 도하는 놓는다고 답하고 손을 뗐다. 그 순간 유탁의 왼발이 좁은 폭 쪽으로 조금 나왔다. 도하는 연습 때 바꾼 길을 기억해 오른편으로 돌았다. 그런데 상대가 손잡이의 가운데로 몸을 옮기며 그 길도 좁아졌다. 도하는 어깨를 세워 비집고 가려다가 멈췄다. 수레는 정지해 있었다. 유탁도 밀지 않았다. 말은 바뀌었지만 몸이 갈 곳이 아직 남지 않았다.
세빈이 바로 멈추라고 했다. 처음부터 중지한 것이 아니라 새 출발만 기다리는 상태였다. 한결은 시계를 멈추지 않았다. 정한 과제 안에서 스스로 동작을 조정하는 시간도 결과였고, 위험 중지 신호가 나면 시도를 끝내기로 했었다. 지금 코치가 말한 것은 방향을 다시 맞추자는 정지였다. 도하는 오른편 바깥 표시로 한 걸음 물러났다. 유탁이 자기 발을 안쪽으로 거두자 좁은 폭이 다시 보였다. 그동안 수레는 선 안에 있었다.
유탁이 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세빈은 앞이 비었다고 답했다. 도하도 자기 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수레가 다시 움직였다. 손이 비었다고 자기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도하는 빠르게 따라붙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앞에서는 이십 킬로그램이 움직이고 있었고 옆으로 지나가면 유탁의 눈을 가릴 수 있었다. 그는 바깥의 정한 길을 걸었다. 수레가 좁은 폭에 들어갈 때 자기 발도 옆의 선을 지나고 있었다.
유탁은 능력을 쓰지 않았다. 양쪽 물건에 손을 댈 받는 블록도 없었다. 자기 검증된 힘을 쓰면 쉽게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오늘은 수레를 정상 하중으로 보내기로 했다. 그는 손잡이를 너무 멀리 밀지 않고 좁은 폭의 끝을 기다렸다. 도하는 그 뒤에서 상대의 팔이 처음 정지 때보다 낮아진 것을 봤다. 고쳐 쥔 것인지 힘이 들어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 말을 걸면 유탁의 눈이 바퀴에서 떨어질 것 같았다.
세빈은 이미 마지막 구역의 옆에 있었다. 코치가 선을 가리키고 천천히라고 말했다. 유탁은 앞바퀴가 들어가기 전 속도를 줄였다. 도하는 수레를 도와 멈추려고 손을 내밀 뻔했다. 정한 역할에서는 마지막 제동은 유탁의 것이었다. 위험하면 바로 도울 수 있었지만 현재 수레는 통제 안에 있었다. 그는 빈손을 몸 옆에 두고 자기 발부터 구역 안으로 보냈다. 유탁의 뒤 바퀴가 선에 들어왔다.
마지막 작은 흔들림이 멎었다. 유탁이 손을 놓았고 세빈이 셋을 봤다. 한결이 완료를 불렀다. 오십사 점 팔 초였다. 도하는 한 번 더 수레를 봤다. 블록은 고정돼 있었고 네 바퀴도 안에 있었다. 중간의 어색한 멈춤까지 전부 포함된 시간이었다. 실격도 실패도 아니었다. 유탁이 숨을 내쉬며 웃었다. “수레보다 저희가 주차를 못 했네요.” 도하는 자기 몸은 접이식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한결은 처음 정지부터 다음 출발까지가 길었다고 했다. 초를 따로 재지 않았으니 정확한 구간 숫자는 없었다. 도하는 자기가 손을 놓고 나갈 길이 늦게 생겼다고 말했다. 유탁은 잡았다는 말은 손의 준비만 알린 셈이었다고 했다. 몸을 어디로 보낼지는 각자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세빈이 말없이 바닥 표시를 봤다. 도하는 코치에게 바로 답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 방금 각자 본 것이 먼저 있었다.
그는 첫 정지 때의 손목을 떠올렸다. 유탁이 방향을 먼저 잡았을 때 자신도 같은 쪽으로 짧게 고치려 했다. 두 힘이 겹친 뒤 다시 바퀴를 곧게 세우는 데 시간이 들었다. 도하가 그 말을 꺼내자 유탁도 자기가 방향을 너무 먼저 가져간 것 같다고 했다. 둘은 어느 한 손이 옳았는지 정하지 않았다. 첫 출발에서 방향은 도하가 맡고 유탁은 필요할 때 말로 알리는 편이 나을 수 있었다. 다만 당장 두 번째에 첫 구간까지 다 바꾸면 어떤 수정이 작동했는지 놓칠 것 같았다. 둘은 오늘은 처음의 옆손은 그대로 두고, 정지 뒤의 순서를 먼저 바꾸기로 했다.
세빈은 한 번에 바꾸는 수가 적으면 선수가 기억할 것도 줄어든다고 했다. 도하는 자기가 남에게 그런 말을 자주 했으면서 오늘은 빨리 잘하고 싶어 여러 답을 한꺼번에 찾았다고 답했다. 코치는 그 마음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고 실제로 무엇을 할지 고르면 된다고 했다. 도하는 수레 손잡이와 자기 물병을 번갈아 봤다. 지금은 물병을 들 시간이었다. 새 순서가 떠올랐다는 이유로 쉬는 시간이 필요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는 물을 마시고 숨을 골랐다.
