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집을 보자마자 안에 손을 넣었다. 르네아가 놀라 눈을 들자 그는 종이집이라 괜찮은 줄 알았다고 했다. 그녀는 실제 종이에는 괜찮다고 답했다. 구리실 위의 주형이었다면 먼저 말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 아직 그 집은 자기 무게만으로 탁자에 서 있었다.
“뭘 보면 돼요?”
르네아는 두 창을 가리켰다. 앞에서는 문턱, 옆에서는 안쪽 벽을 보게 만들고 싶었다. 사람이 어디 서느냐에 따라 같은 방이 달리 보이는 짧은 장면이었다. 펜은 앞을 보고 옆을 보고, 둘의 가운데에 섰다. 그러자 두 창 어느 쪽에서도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여긴 틀린 자리예요?”
그녀는 그렇다고 답하려다가 멈췄다. 자기가 그린 그림에는 앞과 옆만 있었다. 둘 사이를 건너가는 사람은 없었다. 펜은 자기가 무슨 시험을 망친 것처럼 한 발을 물렸고, 르네아는 거기 서 있어 달라고 했다. 틀린 자리가 아니라 아직 자기가 생각하지 않은 자리라고 말을 고쳤다.
두 사람은 낮은종의 작은 작업방을 빌려 쓰는 중이었다. 이브론에게는 오전의 빈 시간만 확인했고 바닥의 회로는 쓰지 않았다. 오늘 펜의 품은 두 시간 관찰과 재료 정리까지로 먼저 정했다. 르네아는 그 돈을 자기 준비비에서 꺼냈다. 새 공연의 수입으로 나중에 갚겠다는 약속은 붙이지 않았다.
펜은 시간을 보고 옆창으로 돌아갔다. 르네아는 종이집 안쪽의 흰 면을 검은 천 조각으로 가렸다. 펜이 앞을 볼 때는 문턱이 밝아졌지만 옆으로 돌면 천의 접힌 귀퉁이가 먼저 보였다. 그녀가 그 부분을 더 깊이 넣자 이제 앞창도 어두워졌다. 종이집은 그리는 동안보다 훨씬 좁았다.
그녀는 자를 가져와 창의 폭부터 다시 쟀다. 펜은 자기가 더 몸을 굽히면 잘 보일 것 같다고 했다. 르네아는 몸을 굽히지 않은 채 보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조수가 늘 작가가 생각한 눈높이에 자기 목을 맞출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집을 높은 나무 받침 위로 옮겼다.
이번에는 집이 너무 높았다. 앞창의 아래쪽이 턱에 가려졌다. 펜은 웃음을 참다가 결국 웃었다. 르네아도 웃으며 받침을 하나 뺐다. 자기 도면에서 정확했던 높이는 탁자의 두께를 잊고 있었다. 그녀는 그 빠진 나무 한 장을 종이의 옆에 놓았다. 실제 방에는 늘 그림 바깥의 두께가 있었다.
두 사람은 창을 더 크게 잘라 보지 않았다. 한 번 자른 종이는 돌아오지 않았고 오늘 집은 하나였다. 르네아는 덧붙일 수 있는 종이로 창 가장자리의 가림을 옮겼다. 펜은 제자리에서 보고 앞창으로 걸어왔다. 눈의 이동을 따라 안쪽 벽의 밝기가 바뀌었다. 이번에는 둘 다 말하지 않고 조금 기다렸다.
“앞에서는 누가 나갈 것 같아요.”
펜이 말했다. 옆에서는 누가 들어올 것 같다고도 했다. 르네아는 그 차이가 왜 생겼는지 물었다. 그는 앞의 문턱이 바깥으로 이어져 보이고, 옆의 빈 벽은 문이 열릴 때 가려질 자리 같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가 넣으려던 이야기를 설명하지 않았다. 빈 집만으로도 사람은 없는 사람을 기다렸다.
