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뒤의 첫 제안에도 로델이라는 이름은 없었다.
유리는 여든엿새째 날 아침 봉투를 끝까지 읽었다. 전날에는 답변 기한만 봤던 순회 조합의 안내였다. 돌샘의 작은 온실이 자연 계절이 따뜻해질 때의 관리를 비교해 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새 봄을 여는 일보다, 이미 오는 빛을 어디까지 받을지 보는 닷새의 일이었다.
제안한 날은 아흔사흘째 날부터 아흔이레째 날 일몰까지였다. 유리는 곧바로 마음에 든다는 답을 쓰지 않았다. 현장에 필요한 사람과 보수, 손이 아플 때 기록과 운반을 맡을 조건을 읽었다. 계절 차용은 포함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있었다. 서명할 본 조건과 첫 지급은 도착 뒤 시작 아침에 다시 맞추기로 되어 있었다.
오른손은 아침에도 조금 뻣뻣했다. 그녀는 종이를 탁자에 놓고 왼손으로 잔을 들었다. 먼 순회를 고른다는 말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덜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떠나는 날짜를 또 설명해야 할 생각을 하자 잠깐 피곤해졌다. 그 마음을 조합의 잘못으로 고쳐 쓰지는 않았다.
먼저 교통을 확인했다. 아흔하루째 날 로델을 떠나 중간에서 묵고, 다음 날 돌샘에 닿는 정기편이 있었다. 좌석과 물품 운송은 아직 실제 예약이 아니었다. 유리는 문의할 내용을 짧게 썼다. 인장은 자기 작은 가방으로, 여섯 봉인 병과 빈 병 두 개, 무거운 판은 정한 운반으로 가야 했다.
다온이 숙식의 마지막 내역을 가져왔다. 오늘까지가 예약한 사흘의 개인 방문이었다. 유리는 조합 봉투를 덮고 실제 사용한 방과 식사를 먼저 맞췄다. 더 머무르면 무슨 조건인지 물었다. 주인은 다음 손님의 예약을 보고 그 방은 계속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유리는 잠깐 아쉬웠다. 이제 자기 손이 편한 자리로 받침을 옮겨 둔 방이었다. 다온은 아래쪽의 다른 작은 방이라면 나흘을 더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창이 좁고 낮에 사람이 오가는 소리가 들릴 수 있었다. 유리는 직접 보고 골라도 되는지 물었다.
그 방의 의자는 낮았다. 그녀는 앉았다가 무릎의 위치를 보고 다른 받침을 쓸 수 있는지 물었다. 바깥 소리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다온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하지 않고 문을 닫아 보라고 했다. 유리는 문을 닫은 다음 다시 열었다. 오늘 자기 몸으로 알아볼 수 있는 조건이었다.
추가로 머물면 나흘 중 일부는 개인 시간으로 두고 싶었다. 온실에서 다시 부탁이 왔다는 사실은 별도였다. 다음 수확의 반환 준비를 위해 비교표를 봐 달라는 제안이 현재 창구에 있었다. 유리는 아직 그 자료를 열지 않았다. 새로운 노동을 받을지 정하는 일부터 남아 있었다.
“여기서 더 있고 싶은 이유가 두 개면 안 되나요?”
유리가 물었다. 다온은 누가 하나만 내라고 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녀는 웃음이 났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고 검토해 보고 싶은 일도 있었다. 어느 한쪽을 다른 쪽의 증명으로 세우지 않으면 같이 있을 수도 있었다. 다온은 그래서 방은 어떤 것으로 할지 물었다.
유리는 작은 방의 나흘을 자기 비용으로 예약했다. 여든이레째 날부터 아흔째 날까지였다. 현재 사흘의 정산은 오늘 따로 마쳤고, 방을 옮길 때 열쇠도 바꾸기로 했다. 세온에게 이야기하기 전 자기 머물 자리를 먼저 골랐다. 그 순서가 조금 든든했다.
온실 제안의 전문은 오후에 정한 창구에서 읽었다. 여든아흐레째 날과 아흔째 날, 이틀의 한정된 대조였다. 첫 사흘의 봄과 뒤의 두 시간 차용이 다음 가을에 각각 어떤 몫으로 남는지, 현지에서 쓰는 설명과 맞춰 보려는 일이었다. 실제 수확을 미리 받았다고 쓰는 업무는 아니었다.
