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근무표에서 목요일이 두 칸 늦어졌다.
도하는 센터 게시판 앞에서 자기 이름을 손가락으로 따라갔다. 목요일 오후에 비어 있던 칸이 채워져 있었다. 반입 시간이 바뀌어 이번 주 일부 조의 출근과 퇴근을 뒤로 옮긴다는 설명이었다. 수요일은 쉬고 목요일에 늦게 마치는 배치였다. 어제 경기장 출구에서 받은 것은 예고였고, 실제 시간은 오늘 아침 처음 나왔다. 쉬는 날 총수가 같아도 자신에게 필요한 날까지 같지는 않았다.
그는 단체 대화방의 경기 안내도 열었다. 목요일 오후 두 시, 해림 서부 경기장. 여덟 팀 순위전을 마치는 마지막 예선이었다. 지금까지 세 경기의 칠 점에 그날 구간 점수를 더하고, 같은 점수면 완주 경기에서 남긴 시간 합계로 네 팀을 정한다는 최종 안내가 주말 사이 도착했다.
한 번 지면 끝나는 날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빠져도 되는 날은 아니었다. 잔돌이 이미 얻은 연습장 신청 자격과 이번 준결승 진출은 다른 자리였다. 도하는 두 화면을 번갈아 보다가 휴대폰을 넣었다. 눈으로 겹쳐 봐도 시간이 갈라지지는 않았다.
“목요일 뭐 있냐?”
옆에서 작업 장갑을 펴던 동료가 물었다. 도하는 운반전 예선이라고 답했다. 전에 짧은 영상만 보고 혼자 잘한다고 했던 사람이었다. 새 편집본도 봤다며 그는 유탁이 돌아오는 길이 생각보다 길더라고 말했다. 도하는 고맙다고 했다.
“그 손으로 여기 밀린 거 좀 해 주면 반장이 시간 빼 주지 않겠어?”
동료는 반쯤 웃으며 말했다. 도하는 앞에 놓인 이동 받침을 봤다. 이십 킬로그램 훈련 짐과 달리 센터의 짐은 내용물과 포장이 날마다 달랐다. 자기가 들어 기억하지도 않은 상자였다. 받는 물건을 어디에 놓을지도 정해져 있지 않았다.
“열여덟만 됩니다. 밀린 일은 그보다 훨씬 많고요.”
웃음으로 넘기려던 말이었다. 그런데 동료는 그 정도도 여러 번 하면 쌓이지 않느냐고 했다. 반장에게 좋게 말할 계기가 생기면 서로 편하다는 뜻이었다. 도하는 장갑 입구를 당기다 멈췄다. 가볍게 해도 밀고 세울 사람이 필요하다는 설명부터 꺼낼 뻔했다.
그것만 잘 설명하면 공짜로 해도 되는 일처럼 들릴 수 있었다.
“교대는 정식으로 구할게요. 능력 쓰는 일은 따로 얘기해야 하고요.”
“돈 달라고까지 하면 좀 그렇잖아. 네 시간 빼 주는 건데.”
도하는 목요일 두 시를 떠올렸다. 이번 한 번만 하면 세빈과 유탁에게 문제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반장한테 쓸데없이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일 필요도 없었다. 그 편한 계산 안에는 다음번에 누가 무엇을 부탁할지가 빠져 있었다.
“교대해 주는 사람 몫은 제가 다른 근무로 채우겠습니다. 능력으로 갚지는 않을게요.”
동료는 알았다며 손을 내렸다. 말다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좋은 생각이라고 응원하지도 않았다. 둘은 각자 구역으로 갔다. 도하는 오늘 맡은 일반 작업을 그대로 했다. 선수라고 상자를 덜 들지도, 거절했다는 걸 증명하려고 더 들지도 않았다.
점심에 반장을 찾아갔다. 경기 얘기를 길게 시작하자 반장은 바뀐 근무 중 어느 시간을 서로 바꾸고 싶은지부터 말해 달라고 했다. 도하는 목요일 한 조 전체와 맞바꿀 수 있는 날을 적었다. 쉬는 날을 공짜로 받는 신청은 아니었다.
센터에는 같은 작업 교육을 받은 사람끼리 교대를 제안하고, 양쪽 동의와 관리자 확인 뒤 표에 반영하는 방식이 있었다. 목요일 오전만 잠깐 빠지는 안은 인수인계가 더 길어진다는 답을 받았다. 도하는 하루 단위를 다시 찾아야 했다.
