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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 전체 이용가 164화

자국보다 먼저 남겨 둔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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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이백아흔넷째 실제로 찾아온 세온은 유리의 방에서 한 단락을 듣고 함께 웃은 뒤, 닫힌 시계의 한정된 겉관찰에도 동의 범위를 직접 확인했다.

정한 관찰에서 반사선과 같은 눈금 곁에 남는 짧은 자국을 나눈 유리는 비용을 지불하고 시계를 돌려받았으며, 멈춘 바늘과 다음 날 끝나는 판과 병의 보관 기한은 그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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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아흔다섯째 아침, 유리는 어제 비스듬히 놓인 의자를 그대로 지나갔다. 세온이 앉았던 자리를 더 오래 보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오늘 보관 기한이 끝나는 것이 먼저였다. 그녀는 오른손을 받치는 천을 챙기고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계단 중간에서 잠깐 멈췄다. 좋은 오후를 보낸 다음 날에도 손등의 당김은 남아 있었다.

보관소에서는 판 하나와 봉인 병 여섯, 빈 병 둘의 현재 상태를 먼저 받았다. 따로 놓인 물건들이 어제 시계 관찰 때문에 하나로 묶여 있지는 않았다. 담당은 다음 가능한 기간과 실제 비용을 알려 줬다. 유리는 삼백다섯째까지라는 날짜를 눈으로 다시 읽었다. 자기가 처음 로델에 왔던 날부터 세던 숫자가 이제 삼백을 넘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지났다고 모든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현재 낼 수 있는 비용과 머물 날을 맞춰 봤다. 끝을 모르니 길게 잡자는 말로 기한을 없앨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삼백다섯째까지의 조건으로 실제 지불했다. 담당이 영수표를 건넸고 그녀는 날짜를 같은 말로 확인했다. 판과 병의 보관은 그 범위로 이어졌다. 그 뒤까지 값을 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빈 병 둘을 먼저 가져오면 짐과 비용이 줄지 잠깐 궁금했다. 그러나 그녀는 병의 현재 상태와 분리 조건을 바꾸는 일을 오늘 곧바로 결정하지 않았다. 손으로 들고 돌아오는 수고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원래 맡긴 상태를 바꾸려면 필요한 인수 범위부터 따로 받아야 했다. 유리는 지금 급히 줄이지 않은 비용도 오늘의 선택에 포함했다.

어제 받은 도해는 시계와 별도 봉투에 있었다. 유리는 책상 위에 그것을 놓고 방향을 바꾸어도 같은 눈금 옆에 남았던 짧은 자국을 가리켰다. 반사로 설명되는 선과 다른 표시였다. 담당은 그 자국이 어느 면에 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다시 말했다. 어제 한정된 확인을 오늘 더 큰 진단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유리는 시계를 열지 않고 그 위치를 더 나눠 볼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담당은 서로 다른 깊이에 놓인 선을 비교하는 시범은 보여 줄 수 있다고 답했다. 보는 방향이 좁으면 서로 다른 면의 선도 거의 같이 붙어 보일 수 있었다. 그 말은 실제 시계의 자국이 반사라는 판정은 아니었다. 유리는 그 둘을 구별해 들었다.

담당은 빈 덮개와 눈금판 사이에 간격을 달리 둔 시범을 먼저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시계의 도해를 다른 곳에 보내거나 기록을 열 필요는 없는 설명이었다. 유리는 그 방법을 자기 눈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한번 확인을 마쳤다고 다음부터는 설명 없이 동의해도 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방법을 묻는 단계까지만 받았다.

두 번째 실제 관찰을 한다면 당사자에게 새로 범위를 물어야 했다. 시계는 받침에 닫힌 채 두고 바깥에서 정해진 방향으로 눈금을 비교하는 것, 바늘과 기록 구획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었다. 자국이 계속 같은 곳에 보인다는 결과가 나와도 그 아래 기록의 내용까지 알 수는 없었다. 유리는 그 한계를 함께 적어 달라고 했다.

