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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일몰

본문 5,222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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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의 빈 선반은 해가 먼저 떠났다.

유리는 유리창 아래 길게 남은 볕을 따라 걸었다. 첫날에는 그곳에 은빛콩 상자가 있었다. 지금은 흙이 묻은 사각형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그 자리를 닦고 마른 천을 접었다.

리넷이 온도 기록판을 읽었다. 공급은 중단 상태였고 미사용 병 일곱 개의 봉인은 같았다. 다온은 첫 병의 사용 기록과 반환 몫을 확인했다. 이미 쓴 봄의 값은 다음 수확에 남았다. 오늘 끝내는 것은 온실에 새 계절을 빌려 주는 권한이었다.

“불을 끄면 전부 추워지는 것 같겠죠.”

리넷이 말했다. 유리는 창의 서리를 봤다. 잎맥 모양의 결정은 줄었지만 자연 한파의 흰 테두리는 남아 있었다. 종료가 실패처럼 보일 수 있었다. 따뜻하게 만드는 일을 하러 와서 차가운 온실을 돌려주는 날이었다.

“씨앗은 따뜻한 곳에 있어요.”

유리가 말했다. 리넷은 대답 대신 저장실 점검표를 펼쳤다. 먼저 온 교대자가 상자 덮개와 난로 상태를 확인했다. 은빛콩의 싹은 낮에 천을 높인 뒤 눌리지 않았다. 잠든 종자들은 다른 선반에 있었다.

창밖으로 세온이 다가왔다. 그는 오늘 종료 뒤의 당직을 확인하고 왔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온실에 모이면 수문과 숲은 비게 됐다. 오르만은 수문에 남고, 숲의 교대자는 해가 진 뒤 첫 반응을 보고 연락하기로 했다.

유리는 공동 열쇠를 바로 빼지 않았다. 다온이 직접 홈의 표시를 보고 계약서 구획과 맞췄다. 온실 한 동의 경계를 거둬도 숲의 옛 계약까지 없어지지는 않았다. 나무 옆의 물리 덮개와 관찰 인력도 오늘 사라질 수는 없었다.

“새로 겹친 쪽이 풀리면, 덮개도 줄일 수 있나요?”

세온이 물었다.

“반응을 보고 정해야 해요. 원래 홈을 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억지로 떼지는 않아요. 수분이 줄면 되돌리라는 조건도 같습니다.”

유리는 그 한계를 다음 담당자에게 남겼다. 자기 인장을 계속 여기 두고 가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오늘의 종료 확인은 첫 계약의 남은 일이었고, 이후의 조사는 새로 정해야 했다.

다온이 빈 병을 들었다. 처음의 여덟 병 가운데 사용한 하나였다. 안쪽에는 볕이 지나간 엷은 띠가 남아 있었다. 유리는 그것을 기록판과 대조해 실제 사용량을 마지막으로 읽었다. 초과 청구도, 꽃을 잃었으니 없던 일로 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다온은 결과를 공동회의 장부에 썼다. 누가 어떤 밭에서 돌려줄지 확정하지 않은 부분은 다음 논의로 남았다. 반환량이 정해졌다고 주민 각자의 식량 몫이 저절로 나뉘는 것은 아니었다.

“끝난 계약인데 할 말은 남네요.”

다온이 말했다.

“네. 그래서 끝난 것과 남은 걸 나눠 적어요.”

유리는 대답하며 자기 계약서를 옆으로 밀었다. 다온은 두 종이를 한꺼번에 묶지 않았다. 유리는 그 동작을 보고 조금 마음이 놓였다.

해가 지붕 끝에 닿았다. 유리는 병을 여는 데 썼던 받침을 닦고 인장을 들었다. 첫날과 반대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리넷은 기록판을, 세온은 상자를, 다온은 공동 열쇠를 맡았다.

문턱의 볕이 가느다란 선으로 줄어들었다.

유리는 계약서의 시작과 끝을 소리 내 읽었다. 해 뜰 때부터 세 번째 해가 질 때까지. 공급을 멈춘 뒤에도 계약이 자동 연장되지 않았고, 쓰지 않은 병을 쓰겠다는 동의는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 빛을 붙잡지 않고 인장 끝을 돌렸다.

온실 안에서 젖은 흙 냄새가 옅어졌다.

창에 남은 물방울이 천천히 멎었다. 유리는 목덜미로 닿는 추위를 느꼈다. 급하게 온기를 빼앗는 냉기가 아니라, 문을 닫은 뒤에도 바깥 겨울이 자기 자리에 있다는 감각이었다. 리넷이 소매 안으로 손을 넣었다.

세온은 그녀에게 외투를 가져올지 물었다. 리넷은 기록을 마친 뒤 받겠다고 했다. 그는 외투를 가까운 의자에 놓았다. 유리는 그 짧은 기다림을 눈의 끝에서 보며 자기 손을 인장에서 떼었다.

