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도하가 이겼다는 사실을 몰랐다.
평소와 같은 소리를 냈고 평소와 같은 손으로 꺼졌다. 도하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어젯밤에는 한 초 앞선 저녁을 가지고 잠들었다. 아침의 몸에는 출근까지 남은 분이 먼저 들어왔다.
그는 손가락을 천천히 폈다. 전날 병뚜껑을 열 때 느꼈던 뻣뻣함은 좀 줄어 있었지만 완전히 평소 같은지는 더 움직여 봐야 했다. 그렇다고 침대에서 열여덟을 시험할 이유는 없었다. 도하는 세수를 하러 갔다.
도시락은 냉장고에 있었다. 비교전에서 돌아와 챙겨 둔 것이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반찬이 한쪽으로 몰렸다. 그는 젓가락으로 그것을 펴다가 웃었다. 어젯밤 마지막에 이십 킬로그램을 잘 멈춘 사람이 작은 통 하나는 비스듬히 넣었다.
출근 버스에는 앉을 자리가 있었다. 도하는 가방을 무릎 위에 놓았다. 화면을 켜니 유탁이 자기 작업화 옆에 놓인 깔창 사진을 보냈다. 이쪽도 오늘 출전이라는 말이 붙었다. 그는 새 운동화는 오늘 휴무라고 답했다.
센터의 짐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첫 분류 구획에는 길쭉한 상자가 들어왔다. 도하는 동료와 지정 장비를 준비했다. 겉에서 보면 혼자 조금 비켜 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상자였지만 안의 무게는 생김새와 다를 수 있었다.
그는 허용된 손잡이를 잡고 상대의 준비를 들었다. 전날 구호가 입 끝에 잠깐 올라왔다. 받았다고 하면 팀의 다음 사람이 손을 놓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여기는 경기장이 아니었고 그 동료는 유탁이 아니었다.
평소 작업의 말로 서로 위치를 확인한 뒤 움직였다. 상자는 정한 구획에 놓였다. 도하는 손을 놓고 다음 장비가 들어올 자리를 비웠다. 능력을 보태는 일은 업무에서 따로 합의한 적이 없었다. 경기에서 이긴 다음 날에도 그 경계는 바뀌지 않았다.
다음 상자는 장비 위에 놓일 때 모서리가 걸렸다. 도하는 먼저 정지를 알렸다. 동료가 반대쪽을 확인하고 바닥에 말린 포장 끈이 낀 것을 찾았다. 둘은 정한 방식으로 하중을 안전하게 둔 뒤 걸린 부분을 치웠다.
다시 움직이자 같은 손잡이가 훨씬 쉽게 갔다. 도하는 자기 힘이 좋아진 줄 알았다고 농담했다. 동료는 쓰레기 하나가 더 강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도하는 웃고 빈 끈을 따로 모았다. 오늘은 그 장면을 찍는 사람도 점수를 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혼자 버티지 않고 불렀기 때문에 다음 일이 이어졌다.
쉬는 시간에 그는 손바닥을 봤다. 힘을 더 세게 쥐면 아침의 뻣뻣함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도하는 그러지 않고 물을 마셨다. 지금 할 일은 자기 손을 여러 번 검사해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도, 불편을 없다고 우기는 것도 아니었다.
어제 결과를 아는 동료가 오늘도 운동에 가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아직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동료는 이겼으면 하루쯤 안 가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나쁜 뜻 없는 말이었고, 도하도 웃었다.
그런데 그 말이 조금 걸렸다. 이겼으면 쉬어도 되고 졌으면 더 해야 하는 것처럼, 자기 저녁이 결과에 따라 허락받는 일이 되는 것은 싫었다. 오늘은 잘 자지 못했고 낮에 실제 일을 했으니 그 몸을 보고 골라야 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눈꺼풀이 무거웠다. 도하는 도시락 뚜껑을 닫은 뒤 벽에 등을 기댔다. 원래 오늘은 잔돌에 잠깐 들러 전날 정한 구간 자료를 같이 고를 생각이었다. 직접 운동하기로 한 날은 아니었지만 몸은 그 짧은 외출도 미리 길게 계산하고 있었다.
