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9화

다른 손잡이

본문 5,216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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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은 놓친 게 아니었다. 바꿔 잡고 있었다.

목요일 밤, 도하는 늦은 저녁을 먹으며 수요일에 저장한 영상을 한 번 더 봤다. 한결의 오른손은 먼저 블록의 낮은 손잡이에 닿았다. 하중을 옮긴 뒤에는 몸 바깥으로 나와 제동 끈을 잡았다. 아주 짧은 틈이었다. 그 사이 짐은 동료 손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도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영상의 느린 재생을 끄자 틈은 다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약점을 찾았다고 말하기에는 상대가 그동안 잃은 게 너무 적었다. 그는 정지 화면을 찍어 팀 대화방에 보냈다.

한결이 잡는 손을 바꾸는 동안, 우리는 끈을 처음부터 쥐고 있으면 어떨까요.

답장을 기다리며 남은 밥을 먹었다. 오늘은 잔업을 했다. 상자가 늦게 들어와 퇴근도 조금 밀렸다. 훈련에 가지 않기로 미리 말해 놓아서, 늦는 동안 휴대폰을 열어 사정할 필요는 없었다. 손은 정상이라고 따로 적어 보냈다. 세빈이 확인했다는 답을 줬다.

유탁은 사진 위에 동그라미를 두 개 그려 보냈다. 한결이 잡는 손잡이와 끈이 나오는 고리였다. 같은 면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가운데 돌출된 모서리가 있었다. 손을 곧장 옮기면 부딪칠 자리였다.

도하는 자기 장갑을 봤다. 지난 경기에서 끈을 쥐기 전에 접힌 손잡이를 세우느라 손을 한 번 놓았다. 상대가 한 번 늦는 것만큼 자기도 늦고 있었다. 영상에서 남의 틈은 잘 보였다. 자기 손에 익은 불편은 해야 하는 일처럼 남아 있었다.

금요일 저녁, 유탁이 코트에 놓은 건 새 장비가 아니었다. 기존 받침의 접이 손잡이와 짧은 끈이었다. 손잡이를 접는 방향만 달리 해 두었다. 도하는 준비 운동을 하고 그 앞에 앉았다.

“반대로 접으면 규칙에 걸리는 거 아냐?”

“그림부터 봐요. 고정 구멍 셋 중에서 고르는 건 된대요.”

유탁은 이번 코스의 장비 안내를 펼쳤다. 선수 몸에 맞게 손잡이 위치를 정하는 허용 범위가 있었다. 부품을 더 달거나 남의 레인 장비를 만지는 일은 달랐다. 연습장 받침에서 가능해도 실제 경기 장비는 심판 앞에서 다시 확인해야 했다.

도하는 손잡이를 세우는 각도를 바꿨다. 유탁이 고정핀을 끝까지 넣고 잠금턱을 확인했다. 부품 하나가 남는 바닥 위에서 대단한 전술이 태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손이 갈 자리가 조금 가까워졌다.

세빈은 빈 받침을 먼저 움직이게 했다. 도하는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왼손에 제동 끈을 쥐었다. 방향을 바꾸는 순간 끈이 손잡이 밑에 끼었다. 받침이 덜컥 멈췄다.

유탁이 입을 벌렸다.

“방금은 제가 고친 걸 형이 새로 고장 낸 건데요.”

“고장이 아니라 검증이야.”

“그럼 끈값은 검증비로 내요?”

도하는 웃으며 손을 놓았다. 세빈이 끈을 빼 주지 않고 어느 손이 먼저 갔는지 물었다. 도하는 동작을 천천히 다시 해 봤다. 오른손으로 당기면서 왼손을 몸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끈이 꼬일 방향이었다.

한결의 손이 바깥으로 돌아갔던 이유가 그제야 보였다. 괜히 느린 동작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는 모서리를 피하고 있었다.

도하는 영상 화면을 유탁에게 보여 줬다.

“저 사람도 그래서 갈아잡는 거네.”

“네. 짐부터 보니까 손은 가려져서 늦게 보인 거죠.”

약점을 발견했다고 들뜬 마음이 조금 식었다. 대신 상대가 이미 해결한 문제 하나가 보였다. 그 방법을 그대로 쓰면 도하도 같은 틈이 생겼다. 몸에 맞는 다른 순서를 찾아야 했다.

이번에는 도하가 제동 끈을 잡은 채 물건의 옆 손잡이에 손가락만 댔다. 직접 접촉은 가능했다. 이어 손을 떼고 끈을 두 손으로 받아 봤다. 팔을 크게 돌리지 않아도 됐다. 다만 실제 능력이 이어질 때에도 시야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남았다.

