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은 아무도 들지 않았는데 옆으로 갔다.
도하는 바닥에 놓인 빈 받침을 봤다. 송주가 바퀴를 풀고 손잡이를 낮게 밀었다. 지난주에 빌린 작은 운동실과는 다른 외부 코트의 장비실이었다. 관리 담당자가 허락한 기존 조정 범위를 같이 살피는 날이었다. 유탁은 의자에 앉아 왼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오른손목에는 여전히 보호대가 있었다.
진료를 다시 본 뒤에도 무거운 하중 작업과 능력은 더 쉬기로 했다. 유탁이 전날 알려 온 내용이었다. 오늘은 짧게 장비를 보고 의견만 말하기로 했다. 그가 걸어 들어왔다고 도하는 뒤 끈을 맡기지 않았다. 세빈도 정한 시간만 동선 확인에 왔다. 선수 셋이 모인 연습이 아니라 코치와 관장, 쉬는 선수와 지금 움직일 수 있는 선수의 작업이었다.
도하는 빈 받침의 굽이를 바꾸려다가 양손을 아래로 넣었다. 송주가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바퀴를 고정한 채 몸체를 번쩍 들어 돌릴 생각이었다. 유탁이 손을 올리지 못하니 혼자 들 수 있는 무게인지부터 계산했다. 관리 담당자는 그 장비는 정해진 잠금을 풀고 손잡이로 방향을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바닥에서 떼는 것은 오늘 할 필요가 없었다.
“같이 들 사람이 없다고 혼자 드네.”
송주가 말했다. 도하는 손을 뺐다. 유탁이 웃었지만 바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는 둘이 자주 들던 이유가 빠르게 위치를 바꾸려는 데 있었다고 했다. 잠금 손잡이가 반대쪽에 있어 굽힐 때 한 번 더 돌아가야 했다. 도하는 그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물건보다 잠금 장치의 방향을 봤다.
관리 담당자는 제조 때 정한 두 방향 중 하나로 손잡이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새로운 구멍을 뚫거나 부품을 덧대는 일은 아니었다. 바퀴를 모두 고정하고 빈 상태에서 담당자가 조정을 맡았다. 도하는 보조 손을 대기 전에 어디를 잡을지 물었다. 송주는 반대편이 움직이지 않는지 봤다. 유탁은 의자에서 손잡이 끝이 바닥에 닿지 않는지 확인했다.
잠금 장치가 도하 쪽으로 돌아왔다. 그는 허리를 깊이 굽히지 않고 풀 수 있었다. 다시 고정한 뒤에는 표시가 보였다. 받침을 들어 돌리지 않아도 정한 반경 안에서 방향이 바뀌었다. 빠른 동작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이 같은 순간 허리를 낮출 일이 없어졌다. 도하는 손바닥을 폈다. 능력으로 가볍게 한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세빈이 질문했다. 지금 바꾼 것이 경기에서도 허용되는지였다. 담당자는 이 받침의 연습용 조정이며 다음 대회 장비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답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좋은 장비를 얻은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먼저 물을 질문을 얻은 셈이었다. 손잡이 방향을 확인했는지, 잠금을 어디서 푸는지였다.
다음은 뒤 끈이었다. 도하가 평소 높이로 잡자 유탁이 그보다 아래를 가리켰다. 그 높이에서는 잡을 수 있지만 손을 바꿀 때 끈의 모서리가 손등을 누른다고 했다. 도하는 끈을 당겨 보지 않고 그 동작만 천천히 했다. 확실히 한 번 손목을 꺾었다. 유탁의 통증을 설명할 답은 아니었지만 자기들이 줄일 수 있는 불편은 눈에 보였다.
끈 길이를 바꾸자 이번에는 바퀴에 가까워졌다. 도하는 짧게 줄이면 전부 좋아질 줄 알았다. 송주가 끈 끝을 바닥에서 들어 보여 줬다. 받는 손의 높이만 맞추면 뒤따라오는 끝이 다른 일을 만들 수 있었다. 담당자는 허용된 길이 안에서 두 위치를 비교하게 했다. 끝을 별도 고리에 정리하는 기존 방식도 보여 줬다.
