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빛이 종이집의 옆창에 먼저 닿았다. 르네아는 앞창이 밝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빵을 잘랐다. 밤새 세워 둔 집은 조금 기울어 있었다. 세르단이 자다가 건드린 것이 아니라 습기를 먹은 접힘 하나가 느슨해진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기 잔에서 멀리 옮겼다. 어젯밤 남겨 두고 싶었던 물건도 아침에는 자리를 바꿀 수 있었다.
세르단은 창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오늘은 곧바로 목공을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어제의 현기증은 줄었지만 몸을 돌릴 때 왼쪽이 늦게 따라온다는 말이었다. 르네아는 손목이 뻣뻣한 쪽을 보여 줬다. 둘은 서로의 불편을 누가 더 힘든지 고르는 데 쓰지 않았다. 따뜻한 빵을 찢는 일이 먼저였고, 남자는 자기 몫을 직접 잘랐다.
“저 집은 아침에도 공연하네요.”
그가 말하자 르네아는 집 쪽을 봤다. 종이 벽 하나가 빛을 받아 식탁에 가는 그림자를 만들었다. 환영의 그림자를 빼려고 애쓴 뒤에 실제 종이의 그림자를 보는 아침이었다. 그녀는 자기가 더하지 않아도 생기는 것을 한동안 봤다. 세르단은 그동안 버터를 자기 빵에 바르고 있었다. 둘의 시선이 같은 곳에 있어야 식사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었다.
소멜의 전갈은 식사를 마칠 무렵 왔다. 장인이 세르단의 글을 읽었고 오늘 늦은 낮에 의상방에서 돌려줄 수 있다는 말이었다. 르네아는 읽고 어떤 말을 했느냐고 먼저 묻고 싶었다. 그러나 전갈을 받은 사람이 아직 종이를 뒤집어 보고 있었다. 세르단은 직접 만나겠다는 짧은 답을 적었다. 그제야 그녀에게 같이 가고 싶은지 물었다.
그녀는 가고 싶다고 했다가 말을 멈췄다. 장인이 부른 것은 글쓴 사람이었고 자기는 그 글을 먼저 읽은 연인이었다. 두 자리가 저절로 같은 자리가 되지는 않았다. 르네아가 그 생각을 말하자 세르단은 오늘은 혼자 듣고 돌아와 자기가 고른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처음 같이 가겠느냐고 물은 것은 길을 함께 걷고 싶어서였다고 덧붙였다.
“그럼 의상방 앞에서 갈라질까요.”
그녀는 말하고 나서 자기가 문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떠올렸다. 아직 듣지 못한 평이 벽을 통과하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서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운하 다리까지만 같이 걷고 자기 종이를 사러 가겠다고 고쳤다. 세르단은 좋다고 했다. 동행이 끝나는 곳을 정하니 오후가 서로의 허락을 기다리는 모양에서 풀렸다.
르네아는 전날의 상자를 정리했다. 접힌 집 두 채를 다시 세우지 않고 마른 천 사이에 넣었다. 실제 관람에서 생긴 구김을 없애려면 하나는 새로 만들어야 했다. 그녀는 그 구김을 실패의 흔적으로 따로 떼지 않았다. 손님이 만져도 된다는 물건이었고 실제로 손을 탔다. 다시 쓰려면 다시 들어갈 종이와 품을 셀 수 있었다.
바닥에는 환영의 집이 남지 않았지만 관객의 말은 자꾸 남았다. 쓸쓸하다는 벽에 무언가를 넣고 싶은 생각이 아침에도 들었다. 그 말을 고쳐 달라는 요구로 받은 것이 아니었다. 르네아는 새 종이에 벽을 그리고 사람 하나를 넣었다가, 그 사람을 가위로 오려 옆에 뒀다. 자기 눈에는 여전히 빈 벽이 더 오래 남았다. 어제의 관객을 이기는 그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세르단은 나가기 전에 자기 원고 사본을 가방에 넣었다. 소멜에게 맡긴 것은 다른 한 벌이었다. 르네아는 사본이 생긴 것을 보고도 다시 읽겠다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는 오늘 돌려받은 글에 무슨 표시가 있으면 집에서 비교하려고 챙긴다고 했다. 종이의 용도를 설명할 때 그의 목소리는 무대 위 인사보다 조금 작았다. 그녀는 그 작은 소리를 잘 듣고 싶었다.
