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르네아는 식탁의 의자를 반 칸 당기다가 멈췄다. 어제 관객이 앉았다 간 여덟 의자를 떠올린 탓이었다. 지금 의자를 움직이는 이유는 자기 무릎이 편하게 들어갈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원고의 빈 줄을 채우거나 관객의 눈을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의자를 조금 더 당기고 앉았다. 창을 일찍 풀었던 손에는 아직 사용한 뒤의 묵직함이 남아 있었다.
세르단은 이미 다른 쪽에서 자기 종이를 정리하고 있었다. 르네아는 무엇을 쓰느냐고 물으려다가 남자의 손을 봤다. 막 마지막 줄을 쓰는 중이었다. 그녀는 물을 마시며 기다렸다. 그가 종이를 접고 나서야 질문했다. 세르단은 아직 제목 없는 짧은 글이며, 나중에 읽어 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르네아는 좋다고 답했다. 자기 공연을 본 사람에게 다음 날 바로 자기 얘기만 다시 들려주려 했다는 것을 조금 늦게 알았다.
“오늘은 어느 때가 좋아요?”
그녀가 묻자 그는 저녁에, 둘 다 일을 마친 뒤가 좋겠다고 했다. 오늘 오전에는 따로 확인할 목공 일이 있었다. 르네아는 자기도 극장에서 원고와 품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제 여덟 자리가 찼다고 그 일들이 저절로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둘은 각자 그릇을 씻었다. 그녀가 먼저 나갔고 남자는 뒤에서 문을 닫았다. 같은 집에서 나와도 오늘의 목적지는 달랐다.
낮은종의 작은 방에는 다른 준비가 들어오고 있었다. 르네아는 어제와 같은 빈 무대를 기대한 자신이 우스웠다. 의자가 벽으로 옮겨져 있었고 탁자 위에는 다른 사람의 천이 있었다. 펜이 그녀의 원고를 따로 묶어 두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맙다고 하고 자기 묶음만 들었다. 어제 손이 보였던 자리라고 오늘도 비워 두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방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야 했다.
이브론은 어제 받은 표의 몫과 실제로 나간 품을 다시 보여 줬다. 약속한 작업자 몫은 이미 지급됐고, 르네아가 준비에 쓴 자기 몫은 일부 돌아오지 않았다. 숫자가 밤사이 좋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알겠다고 답했다. 아쉬운 공연이었으니 자기 품을 더 낮춰 다음을 열면 되겠다는 제안이 입에 올라왔다가 멈췄다. 어제의 아쉬움을 내일 노동의 싼값으로 갚고 싶지는 않았다.
이브론이 같은 방에서 다시 읽을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하고 싶지만 새 날짜를 달라고 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현재 원고에서 두 사람이 바뀌는 자리가 덜 보였고, 창을 계획보다 일찍 푼 것도 남아 있었다. 그녀는 둘을 한 번에 고치기 위해 더 큰 빛을 세우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극장주는 그렇다면 수정한 글을 먼저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공연 약속은 아니었다.
그녀는 원고를 건넬 수는 있다고 답했다. 다만 글을 보는 일과 새 배우의 품, 방의 사용은 따로 정해야 했다. 이브론은 자기도 날짜를 비워 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르네아는 그 말에 서운함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어제는 같은 말을 덜 서운하게 받았는데 하루가 지나니 또 달랐다. 그녀는 자기 감정이 한번 배운 규칙을 늘 따라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날짜를 요구하지 않았다.
펜은 어제 나가도 되느냐고 물었던 사람이 끝까지 남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르네아는 그걸 관객이 결국 모두 좋아했다는 증거로 정리하지 말자고 했다. 조수는 자기도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나갈 길을 다시 설명했을 때 어느 의자 쪽으로 안내해야 할지 한 번 헷갈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길을 물었다. 펜은 바뀐 의자 하나 때문에 자기 발을 반 칸 고쳐야 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어제 원고에 적어 둔 빈 줄 옆에 그 말을 남겼다. 새로운 금지 문장을 관객에게 잔뜩 늘릴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이 질문했을 때 실제로 답할 수 있는 길이 필요했다. 펜에게 그 자리에서 다시 보여 달라고 하려다가 오늘 그의 맡은 일을 물었다. 조수는 다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르네아는 그럼 지금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어제 자기 공연을 도왔다는 이유로 오늘의 품까지 가져올 수는 없었다.
