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34화

네 개만 기억한다

본문 5,480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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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 마지막 장면

33화의 마지막 세 문단이에요.

“필요한 것만 고르셔야겠네요.”

한결이 말했다. 도하는 자기 손바닥을 폈다. 들어서 기억할 수 있는 수는 넷이었다. 넓은 바닥이 생긴 만큼 물건도 늘었는데, 손의 빈칸은 늘어나지 않았다.

유탁이 가방을 들고 옆에 섰다. 오늘은 더 하지 말자고 했다. 도하는 알겠다고 답했다. 다음번에 어디부터 볼지는 정할 수 있었지만 오늘 손에 다 넣을 필요는 없었다. 그는 다섯 물건의 사진을 찍고, 네 번째까지 세던 손가락을 접었다.

33화 다시 읽기

다섯 번째 물건은 손바닥보다 조금 컸다.

도하는 낮은 받침 옆의 육 킬로그램 표시추를 봤다. 다음 주 토요일, 다시 빌린 외부 코트였다. 송주는 장비를 더 사는 대신 이번 대관에 쓸 돈을 기존 상한 안에서 따로 확인했다. 도하와 유탁은 주중 작은 운동실의 남은 시험 시간을 마쳤고, 오늘은 긴 거리를 나누어 볼 차례였다.

이곳에서 저녁까지 버텨야 이용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둘은 몸 상태를 확인하고 준비 운동을 했다. 도하는 어젯밤 충분히 잤고 손 떨림과 저림은 없었다. 유탁도 손목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했다. 일주일 전에 들었던 괜찮다는 말을 오늘의 검사로 가져오지 않았다.

세빈은 오늘 현장에 오지 않았다. 전날 짧은 통화에서 물건을 어떻게 고를지 물었고, 도하가 해 본 뒤 설명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집에서 실시간으로 계속 화면을 보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오늘 레인 안내와 중지 확인은 대관 담당자가 맡았다. 한결은 옆 레인에서 자기 동료와 준비하고 있었다.

도하는 점검된 코트 저울의 영점을 확인했다. 첫 운반 짐과 경사로용 받침 블록은 각각 이십 킬로그램이었다. 마지막 구간의 고리 블록도 같은 무게였지만 모서리의 홈이 달랐다. 중간에 놓을 이동 받침은 팔 킬로그램, 위치를 바꿔 세우는 작은 표시추는 육 킬로그램이었다.

오래전에 기억한 물건들은 이미 유효 시간이 지났다. 도하는 새로 시작해야 했다. 남이 같이 들어 준 것을 자기 손에 남겨 둘 수는 없었다. 그는 이십 킬로그램 첫 짐을 자기 힘으로 들어 완전히 바닥에서 뗐다. 한 초보다 길게 유지한 뒤 천천히 내려놓았다.

두 번째와 세 번째도 같은 순서로 들었다. 사이에 손을 펴고 호흡을 쉬었다. 표시추를 앞에 끌어다 놓은 유탁이 네 번째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도하는 팔 킬로그램 이동 받침이라고 답했다. 굽이에서 첫 짐 가까이에 둘 수 있는 물건이었다.

네 개를 순서대로 가리켰다. 첫 짐, 경사로 받침, 고리 블록, 이동 받침. 손바닥의 감각은 숫자표처럼 선명하지 않았다. 도하는 물건을 눈으로 보고 실제로 들어 남긴 무게를 하나씩 되짚었다.

그때 한결이 작은 표시추의 위치를 바꿨다. 굽이를 돌아 나오는 쪽에 놓으니 받는 물건으로 쓰기에도 가까워 보였다. 도하는 저것까지 기억해 두면 어느 길로 가도 고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넷인데요.”

유탁이 말했다. 도하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은 써 보면서 고르면 될 것 같았다. 그는 제일 오래 남아 있던 첫 짐의 감각을 놓고 표시추를 혼자 들어 기억했다. 손 안에서 첫 물건 자리가 비는 느낌을 분명히 받았다.

그런데 출발선에 서니 그의 발은 가장 익숙한 첫 짐으로 갔다.


받침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도하는 첫 짐에 손을 대고 경사로 받침 쪽으로 하중을 옮기려 했다. 두 물건의 가장 가까운 면은 삼 미터 안에 있었고 둘 다 가림 없이 보였다. 아직 밀지 않은 짐은 바퀴 받침 위에서 가만히 있었다.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그는 손을 다시 댔다. 유탁이 제동 끈을 잡은 채 물었다.

“지금 첫 짐 남아 있어요?”

도하는 그제야 손을 뗐다. 방금 지운 물건이었다. 능력이 약해졌는지 보겠다고 한 번 더 힘을 주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준비를 멈추겠다고 알리고 유탁과 짐을 원래 자리에 고정했다.

