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판타지 15세 이용가 8화

나를 위한 의상

본문 5,303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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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소멜은 르네아의 치마를 보고 한숨을 쉬지 않았다.

대신 허리를 굽혀 안쪽 덧댐을 세었다. 셋을 세고 나서는 네 번째 바느질도 찾아냈다. 르네아가 잊고 있던 것이었다. 첫 극장에서 구리실에 걸려 찢어진 뒤, 남는 도료 천으로 막은 자리. 겉에서 보면 모르겠지 하고 넣은 천이 걸을 때마다 무릎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옷은 잘못이 없어요. 네 사람이 네 방향으로 고쳤군.”

소멜이 말했다. 르네아는 의자 위에 올린 자기 치마를 내려다봤다. 지금 입고 있는 것은 장인이 빌려준 통 넓은 덧바지였다. 옷을 고치러 왔다가 옷 없이 앉은 기분은 처음이었다. 다행히 세르단은 약속대로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네 사람 다 저예요.”

“그럼 어제의 네가 오늘의 너한테 조금씩 복수한 거지.”

르네아는 웃었다. 소멜은 예순을 넘긴 나이보다 자의 길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었다. 자를 내려놓는 자리가 매번 같았다. 옆방에는 목까지 잠근 공연 의상들이 걸려 있었고, 창가에는 어깨 한쪽이 다 드러나는 옷도 있었다. 어느 쪽도 더 진짜 무대 옷처럼 다뤄지지 않았다.

소멜은 어느 옷을 입고 싶은지 묻기 전에 르네아가 하는 일을 물었다. 르네아는 바닥에 앉아 실을 엮고, 왼손으로 하중을 받고, 오른손으로 상대 손을 잡는다고 말했다. 말하다 보니 자기 직업에 쓸데없이 중요한 손이 하나 늘어난 것 같았다. 소멜은 이상하게 보지 않고 종이에 적었다.

“앉아 봐요. 손도 뻗고.”

르네아는 덧바지 무릎을 잡고 바닥에 앉았다. 오른팔을 앞으로 내밀자 어깨 천이 뒤로 밀렸다. 소멜은 팔꿈치와 겨드랑이 사이의 여유를 손가락으로 확인했다. 몸을 아름답게 세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가 하는 동작을 계속하게 했다.

“무대에 나오면 긴 치마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르네아가 물었다. 자기가 묻고도 오래된 안내문을 읽는 것 같았다. 소멜은 바늘통을 열며 눈을 들었다.

“치마가 주연이면 그렇겠지.”

그녀는 벽에 걸린 세 벌을 가리켰다. 하나는 앞자락이 짧고 뒤가 긴 옷, 하나는 곧은 바지와 긴 윗옷, 나머지는 겉치마를 떼어 낼 수 있는 옷이었다. 어느 것을 골라도 허리에 공구 주머니를 매달 수 있었다. 작업복을 벗어야 배우가 된다는 말도, 배우가 됐으니 이제 공구는 들지 말라는 말도 없었다.

르네아는 겉치마를 떼어 낼 수 있는 옷을 오래 봤다. 이브론의 개장 장부에서 받은 자기 몫을 생각했다. 그 돈으로 완전히 새 옷을 맞추면 이번 달에 바꿀 실을 미뤄야 했다. 옷값을 먼저 묻자 소멜은 손질 범위가 다른 두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자투리 천으로 속옷감만 바꿀 수도 있고, 지금 치마를 짧게 고쳐 탈착 덮개를 만들 수도 있었다.

“두 번째로 할게요. 제 천을 쓰고요.”

“새걸 입고 싶지는 않아?”

“싶어요. 그런데 오늘은 제가 가진 걸 고르고 싶어요.”

소멜이 고개를 끄덕였다. 절약을 칭찬하지도 무대 사람의 허영을 탓하지도 않았다. 대신 낡은 겉감을 뒤집어 햇빛에 비쳤다. 천이 더 버틸 곳과 이미 얇아진 곳을 르네아에게 보여 줬다. 둘은 얇은 부분을 짧은 안쪽 덮개로 쓰고, 튼튼한 뒤 자락을 앞으로 돌려 걸기로 했다.

르네아는 자신의 옷이 방향을 바꾸는 것을 봤다. 바늘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새로워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무릎 앞에서 천이 비켜나는 모양을 보자 숨이 조금 트였다. 걸을 수 있느냐고 물었던 사람이 예쁘냐고 묻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었다.

