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결의 연습실 문은 열어 둬도 한쪽으로 돌아왔다.
르네아는 문 아래에 쐐기를 대고 발을 뺐다. 나무가 조금 미끄러지더니 멈췄다. 먼저 들어가겠다고 했던 펜이 아직 바깥에 서 있었다. 그는 짐을 놓을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기 발밑부터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답장을 보낸 다음 날 조건이 확인됐고, 그 이튿날인 오늘은 바닥을 보는 날이었다. 닷새 뒤로 제안받았던 시연은 그대로 사흘 뒤였다. 오늘의 짧은 확인 시간도 작업비에 들어갔다. 확정된 것은 그 시간과 일의 범위였다. 뒤의 공개 공연은 누구도 약속하지 않았다.
펜은 낮은종에서 쓰던 물병 대신 자기 작은 상자를 가져왔다. 고정 도구와 갈아 신을 신발이 들어 있었다. 르네아는 상자를 벽 옆에 놓자고 했다가 그 자리가 출입문이 돌아오는 길임을 알았다. 문은 글로 적힌 동선보다 자주 움직였다.
연습실의 무대 담당자는 바닥의 연결판을 열었다. 구리실 한 회로가 작은 네모를 만들었다. 반대쪽 회로는 오늘 쓰지 않았다. 르네아는 손가락으로 매듭을 따라가며 마모와 고정대의 받침을 봤다. 큰 극장이라고 모든 실이 새것인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창을 놓을 네모를 정하고, 실제 나무 의자를 가져왔다. 펜이 앉았다 일어나 보았다. 객석으로 정한 두 의자는 무대와 너무 가까웠다. 그 자리에서는 창의 높이보다 사람이 일어설 때 무릎이 먼저 보였다.
“더 뒤로 가면 되겠네요.”
르네아가 말했다. 펜은 물병을 손에 든 채 뒤로 가려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녀는 웃었다. 아직 움직이는 사람과 보는 사람의 자리를 한 번에 자기 손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녀는 객석 의자만 뒤로 밀었다.
두 사람이 바닥에 작은 천 조각을 놓아 자리를 표시했다. 나중에 치워야 할 실제 물건이었다. 그 위로 구리실을 가리거나 의자 다리가 올라가지 않게 했다. 펜은 창틀을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장면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자에서 물병을 꺼내 벽의 받침으로 갔다. 병을 놓고 의자에 앉았다. 르네아는 그가 물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펜은 이미 들어오기 전에 마셨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러면 왜 의자에 앉았는지 물었다.
“갈아 신을 곳이 없어서요.”
그는 한쪽 신발을 벗었다. 르네아는 처음에는 웃었지만, 펜은 자기 신발끈을 손으로 천천히 풀었다. 웃기려고 만든 동작은 아니었다. 바닥을 확인하러 온 사람이 실내에서 쓸 신발로 갈아 신는 실제 시간이 생겼다.
그녀는 그 장면을 끝까지 보았다. 사람은 의자에 앉아야 했고, 두 손은 이미 하고 있는 일이 있었다. 창을 쳐다보라는 지시를 넣으면 발이 도중에 멈출 것 같았다. 펜은 신발을 바꿔 신고 벗은 것을 상자에 넣었다.
의자가 비었다. 그가 나가자 창이 놓일 자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벽 앞에 있었다. 르네아는 처음 그린 물병의 길을 떠올렸다. 그 길은 낮은종에서 시작했으므로 여기에 그대로 데려와도 같은 이유를 갖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해 보고 싶다고 말하자 펜은 신발을 몇 번이나 갈아 신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오늘은 한 번 더면 좋겠다고 했다. 그 뒤에는 의자 위치와 길만 볼 생각이었다. 조수는 그 정도면 자기 발도 극을 이해하겠다고 답했다.
두 번째에는 그가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르네아는 보고 있는 자기 몸을 낮췄다. 상자 뚜껑이 펜의 얼굴을 잠깐 가렸다. 그것을 무릎에 놓으니 고개가 아래로 내려갔다. 창이 생긴다면 그 바깥을 안 보는 사람이 되는 장면이었다.