운하로 나가는 골목에서 둘은 느리게 걸었다. 세르단은 방향을 바꿀 때 먼저 고개를 들고 길을 봤다. 르네아는 그의 팔을 갑자기 잡지 않았다. 걷다가 같이 멈출 수 있는지 묻자 그는 다리 전까지만 일정하게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자에게 맞춘 자기 걸음이 아니라 둘이 정한 오늘의 속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같은 행동도 그렇게 받으면 덜 서러웠다.
다리 앞 빵집에서 짐을 내리던 사람이 세르단을 알아봤다. 옛 공연을 봤다며 여전히 춤을 추느냐고 물었다. 남자는 요즘은 다른 방식으로 선다고 답했다. 르네아는 대신 지난 무대를 소개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회전 장면이 좋았다고 말했다가 자기 짐으로 돌아갔다. 짧은 칭찬은 악의가 없어도 지금 없는 동작을 길 한가운데 놓았다.
세르단은 다리 난간 옆에 섰다. 르네아는 지금 쉬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몸도 쉬고 싶고 방금 대답을 조금 덜 능숙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는 그 회전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다가 옛날을 좋아한 사람에게 실례가 될까 봐 멈췄다고 했다. 그녀는 그 사람이 실망할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남자의 현재를 설명하는 일이 옛 관객에게 진 빚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당신도 어제 집에 사람 넣어 달라는 말을 들었잖아요.”
“넣어 달라는 말은 아니었어요. 제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녀가 고치자 세르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상대를 위로하려고 실제 말을 바꾸지 않았다. 남자는 그러면 자신도 오늘 들을 평을 미리 요구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 말이 자기도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어려운 약속이어서 웃음이 조금 났다. 그는 손을 내밀기 전에 그녀의 손목을 한번 봤다.
그녀는 왼손을 내줬다. 두 사람은 다리 중간까지 손을 잡고 걸었다. 집에서 포옹한 일과 길에서 손을 잡는 일이 다른 설렘일 수 있었다. 르네아는 그가 의상방에 가는 동안에도 자기를 좋아할지 확인하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가 듣고 올 말이 자기에게 모두 전달되지 않아도 오늘 함께 건넌 다리는 실제였다. 맞은편에서 손을 놓자 손바닥에 바람이 들어왔다.
종이 가게에서는 전날과 같은 얇은 종이를 바로 고르지 않았다. 손으로 접을 물건과 빛을 확인할 물건의 쓰임을 따로 설명했다. 주인은 조금 단단한 종이 한 장을 꺼냈고 르네아는 모서리를 접어 봐도 되는지 물었다. 작은 견본에서 접힘이 하얗게 일어났다. 그녀는 그 표시를 숨기지 못하는 종이라서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했다. 관객이 만진 자리가 재료 안에 남을 것이었다.
값을 치르고 나오니 시간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의상방 쪽 길로 돌아가지 않고 운하 옆에 앉았다. 작업방에서 기다릴 때는 손을 쓰는 일이 생겼지만 오늘의 기다림에는 할당된 일이 없었다. 르네아는 그 빈틈이 처음에는 낭비처럼 느껴졌다. 종이를 사 왔으니 바로 접을 수 있었으나 바람이 불었다. 그녀는 가방을 닫고 배를 보았다.
작은 배 한 척이 다리 아래를 지날 때 사람들이 머리를 숙였다. 르네아는 그 모습을 새 주형으로 옮겨 보고 싶었다. 움직이는 다리를 넣으려면 지금 집과 다른 회로가 필요할 것이다. 그녀는 생각만 하고 종이에 약속하지 않았다. 지금 작품에 없는 모양이 떠오르는 일과 다음 공연의 일이 생기는 것은 달랐다. 물 위에는 배가 지나간 뒤의 자국만 길게 남았다.
