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판타지 15세 이용가 21화

같은 방의 두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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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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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 주인은 열쇠를 두 개 내놓고, 거울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르네아는 열쇠보다 거울을 먼저 봤다. 둥근 얼룩이 있는 작은 거울이었다. 식당과 복도를 잇는 방의 벽에 걸려 있었고, 양옆으로 잠자는 방의 문이 하나씩 났다. 같은 숙소라고 들었을 때 그녀가 상상했던 긴 복도는 없었다. 세르단이 열쇠 하나를 집었다가 어느 쪽 방인지 물었다.

“왼쪽은 창이 작고 오른쪽은 길을 봐요. 두 방 다 안에서 잠깁니다.”

그는 왼쪽을 보겠다고 했다. 르네아는 오른쪽 문을 열었다. 침대와 의자, 물 주전자와 세숫대야가 있었다. 사이 벽은 천이 아니라 회벽이었다. 문을 닫으면 남자의 신발 끝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그 사실이 반가우면서 조금 서운한 자기가 이상했다.

이틀 전 낮은종으로 온 초청장에는 침대 이야기가 없었다.

선창 행사에 왔던 목공이 북문 너머 제방 마을의 장인 모임에 두 사람을 소개했다. 그곳에는 큰 공연장이 없으니 짧은 장면을 읽고 무대 만드는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부탁이었다. 마차로 세 시간 반, 오후 모임을 마치면 돌아오는 차편은 다음 날뿐이었다. 한 장짜리 부탁이 저녁 잠자리까지 길어지는 일이었다.

르네아는 처음에 환영을 얼마나 보여 달라는 뜻인지 물었다. 답을 가져온 심부름꾼은 그런 조건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모임을 맡은 사람과 편지를 한 번 더 주고받았다. 실제 무대 바닥을 검사할 날은 없었다. 그녀는 환영 없이 대본 일부를 읽고 질문을 받는 일이라면 생각해 보겠다고 적었다.

세르단은 마차가 쉬는 곳과 숙소의 층수를 먼저 물었다. 창밖을 계속 보지 않아도 되는 안쪽 자리와 중간 휴식, 아래층 방이 가능하다는 답이 왔다. 그래도 당일 몸이 나쁘면 출발을 미룰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담당자는 두 사람이 못 오면 장인들 이야기 순서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그제야 날짜를 정할 수 있었다.

그 일은 열흘간 재공연을 고쳐 보자는 약속에 붙여 넣지 않았다. 이미 잡아 둔 두 번의 오전 중 첫날은 초청 전날이었다. 둘째 날도 돌아온 이틀 뒤라 옮길 필요가 없었다. 르네아는 맡은 등불 장식의 손질을 마치고, 세르단은 다른 집의 선반을 달아 준 뒤 짐을 꾸렸다. 누군가의 구애를 받아 주면 일주일이 비는 것은 아니었다.

초청료에서는 왕복 마차와 두 방의 숙박비를 따로 확인했다. 원래 부탁에 없던 긴 공연이나 새 재료 제작은 받지 않았다. 르네아는 큰 나무틀도 구리실도 가방에 넣지 않았다. 펜에게는 이번에는 설치 일이 없다고 전했으며, 앞으로 시험할 오전의 보수와 시간은 이브론이 준비비를 확인한 뒤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

출발 전날 첫 공동 작업에서는 종이 한 장 때문에 둘이 한참 웃었다. 세르단이 배표를 건네자 르네아가 너무 빨리 가져가, 남자가 말도 하기 전에 장면이 끝났다. 다시 했을 때는 그가 놓지 않았다. 세 번째에는 그녀가 웃느라 대사를 놓쳤다. 아직 회로를 켜지 않은 빈 무대에서도 고칠 것은 많았다.

다음 날 마차는 기대보다 좁았다.

세르단은 안쪽에 앉아 시선을 맞은편 나무판에 뒀다. 르네아는 이야기할 거리를 준비해 왔지만 길이 울퉁불퉁해지자 말을 줄였다. 남자가 조용하니 자기까지 조용해야 하는지 물을까 하다가, 그냥 지금 이야기해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는 짧은 이야기라면 듣고 싶다고 했다.

“제가 대본을 두 권 가져왔어요.”

“원래 두 권 아닌가요.”

