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는 르네아가 빵에 버터를 바르던 손 아래로 밀려왔다.
세르단은 자기 편지를 고르고 남은 것을 건넸다. 큰물결 극장의 표지가 찍혀 있었다. 그녀는 칼을 접시 가장자리에 놓았다. 전에 보낸 답을 받았다는 소식과 실제 답은 종이의 두께부터 다르게 느껴졌다. 버터가 녹는 동안에도 봉투는 열리지 않았다.
어제 둘은 모퉁이까지 걸었다가 돌아왔다. 더 먼 운하를 보지 않았고, 돌아와서는 각자의 종이를 조금 더 만졌다. 그 정도의 저녁을 잘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의 봉투 하나가 자기 방 크기를 갑자기 바꾸었다. 르네아는 식탁에서 일어났다.
“먼저 읽고 올게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빵이 식으면 다시 데울지 물었다. 그녀는 아니라고 답했다가 한 조각만 덮어 달라고 고쳤다. 세르단이 천을 가져왔다. 큰 선택을 앞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빵을 덮는 일일 때도 있었다.
방의 문을 닫고 나서야 봉투를 열었다. 다벨 오르가 보낸 조건에는 자기 이름이 먼저 있었다. 르네아 바셀의 소규모 환영 장면을 직접 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읽는 동안 그녀는 손톱으로 이름 아래를 문질렀다. 빌려 온 배우의 유명한 이름이 앞에 있지 않았다.
편지는 닷새 뒤 큰물결의 작은 연습실을 제안했다. 공개 공연이 아니라 다벨과 무대 담당자가 보는 한 차례 시연이었다. 연습실 사용과 조수 한 사람의 일당, 그녀 자신의 작업비를 구별해 적었다. 구리실 회로와 고정대는 사전에 확인해야 했다.
조건 끝에는 배우를 동반한다면 이름과 움직임을 미리 알려 달라는 문장이 있었다. 세르단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르네아는 그 줄을 두 번 읽었다.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좋은 뜻으로 너무 빨리 채우고 싶었다. 그래도 아직 상대가 무엇을 보려는지는 만나기 전까지 전부 알 수 없었다.
자기는 창과 의자만 가져가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이 앉았다 나가는 장면에는 앉을 사람이 필요했다. 펜은 낮은종의 조수였고, 그날의 짧은 시험에 참여한 일이 다른 극장에서도 똑같이 연기하겠다는 약속은 아니었다.
르네아는 펜의 이름을 쓰려다가 빈 종이로 손을 옮겼다. 자신이 원하던 독립 무대의 첫 줄에서 남의 시간을 미리 빌려 놓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배우 동반 여부는 확인해서 답하겠다고 적었다. 그 한 줄 때문에 오늘 해야 할 일이 선명해졌다.
편지를 다 읽고 나왔을 때 세르단은 부엌의 천을 접고 있었다. 르네아는 자기 의자에 앉아 식은 빵을 집었다. 남자가 물어보기 전에 편지를 식탁 가운데 놓았다. 혼자 읽을 시간을 원했다는 말이 끝까지 혼자 들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읽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지금은 좋다고 답했다. 세르단의 시선이 움직이는 동안 르네아는 자기 입에서 먼저 설명이 나가려는 것을 붙잡았다. 자기가 어떤 답을 원했는지까지 편지 위에 올려 두고 싶지는 않았다.
“르네아 바셀의 장면이라고 썼네요.”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걸 자기도 봤다고 했다. 남자가 웃었다. 르네아는 자기가 방에서 했던 손톱의 움직임을 들킨 것 같았다. 그 이름을 오래 바라봤다는 것을 말해도 될 것 같아 그냥 오래 봤다고 했다.
그는 같이 기뻐해도 되는 소식인지 물었다. 그녀는 지금 적힌 것만큼은 그렇다고 답했다. 큰물결의 공연을 맡은 것도, 자기 이름으로 관객을 모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자기 장면을 보겠다는 사람이 실제 시간과 비용을 적어 왔다. 그것은 기뻐할 만했다.
