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판타지 15세 이용가 14화

주연이 두 명이라서

본문 5,184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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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다음 날 아침 무대에 의자를 세 개만 놓았다.

하나는 커튼 줄 앞, 하나는 오른쪽 나무틀 뒤, 하나는 퇴장문 옆이었다. 르네아가 관객 자리를 이렇게 옮겼느냐고 묻자 조수는 자기가 앉을 자리들이라고 했다. 세 군데를 한꺼번에 손으로 가리키려다 팔이 모자라 마지막은 발끝으로 가리켰다.

“제가 셋이면 오늘은 됩니다.”

르네아는 가운데 의자에 앉아 보았다. 오른쪽 받침은 잘 보였지만 커튼 줄에 손이 닿지 않았다. 의자에서 일어나 줄까지 가는 동안 등이 자기 그림자에 가려졌다. 전날에는 그녀가 판을 내린 뒤 틀을 옮겼다. 이제 환영이 사라진 다음에도 두 사람이 무대에 남으면 펜이 그 일을 해야 했다.

“틀은 안 옮겨도 되지 않아?”

“그러면 두 분이 마지막에 여기로 걸어오시면 안 되고요.”

펜이 세르단과 함께 그어 둔 선을 가리켰다. 르네아는 수첩을 펴다 말았다. 제 장면이 좋아졌다는 말 뒤에 다른 사람이 손으로 들어야 할 나무가 붙어 있었다. 전날 그가 질문하지 않았다면 오늘도 연습 한 번만 보자고 불렀을 것이다.

세르단은 의자를 건너지 않고 통로로 돌아왔다. 오늘 몸은 곧게 걷는 데 괜찮지만 여러 번 반복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펜이 한 번을 하든 두 번을 하든 준비는 같다고 답했다. 말끝이 날카롭지 않아서 르네아는 더 피하기 어려웠다. 상대는 억울한 표정을 지을 필요 없이 자기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이브론이 장부를 들고 왔다. 어제 관객의 웃음이 좋았다는 말부터 하다가 의자 세 개를 보고 멈췄다. 펜은 오늘 요청받은 일을 하나씩 말했다. 회로 받침 확인, 등불, 커튼, 소품 이동, 문을 열고 닫는 일. 끝나면 실을 싸고 바닥까지 정리해야 했다. 한나절 안에 하려면 장면을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기다리는 것도 일이지.”

이브론이 말했다. 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다리는 시간도 넣어 주세요.”

르네아는 이브론이 장부를 펼치는 동안 입을 다물었다. 먼저 인정해 준 한마디가 실제 일당 칸에 닿을 때까지 봐야 했다. 자기 입으로 오늘은 손을 조금만 더 보태 달라고 하면 쉽게 넘어갈 수도 있었다. 펜은 그녀가 기뻐하는 새 장면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부탁이 더 공짜가 될 수 없었다.

장부에는 재공연 날짜가 아직 없었다. 큰물결 쪽 답도 오지 않아 세르단의 다른 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지금 날짜를 먼저 걸고 표가 팔릴 것처럼 일당을 늘릴 수는 없었다. 르네아는 개장 때 남은 돈과 오늘 쓸 몫이 적힌 줄을 따라 손가락을 옮겼다. 숫자 옆에 기름값 표시가 작게 붙어 있었다.

“오늘은 종일 잡은 줄 알았는데.”

이브론이 말했다. 펜은 자기는 오전 준비만 부탁받았다고 답했다. 오후에는 다른 극장의 장식천을 옮겨 주기로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이 잠깐 서로를 보았다. 르네아는 어제 자기가 말했던 ‘내일 아침에 나누자’가 누구에게는 반나절, 누구에게는 하루가 되어 도착했음을 알았다.

“오늘 오후는 그대로 가. 우리가 지금 정한다고 네 약속이 없어지진 않아.”