보러 온 사람이 창을 안 본다는 점이 그녀를 붙잡았다. 관객 둘의 집중이 푸른 면으로 모이지 않으면 환영의 장력도 다르게 생길 터였다. 누가 무엇을 볼지는 명령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작게 시작할 수 있는 틀의 폭을 재었다.
담당자가 다음 사용 시간을 알려 왔다. 르네아는 환영을 오늘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정대 확인과 실제 동선만으로 시간을 썼다. 펜이 아쉬워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올리기 전에 자기가 없앨 뻔한 장면을 봐서 괜찮다고 답했다.
바깥에서 점심을 먹을 때 그는 시연에서도 이 신발을 신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동작을 같이 골랐으니 그가 신기 편한 것으로 정하자고 했다. 펜은 그러면 새 신발을 사는 장면은 피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둘은 빵 안의 단단한 껍질을 한 번씩 깨물었다.
그녀는 그의 이름을 어디에 적을지 물었다. 펜은 조수 일당과 다른 별도 공연료가 생긴 것이 아니라 오늘 합의한 작업의 일부라는 점을 확인했다. 르네아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더라도 그가 고른 동작을 자기가 혼자 만든 것으로 말할 생각은 없었다.
펜은 이름을 길게 늘이지 말고 함께 움직임을 정했다고 말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극의 주인공을 썼다는 뜻으로 들리면 그것도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르네아는 알겠다고 했다. 정확한 이름은 누가 더 많이 차지할지 겨루는 말과 달랐다.
그녀는 그가 돌아간 뒤 혼자 길을 걸었다. 오늘은 남자가 마이라의 연습에 가는 날이었다. 집에서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머릿속으로 설명이 시작됐다. 신발이 나온 창이라고 하면 세르단이 먼저 웃을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웃음을 보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웃을 사람을 미리 앉혀 놓고 오늘 장면이 좋은지 결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은 연인을 덜 좋아하는 일과 같지 않았다. 방금 펜에게 들은 대답은 이미 자기 것과 다른 자리를 가졌다.
집에 돌아오니 식탁에 짧은 종이가 있었다. 세르단은 저녁에 늦지 않을 생각이지만 기다려야 할 정도로 늦으면 먼저 먹으라고 적었다. 르네아는 종이를 들고 부엌으로 갔다. 다정한 말인데 그 옆에 쓰인 기다림이 유난히 또렷했다.
그녀는 먼저 손을 씻고 자기 점심 그릇을 치웠다. 그러고는 방의 모형 앞에 앉았다. 종이 사람의 발을 잘라 다시 접었다. 신발을 벗는 동작을 조그만 인형으로 만들기는 어려웠다. 손가락으로 버티면 사람의 얼굴을 자기가 또 가렸다.
결국 그녀는 인형을 내려놓고 자기 발을 보았다. 의자에 앉아 끈을 풀자 허리가 앞으로 굽었다. 창밖의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 허리를 펴니 나무의 윗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자기 방에서도 보는 순서가 몸 때문에 달라졌다.
르네아는 자기가 만든 그림을 못 보는 순간을 없애려 했던 것을 알았다. 관객에게 놓치는 시간을 주면 그림이 약해질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세르단의 새 글을 들을 때도 처음부터 모든 상자를 열어 주면 보고 싶은 사람이 남지 않았을 것이다.
저녁에 남자가 돌아왔을 때 그녀는 한쪽 신발만 벗고 있었다. 세르단이 문에서 멈췄다. 르네아는 곧 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집에 손님이 와 있는 줄 알았다고 답했다. 그녀는 실험 중이라고 했고 남자는 그래 보인다고 웃었다.
