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경기장의 시계는 퇴근할 줄 몰랐다.
목요일 한 시, 도하는 대기석에 앉아 신발 끈을 다시 묶었다. 평소라면 센터에서 오후 작업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머리 위 채광창으로 빛이 떨어졌고, 관중석 한쪽에서는 누군가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는 도시락을 먹었는데도 남의 음식 냄새에 속이 비는 것 같았다.
“얼마나 잤어요?”
세빈이 물었다. 도하는 여섯 시간 조금 넘었다고 했다. 계산했던 일곱 시간은 아니었다. 씻고 누운 뒤 바로 잠들지 못했고 아침에는 알람보다 먼저 깼다. 점심을 챙기고 버스를 타니 낮잠으로 메울 틈도 없었다.
그는 먼저 그 사실을 말했다. 숨긴 피로를 나중에 발각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손이 떨리거나 저리지는 않는다는 말도 빨리 덧붙였다. 세빈은 대답을 듣고 준비 운동부터 같이 하자고 했다. 출전 확정 도장처럼 손바닥을 찍어 주지는 않았다.
유탁은 정비소에 미리 맞춰 둔 휴무를 썼다. 도하는 혼자만 어렵게 시간을 낸 기분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유탁도 자기 근무표를 바꿨고 세빈도 오늘 수업을 다른 시간에 옮겼다. 셋은 각자의 목요일을 들고 여기 왔다.
세빈이 평지를 두 번 걷고 무릎 상태를 말했다. 급하게 돌아가지 않는 경로는 가능하다고 했다. 유탁은 손목에 이상이 없었다. 도하는 손을 폈다가 쥐었다. 감각은 평소와 같았지만 허벅지가 준비 운동보다 먼저 무거워졌다.
“첫 구간 끝나고 다시 말할게요.”
도하가 말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빈은 그 말을 받고 시합 전 점검을 마쳤다. 증상이 생기면 구간 끝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말하라고 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짐 세 개를 행사 저울로 확인했다. 첫 운반 짐, 첫 경사로 옆 받침 블록, 문 고리 블록은 각각 이십 킬로그램이었다. 도하는 하나씩 자기 힘으로 통째로 들어 일 초 넘게 바닥에서 떼었다. 무게를 의식해 기억하고 내려놓았다. 셋을 등록하는 일과 능력을 쓰는 일은 달랐다.
오늘 한계도 십팔, 여덟 초, 삼 미터였다. 잠이 덜했다고 숫자가 늘어나지도 않았고 줄어든 만큼을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는 물건 이름을 순서대로 말하고 빈손을 무릎 위에 놓았다.
이번 상대는 여울이었다. 처음 만난 팀의 앞 선수는 도하에게 낮 경기가 낯서냐고 물었다. 도하는 평소에는 상자가 많은 시간이라고 했다. 상대가 자기 쪽도 가게 점심 장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왔다며 웃었다. 어느 쪽도 목요일을 저절로 얻은 팀은 아니었다.
두 시가 되자 심판이 양쪽 레인을 확인했다. 첫 구간은 낮은 턱과 그 뒤 짧은 평지, 둘째는 넓게 돌아 들어가는 삼십오 킬로그램 받침이었다. 마지막 문은 평지에서 접근했다. 도하는 어젯밤 본 그림을 눈앞의 길에 겹쳤다.
그림에는 자기가 하품하는 모습이 없었다. 그는 입을 다물고 첫 끈을 잡았다.
호루라기 뒤 첫 십 초는 느리지 않았다.
유탁이 뒤에서 밀고 도하가 앞 끈을 받았다. 첫 짐이 낮은 경사로를 올라갔다. 도하는 받침 블록과의 거리가 삼 미터 안으로 들어오는 선을 봤다. 아직 연결하지 않고 턱 가까이 갔다. 유탁이 밀기를 멈추고 바퀴를 세웠다.
“턱 준비.”
도하가 첫 짐에 직접 닿았다. 십팔 킬로그램을 옆 받침으로 옮겼다. 받는 블록 아래의 고정대가 하중을 받았고, 첫 짐의 바퀴를 유탁이 턱 위로 밀었다. 가벼워진 짐도 앞 끈을 놓으면 굴렀다. 도하는 끈을 잡은 손으로 제동을 이어 갔다.
앞바퀴가 평지에 올라왔다. 그다음 뒤 바퀴가 따라왔다. 턱에 걸린 부분이 없어지면 원래 하중으로 세우고 다음 굽이를 돌기로 했었다. 도하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 받침 블록의 모서리만 자꾸 확인하게 됐다.
