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릴 때마다 르네아는 잔을 들었다.
세르단이 나오면 너무 기다린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려는 동작이었다. 찻집은 진료소에서 짧은 길 하나를 건너면 있었고 벽에 고정된 등불이 보였다. 약속한 자리였다. 그녀는 아직 반도 마시지 않은 차를 네 번 들었다. 다섯 번째 문으로 들어온 것은 빵을 배달하는 사람이었다. 르네아는 이번에는 잔을 내려놓고 빵 바구니를 끝까지 봤다.
그가 자기 질문을 먼저 하겠다고 말한 날부터 그녀도 묻고 싶은 것을 모았다. 빠르게 돌면 왜 어지러운지, 어느 동작을 오래 할 수 있는지, 더 나아질 때까지 무엇을 안 해야 하는지였다. 종이를 접을 때 마지막 질문을 지웠다. 더 나아지는 날이 와야만 그 밖의 날을 살 수 있다는 말처럼 보였다. 지웠다고 그 답이 무섭지 않게 되지는 않았다.
세르단은 늦은 낮에 들어왔다. 르네아가 먼저 일어나자 그는 문에서 그녀를 보고 손을 작게 들었다. 고정된 벽 쪽 자리에 앉고 외투를 벗었다. 그녀는 얼굴에서 답을 읽으려는 눈을 잔으로 내렸다. 목이 마르냐고 물었다. 남자는 그렇다고 하고 물을 먼저 받았다. 두 사람이 말을 안 하는 동안에도 물이 목을 넘어가는 소리가 있었다.
“기다리게 했죠.”
“빵이 두 번 왔어요. 저는 한 번만 샀고요.”
그가 작게 웃었다. 르네아는 웃음이 끝나자마자 괜찮으냐고 묻지 않았다. 남자가 빵 하나를 나누고 자기 몫을 접시로 옮겼다. 그는 오늘 들은 말을 천천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답했다. 기다린 시간 때문에 이제 말을 빨리 내놓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르단은 진료자가 이전 기록과 오늘 움직임을 함께 봤다고 말했다. 그가 먼저 물은 것은 예전의 회전을 다시 얻을 가능성이었다. 손상 뒤 오래 남은 균형의 어려움이 전부 돌아온다고 약속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도 빠른 회전과 시야를 갑자기 가리는 동작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 나아진 부분은 나아진 대로 있고, 남은 어려움은 함께 두고 경과를 보자는 답이었다.
르네아는 그의 손을 보았다. 빵의 가장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잘라 먹지는 않았다. 그녀는 영영이라는 말이 떠올라 입술을 다물었다. 그가 들은 답에는 그런 단어가 없었다. 그렇다고 언젠가는 다 돌아온다는 뜻으로 고쳐 들을 수도 없었다. 그녀는 오늘의 진료가 어느 내일을 열어 줬는지보다 그가 어느 문장에서 오래 멈췄는지 묻고 싶어졌다.
“회전 이야기를 할 때요.”
그가 먼저 말했다. “아직도 그걸 제일 먼저 묻더군요. 저한테 다른 질문도 있었는데.”
르네아는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세르단은 혼자 방을 고를 때 필요한 빛과 오래 서서 일하는 시간, 피곤한 날의 이동을 어떻게 살필지였다고 답했다. 실제로 그 질문들도 끝까지 했다고 했다. 다음 경과를 볼 때까지 지킬 현재 범위도 맞췄다. 오늘 새로운 빠른 동작을 시연해 허락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도 회전을 먼저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르네아는 그가 잘되기를 바라면 자꾸 예전 몸으로 돌아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늘 다른 답을 듣겠다고 정하고도 그랬다. 그는 그 마음이 싫다는 말 대신 자기도 같은 그림을 오래 봤다고 답했다. 다만 그 그림 속에만 살기는 이제 지친다고 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남자가 접시 옆에 손을 놓았다. 르네아는 그 손을 잡았다. 아무것도 낫게 하지 못하는 손바닥이었지만 지금 닿고 싶은 곳이었다. 세르단은 손등에 남은 옅은 긁힘을 보다가 오늘 자기 이야기만 하면 그녀의 하루는 언제 듣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자기 하루의 절반은 문으로 들어오는 빵이었다고 답했다.