그녀는 자기 이야기를 먼저 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남자는 옷을 걸고 물을 마신 다음에 듣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입에 올린 신발 이야기를 잠깐 놓았다. 그녀에게 오늘의 장면인 것이 그에게는 문을 열자마자 받을 설명이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그릇을 꺼내고 음식을 데웠다. 세르단은 마이라의 연습에서 자기 글이 실제 사람 입에 들어가니 한 문장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르네아는 어디인지 물었다. 남자는 오늘은 대사보다 그 뒤 조용해진 시간이 더 좋았다고 답했다.
그녀가 글을 더 가져왔느냐고 묻자 그는 자기가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오늘은 읽지 않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듣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보다 그가 자기 일을 하고 돌아온 얼굴이 더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아쉬움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신발을 바꿔 신는 사람을 이야기했다. 세르단은 한참 듣더니 자신도 그런 일은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르네아가 입을 열려 하자 그는 부탁을 다시 하라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늘도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았다는 말이었다.
“알아요. 그런데 바로 미안해지네요.”
그녀가 말했다. 남자는 그 미안함을 자기 배역으로 바꿔 주지는 말라고 했다. 르네아는 웃다가 눈을 내렸다. 자기가 쉬운 마음을 만들려고 그를 다시 넣으면 이번에는 펜이 같이 고른 길이 구겨질 것 같았다.
그녀는 시연을 보고 싶은지 물었다. 세르단은 그날 마이라와 자기 글의 다음 부분을 보기로 했다고 답했다. 시간이 같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오늘은 두 약속을 겹쳐 넣고 싶지 않다고 했다. 르네아는 자기 초대를 거절당한 자리에 잠깐 혼자 앉았다.
거절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자기였다. 그 말이 실제로 돌아오니 한 번의 고개 끄덕임으로 다 받아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르단은 자신도 보고 싶은데 그날은 글을 더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누구를 더 좋아하는지 묻는 말이 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녀는 다음번에는 언제라고 약속하지 않았다. 끝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있다고 했다. 남자는 그러면 자기가 물을 준비해 놓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빵 대신 물이냐고 그녀가 묻자 세르단은 오늘 신발을 보니 목이 마를 것 같다고 했다.
둘은 식사를 끝냈다. 그가 그릇을 들고 가는 동안 르네아는 발을 바닥에 똑바로 놓았다. 같이 살면 남의 일정도 자기 방에 들어왔다. 문을 하나 더 달아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오늘의 거절을 공연의 실패처럼 들고 가지 않기로 했다.
밤에는 펜이 건넨 동작 순서를 새 종이에 적었다. 상자가 들어오고, 신발이 바뀌고, 상자가 나갔다. 물병의 길과 다른 길이었다. 그녀가 좋아했던 푸른 면은 그 가운데 잠깐만 드러나도 됐다. 보는 사람의 고개를 억지로 위로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림 옆에는 창을 해제하는 여덟 박자의 자리를 넉넉하게 남겼다. 사람의 발이 먼저 문으로 향해도 환영을 급히 지울 수는 없었다. 펜이 멈추는 지점과 남은 하중을 고정대가 받는 지점을 따로 그렸다. 아름다운 끝이 안전한 끝을 대신하지는 않았다.
세르단이 잘 자라고 문을 두드렸다. 르네아는 들어와도 된다고 했다. 남자는 방 안을 다 둘러보지 않고 문 가까이에 섰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를 조금 더 불렀다. 이번에 열어 주고 싶은 자리는 의자 앞이 아니라 자기 옆이었다.
그녀는 그의 허리를 가볍게 안았다. 남자가 어디서 멈춰야 하느냐고 묻자 웃음이 났다. 르네아는 자기 발을 밟기 전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로의 팔에 체중을 전부 맡기지 않은 채 잠깐 붙어 있었다. 남자가 먼저 작은 숨을 내쉬었다.
그가 돌아간 뒤 그녀는 두 번째 종이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시연장에 없는 사람의 몸까지 미리 그려 둘 필요가 없었다. 대신 실제로 함께 움직일 펜의 발을 낮게 접었다. 작은 종이 신발 하나가 테이블 모서리에 남았다. 르네아는 그것이 내일은 자기 생각과 다르게 걸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등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