“제 것만 두 권이요. 당신 것을 챙기다가 제 것을 또 넣었어요.”

세르단이 웃었다. 다행히 그는 자기 것을 가져왔다. 르네아는 가방 속 중복된 두 권을 만지며, 오늘 자기 실수가 남자에게 대사를 빼앗지는 않았다는 데 안도했다. 웃음이 그친 뒤에는 마차 바퀴 소리가 오래 이어졌다. 말이 비었다고 급히 채울 필요는 없었다.

중간 쉼터에서 남자는 내려 벽 쪽 의자에 앉았다. 속이 약간 울렁거리며 왼쪽으로 빨리 돌아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르네아는 마실 물을 사면서 자기 배도 고프다는 것을 알았다. 기다리는 동안 뭔가 먹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그가 자기도 마른 빵 조금을 먹겠다고 했다. 그녀가 빵을 반으로 자르는 동안 마부가 말에게 물을 줬다.

마을 회관에서는 네 사람이 탁자를 옮기고 있었다. 담당자는 큰 무대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미안한지 몇 번 설명했다. 르네아는 탁자 둘과 의자 세 개면 충분하다고 했다. 관객이 앉을 자리와 배우의 길은 겹치지 않게 뒀다. 세르단은 벽 가까이의 의자에서 먼저 쉬었다.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웃음을 꺼내 보일 일은 없었다.

장면을 읽을 때 르네아는 처음으로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관객에게 보이려고 종이를 감추자니 오늘의 방식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배표를 반으로 접는 시늉 대신 실제 대본의 귀퉁이를 접어 보여 줬다. 세르단은 그 종이까지 가져가면 자기 대사를 잃는다고 말했다. 앞에 앉은 늙은 목공이 가장 크게 웃었다.

환영 없는 연애극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빛이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오늘은 만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신 무슨 빛을 쓰는지 손으로 크기를 그려 줬다. 한 여자가 그것을 사람들 머리 위에 걸면 더 잘 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르네아는 더 잘 보이는 것과 더 오래 받칠 수 있는 것은 다른 일이라며 실제 고정대를 설명했다.

질문이 끝날 무렵에는 세르단에게 옛 공연을 해 달라는 말도 나왔다. 그는 오늘 들고 온 장면은 여기까지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르네아는 다음 설명을 급히 보태지 않았다. 다른 관객이 배표를 끝내 누가 가졌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자신이라고 답해 한 번 더 웃음이 났다.

담당자는 약속한 초청료를 주고 숙소로 가는 길을 알려 줬다. 저녁 식사는 모임 뒤의 남은 음식으로 해결하지 않고 여관에서 각자 골랐다. 르네아는 뜨거운 콩 요리를, 세르단은 맑은 국과 빵을 주문했다. 남자는 오늘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마차에서 버틴 시간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녀도 어깨가 뻐근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방을 보고 일찍 들어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르네아는 자기 방에서 외투를 벗은 뒤에도 문고리를 잡고 있었다. 밖에서 세르단이 여관 주인에게 물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나가면 또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오지 않으면 그가 자기를 기다리는 줄 알까. 기다리지 않으면 자기가 서운할까. 방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쓸데없는 가정을 만들었다.

그녀는 문을 조금 열었다. 남자도 물 주전자를 내려놓다가 그녀를 봤다.

“주무시려던 참입니까.”

“아직요. 그런데 쉬려고 들어왔어요.”

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세르단은 복도 방의 의자를 가리켰다. 르네아가 잠깐 앉고 싶은 것인지 묻자, 그는 물 마실 동안은 그렇다고 했다. 그녀도 자기 잔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방 사이의 작은 탁자에 앉았다. 벽의 거울에는 남자 어깨와 그녀의 머리 끝만 같이 비쳤다.

“저는 문을 닫으면 오늘 대화를 끝내자는 뜻처럼 보일까 봐요.”

그녀가 말했다. 세르단은 주전자를 두 손으로 놓았다.

“저는 닫힌 문을 보면 쉬시는구나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 전에 인사하고 싶었죠.”

“그러면 제가 내일 서운했다고 하면, 오늘 말 안 한 제 잘못도 있겠네요.”

“잘못을 미리 나눌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들었으니까요.”