“제가 골라서 좋아하는 건지, 남이 봐 줬으면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소멜은 천을 접다 잠깐 멈췄다.

“둘 다면 두 번 좋겠지. 누구에게 보여 줄지는 옷이 정해 주지 않아.”

르네아는 목 뒤가 뜨거워졌다. 바깥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멜은 묻지 않았다. 아마 이름을 이미 알았을 터였다. 삼 년 전부터 공연 옷을 만들었다면 더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그녀가 재고 있는 것은 세르단의 추억에 맞출 여자의 크기가 아니었다.

잠시 바늘을 바꾸는 동안 르네아는 벽 옆 상자에 든 작은 옷들을 봤다. 사람 인형에 입힐 정도로 작았다. 소멜은 다음 달 자기 의상전을 준비한다고 했다. 오래된 옷의 축소 모형이 아니라, 배우 없이 옷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전시였다. 르네아가 환영으로 사람이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겠다고 말하자 소멜은 고개를 저었다.

“빈 옷을 보라고 만드는 거야. 사람이 없다고 부족한 건 아니지.”

르네아는 제안을 거뒀다. 도울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모든 빈 곳에 넣을 필요는 없었다. 대신 옷이 어떤 바닥 위에서 움직이는지 물었다. 소멜은 나무판 두 장을 보여 주었다. 르네아는 판 사이 틈이 안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장인이 자를 내려놓고 직접 손가락을 넣어 확인했다.

소멜은 판의 틈을 좁힐 만큼 종이에 표시한 뒤, 르네아의 치마 자락을 다시 무릎에 받았다. 르네아는 장인이 쓰던 짧은 자를 건넸다. 바닥을 살피던 손과 천을 잡던 손이 나란히 같은 길이를 쟀다.

점심 종이 울렸을 때 바깥 문이 두 번 두드려졌다. 세르단이었다. 소멜이 들어오라고 하자 르네아는 손에 쥔 앞자락을 내려놓았다. 덧바지 차림을 그에게 보여 주는 것이 이상하게 공연보다 더 부끄러웠다. 세르단은 들어오다 멈추고 어디에 앉으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소멜은 벽 옆 의자에 손짓했다.

“이 옷도 괜찮네요.”

그가 말했다. 르네아는 덧바지의 무릎을 잡아당겼다.

“빌린 거예요. 칭찬해도 안 가져가요.”

“주인에게 돌려드려야겠군요.”

소멜은 바늘에 실을 꿰며 웃었다. 세르단은 외투 안에서 손바닥만 한 종이를 꺼냈다. 종이 안에는 납작한 나무 잠금쇠가 두 개 들어 있었다. 하나는 동그랗고 하나는 길쭉했다. 손끝에 걸리는 부분이 매끈하게 갈려 있었다.

르네아는 먼저 그를 봤다. 그가 말했다.

“치마를 묶는 끈이 늘 손목에 걸려서요. 작업대 서랍을 깎고 남은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써도 되는지는 소멜 씨께 먼저 물어야겠습니다.”

“이런 것까지 극장에서 시켰어요?”

“아뇨. 제가 드리고 싶어서 했습니다.”

소멜의 가위가 천을 자르는 소리만 났다. 르네아는 둥근 것을 집었다. 가벼웠다. 세르단은 그녀가 나무 새를 받을 때처럼 농담부터 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나무 새를 고소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제 옷을 만들 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어제 치마를 보실 때 싫은 얼굴은 아니었으니까요. 고치더라도 뭔가 고를 것 같았습니다.”

그가 그녀를 봤다는 사실이 작은 나무 조각보다 더 손에 남았다. 르네아는 잠금쇠의 길이를 자신의 엄지와 재 보았다. 장식이 거의 없어 자기가 칠할 수도 있었다. 그가 만든 모양을 그대로 좋아해도 됐다. 의무가 없는 물건은 의외로 선택할 것이 많았다.

“저는 길쭉한 게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소멜이 고개를 들었다. 원래 달려던 자리는 둥근 것에 더 잘 맞는다고 했다. 르네아는 치마 한쪽을 잡아 실제로 접어 봤다. 길쭉한 쇠가 아니라 나무였으므로 천이 당기는 방향을 달리해야 했다. 소멜은 두 번 시험한 뒤 옆에 작은 고리를 더 달면 되겠다고 했다.

