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벨의 답은 르네아가 예상한 것보다 짧았다. 큰 창은 아직 만들 수 없고, 예전에 쓰던 작은 틀을 한 번 볼 자리는 마련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대신 그는 이 장면에서 빛이 꼭 해야 하는 일을 자기 눈으로 보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마지막 줄 앞에서 한동안 연필을 멈췄다.
빛이 예쁘면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 말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배우의 품과 바닥과 고정대를 써서 예쁘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을 얻는지 자기도 알고 싶었다. 그녀는 자기 수입에서 이번에 쓸 수 있는 몫을 다시 셌다. 생활비를 빼고 남긴 범위 안에서 짧은 확인만 할 수 있었다.
서로 가능한 날을 맞추는 데 사흘이 걸렸다. 그동안 르네아는 원고를 더 길게 만들지 않았다. 소멜에게서 찾아온 자기 겉옷을 입었고, 수선된 안쪽이 피부에 닿는 느낌을 봤다. 옷에는 대단한 이야기 대신 입을 때 걸리지 않는 소매가 생겼다. 그녀는 그 차이가 오늘의 주인공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낮은종의 작은 방에는 관객 대신 정해 둔 작업자들이 있었다. 바닥 담당자는 예전에 쓴 회로와 고정대의 현재 상태를 봤고, 다벨은 보는 자리에 앉았다. 펜은 따로 맡은 준비와 정리를 하러 와 있었다. 르네아는 그가 전에 했던 배우 역할까지 오늘 덧붙일 생각은 없었다.
세르단은 몸 상태를 말한 뒤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느린 직선으로 들어와 앉고, 천을 펴 보는 범위였다. 회전은 없었다. 실제 바늘도 쓰지 않았다. 르네아가 어깨 쪽의 천 무게를 묻자 그는 지금 것은 편하지만 장면 내내 들고 있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녀는 내려놓을 자리를 앞에 남겼다.
다벨이 원고를 펼쳤다. 펜은 물건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같은 쪽을 봤다. 르네아는 사람 몇 명의 시선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빈 방과 다른 저항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 바닥의 범위를 확인한 까닭도 그 차이였다. 작은 틀이라고 저절로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익숙한 창 모양 하나를 엮었다. 새 주형을 겹치지 않았고 넓이도 늘리지 않았다. 빛의 면은 세르단의 왼쪽에 남았다. 그가 천을 펼치자 가장자리의 밝음이 손가락 사이로 갈라졌다. 르네아는 종이와 그림자가 아닌 실제 몸이 그 옆에 있다는 것을 처음 손끝으로 느꼈다.
첫 대사가 나왔다. 세르단은 천의 틀린 모서리를 보고 한 번 웃었다. 그 웃음에 다벨의 시선이 아래로 갔다. 창의 한쪽이 미세하게 당겼다. 르네아는 손을 더 높이지 않고 지금의 면을 지켰다. 그녀가 만든 것을 오래 보게 하는 일보다 배우의 동작이 먼저 진행되고 있었다.
세르단이 천의 안쪽을 뒤집었다. 르네아가 얼굴을 더 보이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고개는 자연스럽게 숙여졌다. 다벨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펜은 발을 옮기지 않았다. 손이 남긴 작은 틈에 방 안의 시선이 모였다. 그녀는 그 집중이 박수와 다른 방식으로 실을 당기는 것을 느꼈다.
세르단은 다음 대사를 읽었다. “여긴 내 손이 아니었군.” 이번에는 조금 낮은 목소리였다. 르네아는 그 차이가 오늘의 몸 때문인지, 읽기를 바꾼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지금 물으면 장면을 끊어야 했다. 그녀는 답을 자기 머리로 채우지 않고 그가 다음 행동을 고르는 것을 봤다.
천을 접는 손이 멈췄다. 종이에는 바로 이때 빛을 놓기 시작한다고 써 있었다. 르네아는 검지를 두 번 움직여 부하를 낮추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정한 말로 해제를 알렸다. 세르단은 천을 무릎 위에 놓았다. 여덟 박자의 첫째가 시작됐다.