남자는 빵이 이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직 남은 반나절이 있으니 모른다고 했다. 둘이 웃다가 그가 먼저 입을 다물었다. 오늘 밤에는 자기가 조금 슬플 것 같다고 했다. 괜찮은 말로 덮어 줄 필요는 없었다. 르네아는 자기도 함께 슬플 수 있지만 정확히 같은 슬픔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그 정도면 지금 듣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그녀는 가방에서 자기 질문을 적은 종이를 꺼내지 않았다. 다음에 남자가 원할 때 함께 묻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받은 말을 자기 종이의 순서대로 다시 대답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세르단은 차가 다 식었다고 말하고 새 물을 조금 섞었다. 르네아는 그 평범한 손놀림이 사라질 미래를 상상하느라 지금의 손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진료소에 들어가 대신 물을 수 있었던 질문을 세어 보지 않았다. 세르단은 자기 말로 답을 가지고 나왔다. 그녀가 듣지 못한 문장도 있을 것이고 오늘 전부 말하지 않을 문장도 있을 것이다. 그는 물을 더 마시고 식사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배가 고프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빵을 아껴 먹느라 더 고팠다.
식당까지는 짧은 길을 골랐다. 세르단이 오늘은 강가보다 벽을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의 옆에서 속도를 맞췄다. 지나가는 수레를 보느라 그가 잠깐 서자 같이 멈췄다. 멈춤을 보충하려 팔짱을 힘껏 끼지는 않았다. 남자는 다시 걷기 전에 자기 팔을 내줬고 그녀는 그때 손을 걸었다. 길 끝의 작은 식당에는 저녁 준비 냄새가 났다.
식사를 기다리며 집 이야기가 나왔다. 방을 보여 주던 여자에게서 다른 곳이 나왔다는 쪽지가 왔다고 세르단이 말했다. 종이에는 낮은 층, 문으로 나뉜 작은 방 둘, 공동 부엌이 아닌 부엌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르네아는 바로 펼쳐 보려다 그가 먹을 자리를 남기고 종이를 옆으로 옮겼다. 오늘 몸에 대한 답을 들었다고 집의 답까지 급하게 고를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그 방을 보고 싶었다. 두 사람이 지금 낼 수 있다고 정한 범위의 위쪽이었다. 앞의 집보다 빛은 적고 운하와도 조금 멀었다. 소개글에는 책상 둘이 들어갈 것이라고 적혔으나 실제 치수는 없었다. 세르단은 이번에는 자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자기 팔꿈치도 가져가겠다고 답했다. 지난번 잉크병을 함께 잡던 손이 떠올랐다.
그는 오늘 진료를 들은 뒤라 싫은 집도 괜찮다고 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자기 역시 좋은 소식을 하나 만들어 주고 싶어질까 걱정된다고 답했다. 둘은 방을 본 날 바로 답하지 않고 각자 저녁을 보낸 뒤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소개하는 사람에게 그 조건으로 볼 수 있는지 물어야 했다. 의사를 정한 것과 방을 확보한 것은 아직 달랐다.
음식이 나왔다. 세르단은 빵보다 따뜻한 수프를 먼저 먹었다. 르네아도 말을 멈추고 숟가락을 들었다. 그녀는 그가 오늘도 자기 음식을 잘랐고 물을 마셨다는 사실을 좋은 징조로 끌어모으지 않았다. 슬픈 날에도 배가 고플 수 있었다. 남자는 접시 밑의 기울어진 받침을 바로 놓다가 집의 바닥이 이 정도만 반듯해도 좋겠다고 중얼거렸다.