유탁이 익숙한 것이라 몰랐다고 했다. 도하는 자신도 같은 말을 하려다 웃었다. 익숙한 줄은 손이 불편해도 빨리 잡을 수 있었다. 낯선 줄은 편해도 새로 익혀야 했다. 그 차이를 기록 하나로 끝내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빈 받침에서 잡고 놓는 순서만 확인하고 하중이 있는 연습은 다른 날 따로 보기로 했다.
송주는 능력자가 아니었다. 무게를 옮겨 줄 수는 없었고 유탁의 힘을 대신하지도 못했다. 대신 그는 잠금 표지가 누구 쪽에서 보이는지를 묻고, 도하가 손을 뗐을 때 받침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했다. 세빈은 그 일을 장비 담당의 몫이라고 불렀다. 도하는 선수 말만 적어 두던 수첩에 송주가 한 질문도 썼다.
“오늘은 제가 선수 아닙니다.”
송주가 그 수첩을 보고 말했다. 도하는 안다고 답했다. 세 번째 사람 이름을 채우려 적은 것이 아니었다. 둘이 들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남기고 싶었다. 송주는 그러면 물건 이름 옆에 쓰라고 했다. 도하는 자기 칸 대신 잠금 장치 옆에 백송주라고 적었다. 세빈이 보고 웃었다.
확인 시간이 절반쯤 지나자 유탁이 먼저 가겠다고 했다. 앉아 있는 것도 생각보다 피곤하고 집까지 갈 시간이 있었다. 도하는 마지막 것을 한 번만 더 봐 달라고 할 뻔했다. 담당자가 나머지 정리는 자기와 도하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탁은 질문한 높이는 답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그는 자기 가방을 왼손으로 들고 나갔다.
문이 닫힌 뒤 도하는 빈 의자를 봤다. 저 사람이 앉아 있어야 우리가 팀이라는 생각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러나 유탁이 가고 난 뒤에도 그가 지적한 손잡이의 높이는 남았다. 쉬는 선수의 도움이 몸을 코트에 오래 두는 것으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도하는 의자를 접어 통로 밖에 놓았다.
세빈은 자기 동선 확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담당자가 비운 구역에서, 물건 없이 걷고 멈추는 범위였다. 최근 진료와 회복 지도를 바탕으로 자기가 시도할 동작을 정해 왔다고 했다. 도하는 그녀에게 지금 선수로 돌아오는 것이냐고 묻지 않았다. 세빈이 먼저 오늘은 가능 범위를 보는 것이며 경기 참가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직선 끝까지 걸어 정지했다. 한 발을 뒤로 빼고 다시 가운데로 돌아왔다. 갑자기 뛰거나 무릎을 낮게 굽히는 동작은 하지 않았다. 도하는 옆에서 몇 초인지 세려다가 그만뒀다. 담당자가 정한 확인을 맡았고 세빈은 자기 상태를 말했다. 짧은 확인 뒤 그녀가 의자에 앉았다. 오늘 그보다 더 길게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도하는 다시 빈 받침 앞에 섰다. 혼자 이동하는 물건을 밀고 뒤로 달려 제동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뒤를 맡고 송주는 잠금 표시를 봤다. 세빈은 앉은 자리에서 손 바꾸는 신호만 들었다. 오늘 코트의 역할은 선수 셋의 역할과 달랐다. 도하는 앞 손잡이를 잡고 출발 전에 뒤 준비를 물었다.
준비됐다는 답을 듣고 천천히 밀었다. 빈 받침도 질량과 관성이 있었다. 담당자가 뒤 끈으로 멈춘 뒤 잡았다고 말했다. 도하가 앞을 놓았다. 송주는 고정됐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그제야 다음 위치를 가리켰다. 바퀴 받침을 양쪽에서 들어 옮기던 옛 동작보다 사람이 적게 힘을 썼다. 손은 더 늦게 놓고 발은 덜 돌아갔다.
두 번째에는 정지할 때 잠금 손잡이가 도하 반대편을 향했다. 그가 다시 들어 돌리려 하자 스스로 손을 멈췄다. 장비의 방향부터 고를 수 있었다. 출발 위치에서 손잡이가 끝에 어느 쪽을 보게 될지 확인했다. 담당자가 빈 받침을 돌려 처음부터 다시 뒀다. 끝난 자리에서 힘을 쓰는 대신 시작하는 자리에서 방향을 바꿨다.