“우선 눈으로 봐요.” 세빈이 말했다.

그녀는 받는 블록을 코트 반대쪽에 놓았다. 두 물건 사이에는 가림판 대신 빈 길이 있었다. 도하가 끈을 쥔 채 돌아서자 받는 블록이 어깨 뒤로 사라졌다. 그는 걸음을 멈췄다.

“이러면 안 보입니다.”

“그럼 손잡이만 바꿔서 되는 게 아니죠.”

셋은 받침을 돌렸다. 도하의 몸은 옆을 향하고, 왼손은 끈을 잡은 채 오른손만 낮은 손잡이에 닿았다. 앞으로 물러서는 대신 옆으로 작은 걸음을 옮겼다. 두 블록이 시야 안에 남았다. 유탁은 도하가 어느 손을 쓰든 바퀴에 끈이 들어가지 않게 고리 방향을 살폈다.

능력 시험 전에는 두 블록을 저울로 재고 도하가 하나씩 통째로 들었다. 기억하려는 물건을 둘만 골랐다. 한쪽은 바퀴 받침 위에 놓았고, 다른 쪽은 고무 바닥의 낮은 받침에 고정했다. 유탁이 받는 쪽을 놓은 뒤에만 도하가 연결했다. 하중은 십 킬로그램만 옮겼다.

도하는 손을 떼고 끈을 쥐었다. 블록은 갑자기 빨라지지 않았다. 그가 천천히 당기는 만큼 바퀴가 굴렀다. 두 물건 사이가 이 미터 반이 되기 전에 짐을 멈췄다. 연결도 바로 풀었다.

유탁이 초시계를 봤다.

“삼 초 조금 안 됐어요.”

“여덟 초를 다 쓸 필요는 없네요.” 도하가 말했다.

세빈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손을 확인했다. 떨림도 통증도 없었다. 그래도 같은 시험을 연달아 반복하지 않았다. 도하는 의자에서 물을 마시는 동안 한결의 영상을 다시 보려다가 화면을 닫았다. 오늘 확인한 동작을 손에서 잊지 않으면 됐다.

한참 뒤 빈 받침으로 순서만 한 번 더 맞췄다. 유탁이 지나가는 쪽으로 도하가 몸을 틀자 어깨가 닿았다. 자기 손이 편해졌다고 동료 길까지 편해진 건 아니었다. 세빈이 둘의 발 사이에 테이프 한 조각을 놓았다. 도하는 반 보 뒤로 물러났고 유탁은 받침 바깥으로 돌았다.

“이건 사 초가 아니라 반 걸음이네.”

도하가 말하자 유탁이 테이프를 눌렀다.

“반 걸음도 사람이 있어야 가요.”

도하는 알겠다고 답했다. 수요일의 다툼 뒤 그 말은 가볍게 흘러가지 않았다. 세빈도 끼어들어 두 사람의 간격을 넓혔다. 자기 무릎을 굽히지 않고 끈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했다. 도하는 왜 다른 곳은 안 되는지 묻고, 대답을 들은 뒤 표시를 옮겼다.


토요일 오전, 서부 경기장의 공개 코스 확인 시간에 한결을 만났다.

도하는 잠을 충분히 자고 왔지만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자 어깨가 조금 올라갔다. 일주일 전에는 한결이 신발을 봤다. 오늘도 그의 시선이 아래로 향하자 도하가 먼저 발을 들어 보였다.

“수선했습니다.”

“잘 맞습니까?”

“어제까지는요. 오늘도 확인할 겁니다.”

한결이 고개를 끄덕였다. 새 장비를 자랑하거나 자기 협찬품을 권하지 않았다. 흰 유니폼 바짓단 아래 그의 운동화에도 닳은 선이 있었다. 도하는 처음으로 그 신발도 누군가 계속 확인하며 신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코스는 공지한 그림과 같았다. 첫 경사로 뒤로 긴 통로가 나왔고, 삼십오 킬로그램 짐은 낮은 회전 구간을 지나 도착 받침에 놓여야 했다. 마지막 말림 문 뒤에는 오십사 킬로그램 고정 추와 이십 킬로그램 고리 블록이 있었다. 도하는 첫 짐을 세울 옆 공간과 추가 내려가는 끝 위치를 봤다.

이번에도 첫 운반 짐, 경사로 받침, 고리 블록의 셋을 쓸 계획이었다. 오늘 본 물건은 내일 대회 전에 다시 들어 기억해야 했다. 어제 훈련 블록을 기억한 손으로 대신할 수는 없었다. 그는 잊지 않으려고 공지 그림에 세 물건을 동그라미 쳤다.

