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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116화

후일담, 이긴 다음의 상자

본문 5,280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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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도하는 같은 수레와 이십 킬로그램 짐을 쓰는 무능력 첫 시도 비교에서 한결보다 먼저 완료했고, 둘은 현장 수동 계측 결과를 그대로 남겼다.

그는 즉시 재경기를 하지 않고 각자 저녁을 먹은 뒤 집에서 다음 날 근무 알람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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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첫 상자는 도하의 승리를 알지 못했다. 전날 이십삼 점 일 초 만에 멎었던 수레와 달리, 작업대 위의 상자는 접힌 모서리가 걸려 한 번에 나오지 않았다. 도하는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각도를 바꿨다. 같이 일하던 사람이 어제 운동 잘됐느냐고 물었다. 그는 짧은 과제 하나를 이겼다고 했다. 입으로 말하니 저녁의 일이 아침까지 따라왔다. 손에 든 상자가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그는 들뜬 기분으로 평소보다 더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잠은 잤지만 어깨 안쪽에 전날 쓴 자리가 남아 있었다. 새 통증이나 떨림은 없었다. 쉬는 시간에는 의자 등받이에 등을 붙였다. 전화기에는 유탁이 보낸 국그릇 사진이 와 있었다. 어제 각자 사 먹은 저녁을 굳이 오늘 다시 보여 주고 있었다. 도하는 영수증 대신 보내느냐고 답했다. 동료는 맛있었으니 자랑이라고 했다.

점심 무렵 한결의 연락이 왔다. 어제 말한 다른 정지 폭을 그려 봤다는 짧은 말과 그림이었다. 두 번 꺾는 긴 코스가 아니라, 직선에서 중간 정지를 한 뒤 다시 움직여 끝 구역에 세우는 짧은 길이었다. 도하는 그림을 확대했다. 빨리 들어가기보다 멎었던 물건을 다시 출발시키는 쪽에 시간이 들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자기가 진 자리만 조금 좁혀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한결은 날짜부터 잡지 않았다. 이 정도 과제를 같이 해 볼 마음이 있는지 물었다. 도하는 퇴근하고 바닥을 볼 수 있을 때 답하겠다고 했다. 전화기 그림에서 모든 바퀴의 폭을 알 수는 없었다. 마지막 문이 있는 표준 경기도 아니었다. 그는 그 사실을 알아도 흥미가 났다. 상대가 고른 문제를 자기 손으로 풀어 보고 싶었다. 이긴 사람이 계속 같은 문제만 내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퇴근한 뒤 도하는 잔돌에 잠깐 들렀다. 오늘 운동을 더 하러 간 것은 아니었다. 가방은 벽 쪽에 두고 세빈에게 그림을 보여 줬다. 코치는 중간에 완전히 멈춰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도하는 한결이 보내 준 말을 읽었다. 돌아가는 수레를 잘 세우는 사람과, 이미 선 수레를 다시 잘 보내는 사람이 같은지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유탁은 그럼 신호등 두 개짜리 출근길이라고 했다.

“출근길은 도착해도 안 이겨.”

도하가 말하자 백송주가 자기 급여일에는 다들 이기는 얼굴이라고 했다. 관장은 웃고 나서 현재 빈 바닥을 가리켰다. 다음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림을 펴 볼 수는 있었다. 짐을 싣고 움직일 시간은 오늘 쓰지 않기로 했다. 도하는 바닥에 쪼그려 앉지 않고 의자를 가까이 당겼다. 어깨를 쉬러 왔다가 다른 데까지 피곤하게 만들 이유는 없었다.

한결의 그림에는 출발 구역과 중간 구역, 마지막 구역이 있었다. 각각의 폭은 현장에서 같은 운반대로 확인한 뒤 정할 일이었다. 중간에 바퀴가 모두 들어오고 실제로 멎으면 진행자가 다음 출발 신호를 준다. 손을 잠깐 떼어 기세만 줄이는 통과는 안 됐다. 도하는 그림의 가운데를 손끝으로 눌렀다. 자기가 가장 서두르고 싶어질 곳이 거기였다.

세빈은 이번에도 능력을 쓰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 도하는 잠깐 생각했다. 요즘은 물건을 힘으로 밀고 멈추는 과제를 많이 했다. 그 덕분에 배운 것은 있었지만, 자기 열여덟 킬로그램을 아끼는 일이 곧 영원히 쓰지 않는 일이 될 필요는 없었다. 그는 이번에는 허용해 보고 싶다고 했다. 대신 쓸 물건과 하중을 먼저 정해 연습하겠다고 덧붙였다. 말하고 나니 손바닥이 조금 간지러웠다.

