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자 한 사람이 웃었다.
낭독 방의 관객은 여섯이었다. 르네아는 둘째 줄 끝에 앉았다. 방 담당자가 마련한 자리는 통로를 막지 않았고 등불도 꺼지지 않았다. 자기 환영의 받침을 살필 필요가 없는 방인데도 그녀는 먼저 바닥을 봤다. 세르단이 빌린 실제 의자 하나와 탁자, 원래 방에 달린 문이 있었다. 구리실은 없었다.
문을 닫은 사람은 세르단이 아니었다. 오르사에서 섭외한 배우가 안으로 들어와 문고리를 두 번 잡았다. 세르단은 탁자 옆에 앉아 종이를 보고 있었다. 그는 오늘 연출과 한 배역을 함께 맡았고, 동료 배우와 미리 정한 동선만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그 말을 시작 전 안내에서 들었다. 무대 위 남자는 관객을 오래 찾아보지 않았다.
첫 문장은 좋았다. 안쪽에 있는 사람이 잠금쇠를 고치는 사람에게 그건 고장 난 게 아니라고 했다. 르네아는 에스카렌에서 들었던 대사를 알아봤다. 그때에는 로비의 빈 의자에 앉아 둘만 들었다. 지금은 다른 배우의 대답이 더 낮게 돌아왔다. 문을 열려는 사람은 손을 빼지 않았다. 누군가 안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그러나 문이 다시 닫힐 때 웃음이 났다. 경첩이 길게 울었고 배우가 대사를 놓쳤다. 르네아는 자기 어깨가 굳는 것을 느꼈다. 다친 것도, 위험한 하중이 생긴 것도 아니었다. 웃은 사람은 바로 입을 가렸다. 배우는 다시 말을 이었다. 세르단은 기다렸다가 자기 문장을 읽었다. 잠금쇠가 아니라 사람을 기다렸다는 문장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다음이었다. 탁자 앞 남자가 일어서지도 떠나지도 않았다. 기다리는 사람이 왜 거기 남는지 알려 줄 행동이 없었다. 세르단의 목소리는 좋았지만 같은 질문이 두 번 돌아왔다. 르네아는 두 번째 질문 뒤 답을 기다렸다. 대답 대신 처음의 문장이 다시 나왔다. 그녀가 좋아하지 않았던 다른 무대의 의자 셋이 잠깐 떠올랐다.
그 비교를 밀어내려 해도 장면은 앞으로 가지 않았다. 배우가 문고리에서 손을 떼고 나가려는 순간 세르단이 이름을 불렀다. 자기 이름이 아닌 배역의 이름이었다. 그 호명은 늦었고 좋았다. 르네아는 처음으로 나갈 사람이 멈추기를 바랐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은 왜 불렀는지 설명했다. 그녀의 기다림이 끝나기도 전에 뜻이 정리됐다.
읽기가 끝났다. 박수는 짧았다. 세르단은 고개를 숙이고 종이를 내려놓았다. 방 담당자가 물을 건네며 쉬었다가 의견을 듣자고 했다. 르네아는 자기 가방을 열지 않았다. 당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 맛있는 것을 먹이는 장면이 머릿속에 왔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이 사람들의 말을 들으러 이 방을 빌렸다. 그녀의 저녁은 그 뒤였다.
첫 의견은 문이 너무 시끄럽다는 말이었다. 세르단은 그렇다고 답하고 적었다. 두 번째 사람은 그 웃음을 살리면 가벼운 극이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세르단은 자기가 원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방 담당자는 원하지 않은 반응도 오늘의 반응이라며, 그 제안을 택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르네아는 그의 손에서 펜이 잠깐 멎는 것을 봤다.
“남자가 왜 안 가는지 끝까지 모르겠어요.”
공방에서 온 여자가 말했다. 르네아는 그가 들었다던 첫 비평을 떠올렸다. 세르단은 다시 설명하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여자는 그가 말하기 전에 자기가 본 것을 더 말했다. 떠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인지, 상대가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인지, 그냥 자기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르는 것이 궁금함으로 남지 않고 다음 말을 기다리는 피로가 됐다고 했다.