들어 두면 준비가 늘어나는 줄 알았다. 실제로는 쓸 수도 있는 물건 하나 때문에 처음부터 필요한 물건을 빼 놓았다. 출발 앞에 놓인 이십 킬로그램은 여전히 이십 킬로그램이었다. 손바닥의 빈자리를 채우는 대신 코트에 설 준비부터 비워 버린 셈이었다.

한결이 옆에서 자기 시계를 내려놓았다. 그는 지금 뛰지 않았으니 기록을 세지 않겠다고 했다. 도하는 고맙다고 하면서도 자기 잘못을 길게 설명하고 싶어졌다. 능력 수가 적어서 그렇다는 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유탁이 바닥을 가리켰다.

“표시추는 표시만 해도 되잖아요.”

작은 물건이 굽이 바깥에 서 있었다. 연결하지 않아도 여기서 발을 바꾸라는 표시는 보였다. 물건을 기억하지 않는다고 바닥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도하는 웃었다. 자기는 네 칸 안에 코트 전체를 집어넣으려 했다. 유탁의 손잡이와 바퀴, 그냥 바라보면 되는 위치 표시까지 자기 능력으로 쓰려고 했다. 가능한 역할을 늘릴수록 자기 손이 먼저 모자랐다.

그는 다시 고르겠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누가 무엇을 움직이는지부터 유탁에게 물었다. 유탁은 둘째 삼십오 킬로그램 짐은 레일과 두 사람의 힘으로 다룬다고 답했다. 도하 혼자 들어 기억한 적 없는 짐이었다. 옆에 있다고 다 같은 목록에 넣을 수는 없었다.

첫 짐에서 경사로 받침으로 옮기고, 다음에는 필요할 때 첫 짐과 이동 받침을 잇는다. 마지막 고리 블록도 남긴다. 작은 표시추는 눈으로만 본다. 네 물건이면 그 순서를 만들 수 있었다. 쓸지 모르는 다섯 번째보다 실제로 손댈 네 곳을 먼저 세웠다.


다시 들기 전에 둘은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고 길을 걸었다. 유탁이 첫 짐 자리에서 출발해 굽이까지 갔다. 도하는 경사로 받침 옆에 남았다가 연결이 닿을 범위를 보았다. 손 안에는 물건이 있어도 두 표면이 멀어지면 쓸 수 없었다. 그는 바닥에 멈출 자리를 가리켰다.

유탁은 거기서 정지하고 다음 손잡이로 갔다. 도하는 자기 발이 아직 받침 옆에 붙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짐을 따라가야 할 사람이 기억한 네 물건을 지키느라 출발도 하지 않은 셈이었다. 그는 굽이 바깥으로 이동해 유탁 옆에 섰다. 이번에는 시작과 끝을 다 볼 수 있었다.

“이건 들고 온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네.”

도하가 말했다. 유탁은 물건 네 개 들고 오면 더 힘들겠다고 답했다. 도하는 웃고 다시 출발 자리로 돌아갔다. 사진에 남겨 둘 것과 손에 기억할 것, 실제 몸으로 따라갈 길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제는 발바닥으로 구별할 수 있었다.

둘은 마지막 구간도 연결 없이 걸어 봤다. 고리 블록은 지금 문 장치에 걸지 않고 낮은 지정 받침에 놓여 있었다. 오늘은 두 물건을 어떻게 고를지만 확인할 예정이었다. 세 번째 선수가 없는데 결승문까지 완주하는 모양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었다. 도하는 첫 짐이 놓일 위치와 고리 블록 사이를 줄자로 쟀다. 둘은 삼 미터 안에 들어왔지만 사람 하나가 옆을 지나가면 시야가 가릴 수 있었다.

유탁은 자신이 설 쪽을 바깥으로 바꿨다. 도하는 거기에서 두 물건이 다 보이는지 확인했다. 능력의 빈칸 하나를 채우느라 동료의 자리를 밀어내는 대신, 서로 설 자리를 먼저 고르자 손에 넣을 네 물건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번 순서대로 시작하자고 말했다.


도하는 남은 네 물건의 순서를 먼저 확인했다.

첫 짐을 다시 들어 기억하자 가장 오래된 경사로 받침이 빠졌다. 경사로 받침을 새로 들면 고리 블록이, 그다음 고리 블록을 들면 이동 받침이 빠졌다. 마지막으로 이동 받침을 다시 들어 작은 표시추를 빼냈다. 하나를 넣을 때마다 가장 오래된 하나를 놓는 순서였다. 모두 혼자 들어 한 초 이상 바닥에서 뗐다. 이제 첫 짐, 경사로 받침, 고리 블록, 이동 받침만 남았다.

유탁은 그 사이 짐이 놓일 받침을 봤다. 하중을 더 받을 쪽은 보강판 위에 있었고, 굴러갈 물건과 정지할 물건이 구분돼 있었다. 도하에게 등록을 끝냈느냐고 물은 뒤 자기 뒤 끈을 잡았다.