세르단은 자기가 둥근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는 말도, 두 개 다 가져가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고른 것을 탁자에 남기고 다른 하나는 종이에 다시 쌌다. 르네아는 그 단순한 수습이 좋았다. 선물의 절반을 골랐다고 상대 마음의 절반을 버린 사람이 되지는 않았다.

“제가 나중에 칠해도 돼요?”

“네. 흉하게 칠해도 됩니다.”

“그 말은 기억해 둘게요.”

소멜이 르네아에게 일어서라고 했다. 임시로 고정한 옷을 걸치고 두 걸음 걸어 보았다. 앞의 짧은 자락은 무릎을 건드리지 않았다. 옆 덮개를 닫으면 치마처럼 보였고, 열면 바지가 드러났다. 어느 쪽이 무대의 르네아인지 정하는 대신 둘 다 움직여 봤다.

세르단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전처럼 그를 보지 않으려 애쓸 필요는 없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제자리에서 팔을 들고 물었다.

“어때요?”

“다시 걸어 보시겠습니까.”

르네아는 두 걸음을 더 걸었다. 세르단은 고리 가까운 자락이 손을 내릴 때 걸린다고 말했다. 그녀가 실을 푸는 왼손을 움직이자 정말 그랬다. 소멜은 시침핀 하나를 빼고 고리를 조금 내렸다. 칭찬을 기대해 묻고 실제 대답을 받은 탓에 르네아는 조금 웃겼다.

“예쁘냐고 물었는데요.”

그가 고개를 들었다. 소멜은 못 들은 척 바늘통을 닫았다. 르네아는 자기가 한 말을 취소하려 입을 열었다가 그대로 두었다. 기술자의 질문인 척하지 않겠다고 한 것뿐이었다. 그만큼은 버텨도 됐다.

“예쁩니다.”

세르단이 말했다. 르네아는 잠금쇠를 쥔 손을 옆으로 내렸다.

“다만 방금은 제가 보느라 놓쳤을까 봐 한 번 더 걷게 했습니다.”

무엇을 놓쳤는지 되묻지 못했다. 고리인지 옷의 선인지 그 안에 있는 사람인지. 르네아는 확정하지 않은 채 웃었다. 옆에서 소멜이 같은 방향만 걷지 말고 의자에도 앉아 보라고 했다. 덕분에 그녀는 뜨거워진 얼굴을 조금 숙일 수 있었다.

오후에 빌린 덧바지를 돌려주고, 가방에 챙겨 온 자기 작업바지 위에 손질한 치마를 입었다. 르네아는 바느질 몫을 치른 뒤 낮은종으로 돌아왔다. 세르단은 남은 목공 일을 하러 창고에 들어갔다. 르네아는 작업대 앞에 앉아 나무 잠금쇠를 다시 살폈다. 손가락이 닿는 끝에 아주 작은 갈림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가 직접 만든 물건이라는 표시였다. 그녀는 그 자국을 도료로 덮지 않기로 했다.

펜은 새 옷을 보고 어디서 빌렸느냐고 물었다. 르네아가 자기 옷이라고 하자 조수는 전혀 다른 옷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녀는 바닥에 쪼그려 앉아 실 한 타래를 꺼냈다. 무릎이 편했다. 그 편안함을 알려 주기 위해 일부러 두 번 더 앉았다 일어났다. 펜은 알았으니 그만 보여 달라고 웃었다.

저녁 연습에는 새 환영을 올리지 않았다. 르네아는 옷이 바뀐 몸으로 기존 동선을 한 번만 걸었다. 왼손을 풀고 오른손을 내리는 동안 세르단의 손은 전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실제로 거리가 줄었는지는 분필 선을 재야 알 터였다. 오늘 그녀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끝 장면 뒤 커튼을 내려 보던 펜이 물었다. 막을 내리는 대신 등불을 차례로 가리면 더 천천히 끝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르네아는 무대가 어두워지는 모습을 상상하다 세르단을 봤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남아 있을 불빛과 자기가 설 자리를 먼저 묻고 싶다고 했다.

르네아는 수첩에 작은 사각형 두 개를 그렸다. 객석 쪽 등불과 퇴장문 위 등불이었다. 내일 낮에 환영 없이 밝기를 하나씩 바꿔 보기로 했다. 세르단이 원하면 그 전에 멈추기로도 했다. 새 옷의 잠금쇠가 허리 옆에서 손가락에 닿았다. 마음에 드는 장면과 할 수 있는 장면이 늘 같은 것은 아니라는 걸, 그녀는 예쁜 옷을 입은 채 다시 배워야 했다.

8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