말은 조용했는데 혹독했다. 세르단은 자기 종이를 봤다. 기다림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 번 말했다. 여자는 제목을 듣지 않아도 기다리는 줄은 알겠다고 답했다. 다만 무엇 때문에 그 기다림이 달라지는지 보고 싶었다고 했다. 르네아는 자기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폈다. 오늘 남자에게 가장 아픈 것은 경첩 소리가 아닐 것 같았다.
다른 관객은 마지막 설명을 좋아했다고 했다. 앞에서 몰랐던 것을 정리해 줘서 좋았다는 말이었다. 르네아는 세르단이 그 말만 오래 붙들지 않기를 바랐다가, 어떤 말을 가져갈지도 그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두 의견을 다 적었다. 그러고는 더 보여 줄 장면은 없으며 오늘 읽기는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자기 일을 끝내는 목소리는 분명했다.
사람들이 나간 뒤 르네아가 다가갔다. 세르단은 아직 정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배우의 읽기 보수와 방 사용을 확인하고 의자를 돌려놓아야 했다. 그녀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앞의 광장에서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는 그렇게 해 달라고 답했다. 잘했어요, 하고 바로 안기지 못한 입술이 조금 말랐다.
광장의 빵집에는 저녁 전에 남은 작은 빵들이 있었다. 르네아는 하나를 사고 반으로 자르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자기가 먹을 것을 샀다. 남자의 실패를 기다리는 사람도 배가 고플 수 있었다. 조금 전 여자의 말이 머릿속에서 다시 읽혔다. 그녀도 마지막 설명이 불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사실을 오늘 저녁에 말할 수 있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세르단은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나왔다. 정리가 길어져 미안하다고 했다. 르네아는 잘 마쳤느냐고 물었다. 그는 보수 지급과 방 확인은 끝났다고 답했다. 읽기가 좋았다는 말과는 다른 마침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저녁을 먹으러 가고 싶은지 물었다. 남자는 오늘은 장소를 고르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제가 둘을 골라 왔어요. 하나는 조용하고, 하나는 냄비 소리가 커요.”
그녀가 말했다. 남자는 냄비 쪽을 골랐다. 르네아는 삼 년 전 사고나 치료실의 화를 오늘의 침묵에 끌어오지 않았다. 그는 처음 만든 장면을 보여 주고 좋지 않은 말을 들은 연출자였다. 그 일 하나로도 말을 고르기 어려울 수 있었다. 둘은 시장 끝의 국물집으로 갔다.
주인은 오늘 생선이 없다고 했다. 세르단이 메뉴판을 보고 오래 망설였다. 르네아는 자기가 고른 채소 수프를 가리키지 않았다. 남자는 콩과 고기를 끓인 것을 골랐다. 주문이 끝나자 둘 사이가 잠깐 조용해졌다. 냄비 뚜껑이 울었다. 세르단이 그 소리를 듣고 문보다 저게 더 나았겠다고 말했다. 웃는지 알기 어려운 목소리였다.
“문 소리 때문에 망한 것 같습니까?”
그가 물었다. 르네아는 아니라고 답했다. 문에서 웃음이 난 것은 뜻밖이었지만, 자기는 그 뒤 장면이 변하지 않는 동안 멀어졌다고 말했다. 남자의 시선이 탁자 위로 내려갔다. 그녀는 그 대답을 부드럽게 하려고 앞에서 좋았던 대사를 전부 줄지어 세우지 않았다. 대신 마지막 이름을 부를 때는 나가려던 사람이 멈추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런데 그다음에 왜 불렀는지 다 말해서, 제가 기다리던 게 없어졌어요.”