심판에게 손잡이 고정 방향을 물었다. 심판은 허용된 구멍을 가리키고, 선수 확인 시간에 자리에 맞게 정한 뒤 잠금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자기 끈을 몰래 더 달 수 있느냐는 질문은 필요하지 않았다. 유탁이 그 차이를 이미 알려 줬다.

백선은 옆 레인에서 빈 받침으로 동선을 확인하고 있었다. 한결의 오른손이 낮은 손잡이에 닿았다가 바깥으로 돌았다. 실제로 보니 영상보다 훨씬 작았다. 도하는 상대 레인에 들어가지 않고 자기 쪽 손잡이를 돌려 봤다. 전술을 바꾸는 데 남의 물건을 건드릴 일은 없었다.

유탁이 표준 장비의 핀을 확인했다. 평소 만지던 훈련장 것보다 머리가 둥글었다. 그는 빼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한 번 재고 다시 잠갔다. 도하는 너무 세게 박힌 게 아니냐고 물었다. 유탁은 원래 잠겨야 하는 장비라며 고개를 저었다.

“빠르게 하려고 덜 끼워 놓으면 안 돼요.”

그 말은 심판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내일 자기 발 옆을 지나는 물건이었다. 도하는 핀 끝이 잠긴 걸 눈으로 확인했다.

세빈은 마지막 문 옆의 길을 걸었다. 전에는 평지에서 첫 짐을 밀고 나왔지만 이번엔 통로가 조금 길었다. 그녀가 보폭을 재는 동안 도하는 대신 할 수 있다고 말하려다 참았다. 세빈이 먼저 끝까지 걸은 뒤 돌아왔다.

“가능해요. 문 열리기 전에 저기 먼저 가 있을게요. 고리 블록 든 유탁이 지나간 다음에 나와요.”

도하는 자기가 끈을 받는 위치를 짚었다. 세빈이 그보다 앞에서 속도를 줄여 달라고 했다. 둘은 한 번 걸어 보고 표시를 정했다. 오른쪽 무릎 보호대는 그대로였고, 세빈이 계단을 내려올 때는 난간을 잡았다. 오늘 가능한 동작이 몸을 낫게 만들지는 않았다.

확인 시간이 끝나자 한결이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하가 자기 팀 쪽으로 비켜 서니 그는 가볍게 손을 들었다.

“영상 보셨나 봅니다.”

“보면 안 됩니까?”

“보라고 올린 건데요.”

도하가 웃었다. 한결은 그의 손에 말린 잔돌의 연습용 끈을 봤다. 실제 장비에 덧달지 않고 손동작을 맞추는 데만 쓴 것이었다. 도하는 자기 손잡이를 바꿨다는 말을 숨길지 잠깐 생각했다. 숨긴다고 내일 심판 검사에서 안 보일 것도 아니었다.

“손 갈아잡는 사이가 보이더라고요.”

“그 뒤에 누가 잡는지도 보셨습니까?”

한결이 물었다. 도하는 입을 다물었다. 영상의 다음 순간에는 백선의 다른 선수가 끈을 받았다. 한결이 늦는 동안 팀이 늦지 않는 이유였다. 그는 약점을 찾은 눈을 들켜 부끄럽다기보다, 상대가 한 사람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또 배웠다.

“그건 내일 더 보겠습니다.”

“저희도 보겠습니다.”

경쟁자는 웃고 돌아갔다. 도하는 자기 손잡이를 내려다봤다. 하나를 바꿨다고 서른여덟 초 차 패배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신발과 길과 말과 손의 순서를 조금씩 바꿨다. 어느 하나도 혼자 이길 만큼 크지는 않았다.

유탁이 내일 아침에 늦잠 자면 깨워 달라고 했다. 세빈은 알람부터 맞추라고 답했다. 도하도 자기 알람을 켰다. 공개 코스를 봤으니 오후에 더 뛸 이유는 없었다. 셋은 행사 소유 받침과 제동 끈을 모두 반납하고 경기장 문을 나섰다.

밖의 햇빛이 눈부셨다. 도하는 손으로 빛을 가리다가 손바닥을 폈다. 떨림 없는 손으로 내일 아침을 맞고 싶었다. 그게 오늘 남은 준비였다.

그는 끈을 가방에 넣었다. 내일 잡아야 할 손잡이는 이제 정해져 있었다. 언제 놓을지는, 세 사람이 함께 정할 차례였다.

9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