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11화

원정 가방

본문 5,299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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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하나 줄이려다가 셋이 굶을 뻔했다.

도하는 체육관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을 봤다. 운동화 세 켤레, 물병 셋, 장갑, 갈아입을 옷. 유탁이 간식 봉투까지 전부 자기 가방에 넣자 지퍼가 닫히지 않았다. 그는 맨 위의 빵을 꺼냈다.

“이건 가는 길에 먹으면 되잖아요.”

“그럼 돌아올 때는?”

“이기면 배가 안 고프지 않을까요.”

도하가 봉투를 다시 받침 위에 놓았다. 두 번째 예선에서 이긴 일요일에도 점심을 두 그릇 먹은 사람이었다. 유탁은 그 반박에 웃고 가방을 뒤집었다. 원정 준비는 힘이 센 사람 한 명에게 전부 맡기면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월요일 저녁이었다. 어제 경기 뒤 도하는 식당에서 손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었다. 집에 가서도 시연을 하지 않았고 일찍 누웠다. 오늘 센터에서는 평소처럼 일하되 손가락이 당기는지 틈틈이 확인했다. 지금은 떨림이나 저림이 없었다. 세빈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가방을 폈다.

새 안내는 점심때 왔다. 다음 일요일 첫 원정, 이웃 도시 물가의 강변 운동장. 오전 열 시 선수 확인 뒤 열한 시 첫 경기였다. 여기서부터 여덟 팀은 정해진 순위전을 거쳐 다음 대진을 받았다. 한 번 진다고 바로 끝나는 단계는 아니었다. 그래도 각 경기의 점수와 남은 시간이 순위에 들어갔다.

도하는 장소보다 시계를 먼저 봤다. 버스로 한 시간 사십 분. 터미널에서 운동장까지 다시 걸어야 했다. 아침에 출발할 수는 있었다. 다만 가장 싼 첫차를 타면 경기장 앞에서 두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 대 늦추면 표가 조금 비싸요.”

그가 휴대폰을 돌렸다. 세빈은 시간을 보고 자기 알람을 계산했다. 유탁은 토요일 정비소 마감이 몇 시인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그럼 가장 이른 걸로 맞추면 되겠네요.” 도하가 말했다.

입 밖으로 내고 나서 멈췄다. 늦게 퇴근하는 사람을 더 일찍 깨우는 계산이었다. 유탁은 바로 좋다고 답하려다 세빈을 봤다. 도하는 자기 말을 먼저 거뒀다.

“아니, 마감부터 확인해. 나는 표값 아끼는 것만 봤네.”

유탁은 정비소에 근무 시간을 물었다. 답이 오는 동안 셋은 운동장 안내를 읽었다. 야외 코트였고 비가 오면 현장 점검 뒤 운영 여부를 알린다고 했다. 우천 때 실내로 옮긴다는 문장은 없었다. 세빈이 비 예보와 신발 말릴 시간을 함께 적었다.

송주는 옆에서 줄넘기 줄을 감고 있었다. 어제 본 이전 후보지는 출입 계단이 좁았다고 했다. 아직 정한 곳은 없었다. 원정 장소와 새 체육관 이야기가 한 문장에 붙으려다가 다시 떨어졌다.

“관장님은 같이 못 가세요?” 유탁이 물었다.

“오전 수업을 바꿔 줄 사람이 아직 없어. 너희 셋이 갈 수 있겠어?”

도하는 세빈을 봤다. 그녀가 먼저 가능하다고 했다. 응급 연락처와 이동 계획은 송주에게 남기되, 현장에서 선수를 대신해 모든 결정을 해 줄 사람이 더 생기는 건 아니었다. 도하는 어쩐지 그 말이 원정이라는 단어보다 크게 들렸다.

왕복 교통비와 점심값을 셋이 각자 적었다. 송주가 체육관에서 내 줄 수 있는 이동비는 없다고 말했다. 도하는 우승하면 갚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직 받지도 못한 돈을 오늘 표값으로 쓸 수는 없었다.

그는 생활비 메모를 열었다. 신발 수선비 아래에 원정비를 넣었다. 한 대 늦은 버스 차액만큼을 더하면 이번 주 저녁 배달은 빼야 했다. 직접 밥을 해 먹으면 가능한 범위였다. 유탁도 자기 금액을 보고 가겠다고 답했다. 세빈은 무릎 때문에 오래 서서 기다리지 않는 편을 골랐다.