그녀가 말했다. 펜의 어깨가 조금 내려갔다. 이브론은 오후에 할 생각이던 새 장면 시험에 선을 그었다. 르네아는 아쉬워하면서도 오늘의 반나절 몫을 장부에 쓰는 것을 지켜봤다. 말로 늘어난 하루가 다시 줄어드는 데는 연필 한 줄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다음 시험은 이틀 뒤 오전과 오후, 펜의 다른 약속이 없는 날로 정했다. 오늘은 손을 대지 않고 배치만 걸어 보고 끝내기로 했다. 이브론은 그날 펜에게 한나절 몫을 두 번 줄 수 있는지 셌다. 예정했던 장식천 손질 한 차례를 뒤로 미루고, 그 시간의 돈을 시험 준비에 쓰기로 했다. 새 막은 오늘 공연에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펜은 금액이 적힌 줄을 직접 봤다. 준비와 정리까지 포함한 시간도 옆에 적었다. 아직 정하지 않은 재공연들까지 같은 조건으로 고용된 것은 아니었다. 다음에는 장면 길이가 정해지면 다시 이야기해야 했다. 르네아는 한 번의 계산으로 모든 공연이 가능해진 얼굴을 하지 않으려고 수첩을 덮었다.

이제 몸을 움직여 볼 차례였다.

르네아는 실이 없는 빈 바닥에서 여자의 첫 대사를 했다. 세르단이 다가오는 동안 펜은 등불 곁에 섰다. 그녀가 환영을 푸는 흉내를 내고 왼손을 펴자, 펜은 틀을 옮기러 왔다. 두 걸음 옮기는 사이 커튼 줄 앞의 의자가 뒤에 남았다. 정한 순서대로 해도 빠듯했다.

“여기서 뛰면 되는데요.”

펜이 말했다. 르네아는 고개를 저었다.

“뛰지 않아도 되는 걸 찾자.”

그녀는 틀의 위치를 반 뼘 밀어 봤다. 세르단이 그 자리로 가려다가 멈췄다. 나무가 새 동선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가 발을 디딜 곳부터 보고 틀을 다시 옆으로 옮겼다. 옮기는 사람에게 편한 위치가 걷는 사람에게 편한 위치는 아니었다. 세 사람은 처음부터 다시 섰다.

펜이 객석 쪽으로 내려갔다. 앞줄에서 무대의 오른편을 보더니 틀을 아예 치우지 않으면 어떠냐고 물었다. 르네아는 그 끝이 배를 떠나보내는 장면에 남으면 거슬릴 것 같다고 답했다. 펜은 그럼 두 사람이 왼쪽으로 두 걸음 옮겨 말할 수 있느냐고 했다. 시선이 그곳으로 가면 빈 틀은 뒤에 남았다.

세르단이 바닥을 보고 천천히 걸었다. 그는 몸을 급히 돌리지 않도록 반 발 비스듬히 서는 위치를 골랐다. 르네아도 앞에 섰다. 환영이 있던 곳을 비워 둔 채 두 사람이 옮겨 오자, 정리하지 않은 틀이 더 이상 길을 막지 않았다. 펜은 커튼 줄 가까이에 남을 수 있었다.

“이러면 나무를 기다릴 필요는 없네요.”

르네아가 말했다.

“나무도 두 분이 말 끝내는 걸 기다릴 수 있죠.”

펜이 대답했다. 세르단이 웃었다. 르네아는 객석으로 내려가 직접 봤다. 틀이 안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두 사람이 떠난 자리의 물건이 됐다. 무대에서 모든 물건을 사라지게 해야만 다음 장면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없어도 장면을 보는 눈이 있었다.

그녀는 펜의 말을 수첩에 적고 이름도 옆에 적었다. 펜은 이름을 적을 거라면 분필 글씨를 좀 곧게 써 달라고 했다. 르네아는 이제야 그를 보고 웃었다. 자기 이름 두 개를 크게 쓰느라 그 아래 일하는 사람의 글자가 작아질 이유는 없었다.

이브론은 자기가 문을 맡겠다고 했다. 관객이 들어오는 동안에는 펜이 등불을 확인하고, 입장이 끝난 뒤 이브론은 통로 옆에 남기로 했다. 펜은 사람을 받다가 갑자기 무대 뒤로 뛰지 않아도 됐다. 그날 객석은 여전히 스물네 자리 이내였다. 의자를 더 놓아 추가 일당을 만들자는 말은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

르네아는 마지막 순서를 소리 내어 읽었다. 환영을 여덟 박자로 완전히 내린 다음 왼편으로 이동. 등불 유지. 틀은 마지막 대사가 끝난 뒤 정리. 커튼은 신호에 따라 내려오되 무대 빛은 남김. 세르단은 막이 얼굴 앞을 지나갈 때 시선을 어디 둘지 확인했고, 펜은 줄을 당기는 자리에서 그의 발밑이 가려지지 않는지 봤다.