둘째에 그의 손가락이 천 모서리를 만졌다. 셋째에는 아무 동작도 하지 않았다. 르네아는 그 정적이 좋다고 생각했다. 넷째, 다섯째. 창은 점차 얇아지고 있었다. 세르단의 얼굴은 여전히 천 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그 침묵이 자기에게 필요한 시간을 배우가 잘 채워 준 것이라고 느꼈다.
여섯째에 남자가 눈을 들었다. 르네아는 다음 대사를 시작하려는 줄 알았다. 그는 손바닥을 작게 폈다. 새 동작은 이미 멎어 있었고 그녀는 현재 하중을 계속 풀었다. 일곱째를 센 뒤 고정대의 남은 힘을 확인했다. 여덟째가 끝나고 창이 사라졌다.
방에는 실제 조명과 천과 사람만 남았다. 르네아는 바로 좋았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세르단이 손을 내리고 자기는 끝이 어디인지 놓쳤다고 말했다. 빛이 풀리는 동안 그냥 앉아 있어야 하는지, 옷을 입을 준비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답이었다.
그녀는 자기 종이를 봤다. ‘빛이 사라지는 동안 남아 있다’라는 지시만 있었다. 소멜의 바늘이 실패하는 시간이 살아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정작 배우에게는 아무 일도 주지 않고 자기 해제를 기다리라고 써 놓았다. 예쁜 침묵이 종이 위에서 다시 빈 의자로 돌아왔다.
“손을 놓고 쉬면 되는 줄 알았어요.”
르네아가 말했다. 세르단은 쉬는 시간이면 자기는 관객 쪽을 살피거나 다리 위치를 고르고 싶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주인공으로 앉아 있으라는 뜻이라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둘을 같은 말로 묶은 것을 인정했다.
다벨이 원고의 끝을 손끝으로 눌렀다. 그는 지금 자기가 본 것은 남의 실밥을 찾다가 빛이 꺼져 버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르네아는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인공을 남겨 두는 빛을 만들려고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빛이 먼저 끝나 버린 장면처럼 들렸다.
펜은 자기에게 묻지 않은 채 감상을 보태지 않았다. 정리할 물건을 옮길 때가 가까워졌다는 말만 했다. 르네아는 그 목소리 덕분에 남은 시간을 다시 봤다. 오늘은 같은 작은 틀을 확인하는 한 차례로 정한 준비였다. 마음이 급해졌다고 새 시도를 덧붙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창을 다시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금 풀린 회로와 바닥은 담당자가 확인했고, 세르단은 쉬는 자리로 갔다. 르네아는 원고의 끝만 펴서 그의 의견을 물었다. 손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였다. 그는 천을 입어 보려고 일어나기보다, 안쪽 자국을 자기 손으로 덮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럼 이전 사람을 지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녀가 말했다. 세르단은 그런 뜻이 아니라 지금 자기 손이 닿는지 보는 행동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잠깐 입을 다물었다. 자기 해석이 빠를수록 배우가 실제로 하려는 일은 그 뒤로 밀렸다. 손 하나에도 그녀가 붙이고 싶은 상징이 너무 많았다.
다벨은 자기가 옆에서 보기에는 얼굴이 덜 보이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천의 틀린 모서리가 더 잘 보였다는 답이었다. 르네아는 그 답만 좋은 결과로 챙기고 싶어졌다. 그러나 오늘 끝이 비어 있었다는 말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 답이었다. 그녀는 두 말을 함께 적었다.
준비를 마친 뒤 펜이 천을 받아 보관 쪽에 넣었다. 그는 빈손으로 일어나는 사람이 전보다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자기가 또 배우의 손을 빌려 시간을 버텼다고 했다. 펜은 오늘은 그 사람이 자기 입으로 끝을 물었다고 답했다. 그 사실은 조금 달랐다.