유탁이 그림에서 중간 구역 옆 빈 곳을 짚었다. 받는 물건을 어디에 둘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도하는 수레의 짐에서 하중을 덜면 다시 출발할 때 손은 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움직이던 질량은 그대로였고, 끝에서 정지시키는 일도 남았다. 가벼워졌다는 감각을 믿고 너무 밀면 더 어렵게 설 수 있었다. 동료는 그래서 받는 물건보다 먼저 브레이크를 보자고 했다.

빈 운반대의 손잡이와 바퀴를 눈으로 확인했다. 유탁은 바퀴 잠금장치가 짐을 실은 채 달리다 밟는 주행 제동 장치는 아니라고 말했다. 도하는 실제 정지는 손잡이와 발의 감속으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서 있는 물건을 고정하는 잠금과 움직이는 물건을 세우는 동작이 달랐다. 그 차이를 작업장에서 매일 보면서도 경기 얘기가 되면 한 덩어리로 생각할 뻔했다.

도하는 현재 구역의 길이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몇 초를 쓰겠다는 말을 뒤로 미뤘다. 받는 블록은 튼튼한 낮은 받침 위에 놓고, 움직이는 동안에도 가장 가까운 표면 간 거리가 삼 미터 안에 남도록 길을 짧게 잡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중간 정지 뒤 새로 출발하는 두 번째 동작은 따로 봐야 했다. 여덟 초를 둘로 쪼개 쓰면 무한히 남는 자원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한 번만 써 볼래요. 두 번째 출발에.”

그는 그렇게 말했다. 출발부터 가볍게 만들면 첫 정지에서 감각을 놓칠 것 같았다. 일단 정상 하중으로 중간까지 가고, 완전히 멈춘 것을 확인한 뒤, 다음 신호에서만 제한된 하중을 옮겨 보고 싶었다. 세빈은 그게 빠른 방법일 거라고 미리 동의하지 않았다. 왜 그 구간을 고르는지는 읽힌다고 답했다. 도하는 그 정도 대답이 오히려 좋았다.

도하는 일터에 있던 그날 오후를 떠올렸다. 다른 작업자의 상자가 그의 쪽으로 한 칸 밀려왔었다. 도하는 처음에 자기가 빨리 빼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손을 뻗기 전에 상대가 잠깐 두라고 말했다. 상자 아래 붙은 띠를 먼저 확인해야 했다. 도하는 손을 거뒀다. 운동장에서 마지막 바퀴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일터에서도 늘 먼저 아는 것은 아니었다. 동료가 띠를 고친 뒤 자기 순서가 왔다.

그는 그 일을 지금 세빈에게도 말했다. 자기 손이 빨라진 것 같아 괜히 먼저 잡으려 했다고 했다. 코치는 경기의 승리를 일의 자격증으로 쓰지 않았으니 됐다고 답했다. 도하는 자격증이라면 사진부터 다시 찍어야겠다고 했다. 유탁이 작업복 사진으로는 상대가 도망갈 수 있다고 하자, 그는 그건 이긴 게 아니라 사람이 줄어든 거라고 답했다. 웃고 나니 손을 먼저 내밀었던 장면이 덜 부끄러웠다.

체육관 바닥에는 다음 수업을 위해 옮겨 둔 작은 공들이 있었다. 도하는 그림의 직선을 보다가 그것 하나를 발끝으로 슬쩍 밀려 했다. 백송주가 손으로 주워 달라고 말했다. 아래로 빠져 들어가면 다음 사람이 꺼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는 몸을 숙여 손으로 공을 옮겼다. 그림 속에서는 아무것도 가리지 않던 길에 실제로는 다른 수업이 살고 있었다. 새 승부의 길은 그 사람들이 끝낸 시간 안에서만 빌릴 수 있었다.

한결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아직 자기 팀 일을 마치지 못해 통화가 길지는 않다고 했다. 도하는 새 과제를 보고 싶고, 이번에는 능력 사용을 허용한 조건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결은 자신은 짧은 두 번의 수동 출발을 택할 수도 있지만 상대의 사용을 막을 생각은 없다고 했다. 같은 과제 안에서 각자가 고르는 방법을 비교하자는 말이었다.