세르단은 배우 칸을 보다가 손을 멈췄다. 르네아는 그가 자기 이름을 말하리라 생각했다. 남자는 오히려 의자를 옮기는 사람은 누가 맡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펜에게 물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세르단이 그럼 자기 것은 어떤 자리인지 물었다.
잠깐 식탁이 조용해졌다. 그녀는 대답을 미루면 남자가 스스로 빈칸을 채울 것 같았다. 그렇다고 모든 역할을 연인의 몫으로 모으고 싶지도 않았다. 르네아는 이번에는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부를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말을 끝내고 나니 빵 껍질이 입천장에 걸렸다. 그녀는 물을 마셨다. 세르단은 잠깐 고개를 내렸다가 그럼 지금은 함께 기뻐하는 사람으로 앉아 있겠다고 답했다. 그의 목소리가 가벼워도 아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서운해도 말해 줘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이미 조금 그렇다고 했다. 르네아는 웃다가 웃음을 거뒀다. 남자는 자기가 잘하는 일을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옛 이름을 빌려주겠다는 뜻이 아니라, 의자에서 일어나는 장면이라면 자신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들으니 더 어렵다고 했다. 세르단은 어려우면 부탁을 바꿔야 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아니라고 답했다. 오늘 그가 같이 쓰고 싶은 장면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자기 제안이 모두 품을 필요는 없었다. 쉽지 않아도 말은 남겨 둘 수 있었다.
낮은종에 갔을 때 펜은 천장 가까운 끈을 갈고 있었다. 르네아는 사다리 아래에서 기다렸다. 그가 다 내려온 뒤 편지를 보여 주었다. 조수는 글을 끝까지 읽고 자기 일당이 실제로 따로 적혔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자기가 배우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날 물을 마시고 의자에서 일어난 것을 다시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펜이 그건 자기가 움직일 이유를 골라 보자고 했던 장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대로 하라는 건 어렵겠네요.”
조수가 말했다. 그녀는 자기 장면을 거절당한 것처럼 가슴이 작게 굳었다. 펜은 큰물결에서는 어디서 물을 가져오는 사람인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낮은종의 자기 물병과 복도는 그곳에 없었다. 몸만 옮기면 같은 장면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르네아는 편지를 접었다. 펜이 자기를 무대 위의 가구처럼 따라오게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방금 자기가 부탁한 모양은 그에 가까웠다. 그녀는 가서 함께 움직임을 정해 볼 생각이 있는지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펜이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닷새 뒤 낮은종에서 맡은 일이 있는지 이브론에게 먼저 확인해야 했고, 큰물결의 일당이 자기 준비 시간까지 포함하는지도 알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가 묻는 동안 줄 옆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브론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 극장이 빈다고 값없이 사람을 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펜에게 주는 돈을 깎아 달라는 부탁이 아니라고 답했다. 극장주는 그렇다면 오늘은 자기가 방해꾼일 필요가 없겠다며 장부를 펼쳤다.
펜은 그날 오후 두 시간은 비울 수 있었다. 그 앞의 준비를 누가 대신하는지는 이브론이 자기 일로 정했다. 조수의 시간이 비었다는 것과 모든 노동이 사라졌다는 것은 달랐다. 르네아는 그 작은 차이가 자기 작업비에서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는 다벨에게 보낼 답을 썼다. 펜 라시가 움직임을 함께 정하며 참여할 의사가 있고, 준비와 현장 작업을 나눈 일당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연습실 도면과 현재 회로 상태도 청했다. 넓은 공간에서 작은 창이 어떻게 보일지는 먼저 바닥을 본 뒤 정하겠다고 했다.
편지 끝에서 그녀는 펜의 역할을 조수라고만 적지 않았다. 환영 고정 보조와 장면 동작 참여라고 썼다. 펜이 그 글을 읽고 이름이 길어지면 돈도 길어지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그래서 일을 먼저 나눴다고 답했다. 둘은 조금 웃었다.