“경기 끝나고 와서 메우면 안 됩니까?”
“끝나는 시각 확실해? 이동도 하고.”
그는 아니라고 답했다. 이번에도 몸 상태를 보고 끝내야 했다. 반장은 모르는 퇴근 시간을 먼저 약속하지 말라고 했다. 도하는 자기 편을 들어 주는 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센터에도 돌아올 사람과 끝낼 일이 필요했다.
휴게실에서 두 사람에게 물었다. 첫 사람은 목요일에 아이와 약속이 있었다. 도하는 대회라서 꼭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두 번째는 자기 근무보다 긴 시간이라 곤란하다고 했다. 부탁은 했는데 빈칸은 그대로였다.
도시는 어제처럼 잘 돌아갔다. 센터 앞 식당은 점심 손님을 받았고, 휴게가 끝나자 사람들은 들어갔다. 자기 경기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 달력이 저절로 열리지는 않았다. 도하는 도시락에 남은 밥을 먹으며 세빈에게 아직 교대를 못 구했다고 보냈다.
답은 짧았다. 언제까지 결정할 수 있는지 알려 달라는 말이었다. 그가 못 나오면 세 명의 완주는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재림을 다시 대기자로 부르자는 말은 없었다. 지난 부탁은 금요일에 끝난 일이었다.
도하는 화요일 퇴근 전까지 다시 알려 주겠다고 했다. 회사 팀으로 옮기면 이런 일이 없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경에게 받은 안내를 떠올리니 그쪽도 정한 경기와 훈련 시간이 있었다. 좋은 시설 사진에서 목요일 한 칸을 빼 올 수는 없었다.
화요일, 교대할 사람은 다른 구역에서 나왔다.
센터에서 몇 번 함께 일한 조은식이 휴게실 문 앞에서 도하를 불렀다. 도하의 목요일 근무와 자기 수요일 마감 근무를 바꾸면 자기도 필요한 일이 있다고 했다. 어떤 일인지는 먼저 묻지 않았다. 은식이 자기 가능 시간을 꺼내고 나서야 도하는 두 표를 나란히 놓았다.
도하가 수요일에 대신 맡으면 그날 밤 퇴근이 늦었다. 목요일은 하루 비었다. 경기 확인 시간과 이동을 맞출 수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속이 풀리는 걸 느꼈다. 전날 늦게 끝나는 칸은 손으로 조금 가려져 있었다.
“수요일 이쪽은 마감까지야. 중간에 먼저 가면 안 되고.”
“알아요. 끝까지 할 수 있습니다.”
도하는 대답한 뒤 수요일 귀가 시간을 다시 계산했다. 집에 가서 먹고 씻으면 평소보다 늦었다. 목요일 선수 확인은 열두 시 반이었다.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는 아직 안 한 잠을 이미 여유 시간으로 썼다.
둘은 반장에게 같은 내용을 제출했다. 반장은 근무 간격과 작업 가능 구역을 확인하고 목요일 휴무가 반영된 수정표를 보냈다. 도하는 자기 화면만 보지 않고 은식에게도 같은 표가 왔는지 물었다. 구두로 고맙다고 한 것만으로 끝내지 않았다.
“경기 이겨야겠네.” 은식이 말했다.
도하는 웃다가 바로 알겠다고 답하려던 것을 멈췄다.
“교대는 수요일에 갚겠습니다. 이기는 건 따로 해 볼게요.”
은식이 피식 웃었다. 도하는 그가 원하는 목요일 일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받아 올 수 없는 몫을 센터 근무표 안에서 맞춘 셈이었다. 누가 더 중요한 하루를 가졌는지 겨루지 않아도 교대는 가능했다.
도하는 전날 무료 능력 사용을 권했던 동료에게도 표가 바뀌었다고 알려 줬다. 상대는 잘됐다고 답하고 자기 도시락을 열었다. 도하는 누구 도움도 안 받고 해결했다는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은식의 동의와 반장의 확인을 받았고, 수요일 자기 쉴 시간을 옮겼다. 거절 뒤에도 남에게 부탁할 일은 남아 있었다. 그게 처음 제안을 받아들였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저녁 잔돌에서 세빈이 변경표를 봤다. 그녀는 목요일 빈칸보다 수요일 마감을 오래 봤다. 도하는 알람을 늦추면 된다고 말했다. 세빈은 몇 시에 집에 닿는지, 저녁은 언제 먹는지 물었다.
“이론상 일곱 시간은 잘 수 있어요.”