“올라왔어요.”
유탁의 말이 들렸다. 도하는 들었다고 대답하고도 연결을 남겼다. 짐이 완전히 편해 보이면 풀고 싶었다. 바퀴가 조금 더 움직였다. 그의 발도 따라가면서 앞 끈이 바깥으로 기울었다.
“제동 먼저.”
세빈이 말했다. 도하는 전광판 초를 보고 손가락을 폈다. 여섯 초 가까이 유지한 뒤 풀린 연결에서 짐의 원래 하중이 바퀴로 돌아왔다. 평지에서 두 손이 잡고 있어 떨어지는 일은 없었지만, 굽이 전에 줄였어야 할 속도가 남아 있었다.
유탁이 뒤 끈을 당겼다. 도하도 앞에서 받침을 세웠다. 바퀴 하나가 정지선 바깥으로 넘어갔다. 심판의 짧은 신호가 났다. 사람은 위험선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짐을 표시 안에 놓지 못해 첫 구간의 지정 재시작점으로 돌아가야 했다.
도하는 손잡이에서 손을 뗐다. 손가락 끝이 가늘게 떨렸다. 붙잡고 있으면 안 보일 정도였지만 없던 일은 아니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한 번 더 하면 시간은 맞을 것 같았다. 여울은 아직 첫 점수를 얻지 못했다.
“손이 떨려요.”
말하자 더 또렷해졌다. 세빈이 바로 새 출발을 멈췄다. 유탁은 받침의 실제 잠금을 걸었다. 도하는 자기 연결이 이미 풀렸다는 것을 말하고 통로 바깥으로 나왔다. 심판이 시간을 계속 흘려보내는 동안 의료 담당자가 그를 의자까지 안내했다.
몸을 한 번 확인하는 짧은 시간이 경기장에서는 길었다. 도하는 손바닥을 펴 보였다. 어지럽거나 토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손끝 떨림과 악력의 어색함이 있었다. 담당자는 더 쓰지 말고 쉬면서 상태를 보자고 했다. 세빈도 오늘 도하의 경기 동작을 여기서 멈추겠다고 말했다.
“제가 끈만 잡으면.”
도하가 말했다. 문장을 끝내기 전에 세빈이 그의 손을 봤다. 능력을 안 쓰면 손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오늘 첫 끈부터 그걸 알고 잡고 왔는데 자기 손을 경기에서 빼는 데는 한 번 더 설명이 필요했다.
“둘이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요.”
그가 말했다. 세빈은 심판에게 도하의 안전 이탈과 남은 두 선수의 진행을 확인했다. 함께 읽은 안내 그대로였다. 도하는 코트 밖에 남았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거나 멈춘 시간이 되돌아가지는 않았다.
의자에서는 첫 짐의 옆면이 잘 보였다.
도하가 달릴 때는 턱과 다음 받침만 봤는데, 이제는 유탁이 뒤 손잡이를 잡아 올리는 팔이 보였다. 세빈은 앞 끈을 잡고 평평한 재시작점에서 천천히 출발했다. 둘은 능력을 쓰지 않았다. 이십 킬로그램의 바퀴가 턱을 다시 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도하는 앞으로 숙였다가 등에 의자가 닿도록 앉았다. 여기서 빨리하라고 외치면 둘이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기 손이 빠진 뒤의 속도를 코트 밖에서 정할 수는 없었다. 그는 물컵을 두 손으로 감쌌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첫 짐이 표시 안에 멈췄다. 잔돌 일 점. 시계에는 여든두 초가 남아 있었다. 여울은 이미 둘째 구간으로 갔다. 도하는 잃은 시간을 하나씩 뺄 생각을 하다가 그만뒀다. 재시작 전의 몇 초만 골라 지운다고 지금 세 사람이 서 있는 자리가 바뀌지는 않았다.
둘째 삼십오 킬로그램은 큰 굽이 하나를 돌아야 했다. 유탁이 밀기 전에 세빈과 손 위치를 바꿨다. 그녀가 무릎을 갑자기 틀지 않도록 바깥을 걸었다. 유탁은 앞에서 당기다가 굽이 입구에서 세우고 뒤 끈으로 갔다. 두 손으로 할 일을 한 손에 겹치지 않았다.