르네아는 웃었다. 남자는 피곤한 얼굴로도 그런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기 기대가 없었다고 꾸미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 가방을 쌀 때부터 낯선 곳에서 오래 함께 있고 싶었다. 다만 함께 있는 시간이 잠을 줄여 얻는 것인지까지 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금 아쉬워요. 여기 오면 일을 끝내고도 계속 당신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보고 싶은 것보다 눈을 감고 싶은 쪽이 조금 더 크군요.”

너무 솔직해서 르네아가 먼저 웃었다. 세르단도 따라 웃다가 이마를 짚었다. 그녀는 남자가 눈을 감았을 때 입을 맞추면 깜짝 놀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가, 자기가 오늘은 입맞춤보다 멀쩡히 잘 자라는 말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았다. 둘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거울 앞을 지나는 여관 주인이 긴 천을 가져와 걸어 주었다. 아침에는 두 사람이 동시에 씻지 않는 편이 낫다고 했다. 세숫대야는 각각 있지만 거울 앞이 좁아 손님들이 늘 어깨를 부딪친다는 이야기였다. 르네아는 내일 머리를 묶으러 나올 자기 모습을 상상했다. 무대 의상도 안 입은 얼굴을 세르단이 볼 수 있었다.

“거울을 먼저 쓰고 싶으세요?”

그녀가 물었다.

“내일은 빗질만 하면 됩니다.”

“그 말로 먼저 쓰시겠다는 걸 돌려 말한 건 아니죠?”

“아닙니다. 다만 제 빗이 가방 바닥에 있군요.”

르네아는 자기 빗을 빌려주려다 멈췄다. 물건을 빌리는 것이 싫을 수도 있었다. 묻자 남자는 가져왔으니 자기 것을 찾겠다고 했다. 그 대답이 가까워지는 데 실패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는 왜 빗 하나로도 연습을 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렸다. 남자는 대본을 두 권 챙긴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겠다고 했다.

그녀가 탁자를 손끝으로 두드렸다. 세르단은 놀리는 것을 인정했다. 이번에는 그녀도 대답을 빼앗지 않고 충분히 웃었다. 무대에 함께 섰을 때보다 더 쓸모없는 대화였는데 오늘 가장 오래 기억할 것 같았다. 웃는 남자의 얼굴에 낮 회관에서 받은 칭찬을 붙일 필요가 없었다.

잔을 비운 뒤 그가 내일 아침 식사를 같이 할지 물었다. 르네아는 그러고 싶다고 했다. 정해진 시각에 꼭 문을 두드려야 하는지까지 이야기하다가, 둘 다 아래층에서 먼저 기다리는 사람이 주문을 재촉하지 않기로 했다. 늦게 깨면 여관 주인에게 말을 남기면 됐다. 그녀는 새벽부터 두 사람의 하루를 맞출 필요가 없어 편했다.

세르단이 먼저 일어났다. 천천히 일어난 뒤 잠깐 서서 눈을 들었다. 르네아도 잔을 치우고 그의 방 앞에 섰다. 잘 자라는 말은 생각보다 짧았다. 남자가 같은 말을 돌려주자 갑자기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졌다. 문 한 장 건너일 뿐인데 그랬다.

“손을 잠깐 잡고 인사할래요?”

그녀가 물었다. 그는 좋다고 했다. 두 사람은 문턱을 넘지 않고 손을 잡았다. 르네아는 따뜻한 손을 한 번 쥐고 놓았다. 남자가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안쪽 빗장이 움직이는 소리가 작게 났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서야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잠옷을 갈아입기 전에 머리를 풀었다. 방 안에는 거울이 없어 머리끈이 제대로 빠졌는지 손으로 확인해야 했다. 밖으로 다시 나가면 그가 나올 수도 있었다. 르네아는 그러고 싶어 하는 자기를 나무라지 않고, 오늘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러 가지 않았다. 손끝에 걸린 끈 하나를 마저 뺐다.

옆방에서는 주전자가 내려앉는 소리가 났다. 그다음은 조용했다. 르네아는 대본을 꺼내지 않았다. 오늘 함께 본 거울에는 두 사람 얼굴이 온전히 들어가지 않았지만, 서로 못 본 얼굴은 내일 물으면 됐다. 그녀는 자기 문도 안에서 잠그고 불을 낮췄다.

21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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