세르단은 손으로 그릇 받침을 돌리다가 멈췄다. 그 말은 아까도 들었다고 했다. 르네아는 같은 의견을 다시 받는 것이 지금 힘들겠다고 답했다. 자기는 오늘 그녀가 좋다고 말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남자가 말했다. 관객으로 오라고 해 놓고도 그랬다고 했다. 그녀는 자기도 그러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르네아는 그가 오늘 자기 이름으로 사람을 불렀고 배우에게 보수를 줬고 끝까지 읽기를 마쳤다는 사실은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장면이 좋았다는 평으로 바꾸지는 못하겠다고 했다. 세르단은 알겠다고 했다. 알겠다는 말 뒤에도 입술이 굳어 있었다. 그녀는 그 표정을 풀어야 식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음식이 왔다. 빵 한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자가 줍기 전에 주인이 새것을 주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 사소한 친절에 갑자기 울고 싶었다. 자기들은 방금 실패의 이름을 힘들게 고르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떨어진 빵만 보면 됐다. 그녀는 물을 마시고 접시를 당겼다. 오늘 저녁도 전부 비평일 필요는 없었다.
세르단이 오르사의 점검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관람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공방은 작업을 멈추면 될 줄 알았지만 옆 건물에서 오는 진동까지 남았다고 했다. 방문 보수는 약속대로 받고, 만들지 않은 관람의 제작비는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쉽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주 아쉽고 조금 홀가분하다고 답했다.
“두 군데를 다 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세르단은 오늘 자기도 두 쪽을 다 설명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 말이 같은 실패라는 뜻은 아니었다. 서로가 원하는 모양이 현실의 한 방에서 다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르네아는 국물을 한 숟갈 먹었다. 생각보다 뜨거워서 입을 다물고 기다렸다. 남자가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웃었다.
식사를 마친 뒤 그는 대본을 오늘 다시 고치지 않겠다고 했다. 고쳐야 할 곳은 많지만 지금 손을 대면 여섯 사람의 말을 한 줄씩 전부 넣을 것 같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래서 내일 잘 고칠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걷고 싶은지 물었다. 남자는 멀리 말고 강변의 고정된 벤치까지만 가고 싶다고 했다.
식당 문을 나서기 전에 남자는 배우에게 내일 고칠 대목을 오늘 밤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미 정한 읽기와 정리는 끝났고 다음 작업을 부탁할 때에는 시간을 새로 물어야 했다. 르네아는 그가 실패를 빨리 만회하려고 다른 사람의 밤부터 가져가지 않는 것을 보았다. 자기도 오늘의 저녁을 더 나은 장면을 만드는 회의로 바꿀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천천히 걸었다. 시장의 불빛이 줄어들자 물소리가 커졌다. 르네아는 세르단이 대본을 쥔 손을 보았다. 접힌 종이 끝이 손바닥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그 손이 아니라 반대편 손을 잡고 싶은지 물었다. 남자는 종이를 가방에 넣고 손을 내밀었다. 실패한 장면을 손에서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늘의 가장 큰 변화일지도 몰랐다.
벤치에서 남자가 물었다. 다음에도 보러 올 것인지였다. 르네아는 자기가 고를 수 있는 날이라면 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에 안 좋았으니 다음에는 좋을 거라는 이유는 아니었다. 남자가 무엇을 버리고 남기는지 궁금했다. 그는 자기가 다음에도 설명을 다 해 버리면 어쩌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러면 또 싫어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세르단이 웃었다. 이번에는 웃는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르네아는 웃었다고 오늘의 말을 다 견뎌 낸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일 다시 아플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웃는 것까지 가짜가 되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기 어깨를 내밀어도 되는지 묻고 남자가 가볍게 기대도록 옆을 옮겼다. 그가 몸의 무게를 맡기는 대신 외투 소매만 닿았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세르단은 한 문장을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펜은 꺼내지 않았다. 마지막에 왜 불렀는지 말하는 줄이었다. 그다음 무엇이 올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자기도 모르는 줄을 들으러 오고 싶다고 답했다. 남자는 이번에는 설명하지 않았다. 닫힌 가방 위에 손을 올리고 잠깐 그대로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