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사람은 바닥에서 훨씬 작았다.
르네아는 낮은종 극장의 구리실 옆에 서서 자기가 가져온 모형을 내려다봤다. 밑판은 양손에 들 수 있었고 실제 무대의 한쪽은 거기 들어가지 않았다. 종이에서 세 걸음이던 길을 자기 다리로 걸어 보니 어깨가 먼저 벽을 향했다.
문의에 대한 답은 이틀 전에 왔다. 극장이 비는 짧은 시간과 펜의 보조 일당을 확인하고, 르네아는 준비해 둔 작업비에서 그 몫을 냈다. 오늘은 관객을 부른 공연이 아니었다. 이브론은 쓰지 않는 좌석의 덮개까지 벗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 열면 더 큰 극장이 된 기분은 들 텐데요.”
르네아가 말하자 극장주는 청소도 같은 기분으로 커진다고 답했다. 그녀는 웃었다. 작게 시험하기로 한 방을 자존심 때문에 넓힐 수는 없었다. 개장 때 썼던 앞의 스물네 자리에서도 오늘 실제로 앉을 사람은 둘뿐이었다.
펜은 무대 가장자리의 고정대를 확인했다. 남은 구리실에는 오래전 공연의 매듭이 묶여 있지 않았다. 오늘 작은 창틀 주형을 놓을 회로는 하나였고, 다른 회로를 이어 큰 풍경을 겹칠 계획도 없었다.
세르단은 객석 통로와 가까운 자리를 골랐다. 르네아는 어제 그에게 보고 싶은지 먼저 물었다. 남자는 오늘 몸으로 앉아서 짧게 볼 수는 있겠다고 했다. 글을 낭독하거나 문을 통과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가 자기 의자에 앉는 동안 그녀는 무대의 높이를 살폈다. 전보다 낮아진 것도 넓어진 것도 아니었다. 마지막 공연을 마쳤다고 바닥이 자기 집처럼 쉬워지지는 않았다. 구리실을 만지는 손에 조금 땀이 났다.
이브론은 객석의 반대쪽에 앉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쪽을 보기 전에 르네아는 오늘 멈추는 신호를 입으로도 알렸다. 새 동작을 멈춰야 할 때와 이미 생긴 하중을 여덟 박자에 풀 때가 다르다는 점도 짧게 짚었다.
펜이 빈손으로 길을 걸었다. 그녀는 그 어깨 너머를 보려고 자꾸 몸을 옮겼다. 종이 모형에서 그린 시선은 관객 둘의 눈높이와 달랐다. 세르단에게 어느 쪽이 가려지는지 묻자 남자는 오른쪽 창 가장자리라고 답했다.
르네아는 창을 옆으로 옮기려다가 멈췄다. 그에게 보이게 만들면 이브론에게도 같은 식으로 보일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객석의 두 자리를 각각 돌아보았다. 바닥의 창은 하나인데 보는 곳의 창은 둘이었다.
“처음에는 여기서 볼게요.”
그녀가 말했다. 창틀의 높이를 낮추고 폭도 줄였다. 관객의 눈을 한 곳으로 끌 반사판은 쓰지 않았다. 오늘은 몸이 지나간 뒤 저절로 무엇을 보게 되는지 알고 싶었다. 큰 박수로 장면을 완성할 이유도 없었다.
구리실에 빛이 맺혔다. 창틀처럼 세운 가는 사각형은 낮의 실제 창보다 희었다. 그 안에는 멀리 갈 풍경 대신 옅은 푸른 면 하나만 넣었다. 소멜의 천을 그대로 키운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경계가 바뀌는 순간을 보고 싶었다.
두 사람이 같은 형태에 눈을 두자 손끝에 장력이 생겼다. 창은 바닥 고정대가 받았고 펜의 팔은 그 아래로 들어가지 않았다. 르네아는 선을 팽팽하게 당기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더 선명한 것과 더 오래 버티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펜이 첫 표식에 섰다. 창을 가리는 것이 그의 일의 전부였지만, 처음 시도에서 그는 자기도 모르게 관객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그를 따라갔다. 르네아의 손끝에서 창의 한 모서리가 느슨해졌다.