그는 같이 고른 동작을 다벨에게 누가 설명하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자기가 말할 수도 있지만 그가 자기 움직임을 설명해도 좋겠다고 했다. 펜은 허락받는 기분이면 조금 이상하다며, 물어보면 자기가 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바깥으로 나오자 낮은종의 문이 익숙한 크기로 보였다. 큰물결에서 자기 이름을 불렀다는 이유로 여기를 작은 출발점처럼 접어 두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자기 손을 멈추게 한 사람도, 자기가 못 본 빈 의자를 기다린 사람도 실제로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풀린 가죽끈을 묶었다. 사다리 위를 올려다본 탓인지 목 뒤가 뻐근했다. 좋은 편지를 받은 날에도 길의 돌은 발끝에 걸렸다. 그 평범함이 오늘은 자기 것이 아주 큰 것으로 변하지 않게 잡아 주었다.
세르단은 집에서 얇은 상자의 모서리를 대고 있었다. 환영이 아니라 자기 글을 읽을 때 손에 들 종이 상자였다. 그는 르네아가 들어오자 종이를 내려놓고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펜이 자기 말보다 일을 더 정확하게 나눴다고 말했다.
남자가 그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고 웃었다. 르네아는 오늘 자신을 놀릴 자리는 일당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했다. 세르단은 그러면 저녁 식사로 갚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것도 자기가 절반 만든다고 답했다. 거래는 웃음 속에서 적당히 깨졌다.
그녀는 펜이 그대로 하기는 어렵다고 했던 말을 전했다. 남자는 종이 상자를 한번 돌려 보더니 여기서도 그런 일이 생겼다고 했다. 문 앞에서 들고 서면 상자를 내려놓을 곳이 없어서 대사가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었다.
르네아는 실제 상자 때문에 사람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가 쓴 사람이 두 손을 다 쓰는 줄 몰랐다고 답했다. 그녀는 웃으며 빈손일 때 쓰는 말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자기 역시 남의 몸을 너무 쉽게 빌리려 했던 아침이 떠올랐다.
그는 상자를 치우고 그녀 앞의 의자를 당겼다. 르네아는 이번에는 앉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세르단이 다리를 잘 봐 달라고 답했다. 그녀는 실제 나무 의자에 몸을 놓았다. 오늘 자기 이름으로 온 편지에는 아직 서로의 이런 농담을 적을 칸이 없었다.
“보고 돌아오면 말해 줄래요?”
그가 물었다. 르네아는 무엇을 보고 싶었는지도 물어봐 주면 좋겠다고 했다. 남자는 지금 묻겠다고 했다. 그녀는 잠깐 생각했다. 큰물결의 사람들이 자기 창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보다, 그 넓은 바닥에서도 자기 사람이 어디로 나가고 싶은지 보고 싶었다.
세르단은 그 말을 들은 뒤 자기 상자도 문 밖으로 한번 가져가 봐야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앞 계단에 놓고 오면 집주인이 먼저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웃었다. 서로 다른 작업이 오늘은 누가 더 먼저 끝났는지 겨루지 않고 같은 식탁 가장자리에 놓였다.
저녁 뒤 그녀는 답장을 봉했다. 펜의 시간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 전이라고 적었고, 시연을 공연 수락으로 부르지 않았다. 봉투를 밀어 놓은 뒤 자기 이름을 한번 더 썼다. 아침보다 글자가 조금 덜 곧았다. 오늘 만난 다른 사람의 손이 그 안에 들어온 것 같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남자가 문을 두드렸다. 내일 자기 새 줄을 읽으러 마이라에게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르네아는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답했다. 서운함이 전혀 없는 대답을 만들려고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다녀와서 자기에게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가 듣고 싶을 때 말하겠다고 웃었다. 남자가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잡았다. 자기 이름으로 불린 날의 끝에서 남의 이름을 같이 붙여야 안심되는 것은 아니었다. 르네아는 그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내일 아침에는 빵부터 먹자고 했다. 봉투보다 먼저 받을 것이 하나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