“실제로도 그렇게 준비해요. 이론을 코트에 보내지 말고.”
유탁이 옆에서 웃었다. 도하도 웃었다. 그는 웃음 뒤에 찔리는 게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수요일 퇴근 전에 경기 가방까지 싸 두면 된다고 답했다. 도시락도 미리 준비하고, 영상은 내일 보지 않겠다고 했다.
송주는 다음 수업을 준비하며 빌린 저울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점검을 마친 기구였고 인계한 사람과 함께 평평한 바닥에서 영점을 확인했다. 유탁이 자기 손으로 고친 물건은 아니었다. 고장 난 두 대는 여전히 따로 있었다.
도하는 새 저울을 보러 일어났다가 세빈이 꺼낸 경기 그림 쪽으로 돌아왔다. 오늘 최대치를 다시 재서 목요일 체력을 벌 수는 없었다. 셋은 빈 받침으로 동선만 한 번 걸었다. 수요일에는 훈련을 하지 않고 도하는 센터 근무를 하기로 했다.
최종 예선은 첫 경사로의 낮은 턱 뒤에 짧은 평지가 있었다. 받침 블록은 그 평지 옆, 문 쪽 고리 블록은 이전과 같은 역할이었다. 세빈이 먼저 평지 길로 갈 수 있었고 유탁과 도하는 첫 짐을 밀고 제동해야 했다. 큰 새 전술은 필요 없어 보였다.
“그날 손이 안 좋으면 첫 구간 뒤에 멈출 수 있어요.”
세빈이 말했다. 도하는 시합 도중 자기가 빠지면 바로 실격 아니냐고 물었다. 그녀는 받은 안전 안내를 보여 줬다. 의료 확인 뒤 안전하게 빠진 선수가 있으면 남은 둘이 가능한 구간을 끝낼 수는 있었다. 다만 세 선수가 모두 넘어야 하는 마지막 완주 점수는 얻을 수 없었다.
그녀는 대신 뛰어 줄 선수가 생긴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도하는 이 점을 쓰다가 지웠다. 시작 전부터 점수를 깎고 싶지 않았다. 유탁이 짐이 넘어가는 굽이와 자기 손잡이 위치를 짚었다. 이 점도 둘이 실제로 할 수 있어야 생긴다고 했다.
도하는 종이 한쪽에 남겨 뒀다. 손이 안 좋을 때의 순서였다. 쓸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그대로였지만, 안 쓰고 싶은 순서를 안 적는다고 몸이 강해지지는 않았다.
수요일 밤, 도하는 약속한 마감을 끝냈다.
은식이 맡던 구역은 익숙한 상자라도 쌓이는 순서가 달랐다. 마지막 인수인계를 한 번 더 확인하느라 퇴근문을 나선 시각이 예상보다 조금 늦었다. 그렇다고 누가 그에게 남으라고 강요한 것은 아니었다. 교대하며 받기로 한 일을 마친 시간이었다.
집에 가니 미리 싸 놓은 가방이 현관에 있었다. 그건 잘했다. 그는 냉장고에서 준비한 저녁을 꺼냈다. 먹고 씻는 동안 종아리의 묵직함이 천천히 올라왔다. 손에는 저림이 없었다. 내일이면 센터 대신 경기장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만 먼저 가벼워졌다.
세빈에게 도착했다고 보냈다. 그녀는 지금부터 더 준비하지 말고 자라고 했다. 도하는 알겠다고 답했다. 그러고도 충전기에 꽂은 휴대폰에서 최종 코스 그림을 한 번 열었다. 놓친 길이 없는지 보면 더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낮은 턱 뒤의 평지는 길지 않았다. 짐이 실제로 다 올라서면 연결을 오래 남겨 둘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 문장을 메모하려다가 화면을 닫았다. 시계는 방금 전보다 늦어져 있었다. 잠은 표에서 남은 빈칸을 전부 채워 주는 물건이 아니었다.
도하는 알람을 맞췄다. 내일 점심을 늦게 먹지 않으려면 준비해 둔 밥도 챙겨야 했다. 목요일 두 시를 얻는 데 성공했는데, 그 시간에 보낼 자기 몸은 이제부터 쉬게 해야 했다.
불을 끄고 누운 뒤에도 바퀴가 턱을 넘는 그림이 떠올랐다. 그는 이불 밖으로 손을 내놓았다. 아무것도 잇지 않은 손이었다. 그런데 쉽게 잠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