세르단은 약속한 저녁 전에 돌아왔다. 르네아가 그보다 늦게 집에 들어섰다. 남자는 원고를 식탁에 펴지 않고 저녁거리부터 꺼내고 있었다. 그녀는 먼저 물을 마시고 어떤 말을 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소멜이 마지막 배를 먹는 장면은 좋지만 주인이 옆 가게의 빵을 왜 자기 손으로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글의 평과 별도로 작은 일 제안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르네아는 원고를 읽는 부탁이었느냐고 되물었다. 세르단은 원고에 붙은 조건이 아니라 의상방에서 별도로 받은 제안이라고 말했다. 소멜의 작은 의상전에서 옷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짧은 낭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 날짜나 품은 정하지 않았고, 자기 이야기를 읽을 수도 있다는 정도만 들었다. 르네아는 장인의 평과 일 제안을 섞어 합격 소식으로 받으려던 마음을 멈췄다.
“하고 싶어요?”
그녀가 묻자 세르단은 하고 싶다고 답했다. 바로 다음에는 무대에서 글을 읽는 일도 예전 몸을 먼저 떠올리게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자기가 옆에서 집을 세우면 시선이 분산될 거라는 생각을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남자가 말한 것은 새 장식의 빈자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 손으로 그의 두려움을 배치할 수 없었다.
세르단은 그녀가 무슨 말을 삼켰는지 물었다. 르네아는 환영을 곁들이는 생각을 했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가 잠시 원고를 보더니 오늘은 자기 목소리만으로 어디까지 되는지 먼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 말은 짧았지만 가슴에서는 자기 집이 공연에서 한 번 더 빠진 것처럼 울렸다. 남자는 아직 하지 않기로 한 것을 그녀가 잃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터였다.
그녀는 그 아쉬움도 말했다. 당신의 글을 돕겠다고 한 생각 안에 자기 작품을 다시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섞여 있었다고 했다. 세르단은 고맙다는 말로 그 뒤를 덮지 않았다. 자신도 그녀가 옆에 있으면 덜 떨릴 것 같아서 같이 가자고 먼저 말할 뻔했다고 답했다. 둘은 상대를 필요한 물건으로 고르는 마음을 같은 식탁에서 처음부터 말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그는 짧은 부분을 다시 읽었다. 르네아는 앞서 읽어 준 것과 같은 결말이라도 오늘은 한 사람의 실제 목소리가 어디서 숨을 쉬는지 들었다. 주인이 빵을 두 개 들었다는 줄에서 세르단은 잠깐 멈췄다. 그는 종이를 내려놓고 자기도 두 번째 빵을 들고 가는 사람이 어떤 얼굴인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자기는 그 얼굴이 안 나와서 좋았다고 답했다. 다른 독자의 말을 지우는 평은 아니었다.
세르단은 소멜에게 먼저 자기 목소리만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때 자기가 듣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자는 첫 연습은 혼자 하고, 다음에 어느 대목을 들려줄지 직접 묻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순서가 조금 아쉬웠고 그래서 더 분명히 좋았다. 연인의 손이 닿지 않은 구간도 그의 일에 남아 있었다.
밤빵을 담았던 천을 접으며 르네아는 오늘 자기 몫도 남아 있는지 봤다. 남자의 새로운 일에 귀를 기울였다고 하루의 자기 손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내일 접어 볼 종이를 한 장만 꺼내 뒀다. 그 한 장은 아직 누구에게 보여 주겠다는 물건도 아니었다.
불을 낮출 때 종이집은 창가에서 식탁 끝으로 옮겨졌다. 이번에는 르네아가 접어 상자에 넣었다. 세르단은 원고를 자기 무릎에 두고 마지막 줄을 소리 없이 읽었다. 그녀는 그 옆에서 새 종이의 접힘을 한 번만 눌렀다. 두 사람이 같은 방에서 서로 다른 끝을 만지고 있었다. 내일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그녀의 새 집을 지우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