도하는 시계보다 끈을 봤다. 자기 이름이 들어 있던 위치가 비어 있었다. 유탁은 그 자리로 뛰어들어 혼자 두 일을 하지 않았다. 멈추고 옮겨 가느라 받침도 여러 번 섰다. 그래도 바퀴는 레인 안에 있었다.
“저기서 서면 늦는데.”
그가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곁의 의료 담당자는 못 들은 것 같았다. 도하는 뒤 문장을 삼켰다. 안 서고 돌다가 자기들이 어디에 갔는지 방금 보고 왔다. 남의 멈춤은 눈에 띄고 자기의 늦은 풀기는 손 안에서 조용했다.
여울 삼 점이 먼저 켜졌다. 남은 서른한 초였다. 유탁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세빈이 앞의 받침을 가리켰고 그는 마지막 굽이에서 천천히 밀었다. 짐이 둘째 도착 받침 안에 들어갔다. 잔돌 이 점, 남은 열네 초.
두 사람은 실제로 짐이 멈춘 것을 확인했다. 도하는 그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지막 문을 열어도 선수 셋이 들어갈 수 없었다. 세빈이 심판에게 여기서 진행을 마치겠다고 알렸다. 유탁도 끈을 감아 지정된 곳에 뒀다.
종료음이 났다. 잔돌은 이 점, 여울은 삼 점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지킨 이 점은 멋진 역전이 아니었다. 도하가 실수한 뒤 둘이 더 오래 밀고 세워 얻은 실제 점수였다.
그가 고개를 들자 유탁이 먼저 왔다.
“손은요?”
“아까보다 덜해. 아직 이상하고.”
도하는 괜찮다는 말로 둘을 빨리 편하게 해 주고 싶었다. 그 대신 지금 느끼는 만큼만 답했다. 세빈은 자기도 무릎을 쉬게 하겠다며 옆 의자에 앉았다. 셋이 나란히 앉자 빈 코트보다 자기 손이 더 가까이 보였다.
마지막 다른 경기까지 끝나고 최종표가 떴다.
잔돌의 합계는 구 점이었다. 도하는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의자를 떠나지 않았다. 의료 담당자는 떨림이 가라앉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오늘 추가 능력 사용이나 힘쓰는 시연을 하지 말라고 했다. 증상이 다시 생기거나 남으면 진료를 받으라는 말도 들었다.
순위표의 선 아래에 잔돌이 있지는 않았다. 네 팀 중 마지막 칸에 이름이 들어왔다. 같은 구 점 팀과는 완주 경기 잔여 시간 합계에서 앞섰다고 운영 담당자가 설명했다. 첫 두 번의 지역 예선 승리와 신청 자격이 오늘 생긴 것처럼 다시 기록되지는 않았다.
유탁이 표를 보다가 도하에게 화면을 돌렸다. 일요일 준결승이었다. 상대는 너울, 다음 날 공개 추첨으로 레인을 정한다고 했다. 도하는 안도한 뒤 바로 부끄러웠다. 자기가 놓친 경기를 둘이 겨우 건져 준 덕에 다음 일요일을 얻었다.
“잘돼서 다행이네요.”
그가 말했다. 세빈은 진출은 다행이지만 오늘 출전 판단은 다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잘된 결말로 여섯 시간 잠과 첫 떨림을 덮지 않았다. 유탁은 자기도 도하가 처음 괜찮다고 했을 때 그대로 믿고 서둘렀다고 말했다.
도하는 미안하다고 했다. 오늘은 그 말 뒤에 다음에 무조건 이기겠다는 약속을 붙이지 않았다. 어제 밤 화면을 열었던 시간부터 무엇을 줄일 수 있었는지 보겠다고 했다. 세빈은 지금은 그 검토도 집에서 쉬고 난 뒤 하자고 했다.
미오가 카메라를 메고 왔다. 도하는 오늘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기 원본과 기록은 나중에 함께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오는 알겠다며 카메라를 내린 채 물이 있는 곳만 알려 줬다.
유탁이 가방을 대신 들어 줄까 물었다. 도하는 신발만 든 가방은 자기가 멜 수 있다고 했다. 고마웠지만 모든 손을 빼앗긴 사람처럼 나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가방을 어깨에 걸고 천천히 일어났다. 세빈이 먼저 자기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출구의 채광창은 아직 밝았다. 두 시에 시작한 경기는 끝났는데 하루는 많이 남아 있었다. 도하는 남은 시간을 훈련으로 되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 자기 팀에 남긴 일부터 떠올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