그는 팀 대화에 오늘 조금 늦거나 못 갈 수 있다고 썼다. 보내려다가 문장을 지웠다. 늦을 것과 못 갈 것은 다른 답이었다.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채 두 사람이 기다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은 집에서 쉬겠다고 보냈다. 자료를 고를 때 자기 장면에서 어디까지 괜찮은지는 메시지로 확인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정한 범위를 보내는 일은 남아 있었다. 몸을 덜 움직이는 것과 자기 약속까지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은 달랐다.
유탁은 알겠다고 했다. 세빈은 현재 손이 어떤지 물었다. 도하는 통증이 생겼다는 것은 아니고 잠이 부족한 것 같다고 답했다. 아침부터의 느낌도 짧게 썼다. 코치는 불편이 남거나 달라지면 평소 진료와 휴식 쪽도 살피라고 했다.
그 답을 받고서야 그는 화면을 닫았다. 꼭 오라는 말이 없었는데도 마음 한쪽이 조금 허전했다. 자기가 없어도 둘이 자료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안 와도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다는 것은 새로웠다.
오후에는 자기 손보다 눈이 늦었다. 그는 새 분류 구획을 한 번 지나쳤다가 표시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옆 사람이 길을 짚어 줬다. 도하는 고맙다고 했다. 전날 코스에서 바깥이라고 말해 준 세빈의 목소리가 떠올랐지만 이쪽에도 지금 도와준 사람이 있었다.
퇴근 시간이 왔다. 그는 장갑을 정리하고 손을 씻었다. 팀에서 자료를 고르는 짧은 연락이 들어왔다. 첫 굽이에서 실제 제동이 확인된 부분과 귀환 길만 따로 묶어도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도하는 허용한 그 범위가 맞다고 답했다.
삼십오 짐의 앞부분까지 섞인 한 장면은 빼기로 했다. 처음 서로 정한 범위 밖이었다. 이긴 자기 얼굴이 가장 잘 나오는 순간이라 조금 아깝기는 했다. 그는 웃으며 그 장면은 자기 기억으로 보겠다고 썼다.
유탁이 도하 얼굴이 제동 표시를 가린다고 답했다. 도하는 자기 어깨도 이미 여러 번 그랬다고 했다. 짧은 웃음이 오간 뒤 자료는 팀이 정한 대로 묶였다. 오늘 가지 않아도 자기 몫의 답은 할 수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잔돌로 가는 차가 먼저 왔다.
도하는 문이 열리는 것을 봤다. 타면 수업 끝나기 전에 도착할 수도 있었다. 물병과 운동복이 가방에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순간 몸이 덜 피곤한 것처럼 느껴졌다. 같이 웃고 싶은 마음이 자기 발을 앞쪽으로 밀었다.
그러나 그 기분은 오늘 낮의 졸음을 지우지 못했다. 도하는 버스에 타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차가 지나갔다. 그는 자기가 방금 대단한 결단을 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집에 가기로 한 사람의 선택을 같은 저녁에 한 번 더 지킨 것뿐이었다.
집에 도착하자 갑자기 배가 고팠다. 아침에 펼쳐 놓았던 반찬은 도시락에서 이미 사라졌다. 그는 냄비를 꺼내기 전에 손부터 씻고 의자에 앉았다. 허리를 등받이에 대자 그제야 하루가 길었다는 것을 알았다.
운동화를 꺼내 말릴 것도 없었다. 새 신발은 아침 놓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도하는 그것을 보며 자기 발이 오늘은 다른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선을 넘지 않았어도 이 발로 버스를 타고 일을 하고 돌아왔다.
한결에게서는 자료를 받았다는 답이 왔다. 자기들 귀환 길과 비교해 보겠다는 말이었다. 도하는 다음에는 상대가 그 부분도 고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승리의 한 초가 남에게 방법을 알려 주는 순간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져 웃음이 났다.
그는 답을 보내기 전에 잠깐 멈췄다. 같이 연습하며 서로 나눌 범위를 골랐을 때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다. 자기들만 상대의 좋은 방법을 보고 싶어 한 것은 아니었다. 도하는 다음 경기에서 만나면 자기들도 달라져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한결은 그렇다면 첫 굽이의 방향이 반대인 날에는 어떠냐고 답했다. 같은 시설에서 코스 일부를 달리 쓸 수 있는 연습 시간이 생겼다고 했다. 지금 바로 세 사람의 답을 대신 달라는 말은 아니었다. 한결은 조건이 정해지면 함께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화면을 조금 가까이 가져왔다. 지난 코스의 첫 굽이를 반대로 그려 보니 유탁의 팔이 들어오던 자리와 자기 제동 발의 순서가 달라졌다. 칠십오 초의 몸을 그대로 가져가면 좋은 기록이 다시 나올 것 같지 않았다.