정비소에서 답이 왔다. 유탁은 토요일 오후 다섯 시까지였다. 추가 일을 맡지 않으면 저녁을 먹고 충분히 잘 수 있었다. 세 사람은 그 조건으로 한 대 늦은 버스를 정했다. 누군가 혼자 돈을 내고 나중에 받는 대신, 각자 같은 편의 좌석을 골라 표를 끊었다.

돌아오는 차는 경기 직후 가장 빠른 편을 피했다. 장비 반납과 몸 확인을 마치고 늦은 점심까지 먹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도하는 월요일 출근 시간을 거꾸로 세어 귀가 뒤에도 잠이 남는지 봤다. 유탁이 그 사이 다른 팀 경기를 구경하자고 하자, 세빈은 앉아서 볼 자리가 있을 때만 그러자고 했다. 도하는 승리 뒤풀이를 길게 잡지 않는 데 동의했다. 돌아올 계획까지 있어야 처음 가는 길을 편하게 나설 수 있었다.

“옆자리에서 코 골아도 취소 못 해요.” 유탁이 말했다.

“그건 승차권이 아니라 네가 책임져.”

도하는 표 확인 화면을 닫았다. 벌써 경기 하나를 시작한 듯 어깨가 무거웠다. 그제야 바닥의 가방들이 보였다. 제일 큰 가방은 유탁 것이었다. 그는 들어 보면 얼마 안 된다며 손잡이를 쥐었다.

“이건 형이 가볍게 해 주면 되죠.”

도하는 한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유탁이 이미 바닥에서 들어 올린 물건이었다. 도하가 그 손을 누르듯 가리켰다.

“네가 들고 있으면 못 해.”

“내려놓고 바퀴 달린 데 얹으면요?”

“그건 가능할 수도 있는데, 내가 이걸 들어 기억한 적은 없잖아.”

어제 경기장 블록은 반납했다. 자기 집 가방을 안다고 유탁 가방까지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유탁이 내려놓은 가방을 양손으로 들어 봤다. 한쪽이 먼저 들려 내용물이 쏠렸다. 통째로 바닥에서 떼기 전에 다시 내려놓았다.

안에서는 물병이 굴렀다. 장갑과 신발 사이에 유탁이 준비한 긴 끈까지 들어 있었다. 도하는 자기가 못 드는 물건을 아는 척한 것보다, 하루 종일 한 사람에게 이걸 메게 하려던 게 더 민망했다.

“이걸로 훈련하면 안 됩니까?”

그가 묻자 세빈은 가방을 열어 보라고 했다. 안에 든 걸 다 꺼내면 들 수 있었다. 그런데 물을 마시고 신발을 갈아 신을 때마다 내용물이 바뀌었다. 단단한 훈련 블록처럼 정해진 하중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받는 쪽에 얼마나 실리는지도 저울 없이 감으로 정할 수는 없었다.

“가방은 무조건 안 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지금 이 가방을 훈련용으로 쓸 준비가 안 된 거죠.”

세빈이 말했다.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빈 가방을 들어 기억한 뒤 무거운 내용물을 채운 상태도 그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애초에 이동 중에는 대부분 몸에 메거나 누군가 들고 있을 터였다. 버스 짐칸 안에서는 두 물건을 눈으로 계속 볼 수도 없었다.

유탁이 자기 빵 봉투를 꺼냈다.

“능력이 있어도 짐은 싸야 되는군요.”

“빵부터 버리는 포장은 다시 해.”

셋은 각자 작은 가방 하나씩만 가져가기로 했다. 공구는 현장 장비를 개조할 게 아니니 필요한 확인 도구만 골랐다. 유탁이 큰 렌치를 들고 망설이다가 사물함에 넣었다. 경기장 핀은 행사 담당자가 검사할 것이고, 정비소 도구를 다 들고 갈 이유는 없었다.

도하는 운동화와 마른 양말을 먼저 넣었다. 물병은 자기 것만 넣고, 공동 간식은 셋으로 나눴다. 유탁이 빵을 부서뜨리지 않으려 맨 위에 올렸다. 가방 셋을 나란히 세우자 하나일 때보다 전체 부피는 커졌다. 대신 누구 손도 한쪽으로 끌리지 않았다.

세빈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자기가 멜 수 있는 무게를 따로 확인했다. 도하가 대신 들겠다는 말을 꺼내기 전에 그녀가 물었다.

“터미널에서 제가 잠깐 쉬면 기다려 줄 수 있어요?”

“네. 그 시간을 빼고 표를 고른 건 아니니까.”

도하가 답했다. 세빈이 자기 가방 지퍼를 닫았다. 유탁은 그럼 빵 먹을 시간을 확보했다며 좋아했다. 이번에는 아무도 밥값 계산을 다시 하지 않았다.