푸른 면은 찢어지지 않았다. 대신 형태의 두께가 줄며 기울었다. 펜은 멈췄다. 르네아가 손바닥을 보인 뒤 새 동작을 세우지 않았고, 이미 남아 있는 하중을 고정대에 둔 채 여덟 박자를 세어 실을 풀었다.
마지막 박자가 끝나자 실제 극장의 벽이 드러났다. 창이 있던 자리에 차가운 바람이 생기지는 않았다. 이브론은 방금 자기 눈이 펜에게 갔다고 말했다. 펜은 창 앞을 지나가는데 얼굴을 숨겨야 하느냐고 물었다.
“아니요. 그걸 알아보려고 만든 거예요.”
르네아가 답했다. 말하고 보니 자기가 정말 그랬는지 잠깐 의심스러웠다. 종이 사람은 돌아보지 않았고 관객도 자기 뜻대로 보지 않았다. 그림에서 마음대로 지운 부분이 바닥에 와서 한꺼번에 돌아왔다.
세르단은 펜이 창을 가릴 때 다음 동작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창이 다시 나오는 것보다 그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다고 했다. 르네아는 듣고 싶었던 답이 아니라 조금 입술을 눌렀다. 남자는 그 표정을 보고 말을 보태려다 멈췄다.
그녀는 계속 말해 달라고 했다. 세르단은 펜이 뭔가 들고 있거나 급하게 움직인 것도 아닌데, 무대에 사람이 나오면 그 사람을 먼저 보게 된다고 답했다. 이브론도 자기 눈에는 그랬다고 했다. 둘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모든 관객이 그럴 것은 아니었다.
르네아는 바닥에 쪼그려 앉아 표시를 지웠다. 펜의 걸음을 짧게 줄이면 창을 더 빨리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창을 위해 사람을 없는 것처럼 만들려고 했던 처음 그림으로 돌아가는 셈이었다. 그녀는 펜에게 걸음을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했다.
환영을 새로 올리지 않은 채 펜이 지나갔다. 그는 창의 자리에 닿기 전 잠깐 멈췄고, 그녀가 왜 멈췄느냐고 묻자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었다고 했다. 종이 벽과 달리 실제 빛의 면은 만지지 않아도 낯설었다.
그녀는 그 짧은 멈춤을 지우지 않기로 했다. 창이 미리 보이고 사람이 가리는 대신, 처음에는 좁은 틈만 남기고 그가 그 틈을 발견하게 하면 어떨까. 창의 규모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호기심을 어디서 시작할지 고르는 일이었다.
펜은 그러면 자기가 문을 여는 역할이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실제 손으로 환영의 문을 잡아당기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중을 새로 더하는 시험은 오늘 계획에 없었다. 그는 빈곳을 보고 자기 발로 옆으로 비킬 수 있었다.
휴식 동안 그녀는 자기 물을 마셨다. 세르단은 앉은 자리에서 조금 쉬고 있었고 눈을 감지는 않았다. 르네아가 가까이 가자 남자는 두 번째 것을 보고 싶지만 지금 자리에서 보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답했다는 것보다 그 말을 가까이 듣는 것이 좋았다.
“별로였다고 말하기 어려우셨어요?”
그녀가 물었다. 세르단은 처음에 조금 그랬다고 했다. 그녀는 좋은 것만 말해 주면 그림이 커지는 줄 알던 날이 있었다고 답했다. 남자는 오늘 실제로 커진 것은 자기 목소리의 부담이라고 했다. 그녀가 웃자 그도 웃었다.
두 번째 시도에서 창은 처음부터 반쯤 가려져 있었다. 별도의 환영 벽을 겹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창 주형 안에서 푸른 면의 폭을 좁혔다. 바닥의 면적과 실의 길이는 첫 시도와 같았다. 그녀는 동작을 추가하기 전 손끝의 장력을 다시 봤다.
펜이 걸어왔다. 좁은 푸른 틈을 보고 잠깐 멈췄다. 그가 한 걸음 옆으로 비키자 창의 나머지 부분이 드러났다. 르네아는 그 순간 실을 더 당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사람의 움직임이 끝난 다음에도 눈이 남을 시간을 기다렸다.