다시 출발하기 전에 그는 바닥에 남는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손가락으로 길을 짚었다. 처음에는 앞바퀴가 굽이 안쪽을 향했고 끝에서 손잡이가 벽 쪽을 봤다. 반 바퀴 돌려 놓으면 같은 굽이를 지나도 잠금을 잡는 쪽이 바깥으로 나왔다. 담당자는 정지 여유가 줄지 않는지 줄자로 확인했다. 도하는 줄이 닿은 자리를 보고서야 움직일 준비를 했다. 방향 하나를 바꾼다고 제동할 자리까지 따라 넓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송주는 이번 길에서 사람이 빠져나올 통로도 비워 뒀다.
그 차이가 한 번의 동작으로 보였다. 굽이를 돈 받침은 도하 쪽으로 잠금 손잡이를 내밀었다. 그는 자리에서 고정하고 손을 뺐다. 송주는 이번에는 자기가 잡아 줄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도하는 걸음 수를 세어 봤다.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오는 두 걸음이 사라졌다. 능력의 시간을 길게 만든 것이 아니라 연결할 필요 없는 두 걸음이 줄었다.
세빈이 그 동작을 다음에 왜 쓸지 물었다. 도하는 마지막 문 앞에서 첫 짐을 놓은 뒤 고리 블록을 받을 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오늘은 문 장비가 없었다. 그는 지금 여기에 없는 코스로 곧바로 답하지 않고, 같은 잠금 장치가 있고 허용되는 구간에서만 써 보겠다고 했다. 세빈은 그 설명이 맞다고 답했다. 전술을 먼저 믿고 장비를 거기에 끼워 맞추지 않기로 했다.
연습 뒤에는 작은 운동실에서 찍었던 사진과 오늘 사진을 비교했다. 같은 높이처럼 보이던 손잡이가 실제 물건에서는 달랐다. 도하는 사진 위에 편하다는 글씨를 쓰지 않았다. 누가 어떤 상태에서 잡았는지와 빈 받침이라는 조건을 적었다. 다음에 하중이 들어가면 다시 볼 항목도 남겼다. 그때의 유탁이 직접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정리 시간이 왔다. 도하는 바퀴를 고정하고 끈을 정한 고리에 걸었다. 송주는 바닥을 닦았다. 그는 자기 운동 시간을 빼앗긴 사람처럼 굴지 않았다. 오늘 따로 맡겠다고 한 관리 확인 범위였고 끝나면 바로 자기 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도하는 고맙다고 말했다. 힘이 약해서 도와줬다는 말이 아니라, 조정 장치를 알고 확인해 준 일에 대한 인사였다.
집으로 돌아와 유탁에게 결과를 짧게 보냈다. 손잡이를 바꾼 사진 둘과 빈 받침이라는 설명이었다. 답은 밤에 왔다. 유탁은 자기 말이 들어간 자리를 알아봤다. 다음에 직접 잡을 수 있을 때 봐야겠다고 했다. 도하는 그 날짜를 묻지 않고 그러자고 답했다. 다음 기회는 기다릴 수 있지만 회복을 약속받을 수는 없었다.
그 주말에는 도하도 능력을 쓰지 않았다. 장비를 보느라 시간이 끝난 것만은 아니었다. 다음 훈련 전에 센터의 연속 근무와 자기 손 상태를 함께 보기로 했다. 몸을 아껴 두면 다른 날 한꺼번에 더 쓸 수 있다는 저축으로 적지 않았다. 그는 자기 일정표에 오늘 한 일을 썼다. 등록한 물건은 없음, 조정한 질문은 셋이었다.
월요일 저녁 세빈에게서 도면 하나가 왔다. 마지막 문 앞의 짧은 구간이었다. 그 안에는 도하가 무게를 옮기는 화살표보다 빈 시간이 더 크게 그려져 있었다. 손을 놓고 앉아 있어도 되는 시간 팔 초라는 설명이 붙었다. 도하는 숫자를 다시 읽었다. 자기 최대 사용 시간과 같은 숫자가 이번에는 하지 않을 시간으로 적혀 있었다.
그는 그 팔 초에 누가 움직이는지 물었다. 세빈은 네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적지 말고 남이 해도 되는 일을 보자고 답했다. 도하는 바닥에 가방을 놓고 종이를 폈다. 빈칸을 채우려고 손에 힘을 주는 대신, 그 시간 동안 자기 손이 비어 있어도 끝나는 장면을 그려 볼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