유리는 정식 판단을 내릴 담당과 자기 설명의 차이를 물었다. 원본과 사본의 보관자, 주민에게 물을 범위도 확인했다. 과거 재심을 다시 맡거나 나벤의 남은 배상까지 판정하라는 제안은 아니었다. 오른손의 긴 필기는 지원 인력이 맡고 무거운 판도 지정 운반자가 받는 조건이었다.
현재 담당은 범위를 글로 고쳐 주기로 했다. 유리는 본 계약을 읽기 전 현장 대조를 시작하지 않았다. 개인 일정인 여든이레째 날과 여든여드레째 날에는 현장 대조를 하지 않는다고도 확인했다. 그 말을 하고 나니 저녁 만남에 가져갈 종이는 줄어들었다.
세온은 약속한 때 찻방에 왔다. 오늘은 길게 걷지 않고 앉고 싶다고 한 말을 기억했다. 다만 창가 자리는 해가 들어 눈이 부셨다. 그는 그곳을 골랐다가 괜찮으냐고 물었다. 유리는 옆자리로 옮기고 싶다고 했다. 기억해 온 배려도 오늘 다시 조정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물을 마셨다. 유리는 나흘 더 머물 방을 골랐고 돌샘의 제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세온은 먼저 웃었다가 출발 날짜를 물었다. 그녀는 교통을 문의 중이며 실제 예약은 아직이라고 답했다. 함께 있을 날이 늘었다고 말하는 데에도 미정인 줄이 남아 있었다.
“기쁜데, 또 아쉽기도 합니다.”
그가 말했다. 유리는 나흘 뒤를 벌써 아쉬워하면 오늘이 억울하다고 했다. 세온이 웃었다. 그녀 역시 그랬다. 처음 오는 작별이 아니라고 덜 아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오늘 잔의 물이 식을 때까지 앞날만 이야기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돌샘에 가면 여름을 앞둔 온실을 본다고 했다. 로델의 긴 겨울과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세온은 빛이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 유리는 씨앗과 장소를 봐야 알지만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모르는 새 현장을 모든 겨울의 반대말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창문도 오후에 너무 밝아 책상을 옮겼다고 말했다. 유리는 대행실의 사소한 자리를 한 번도 그려 본 적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일의 비밀이 아니라 오늘 어떻게 앉아 있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녀는 창이 어느 쪽인지 물었고 세온은 빈 접시를 손가락으로 돌려 설명했다.
유리는 그 그림을 보고 자기 작은 방의 창을 이야기했다. 나흘 동안은 아래층에서 소리가 더 들릴 거라고 했다. 세온은 다른 방을 알아봐 줄까 물었다. 그녀는 직접 보고 골랐으니 지금은 괜찮다고 답했다. 다만 아침에는 소리가 어떨지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괜찮을 것이라고 같이 다짐하지 않았다. 다온이 빵을 가져오자 각자 먹을 양을 골랐다. 세온의 접시에 작은 가루가 떨어졌다. 유리는 마렌의 단단한 빵도 돌아와서 먹으니 다른 맛 같았다고 했다. 장소가 바뀌면 같은 빵도 조금 낯설어질 수 있었다.
그녀는 돌아온 뒤 세온을 덜 반가워할까 봐 걱정한 적 있다고 말했다. 막상 얼굴을 보고 웃음이 먼저 나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그는 자기는 반가운 말을 너무 길게 준비했다고 답했다. 실제 만났을 때는 짐 인수부터 물어봤다는 말에 둘은 잠깐 웃었다.
웃고 나니 다음 말을 하기 쉬워졌다. 유리는 가끔 혼자 쉬는 저녁도 필요하다고 했다. 나흘 더 있으니 내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할까 봐 미리 묻고 싶었다. 세온은 자신도 대행실 인수가 늦는 날이 있다고 말했다. 만나는 날을 채우기보다 가능한 때를 하나씩 정하기로 했다.