그 사실이 좋았지만 한편으로 무서웠다. 르네아는 같은 기다림을 관객 모두에게 주고 싶은 자기 욕심을 느꼈다. 옆창을 고른 사람이 앞창에서만 보이는 마지막 동작을 놓치면 어쩌나 싶었다. 펜에게 양쪽을 순서대로 보게 할 생각이었다고 말하자 그는 그러면 고르는 일이 아니고 줄 서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펜을 봤다. 그는 말을 너무 세게 했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아니라고 했다. 자기 종이를 내려다보자 창 두 개 아래에 이미 순서를 뜻하는 작은 숫자가 있었다. 손이 먼저 관객의 길을 정해 놓았다. 그녀는 숫자를 지우고, 지운 자리를 감추지 않은 채 옆에 다른 종이를 뒀다.
남은 시간에는 환영으로 옮길 때 필요한 바닥을 봤다. 실제 구리실은 아직 풀지 않았다. 벽과 천장처럼 보이는 부분을 한 주형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창 둘을 내더라도 회로 하나의 면적 안에 들어오는지 르네아가 선을 그었다. 펜은 그 밖으로 의자를 옮겼다. 시험을 보는 사람의 발이 실 위를 밟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집의 크기는 탁자 위 종이보다 컸지만 사람의 몸이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다. 르네아는 일부러 그 크기를 골랐다. 관객을 자기 환영 속에 넣는 대신 바깥에서 보게 하고 싶었다. 누군가 작은 집을 만지려 하면 하중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은 다음 시험에서 말로도 알려야 했다. 펜의 첫 손이 그 필요를 이미 보여 줬다.
두 시간이 끝나자 그녀는 더 볼 수 있겠느냐고 묻지 않았다. 펜은 뒤의 극장 일이 있었다. 그는 종이집을 싸면서 이건 살아 있는 새도 아닌데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집 안에 아무도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펜은 그러면 계속 비워 둘 것인지 물었다. 그녀는 그 질문을 아직 못 정했다고 했다.
품을 건넨 뒤 방을 원래대로 돌렸다. 바닥에는 아무 환영도 남지 않았다. 이브론이 문 앞에서 집이 너무 작아 극장 표를 팔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오늘 표를 파는 시험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가 웃으며 다음에는 자기도 봐도 되느냐고 하자 그녀는 실제 주형을 세운 뒤에 보자고 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세르단은 글을 쓰지 않고 있었다. 상자는 닫혀 있었고 식탁에는 빵을 자른 칼만 놓였다. 르네아는 소멜의 평 때문에 글이 막혔느냐고 생각했다가 바로 묻지 않았다. 남자는 오전에 한 문단을 고쳤고 그 뒤에는 눈이 피곤해 덮었다고 먼저 말했다. 그녀는 자기 시험도 종이를 두 번 옮긴 뒤에야 보였다고 했다.
“보여 주고 싶은 건 생겼어요?”
그녀는 빈 집을 꺼냈다. 세르단은 앞창 대신 옆창을 골랐다. 르네아는 그가 어제 물었던 자리라 그런지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했다. 아직 안 보인다던 곳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했다는 말이었다. 그녀는 유리등을 옮기고 불빛이 종이에 너무 가깝지 않은지 확인했다. 이번에는 안쪽 벽이 조금 밝아졌다.
남자는 그 벽에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펜도 비슷하게 말했다며 기뻐했다. 그러고 나서 둘이 같은 장면을 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펜은 사람이 들어올 것 같다고 했고 세르단은 벽에 걸린 것이 내려올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무엇을 걸고 싶으냐고 물었다.
“옷이요. 오늘은요.”
세르단은 자기 외투를 봤다. 르네아는 웃었다. 집의 주인을 만들기 전에 그 사람의 옷이 먼저 생겼다. 그녀는 그 옷을 환영으로 넣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한 사람이 같은 빈 벽을 다른 날 보면 다른 것을 기다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창을 고르는 일은 한 번으로 끝나는 답이 아니었다.
그녀는 펜에게 들은 줄 서기의 말을 전했다. 세르단은 자기는 앞창도 보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봐도 된다고 답했다. 남자가 천천히 자리를 옮길 때 그녀는 옆으로 비켰다. 앞창에서는 문턱이 보였다. 그는 문턱이 너무 높아 신발을 벗을 것 같다고 말했고 그녀는 종이 아래 받침 때문이라고 했다.