실제로 환영을 올리지 않았으므로 오늘 무게 시험을 마쳤다고 할 수는 없었다. 르네아는 그 줄 아래에 이틀 뒤 확인할 것을 남겼다. 대신 사람 셋이 동시에 서는 곳은 정해졌다. 아침부터 무언가 줄어든 날 같았는데, 오후 약속에 늦지 않게 나가는 펜을 보니 남은 것도 있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죠?”

그가 문 앞에서 물었다. 르네아는 그렇다고 했다. 이브론은 정한 한나절 몫을 꺼내 건넸다. 펜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장식천을 옮기러 갔다. 르네아는 출입문이 닫힌 뒤에도 조수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수첩에 한 줄 더 물을 것이 있었지만 다음 약속 때 물어도 됐다.

점심 뒤 세르단은 목공 일을 끝냈다. 르네아도 회로 점검을 마치고 보관함을 닫았다. 둘만 남으니 빈 무대가 전날보다 가까워 보였다. 그녀가 마지막 대사를 한 번 읽어 볼까 말하자 세르단이 탁자 위의 종이를 봤다. 펜에게는 일을 끝냈다고 해 놓고 자기들끼리 새 장면을 만들면 다음 시험이 또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르네아는 연필을 내려놓았다. 맞는 말이라서 조금 얄미웠다. 그가 언제나 연습을 더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알았다. 그러나 오늘 자기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을 전부 대본으로 설명하려 했다는 것은 더 얄미웠다.

“그럼 아무것도 읽지 않으면 같이 있어도 돼요?”

그녀가 물었다. 세르단은 입술을 조금 올렸다.

“그건 다른 질문이군요.”

“네. 그래서 다시 물었어요.”

그가 의자를 하나 끌어왔다. 흔들리는 다리 밑에 받칠 천을 찾다가 르네아가 이미 꺼내 둔 것을 보고 받아 갔다. 두 사람은 작업대가 아닌 로비 창가에 앉았다. 수첩은 작업대에 뒀다. 세르단은 아직 말리지 않은 목재 냄새가 싫어서 창가가 좋다고 했다. 르네아는 그 냄새를 좋아한다고 했다.

“자르기 전 냄새는 좋은데요.”

“갈고 나면 제 코에 하루 종일 남습니다.”

“환영사는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죠? 구리 냄새가 손 씻어도 남아요.”

그녀는 손을 올렸다. 세르단이 가까이 와 맡으려는 시늉을 하자 급히 손을 내렸다. 웃음을 터뜨린 뒤에야 맡아도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날 손을 잡았다고 오늘 손끝을 코앞에 내미는 것까지 저절로 쉬워지지는 않았다. 남자도 다시 가까이 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목공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의자 다리를 하나 짧게 자른 이야기를 했다. 르네아는 지금 자기들이 쓰는 의자가 그것인지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했다. 이 의자는 그보다 오래됐고, 자기는 이미 긴 다리 셋을 짧은 것에 맞췄다가 의자를 너무 낮게 만들었다고 했다. 르네아는 웃다가 창틀에 이마를 부딪칠 뻔했다.

자기가 모르는 그의 삼 년에는 큰 무대에서 내려온 날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낮아진 의자도 있었고, 손에서 냄새가 안 빠지는 저녁도 있었다. 그 이야기들을 전부 상처라고 불러야만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르네아는 자기가 처음 만든 새가 나비처럼 날지 못해 바닥만 돌았다는 이야기를 보탰다. 세르단은 나무 새도 성격이 나쁜 까닭을 이제 알겠다고 했다.

잠깐 조용해졌을 때 그가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을 위로 둔 채 그녀 앞에서 기다렸다. 르네아는 이번에는 질문을 먼저 알아들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얹었다. 내일모레 무대에서 손을 놓을 순서와 상관없는 접촉이었다. 창문 아래로 사람이 지나갔고, 둘은 손을 숨기려고 갑자기 떼지는 않았다.

“지금은 몇 박자예요?”

르네아가 물었다.

“세지 않았습니다.”

그녀도 세지 않았다. 멀리서 점심 뒤 종이 울렸다. 오늘 함께 앉을 시간에는 끝이 있었지만 그 끝을 커튼으로 가릴 필요는 없었다. 세르단은 조금 뒤 쉬러 가겠다고 말했고 르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까지 손을 잡고 있어도 되는지 물었을 때 그가 손가락을 편하게 고쳐 잡았다.

14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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