그는 혼자 좋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팀에도 조건을 보고 싶은지 먼저 물었다. 유탁은 재미있겠다고 했다. 세빈은 실제 바닥과 자신의 맡을 동선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도하는 오늘 집에 왔는데도 마음은 새 출발선 앞에 서는 것을 느꼈다.
“신발은 또 속겠네요.”
그가 썼다. 유탁은 이번에는 신발도 한 번 배운 선수라고 답했다. 세빈은 그러니 사람도 배우라고 했다. 도하는 소리를 내 웃었다. 혼자 방에서 웃으니 웃음이 금방 벽에 닿아 돌아왔다.
저녁을 만드는 동안 그는 타이머를 맞췄다. 경기 기록을 재는 시간이 아니라 냄비를 잊지 않으려는 시간이었다. 물이 끓자 불을 줄이고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짧은 기다림에도 자기 손이 어디로 달려가야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유탁에게서 사진이 한 장 더 왔다. 빈 판 옆에 둘의 발만 보였다. 수업이 끝나고 바닥을 정리하던 중이라고 했다. 도하는 자기 없는 체육관의 모습을 잠깐 오래 봤다. 자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시각에 다른 두 사람이 쓰고 있었다.
그는 조금 부럽다고 보냈다. 곧이어 오늘 가겠다는 말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탁은 먹을 것 사진을 보내면 자기도 부럽겠다고 했다. 도하는 아직 냄비 안에 있는 것을 찍었다. 동료가 제동을 너무 일찍 한 음식 같다고 답했다.
세빈은 수업을 마치고 들어와 그 농담을 봤다. 오늘 걸을 수 있는 동선과 몸 상태는 어제와 또 달랐다고 했다. 새 코스에 응할지는 직접 살피겠다는 말을 다시 붙였다. 도하는 자기가 걱정을 핑계로 코치의 답을 먼저 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조건이 나오면 같이 보자고 했다. 이겼으니 당연히 또 뛰어야 하는 것도, 무릎이 불편하니 무조건 물러나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선수인 세빈과 코치인 세빈이 자기 몸으로 고를 자리가 있었다. 도하는 자기가 오늘 집으로 온 것과 같은 크기로 그 답을 기다리고 싶었다.
밥을 먹고 나니 손가락의 뻣뻣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를 딱 하나로 단정하지 않았다. 몸을 더 써 확인하지도 않았다. 오늘 쉬기로 한 저녁은 이제 실제로 쉬는 쪽으로 끝낼 수 있었다.
설거지를 마친 뒤 그는 전날 기록을 다시 열었다. 두 점 칠십오 초와 상대의 칠십육 초가 있었다. 그 위에는 팔십과 칠십육도 남았다. 도하는 아직 새 코스의 빈칸을 그 아래에 미리 그려 넣지 않았다.
대신 내일 도시락의 밥을 나눠 담았다. 자기 몸을 오래 쓰고 싶다는 말은 대체로 이런 모양이었다. 눈에 띄게 멋있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매번 보여 줄 것도 없었다. 그래도 그것 때문에 내일 아침에 먹을 것이 생겼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알람을 맞췄다. 어제와 같은 시각이었다. 도하는 아침의 소리가 승리를 모른다고 섭섭해할 필요가 없음을 알았다. 자기는 알았고 팀도 알았다. 그 한 초를 좋아하면서 오늘 먼저 눕는 일도 할 수 있었다.
불을 끄고 누우니 반대 방향의 첫 굽이가 다시 떠올랐다. 그는 발을 실제로 움직이지 않고 순서를 한 번 생각했다. 아직 답은 없었다. 도하는 그 빈 구석을 내일의 피곤까지 끌어와 채우지 않았다. 새로 보고 싶은 길이 남아 있다는 것으로 오늘은 충분히 설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