나델은 잠깐 원고를 받으러 왔다. 배우는 어제 읽은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이 바뀌는 첫 줄이 자기도 약했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다벨이 같은 쪽을 놓쳤다고 답했다. 나델은 그럼 두 사람에게 색이 다른 천을 들려 주면 바로 보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 방법을 적었다. 배우는 그렇지만 지금 글의 인물이 자기 옷 말고 남의 표시까지 들고 있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르네아는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두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한 사람의 손에 표식을 더 쥐여 주는 일은 쉬워 보였다. 그러나 옷을 말리던 인물은 이미 자기 할 일이 있었다. 빵을 가져온 사람에게도 돌아온 이유가 있었다. 관객이 놓쳤으니 더 큰 신호를 붙이는 것과, 말의 시작이 사람을 알려 주게 고치는 것은 다른 방향이었다. 그녀는 둘 다 한번 비교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읽는 품은 다시 정하는 거죠?”
나델이 물었다. 르네아는 그렇다고 답했다. 오늘 여기서 잠깐 한 번만 읽어 주면 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전 준비와 공연의 약속은 끝났다. 그녀는 자기에게 쓸 수 있는 범위를 보고 짧은 새 읽기 한 번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배우는 일정이 맞으면 답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새 고용이 성립한 것처럼 끝나지 않았다. 르네아는 원고 묶음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운하 쪽 벤치에서 종이를 폈다. 처음에는 색 다른 천을 가진 두 인물을 그렸다. 한 명이 말을 시작할 때마다 천이 손에서 바뀌었다. 글만 읽어도 동작이 많았다. 그녀는 그 아래에 아무것도 들지 않는 시작도 써 봤다. 돌아온 사람이 빵을 탁자에 놓기 전에, 왜 옷이 의자에 있느냐고 묻는 첫 줄이었다. 상대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면서 둘 사이의 작은 짜증도 같이 생겼다.
그녀는 혼자 소리 내 읽다가 지나가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사람은 말을 걸지 않고 길을 갔다. 르네아는 웃었다. 원고를 쓰는 사람이 공공 벤치를 자기 연습실처럼 쓸 수는 없었다. 목소리를 낮추고 마지막 두 줄만 읽었다. 글의 인물이 짜증을 낸다고 자기를 싫어하는 관객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도 완벽하게 상대를 반기는 사람일 필요는 없었다.
문득 세르단이 어제 집에 돌아와 물을 먼저 마시러 갔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 움직임을 그대로 글에 옮기려다가 손을 멈췄다. 함께 사는 모든 버릇이 자기 원고의 공짜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관찰한 일에서 새 인물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남자가 자기 얘기라고 느낄 만큼 가까운 말을 가져갈 때는 먼저 묻고 싶었다. 르네아는 그 자리에 다른 행동을 썼다. 돌아온 사람은 자기 젖은 신발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신발 하나가 들어오자 방의 모습이 달라졌다. 의자는 이미 젖은 옷이 차지했고 바닥에는 지나갈 길이 필요했다. 먼저 있던 사람은 빵보다 바닥의 자국을 봤다. 나중 온 사람은 환영받고 싶은 얼굴로 신발을 들고 서 있었다. 르네아는 그 장면을 쓰다가 웃었다. 상대가 돌아와 기쁘면서도 먼저 바닥을 닦으라고 말할 수 있었다. 사랑이 집의 모든 물기를 마르게 하지는 않았다.