그렇다고 도하만 몰래 연습할 수는 없었다. 그는 아직 중량과 구역 폭이 결정되지 않았고, 자기가 먼저 이 바닥에서 능력 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결은 시험 결과를 숫자만 보내지 말고 쓴 구간과 실패까지 알려 달라고 했다. 다음 방문에 자기 몸으로 빈 길을 볼 시간도 원했다. 도하는 그 조건을 받았다. 전자 계측 대회처럼 같은 기회를 완전히 통제했다는 주장은 할 수 없었다.

날짜는 다음 수요일의 짧은 방문을 두 사람의 근무와 체육관 사용 시간 안에서 맞췄다. 당일 몸이 나쁘면 취소한다는 말도 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도하가 자기 기술을 시험하고, 그 결과가 현재 장비에 맞지 않으면 과제 자체를 바꾸거나 접기로 했다. 한결은 이미 정해진 승부를 반드시 열기 위해 위험한 걸 붙들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도하는 예라고 했다.

통화를 끝내자 유탁이 또 같은 상대를 불렀으니 이제는 정중한 문의가 아니라 단골이라고 했다. 도하는 단골에게 할인은 없다고 답했다. 세빈은 이기는 할인도 없다고 덧붙였다. 코치가 웃다가 한쪽 다리를 편하게 옮겼다. 도하는 그 움직임을 보고 장비를 더 펼치자고 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림을 실제 빈 바닥에 맞춰 본 데서 끝낼 수 있었다.

백송주는 낮은 받침 하나를 다음 준비 시간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도하는 새 장비를 사 달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이미 있는 것의 허용 하중과 놓을 바닥을 확인하면 됐다. 쓸 수 없으면 능력 없이 과제를 할 수도 있었다. 자기가 원해서 넣은 변수가 체육관 전체의 새 지출이 될 필요는 없었다. 관장은 그 말을 듣고 그림을 접어 책상 한쪽에 뒀다.

문을 나설 때 도하는 조금 아쉬웠다. 몸이 심하게 아픈 것도 아니고, 바로 십 분만 해 보면 감이 올 것 같았다. 그는 그 말을 하지 않은 채 신발 끈을 묶었다. 토요일에 쓰기로 한 시간이 있었다. 목요일 밤에 먼저 해 버리면 금요일의 몸이 대신 답해야 했다. 이긴 다음에 멈추는 일은 진 다음에 멈추는 것보다 어쩌면 더 어려웠다. 지고 싶지 않은 얼굴을 하고 집으로 가는 것도 가능했다.

집에서는 먼저 밥을 데웠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반찬을 접시에 옮기다 하나가 비었다. 도하는 내일은 새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승리의 기분으로 반찬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도 웃음이 났다. 작은 승리를 인정한 사람도 다음 날 밥값을 계산할 수 있었다. 둘 중 하나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식사 뒤 노트를 펼쳤다. 한결의 이십사 점 육과 자기 이십삼 점 일 아래에 새 과제의 그림을 옮겼다. 옛 기록에는 줄을 긋지 않았다. 중간 정지 하나가 더 들어간다고 이전 승부가 취소되지 않았다. 그 아래에는 토요일에 확인할 말 하나만 썼다. 가벼워진 손이 멈출 때도 제때 돌아오는가. 빠른 출발을 먼저 쓰려다가 그 질문을 골랐다.

그는 물건 둘을 한 쌍으로 잇는 감각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썼던 기억을 몸이 가지고 있어도 등록의 여섯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토요일에는 실제 물건을 자기 힘으로 들고 다시 가늠해야 했다. 오늘 전화기 그림을 보았다고 등록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상상의 수레는 아무 무게도 내주지 않았다. 도하는 손을 펴고 노트를 덮었다.

잠자기 전에 유탁에게 새 과제 얘기를 짧게 보냈다. 동료는 토요일에는 자기도 짐의 뒤를 보겠다고 답했다. 도하는 네가 무조건 같이 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유탁은 알고 있고, 그래서 먼저 뒤를 보겠다고 쓴 거라고 답했다. 도하는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도와주는 사람의 자리를 자기가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미리 바꿔 버릴 뻔했다.

그는 고맙다고 쓰고, 토요일에 현재 시간을 다시 맞추자고 덧붙였다. 전화기를 내려놓으니 어깨가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닿았다. 어제 상대보다 먼저 세운 손으로 오늘은 먼저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도하는 그게 새 승리라고 이름 붙이지는 않았다. 목요일을 끝내는 방법 하나였다. 알람은 금요일의 출근 시간에 맞춰져 있었다.

11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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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가운데에서 멎는 일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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