객석에서 아무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창의 모양이 조금 더 버텼다. 르네아는 이것이 성공의 증거라고 생각하려다가 이브론이 등을 의자에 다시 기대는 것을 봤다. 편하게 보기 시작했는지 지루해졌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미리 정한 짧은 유지 뒤 손바닥을 들었다. 펜이 멈췄고 창은 다시 여덟 박자에 걸쳐 풀렸다. 사각형의 바깥선부터 흐려져 마지막 푸른 점이 사라졌다. 실을 놓자 손가락에 눌렸던 자국이 남았다.
이브론은 두 번째에는 창을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면이 거기서 끝나니 그 창으로 무엇을 볼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르네아는 아직 그것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극장주는 청소가 늘어나는 것보다 좋은 질문이라고 했다.
펜은 처음에는 자기가 방해물 같았는데 이번에는 먼저 본 사람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말이 좋아 곧바로 종이에 적었다. 다만 펜이 느낀 것이 관객에게 전부 전해졌다고 쓰지는 않았다. 창을 보고 싶은 사람과 창을 발견한 사람은 서로 다른 자리였다.
세르단은 자신의 시선이 펜을 따라가다가 멈췄다고 했다. 르네아가 왜냐고 묻자 남자는 그가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싶어졌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문장을 오래 듣고 싶었지만 더 설명하게 하지 않았다. 오늘 얻은 한 문장으로 충분히 다음 그림을 바꿀 수 있었다.
그녀는 펜에게 잠깐 실제 창을 가리켜 달라고 했다. 무대 옆의 좁은 환기창이었다. 조수는 엉뚱한 부탁 같다는 얼굴로 손을 들었다. 르네아는 그 손끝을 따라가고서야 높은 유리에 먼지가 낀 것을 봤다. 방금까지 안 보이던 창이 극장 안에 하나 더 생긴 것 같았다.
“그걸 보게 만들려면 전 아무것도 안 만들어도 되네요.”
그녀가 말했다. 펜은 그러면 자기 손만 대관하면 된다고 했다. 이브론이 손을 빌려도 극장은 빌려야 한다고 거들었다. 세르단이 객석에서 웃었다. 르네아는 웃다가 환영의 창과 실제 창을 번갈아 보았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자랑보다, 이미 있는 것 중 어디를 보게 하고 싶은지가 오늘은 더 어려웠다.
그녀는 높은 창을 다음 풍경으로 베끼지 않았다. 대신 종이에 바깥의 빛이 들어오는 방향만 적었다. 언젠가 실제 방을 얻으면 첫 방문 때 그것부터 볼 생각이었다. 그때까지 오늘의 작은 틈에는 아직 그려 넣지 않은 바깥이 남아 있었다.
정한 시간이 끝나기 전에 르네아는 구리실을 완전히 풀고 고정대를 펜과 함께 확인했다. 남은 하중이 없어진 뒤에만 그가 받침을 옮겼다. 오늘 두 번의 시도는 화려한 새 공연이 되지 않았지만 실제 바닥에 있던 일은 남았다.
이브론은 다음 대관을 지금 정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림을 먼저 고치겠다고 했다. 펜도 자기 다음 일이 있어 더 남지 않았다. 르네아는 그가 가져온 천과 자기 천이 섞이지 않았는지 보고 각자 가방에 넣었다.
세르단이 나올 준비를 할 때 그녀는 객석의 빈 의자를 봤다. 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서 자기를 보던 남자가 이제 천천히 통로로 나왔다. 르네아는 그를 도와 계단을 내려야 하는지 먼저 묻지 않고, 오늘 어느 길로 나가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완만한 옆 통로가 좋겠다고 했다. 극장 바깥까지 가는 동안 둘은 공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르네아는 세르단의 옆얼굴과 빛을 가리는 어깨를 보았다. 무대의 시선을 빼앗겼던 그 어깨가 이제 자기 쪽에서 길의 일부를 가리고 있었다.
“다음 그림에는 사람을 더 크게 그릴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남자는 창이 작아지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조금 그렇겠지만 자기가 보려는 것이 작아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답했다. 세르단은 그 말을 듣고 그녀를 봤다.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웃었다.
집으로 돌아와 르네아는 종이 사람을 두 배 넓게 잘랐다. 창은 반쯤 사라졌고 남은 틈이 눈에 더 잘 들어왔다. 그녀는 바닥에서 펜이 멈췄던 자리를 작은 연필 자국으로 남겼다. 문은 아직 누구의 희곡에도 속하지 않은 채 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