여든여드레째 날 저녁 짧은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내일은 유리가 방을 옮기고 물품을 정할 시간이었고 세온도 자기 일정이 있었다. 둘은 그 하루를 빠뜨린 날처럼 표시하지 않았다. 유리는 오늘 저녁만큼의 말을 이미 충분히 나눴다는 것을 느꼈다.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시계를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유리는 시간은 벽에 있다고 말했다. 세온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손이 습관처럼 갔다고 했다. 그녀는 그 손이 왜 움직였는지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멈춘 초침이 사랑의 속도를 말해 주지는 않았다.
세온은 언젠가 본체를 일반 수리인에게 보여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직 맡긴 것은 아니었다. 유리는 그 말을 듣고 무슨 표정이어야 할지 잠깐 몰랐다. 시계를 그대로 두는 것이 과거를 잊지 않는 유일한 방법일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어졌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고칠 수 있든 없든 지금 자기 물건의 상태를 알고 싶다고 했다. 담보 기록은 이미 돌려받았고 새 기록을 맡길 생각은 없었다. 유리는 자기 인장을 만지지 않았다. 오늘 들은 것은 계절사가 해야 할 수리가 아니라 주인이 고른 다음 질문이었다.
약속한 시간이 끝나기 전 전달 담당이 창구에 봉투를 놓았다. 유리의 교통 문의에 현재 답이 왔다는 안내였다. 그녀는 세온에게 잠깐 확인하고 오겠다고 했다. 그는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돌아올 사람의 몇 분을 약속으로 정하는 일은 며칠을 붙잡는 것보다 작고 분명했다.
아흔하루째 날 출발과 다음 날 도착의 좌석, 중간 숙박과 물품 운송 자리가 가능했다. 유리는 본인 조건으로 실제 예약을 마쳤다. 조합에는 현재 예정에 맞춰 제안을 수락하되, 시작 전 최종 조건과 첫 지급을 확인하겠다는 답을 정기 전달에 맡겼다. 오늘 이미 일한 것으로 적지는 않았다.
예약 확인본에는 중간 숙박 뒤 이어 탈 편과 돌샘의 물품 수신 경로도 적혀 있었다. 유리는 길 한쪽이 늦어지면 누구에게 현재 도착을 알려야 하는지 확인했다. 정한 날짜에 새 일터에 가겠다는 뜻과, 아직 보지 못한 온실에서 무조건 일할 수 있다는 뜻은 달랐다. 그녀는 시작 아침에 조건이 다르면 다시 물을 수 있다는 답을 받고 확인본을 자기 가방에 넣었다.
세온에게 돌아와 실제 출발 날짜를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수첩에 적었다. 유리는 또 아쉽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지만 오늘 마지막 물을 마실 시간은 남았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잔을 들었다. 벽시계의 바늘은 조금 움직여 있었다.
헤어질 때 유리가 왼손을 내밀었다. 그는 손을 잡고 지금 힘이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녀는 오늘은 조금 느슨하게 해 달라고 했다. 전날 괜찮았던 손도 오늘 같을 필요는 없었다. 세온이 힘을 줄이자 그녀는 내일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겨 반갑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잠깐 웃었다. 자기도 쉬는 오후를 골라 보겠다고 했다. 유리는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하지 않았다. 서로 반가운 사람에게도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저녁이었다. 둘은 정문 앞에서 각자 길로 갔다. 다음 만남은 이틀 뒤였다.
방으로 올라온 유리는 짐을 작게 나눴다. 내일 옮길 것은 가벼운 개인 물건부터였다. 무거운 판과 병 상자는 지정 보관에 그대로 두고 출발 운반을 따로 받기로 했다. 보내지 않은 옛 편지는 자기 가방 안쪽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 편지를 꺼내 과거와 오늘을 채점하지 않았다.
등불을 낮추기 전 현지 대조의 수정 제안서를 읽었다. 첫 봄의 반환을 설명하는 짧은 표에서 작은 씨앗 봉투 하나가 두 몫의 근거로 겹쳐 있었다. 아직 오류라고 확정할 자료는 없었다. 유리는 그 줄의 질문을 표시했다. 다음에는 누가 가을을 약속했는지보다, 무엇을 한 번씩 세었는지부터 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