그녀는 설명 종이를 오래 쥐지 않고 평평한 쟁반 위에 놓았다. 오른손이 당겨 펜을 잠깐 내려놨다. 담당은 지금 더 써야 하는지 물었다. 유리는 필요한 방법 설명만 현재 종이로 받으면 되고 자기 질문은 돌아가 쉬며 적겠다고 답했다. 설명을 잘 알아들었다는 것을 손의 빠르기로 보여 줄 필요는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뜰을 둘러가지 않았다. 어제 세온과 나눈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지금은 가까운 방으로 돌아갈 힘을 남기는 편이 좋았다. 그녀는 그늘 아래서 잠깐 물을 마셨다. 시계의 자국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과 아직 모르는 채로 오늘 밥을 먹어야 한다는 몸이 같이 있었다. 기다리는 날도 자기 하루를 써야 했다.

방에서 세온에게 편지를 썼다. 첫 줄은 어제 와 줘서 좋았다는 말이었다. 관찰이 끝나고 손을 잡았던 자리보다 책을 읽다 웃은 순간이 먼저 떠올랐다. 그녀는 그가 발을 옮기는 것을 보고 자기 목소리가 잠깐 멎었다고 적었다. 그 웃음이 없었어도 단락은 끝낼 수 있었겠지만, 어제의 단락은 그 소리와 함께 남았다고 했다.

다음 종이에는 새 방법 설명을 따로 뒀다. 삼백다섯째까지 보관 비용을 실제로 지불한 것과 시계의 새 관찰은 다른 일이라고 썼다. 이번에도 닫힌 시계를 받침에 두고 바깥에서만 보는 안이었다. 자국과 눈금의 앞뒤 관계를 더 나눠 볼 수 있는지 확인하되, 안쪽 기록을 읽거나 복사하고 사진을 찍는 제안은 아니었다.

유리는 자신이 받은 도해를 그대로 편지에 끼워 넣으려다 손을 멈췄다. 세온도 어제 같은 자리에서 보았지만 현재 도해의 취급 범위가 있었다. 그녀는 받은 종이를 원래 봉투에 두고, 이번에는 방법 설명과 자신이 묻는 범위만 보냈다. 실제 관찰을 정하면 당사자가 받아들인 방식으로 현재 담당과 다시 맞출 수 있었다.

답이 오기 전에는 두 번째를 맡기지 않겠다고 썼다. 첫 동의가 새 날짜의 모든 확인까지 이어진다고 듣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끝없이 반복할 생각도 없었다. 그는 방법을 알고 오늘 동의하거나 거절할 수 있었고, 그녀는 그 답을 실제 범위로 받을 수 있었다. 유리는 편지에서 불필요하게 긴 걱정의 줄을 덜었다.

에다가 문을 두드렸다. 친구는 오늘 원고를 들고 나갈 것이라며 점심을 함께 먹을지 물었다. 유리는 편지를 마치기 전까지 먹는 것을 미루려다가 지금 가겠다고 했다. 종이를 덮는 동안 손이 조금 편해졌다. 에다는 둘의 의자가 아직 어제대로라며 웃었다. 유리는 한 의자는 자기가 앉기에도 편해서 남겨 뒀다고 답했다.

식탁에서 에다는 자기 원고의 방문자가 이제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리는 그럼 집 안 사람이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그 질문을 자기 첫 독자에게도 들었다며 웃었다. 아직 답을 고르는 중이라고 했다. 유리는 남이 보기 전에 모든 소리를 정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을 알겠다고 말했다. 에다는 그러면 자기 책도 너무 늦게 문을 열겠다고 답했다.

유리는 친구에게 어제 시계 안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잠깐 들었다고 말했다. 에다는 그럼 보고 싶지 않아서 안 본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궁금함이 없어서 경계를 지킨 것이 아니라 궁금한 채로 오늘 범위를 끝낸 것이었다. 그 차이를 말하고 나니 자신이 참아 냈다는 영웅적인 이야기보다 평범한 선택에 가까워졌다.

에다는 오늘도 새로 쓰고 싶은 줄이 많지만 자기 독자가 약속한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유리는 둘이 기다리는 대상은 다르다고 웃었다. 친구도 그렇다며 자기 원고를 시계 문제의 비유로 주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닮은 말을 하다가 다시 자기 물건으로 돌아왔다. 식사가 끝났을 때 편지는 여전히 방에 있었다.