첫 연결은 저울이 있는 정지 자리에서 확인했다. 도하는 첫 짐을 만지고 이십 킬로그램 받침으로 십팔 킬로그램의 하중을 옮겼다. 받는 쪽 저울은 서른여덟을 가리켰다. 담당자가 초시계를 읽는 동안 그는 여덟 초를 다 채우지 않고 세 초에 풀었다.

숫자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첫 짐의 질량이 바뀐 것이 아니니 밀었다면 그대로 속도가 남았을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밀지 않았고 연결도 끝났다. 유탁은 블록을 들여다보고 받침이 흔들리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다음에는 첫 짐을 바퀴 받침 위에 놓았다. 출발 앞에서 준비를 나눴다. 도하가 첫 짐에 손을 대고 경사로 받침으로 하중을 보냈다. 유탁이 천천히 밀었다. 도하는 옆으로 따라 걸으며 두 물건의 사이를 봤다. 삼 미터를 넘기기 전에 정지할 표시를 따로 붙여 두었다.

“여기까지.”

그가 말하자 유탁이 짐을 멈췄다. 도하는 연결을 풀고 자기 손을 뗐다. 이동은 짧았지만 두 물건은 서로 가까운 자리에 남았다. 가볍게 했으니 빨리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약속한 자리까지 보내고 실제 손으로 멈춘 것이었다.

유탁이 표시추를 가리켰다. 다음에는 저것까지 가면 되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아니라고 답했다. 표시추는 굽이를 보여 줄 뿐 연결 거리의 끝이 아니었다. 이름이 없던 물건에 서로 다른 기준을 하나씩 붙이니 질문도 짧아졌다.

중간 이동 받침으로 바꾸는 확인도 했다. 첫 연결을 완전히 푼 뒤 새 쌍을 골랐다. 두 쌍을 겹쳐 붙여 긴 길을 만드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유탁은 빈 구간의 앞손잡이를 잡고, 도하는 한 번에 한 물건을 기준으로 움직였다.

세 번째 확인을 마친 뒤 둘은 쉬었다. 도하는 손의 당김이 약하게 남아 더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떨림이나 저림은 없었다. 유탁은 물을 건넨 뒤 더 빨리 했으면 줄일 수 있었겠느냐고 물었다. 도하는 시간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출발 전 물건을 잘못 고른 시간은 빠르게 달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결은 옆 레인의 배치를 조금 바꿨다.

그의 동료가 작은 표시추를 출발 쪽으로 옮겼다. 도하는 자꾸 저 물건을 따라 시선이 가는 자신이 우스워 웃었다. 한결은 도하가 고를 네 물건을 자기 쪽에서도 보고 있었다고 했다. 무엇을 못 하게 할지가 아니라 어느 길로 올지 알아보려고 했다는 말이었다.

“첫 짐부터 가볍게 하실 것 같았습니다.”

한결이 말했다. 도하는 그렇다고 답했다. 한결은 그러면 굽이에서 제동이 늦어지지 않도록 뒤를 넓게 잡으면 된다고 했다. 자기 쪽이 잔돌을 어떻게 볼지 말하는 것이었다. 도하는 다음번에도 그 속도를 기대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한결이 웃으며 그건 직접 보여 달라고 답했다. 모두가 친절하게 약점을 알려 주고 끝내는 연습은 아니었다. 같은 바닥을 나눠 쓰더라도 각자 더 빨리 끝내고 싶었다. 도하는 그 대답이 오히려 편했다.

짐을 치울 때 그는 첫 짐을 다시 들지 않았다. 오늘 등록이 여섯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다음번에는 또 새로 확인해야 했다. 정리하는 모든 물건을 기억으로 묶어 집에 가져갈 이유는 없었다.

유탁이 빈 바퀴 받침을 창고로 밀었다. 도하는 뒤에서 길을 봤다. 아까 무게를 옮길 때보다 빠르지 않았는데 받침은 망설임 없이 문 앞에 섰다. 유탁은 손잡이를 바로 접고 고정했다. 다시 잡기 위해 돌아오지 않았다.

“그거 얼마나 걸렸어?”

도하가 물었다. 유탁은 초를 안 쟀다고 했다. 물건을 밀기 전에 접는 쪽을 정해 놓았을 뿐이었다. 도하는 자기 손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봤다. 기억할 수 있는 수를 늘리려다 놓친 시간과, 손잡이를 한 번 덜 갈아잡아 남긴 시간이 같은 코트 안에 있었다.

다음 연습에서는 천천히 오는 짐을 먼저 세워 볼 생각이었다. 빨리 움직이는 능력을 만들겠다는 말보다 유탁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하는 사진에서 작은 표시추에 표시만 하나 남겼다. 다섯 번째 물건은 손 안에 없어도 됐다.

34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