점심은 노점에서 따뜻한 수프를 먹었다. 원고에서 인물에게 짜증을 내게 했다고 자기 점심까지 거칠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그릇을 손에 받으며 어제 쓴 손이 아직 피곤하다는 것을 느꼈다. 오후에는 실을 당기는 연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창을 일찍 풀었다는 아쉬움을 곧바로 손끝으로 갚을 수는 없었다. 새 글은 실 없이도 써 볼 수 있었다. 오늘 몸이 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식탁 한쪽을 비웠다. 세르단이 읽어 달라던 종이를 놓을 자리였다. 르네아는 자기 원고를 전부 치우지는 않았다. 둘 다 쓰는 식탁이니 서로의 일을 없애야만 자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종이 높이를 줄이고 잉크병을 가운데에서 옮겼다. 빈 폭이 생겼다. 공연장의 여덟 자리와 다른 한 자리를 손으로 만들어 보는 기분이었다.
세르단은 약속한 저녁보다 조금 늦게 돌아왔다. 확인하러 간 일이 길어졌고 현재 머리는 괜찮지만 잠깐 앉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지금 읽어 주겠다고 재촉하지 않았다. 둘은 먼저 물을 마셨다. 남자는 자기 종이를 펴 놓고 오늘 꼭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끝까지 읽는 것을 성의의 시험으로 삼으려던 마음이 있었는지 잠깐 생각했다. 우선 첫 장을 받았다.
글에는 춤이 없었다. 작은 가게를 닫는 사람이 등불을 하나씩 끄다가 마지막 불을 남기는 이야기였다. 르네아는 세르단의 몸이 예전 무대에서 할 수 있었던 동작을 찾지 않았다. 대신 불을 남겨 두는 사람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궁금했다. 첫 장 끝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을 들었다. 남자가 지금 어디까지 읽었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불이 남아 있는 데까지라고 답했다.
그는 그 지점에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누군가 돌아와 주기를 바라며 쓴 것 같다고 말했다가, 바로 자기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세르단은 뒤에서는 문을 닫는 사람이 먼저 나간다고 했다. 르네아는 아직 그 부분을 읽지 못했다. 자기 공연에서 돌아온 사람을 계속 쓰던 탓에 남자의 방까지 기다리는 방으로 보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다시 종이로 눈을 내렸다.
남자는 쓰는 동안 좋아졌던 문장이 있다고 했다. ‘돌아오지 않아도 길이 보이게’라는 짧은 줄이었다. 르네아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자기 두 번째 장면에도 넣고 싶을 만큼 좋았다. 그녀는 먼저 그 말을 했다. 세르단은 잠깐 생각하고, 지금은 자기 글에만 두고 싶다고 답했다. 르네아는 예상하지 못해 손을 멈췄다. 남자가 웃으며 설명을 더 얹지는 않았다.
“알겠어요. 여기서 읽을게요.”
그녀가 답했다. 좋아하는 사람의 문장을 좋아한다는 것과 자기 작품에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달랐다. 서운함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자기 것을 말해 준 것이 좋았다. 르네아는 그 문장을 원고 여백에 베껴 쓰지 않았다. 세르단의 종이 위에서 한 번 더 읽었다. 빛을 남기는 사람이 마지막 불 앞에서 자기 외투를 입고 있었다.
그날 둘은 한 장을 더 읽고 끝냈다. 남은 장을 내일 꼭 보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르네아는 지금 읽은 데서 궁금한 것을 말했고 남자는 아직 고칠 줄을 표시했다. 그녀가 원고를 돌려주며 손을 잡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세르단은 지금은 좋다고 했다. 남자의 종이는 옆에 있었고 그녀의 종이는 반대편에 있었다. 가운데서 맞잡은 손은 어느 쪽 글의 소품도 아니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르네아는 자기 원고의 신발을 다시 봤다. 돌아온 사람이 신발을 들고 묻는 첫 줄이 남아 있었다. 세르단의 문장을 빌리지 않아도 인물은 방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젖은 옷을 치우지 않는 상대의 대답을 썼다. ‘그걸 먼저 내려놓을 자리를 찾아.’ 조금 무뚝뚝했지만 자기 손에서 나온 말이었다. 다음 날에는 그 대답을 받은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