오후 회수 전에 유리는 실제로 창구에 내려갔다. 오늘 손의 당김은 오전보다 늘지 않았지만 계단에서는 천천히 걸었다. 담당은 현재 회수에 편지를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봉투를 맡기고 표시를 받았다. 이백아흔다섯째 보냈다는 사실이 생겼다. 세온이 받은 날짜와 답의 날짜는 아직 생기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와 그녀는 어제 도해를 다시 읽었다. 반사로 설명되는 선에는 위치 화살표가 있었고 아직 설명하지 못한 자국에는 다른 기호가 있었다. 같은 검은 잉크라고 같은 지식이 아니었다. 유리는 그 옆에 자기 추측을 덧그리지 않았다. 시계 안의 옛 기록과 이어지는지 알고 싶어도 오늘 그림에는 그 길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시계는 원래 받침 위에서 멈춰 있었다. 그녀는 시계를 돌려 새 각도를 시험하지 않았다. 설명을 받은 것과 실제 관찰을 새로 맡기는 것은 달랐다. 대신 자기 책을 펴서 전날 읽은 단락의 다음 줄을 봤다. 책 속 손님은 이제 방 바깥의 소리를 들었다. 유리는 그 줄을 소리 내지 않고 눈으로만 따라갔다.

그녀는 세온에게 다음 줄을 읽어 주고 싶었다. 바로 다음 편지에 옮겨 적을지 생각하다가 그만뒀다. 오늘 봉투는 이미 떠났고 받지 않은 말이 충분히 길 위에 있었다. 마음이 하나 더 생겼다고 매번 새 회수를 붙일 필요는 없었다. 다음에 그가 실제로 묻거나 함께 앉을 때 다른 줄을 고를 수 있었다.

오후 햇빛이 바닥을 조금 옮겨 갔다. 유리는 의자를 밀려다가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등받이를 잡았다. 빈 의자도 마음대로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두 걸음만 옮겨 창 빛에서 비껴 앉았다. 어제 남자가 자기 팔을 뻗지 않도록 가까이 옮겨 온 거리가 떠올랐다. 그 동작을 혼자 있는 날 자기에게도 쓸 수 있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손은 천 위에 있었다. 완전히 편하지는 않았고 몸이 오래 돌아온 듯한 낯선 느낌도 없었다. 유리는 일어나 물을 마셨다. 아무 새 결과가 없는 오후를 실패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 오전에는 실제로 보관을 이어 지불했고 편지를 부쳤다. 나머지 시간은 그 다음 일을 당겨 쓰지 않은 시간이었다.

에다는 저녁에 돌아와 오늘 원고는 두 줄만 바뀌었다고 말했다. 유리는 잘 앉았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중간에는 자기가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고 답했다. 둘은 웃었다. 쉬는 일도 잘해야 한다는 새 규칙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에다는 내일은 다른 의자를 골라 볼 것이라고 했다. 유리는 자기 비스듬한 의자 이야기를 해 줬다.

저녁 식사 뒤 유리는 영수표를 날짜순으로 놓았다. 새 기한은 삼백다섯째였다. 그때까지 반드시 원인을 다 찾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 다시 비용과 물건의 범위를 골라야 한다는 사실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그 날짜를 시계의 해답이 아니라 자기 다음 결정이 닿을 날로 남겼다.

책에는 어제 세온이 만진 울어 있는 앞장이 있었다. 유리는 그 자리를 손으로 펴려고 누르지 않았다. 그는 이미 지금 모양으로 만져 봤고 그녀도 지금 모양으로 읽고 있었다. 남은 자국이 모두 풀어야 할 비밀은 아니었다. 시계의 짧은 선에는 다음 질문을 붙일 수 있었지만 책의 물결에는 오늘 그대로 둘 선택이 있었다.

밤이 되자 멈춘 시계 옆의 그늘이 길어졌다. 유리는 등불의 위치를 바꾸어 선을 확인하려 하지 않고 책을 덮었다. 오늘 보낸 종이는 자기 눈이 닿지 않는 길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받지 않은 대답을 좋은 말로 미리 채우지 않았다. 궁금한 자국과 아픈 손, 함께 웃은 오후를 각각 남긴 채 잠자리를 폈다.

불을 끄기 전 의자 하나를 바깥으로 조금 돌렸다. 다음에 세온이 같은 자리에 앉을지는 몰랐다. 지금 유리가 아침에 일어나 앉기 편한 방향이었다. 그녀는 그 의자의 주어가 오늘은 자기라는 사실이 좋았다. 새로운 관찰의 동의를 기다리는 사이에도 방의 작고 실제적인 선택은 계속 자기 손에 남아 있었다.

16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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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선과 먼 자리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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