르네아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가 곧 자기가 원한 큰 창을 생각했다. 반듯한 바닥과 문 하나를 얻으려면 빛을 조금 포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 양보를 전부 세르단의 몸 때문이라고 부르면 방을 볼 때마다 자기 마음이 좁아질 것 같았다. 그녀에게도 도면을 덮지 않아도 되는 자리는 값을 치를 만한 욕심이었다. 둘의 필요는 같은 집 안에서 각각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식당 밖에서는 이른 비가 내렸다. 세르단은 오늘은 더 걷지 않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같이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잠깐 생각하고 오늘은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 안에서 작은 실망이 생겼다. 잘 듣는 연인이 되려면 그 실망도 없어야 하는 줄 알았던 자기 버릇이 뒤따랐다.
그녀는 잠깐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혼자 쉬겠다는 답을 바꾸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르단은 알겠다고 답했다. 그도 오늘 밤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기가 먼저 조용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설명을 더 받으면 실망을 덜 할까 싶었지만 르네아는 묻지 않았다. 남자는 내일 낮에 짧은 편지를 보내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좋다고 했다.
두 사람은 비를 피할 처마에서 헤어졌다. 르네아가 입맞춤하고 싶다고 말하자 그가 고개를 가까이했다. 잠깐 닿은 입술 뒤에서 그녀는 새 약속을 꺼내지 않았다. 오래 함께 있지 못한 저녁을 오래된 맹세로 채우면 오늘 혼자 있겠다는 말이 갈 곳을 잃었다. 남자가 돌아서는 것을 보고 그녀도 자기 길로 갔다. 어느 쪽도 비가 그칠 때까지 상대를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
자기 방은 여전히 혼자 쓰는 모양이었다. 르네아는 책상 끝의 차 마실 자리에 앉았다. 진료를 들은 남자의 얼굴을 그리려다 그만뒀다. 직접 본 것은 찻집의 얼굴이었다. 진료소 안에서 그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자기가 아는 듯 그리면 종이 한 장으로 그의 하루를 가져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오늘 실제 나눈 빵의 부서진 모양을 그렸다.
절반을 그린 뒤 도면 묶음을 폈다. 자기가 만들던 접힌 면은 여전히 작은 빛을 너무 많이 먹고 있었다. 연인에게 중요한 일이 있었다고 자기 작업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잘못 꺾인 선을 두 번 고치고 손을 씻었다. 답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밤을 쓰는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남자의 슬픔을 잊은 것은 아니었다.
다음 날 약속한 편지는 점심 뒤에 왔다. 세르단은 잘 잤다는 말만 적지 않았다. 한 번 잠을 깼고, 아침에는 늦게 일어났으며, 지금은 목공 일을 짧게 하러 간다고 썼다. 마지막 줄에는 방을 보여 주는 여자가 생각할 하루를 주겠다고 답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르네아는 그 편지를 접지 않고 두 책상 그림 옆에 놓았다.
그녀는 답장에 내일 방을 보러 가고 싶다고 적었다. 진료 결과를 기다리느라 못 했던 이사가 아니라 이제 각자 아는 필요를 가지고 볼 방이었다. 그러고는 한 줄을 더 썼다. 내일 집을 보고 난 뒤 마이라의 연습을 볼 수 있는지 초대가 왔다는 말이었다. 혼자 와도 좋고, 세르단이 원하면 같이 와도 좋다고 했다. 그가 옛 동료에게 먼저 답할 자리를 남겼다.
편지를 보내고 그녀는 자를 가방에 넣었다. 내일은 남자의 몸을 증명하러 가는 날도, 둘의 사랑을 증명하러 가는 날도 아니었다. 창과 문과 책상 사이를 실제로 걸어 볼 것이다. 그런데 저녁에 도착한 마이라의 덧붙인 쪽지에는 다른 부탁이 있었다. 다벨도 올 예정이니, 연습 뒤 자기 새 마지막 장면에 대한 말을 듣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르네아는 자 위에 그 종이를 놓았다. 예전의 균형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이 그 방에는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