토요일 밤, 도하는 알람을 맞춘 뒤 가방을 현관에 뒀다.

준비는 목요일의 짧은 빈 받침 연습으로 끝냈다. 금요일에는 근무 뒤 가볍게 걸었고 토요일은 빨래와 식사를 하고 쉬었다. 원정 코스를 더 보겠다고 잠을 미룰 유혹은 있었다. 휴대폰에 내려받은 안내 그림을 꾹 눌렀다가 화면을 껐다.

도하가 센터 안전화를 벗는다고 하루가 선수의 시간이 되는 건 아니었다. 씻고 밥을 하고 운동화를 말리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는 밥솥에 남긴 아침밥을 확인하고 누웠다. 천장에 코스 대신 물가 터미널의 출구 그림이 떠올랐다. 내일은 경기장에 도착하는 것부터 셋이 해야 했다.

일요일 아침, 유탁은 약속보다 조금 먼저 왔다. 큰 가방 대신 작은 가방을 멨다. 세빈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도하가 시간을 확인하자 그녀는 아직 충분하다고 말했다. 셋은 급히 뛰지 않고 승차장으로 갔다.

버스 좌석 위 선반에는 도하 가방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힘으로 밀어 넣으려다 다시 내렸다. 통로를 막지 않게 앞좌석 아래 둘 수 있는지 기사에게 물었다. 괜찮다는 답을 듣고 발이 나갈 자리를 남겨 뒀다.

옆자리 유탁이 물었다.

“저 위에서 가볍게 하면 안 돼요?”

“받는 물건은 뭘로 할 건데.”

“제 가방?”

“그럼 네 머리 위 선반이 무거워지지.”

유탁은 위를 보고 조용히 자기 가방을 내렸다. 도하는 웃었다. 농담을 하다가도 무게가 어디로 가는지 생각하게 됐다. 없어지는 게 아니니 자기 자리만 편해질 방법을 먼저 찾으면 꼭 누군가의 자리가 무거워졌다.

차가 출발하자 세빈은 눈을 감았다. 유탁도 잠깐 뒤 고개를 숙였다. 도하는 창밖의 낮은 건물들을 봤다. 처음 가는 도시의 코트에서 자기 삼 미터가 더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길과 바닥과 기다리는 사람은 달랐다. 같은 숫자를 가져가도 같은 경기가 되지는 않았다.

중간 휴게 시간에는 셋이 내려 천천히 걸었다. 도하는 화장실에 다녀와 손을 씻고 물병을 채웠다. 세빈이 난간 옆에서 무릎을 확인하는 동안 유탁은 빵을 세 조각으로 나눴다. 경기 전이니 급하게 많이 먹지 않겠다고 자기 몫 하나를 다시 봉투에 넣었다.

도하는 그걸 놀리지 않았다. 평소보다 조용히 씹는 유탁의 입가에 빵가루가 붙었다. 긴장을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긴장한 말을 계속 농담으로 바꾸는 사람일지도 몰랐다. 도하는 단정하지 않고 물었다.

“처음 원정이라 좀 그래?”

“네. 제가 길 잘못 들면 형들이 따라올까 봐요.”

“그럼 앞서 가지 마. 셋이 표지판 보자.”

유탁이 웃었다. 도하도 휴대폰 지도를 열었다. 아는 척해서 빨리 가는 것보다, 모르는 길에서 같이 멈추는 쪽이 오늘은 더 필요했다.

물가 터미널에 내리자 공기에 물 냄새가 섞여 있었다. 운동장까지 가는 보도는 강을 따라 났다. 도하는 안내판에서 평탄한 길을 골랐다. 짧지만 계단이 많은 길도 있었으나 셋은 돌아갔다. 출발 전에 남겨 둔 시간이 이때 처음 쓰였다.

운동장 입구에서 세빈이 자기 표를 꺼냈다. 도하는 수선한 운동화가 든 가방을 내려놓았다. 큰 지붕 아래 여러 팀의 가방이 늘어서 있었다. 어느 쪽도 경기 장비와 섞이지 않았다. 도하는 자기 것 앞에 작은 물병을 세웠다. 번호표 없는 가방을 다시 찾기 쉬웠다.

그때 차가운 것이 손등에 닿았다.

비였다. 아직은 몇 방울이었다. 코트 쪽에서 호루라기가 짧게 울렸고, 직원들이 덮개를 들고 움직였다. 유탁이 지퍼를 급히 닫았다. 도하는 하늘보다 발밑을 먼저 봤다.

낯선 바닥의 색이 천천히 짙어지고 있었다.

11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