둘은 종이집을 두고 저녁을 먹었다. 르네아는 자꾸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르단이 오늘 그 집과 셋이 먹는 것이냐고 묻자 그녀는 작은 집은 자기 그릇이 필요 없으니 손해가 없다고 답했다. 남자는 벌써 돈을 써서 셋째 식구로 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웃다가 오늘 펜의 품과 재료를 장부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식사 뒤 실제로 셌을 때 숫자는 웃음보다 무거웠다. 이번 시험은 수입이 없는 준비였다. 르네아는 다음 단계까지 한꺼번에 쓰지 않기로 했다. 바닥의 짧은 실과 작은 주형에 필요한 품을 먼저 물은 뒤, 자기 여유 안에서 하루를 골라야 했다. 남자에게 손해가 나면 어떻게 할지 묻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가 자기 돈의 보증인이 되는 질문은 아니었다.
세르단은 자기 목공 품을 따로 넣었다. 같이 사는 집의 비용과 각자의 작업비가 식탁 위에서 다른 곳으로 갔다. 그는 오늘 자기가 쓸 수 있는 몫을 확인하고 종이를 접었다. 르네아는 그에게 이번 시험을 함께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남자는 관객으로는 보고 싶지만 오늘은 서서 움직이는 역할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답했다. 조금 서운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니 없지는 않았다. 자기 새 집을 제일 가까운 사람이 직접 움직여 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그 바람이 실제 몸의 답보다 앞설 수는 없었다. 르네아는 앉아서 볼 자리를 도면에 하나 넣었다. 그가 보기로 한 날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옆에 썼다.
세르단이 자기 문단을 읽어 줘도 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바로 좋다고 했다. 남자의 글에서는 가게 주인이 문을 닫기 전 뒷방으로 돌아갔다. 창가에 널린 천이 아니라 자기가 먹다 남긴 배 한 조각을 찾았다. 그 과일은 아침의 첫 문단에도 있었다. 르네아는 남자가 빵만 사 먹으러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처음 들었다.
“배를 버려요?”
“아직 그 뒤는 못 썼어요.”
그녀는 배가 다시 먹힐지보다 그 사람이 자기 손을 어디 두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세르단은 그 말을 듣고 잠깐 종이를 내려놨다. 소멜의 평을 대신 채점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르네아도 더 좋은 끝을 알려 주지 않았다. 남자는 고맙다고 하고 글을 접었다. 오늘 읽은 것은 완성된 결말이 아니라 실제로 고친 한 문단이었다.
창가를 정리하다가 종이집의 한쪽 귀퉁이가 내려앉았다. 펜이 자꾸 만졌던 부분이었다. 르네아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가 이미 넘어진 집을 봤다. 종이가 닳은 것뿐이었다. 그 집을 내일도 쓸 수는 있겠지만 영구히 같은 모양으로 버티지는 못했다. 그녀는 접힌 곳을 새 종이에 옮겼다.
이번에는 가운데 자리에서 보일 모양도 그렸다. 그곳에는 창 하나가 아니라 두 벽의 모서리가 있었다. 르네아는 모서리를 지우지 않았다. 두 개의 이야기가 만나는 곳이 언제나 가장 풍부하게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거기 서고 싶은 사람을 아무것도 없는 자리로 쫓아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환영의 벽을 완전히 메우지 않고 아래쪽에 가는 빛을 남기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옆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바닥의 한 줄을 따라 집이 서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펜에게 설명하기 전에 자기가 주형을 세워 봐야 했다. 종이에서는 늘 쉬웠던 일이었으니까.
세르단은 불을 낮추며 그녀가 손을 놓을 때까지 기다렸다. 르네아는 오늘의 그림을 상자에 넣고 먼저 다가갔다.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어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잠깐 이마를 기댔다. 작은 집에 누구를 넣을지 아직 몰라도 자기 집의 누군가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은 말할 수 있었다.
“나중에 봤을 때, 별로라고 해도 돼요.”
그녀가 말했다. 세르단은 그럼 좋으면 좋다고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웃으며 그것도 자기가 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남자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받쳤다. 내일의 실은 아직 바닥에 없었고, 오늘 두 사람 사이에 남은 것은 어느 창으로 봐야 한다는 지시 없이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