물을 마시며 도하는 자기 오른손을 폈다. 새로운 떨림은 없었다. 팔은 실제로 밀었던 피로가 있었다. 유탁도 마찬가지였고 세빈은 무릎 상태가 시작 전과 같다고 답했다. 코치는 그럼 두 번째까지 할 수는 있겠지만 빨리 고쳐서 당장 나갈 필요는 없다고 했다. 도하는 한결이 오늘 관찰하겠다고 한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기록을 만든 사람이 다시 손잡이로 가기 전에, 몸 밖에서 볼 시간이 한 번 필요했다.
한결은 도하가 놓는 순간 자기 발보다 유탁의 어깨를 먼저 봤다고 말했다. 도하는 맞다고 답했다. 상대가 수레를 잘 받았는지 보고 싶었다. 그런데 어깨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동안 자기 출발은 늦었다. 유탁은 형이 자길 못 믿어서 붙잡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잡았다고 말한 뒤에도 두 사람 모두 다음 길을 한꺼번에 차지하려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도하는 그 말이 불편하면서도 정확하다고 느꼈다.
“잡았으면 제가 먼저 가운데로 가고 싶었어요.”
유탁이 말했다. “옆에서 잡으면 힘이 한쪽으로 가니까요.”
도하는 그럴 만하다고 답했다. 자신은 손을 놓은 뒤 바로 빠지는 것이 상대를 돕는다고 생각했다. 둘 다 상대를 덜 힘들게 하려 했는데 좁은 곳에서는 순서가 겹쳤다. 세빈은 그러면 먼저 가야 할 몸을 하나 골라 보라고 했다. 누가 더 중요한 선수가 아니라 지금 좁은 폭을 먼저 써야 하는 사람이었다. 도하는 잠깐 생각하고 자기가 먼저 바깥으로 빠져야 유탁이 가운데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탁은 자기 손이 옆에서 받는 짧은 시간을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수레가 멎어 있는 상태였다. 대신 도하가 완전히 손을 놓은 뒤 빨리 도망치지 말고, 한 발 바깥으로 가며 마지막 손만 남기면 어떠냐고 물었다. 도하는 몸을 먼저 옮기면 손이 꼬일 수도 있다고 했다. 둘은 빈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모양을 봤다. 실제로 도하의 팔이 길게 펴졌다. 그 자세에서 놓는 것은 편하지 않았다. 제안은 바로 정답이 되지 않았다.
도하는 다시 손을 가운데 두고 유탁이 뒤의 손잡이를 먼저 잡도록 했다. 오른편의 보조 손잡이 대신 뒤에서 정상 제동을 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면 도하는 옆으로 짧게 빠질 수 있었다. 유탁은 발을 옮기는 거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도하는 그 거리 동안 자기가 수레를 계속 잡는다고 답했다. 둘은 블록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 천천히 해 봤다. 유탁의 발이 돌아오는 동안 수레는 멎었고, 도하가 나간 뒤 가운데가 비었다.
이번에는 ‘잡았다’는 말 뒤에 유탁이 ‘길 됐다’고 덧붙였다. 도하는 두 말이 따로 필요한지 물었다. 상대는 지금은 자기가 그 순서를 잊지 않으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빈은 선수가 다음 동작을 위해 쓰는 말을 너무 빨리 줄이지 말라고 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길면 기록이 늦어진다는 생각이 먼저 나왔던 것이다. 아까 침묵하던 두 사람이 서로 비키기를 기다린 시간은 훨씬 길었다.
백송주는 도하가 혼자만 늦었다고 쓰고 있지는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노트를 내렸다. 정말로 ‘내가 늦게 빠짐’이라고 적고 있었다. 관장은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레와 유탁의 자리까지 같이 그려 보라고 했다. 도하는 네모와 발 두 쌍을 그렸다. 사람 이름만 쓰면 누구 잘못인지 빨리 정할 수 있었지만, 발을 그리니 누가 먼저 바뀌어야 할지도 보였다. 그는 유탁에게 그림이 맞느냐고 물었다.
동료는 자기 왼발을 조금 더 밖으로 그려 달라고 했다. 도하는 그렇게 했다. 세빈은 자기 위치도 넣었다. 마지막 구역에서 출발을 부를 때 도하의 발이 가리는 자리였다. 코치가 조금 옆에 서면 유탁에게도 더 잘 보였다. 도하는 처음에 자기가 느리다는 말로 전부 덮었으면 이 마지막 위치를 못 찾았을 것 같았다. 그는 노트의 작은 사람 셋을 보고 웃었다. 그림 실력은 세 사람 모두를 공평하게 못생기게 만들었다.
한결이 그 그림이면 상대 팀을 위협할 수 있겠다고 했다. 유탁은 정식 로고로 쓰자고 받아쳤다. 도하는 인쇄비가 없으니 노트 안에서만 뛰라고 했다. 웃음이 끝난 뒤 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누군가를 탓하고 끝낼 수 있었던 어색한 오십사 점 팔 초가, 세 사람의 다음 동작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음 기록이 빨라질 보장은 없었다. 아직 정상 하중으로 그 순서를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남은 시간 안에 두 번째 시도를 할지 물었을 때 도하는 하고 싶다고 답했다. 유탁도 동의했다. 세빈은 자신의 현재 몸으로 같은 평지 역할을 한 번 더 맡겠다고 했다. 한결이 시계를 초기화했다. 첫 기록은 지우지 않았다. 수레의 상태와 블록의 고정을 다시 본 뒤, 셋은 바닥으로 갔다. 도하는 이번에는 좁은 폭보다 유탁이 돌아올 뒤 손잡이를 먼저 봤다. 두 번째의 첫 길은 거기서 시작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