세르단은 쉬었다가 천천히 나왔다. 르네아는 집까지 같이 갈지 물었고 그는 오늘은 혼자 잠깐 걷고 싶다고 했다. 그녀의 가슴이 한 번 내려앉았다. 남자는 다벨의 말과 자기 동작을 생각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혼자 있고 싶은 이유를 더 증명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도 다른 길로 나왔다. 운하 위 접이식 다리는 사람들이 지나간 뒤 잠깐 올라가고 있었다. 물길이 열릴 때마다 양쪽의 사람들은 기다렸다. 르네아는 그 모습을 보며 모든 기다림을 나쁜 노동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기다리는지 아는가였다.
주인공은 창이 풀리는 때를 알아야 했다. 관객도 그 빛이 꺼진다고 사람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했다. 르네아는 주인공에게 새 물건을 꺼내게 할 뻔했다. 동작을 더 넣으면 빈 시간이 채워질 것 같았다. 그러나 실이 얇아지는 동안 복잡한 일을 더 요구할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벤치에 앉아 자기 소매를 만졌다. 수선된 안쪽은 처음 입을 때 낯설었다. 손등을 넣어 실제로 걸리는 곳이 없는지 살핀 뒤에야 외투가 다시 자기 옷이 됐다. 지금 주인공에게도 대단한 결심보다 그런 확인이 필요했다. 남이 남긴 자국에 자기 손을 대 보는 일.
집으로 돌아오자 세르단의 신발은 아직 없었다. 르네아는 밥을 데우고 한 사람 몫을 따로 덮었다. 자기가 서운하다는 말을 준비하면서 기다리지는 않았다. 대신 원고의 끝을 바꿨다. 창의 해제를 말로 알리고, 주인공은 천을 내려놓아도 되고 자기 손에 맞춰 보아도 되는 장면으로 썼다.
그 두 동작을 매번 자유롭게 고르라는 즉흥 연기를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 배우와 다음에 실제로 하나를 골라야 했다. 그녀는 종이 가장자리에 질문을 써 뒀다. 지금은 장면의 감정만으로 몸의 빈 시간을 채우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 문장을 세르단의 의사처럼 본문에 집어넣지 않았다.
남자는 저녁이 조금 지난 뒤 돌아왔다. 먼저 손을 씻고 자기는 길에서 편하게 걸었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오늘 자기에게서 멀어지고 싶었던 것이냐는 질문을 삼켰다. 대신 혼자 걷는 시간이 어땠느냐고 물었다. 그는 다음 대사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바꾼 끝을 보여 줬다. 세르단은 읽고, 그중 손을 맞춰 보는 동작을 다음 짧은 읽기에서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좋다고 답했다. 오늘 자기 해제를 기다리는 동안의 침묵이 마음에 들었다는 말도 했다. 남자는 자기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때였다고 다시 말했다.
그녀는 알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 좋아 보였다는 자기 감상을 없앨 생각은 없지만, 배우가 같은 불확실함을 다시 견디게 할 이유로 쓰지는 않겠다고 했다. 세르단은 그 말을 듣고 종이를 내려놨다. 르네아는 드디어 오늘의 아름다움과 오늘의 문제를 함께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둘은 늦은 저녁을 먹었다. 남자는 덮어 둔 접시를 보고 고맙다고 했다. 르네아는 돌아오는 시각을 약속하지 않았으니 따뜻한 밥까지 맡아 놓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자기 접시가 있는 것은 좋다고 했다. 두 사람 사이의 남는 일은 때로 이렇게 단순했다.
잠들기 전에 그녀는 오늘 준비의 비용을 정리했다. 한 차례의 창과 읽기는 끝났고, 배우와 작업자의 약속한 몫은 지급했다. 다음 한 번을 하려면 남은 예산과 몸과 방의 시간을 다시 맞춰야 했다. 그 계산 때문에 장면을 포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이제 어느 한 번을 정말 보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
르네아는 원고 마지막에 한 문장을 더 썼다. 창이 사라진 뒤에도 손은 천 위에 남아 있다. 이번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라고 쓴 말이 아니었다. 손을 댄 사람이 자기 때에 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내일 그 문장을 세르단에게 읽어 달라고 먼저 물어볼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