공동 열쇠의 홈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다온이 열쇠를 잡되 뽑지 않았다. 유리가 경계 반응을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다온이 열쇠를 돌려 빼냈다. 마을의 물건이 마을 사람 손에 돌아갔다.

봄은 박수 받을 만한 빛을 남기지 않고 끝났다.

리넷이 기록판의 마지막 칸을 채웠다. 일몰, 신규 공급 없음, 계약 종료. 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창밖을 봤다. 첫날 훔쳐보던 아이들은 오늘 그곳에 없었다. 저녁을 먹으러 갔을 시간이었다.

유리는 온실이 조용해진 뒤에도 한 번 더 바닥을 살폈다. 다른 구획의 계절을 함께 거둬 버린 흔적은 없었다. 잎맥 서리는 일부 남았고, 오래된 길의 이상도 남았다. 새 계약 하나의 정상 종료가 옛 계약의 결백이나 무효를 뜻하지는 않았다.

숲에서 첫 연락이 왔다. 물기를 확인한 교대자는 급격한 마름이 없고 새 서리가 넓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밤중 확인은 한 번 더 남았다. 오르만도 수문 물높이가 급하게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유리는 두 소식을 같은 사람의 확인으로 합치지 않고 따로 적었다.

마지막은 시계였다.

세온이 상자 앞으로 왔다. 첫날처럼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지 않았다. 그는 뚜껑을 여는 유리의 손을 보고, 받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유리는 안쪽의 별도 홈에서 회중시계를 꺼냈다.

무게는 처음과 같았다. 그런데 며칠 사이 손에 너무 익은 물건이 된 듯했다. 그녀는 자신이 맡았던 것이 물건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 친숙함이 보관을 연장할 이유는 아니었다.

유리는 인장을 시계 옆에 댔다. 이번 계약의 표식이 풀렸다. 작은 빛이 뚜껑 가장자리에서 한 번 돌아 사라졌다. 기록을 담보로 열람할 권한도 그때 끝났다. 그녀가 보았던 한 시간을 다시 마음대로 열 수는 없었다.

“서문 수문에서, 부탁을 듣고 대답하지 못한 한 시간. 맡긴 기록을 돌려드려요.”

그녀가 말했다. 세온은 두 손으로 시계를 받았다. 뚜껑을 바로 열지 않고 손바닥의 차가움부터 느끼는 듯했다. 유리는 반환 확인서의 빈칸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가 서명했다.

시계의 초침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 유리는 고장 난 것처럼 흔들지 않았다. 새 계약의 담보가 풀렸어도 이미 남아 있던 옛 계약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건을 돌려받은 일과 그날의 문제가 풀린 일은 달랐다.

세온도 시계를 고치라고 내밀지 않았다. 그는 시곗줄을 천천히 접어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왼손이 잠깐 빈자리를 확인했다. 며칠 동안 그곳에 없던 무게가 돌아왔다.

리넷이 먼저 온실 밖으로 나갔다. 기록판을 저장실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다온은 공동 열쇠를 챙기고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말했다. 두 사람에게 더 이야기할 것이 있으면 문은 잠그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유리는 미사용 병을 상자의 바깥 홈에 하나씩 넣었다. 일곱 번 작은 유리 소리가 났다. 세온은 상자를 들어 주겠다고 먼저 묻고, 그녀가 안쪽 받침을 고칠 때까지 기다렸다. 두 사람의 손 사이에 닫힌 시계가 더는 놓여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어쩐지 서운하고 또 가벼웠다.

“끝났네요.”

유리가 말했다. 세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을 부탁드렸는데, 사흘에 다 끝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는 자책하는 쪽으로 문장을 잇지 않았다. 유리는 상자 끈을 잡고 대답했다.

“씨앗도 아직 크는 중이에요.”

세온이 문을 열었다. 겨울 공기가 들어왔다. 그녀는 상자를 기울이지 않고 문턱을 넘었다. 첫날 그가 물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안에 봄이 들었느냐고. 지금은 일곱 병이 그대로였고 봄을 빌려 준 시간만 지나 있었다.

그래도 처음과 같은 상자는 아니었다. 바닥에 숲 흙이 묻었고 담요에는 작은 접힌 자국이 더 생겼다. 유리는 그 흔적을 집에 돌아가 한꺼번에 털어 버리고 싶지 않았다. 다음 일을 고르기 전에 제대로 살펴보고 싶었다.

찻방에서는 저녁 냄새가 났다. 다온은 종료를 기념한다며 특별한 음식을 내지 않았다. 낮의 수프를 다시 데우고 빵을 잘랐다. 리넷은 오늘 끝난 온실보다 내일 오는 종자에 관해 더 많이 물었다.

유리는 그 질문에 답하다가 문득 웃었다. 씨앗의 다음 날을 묻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끝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자기 계약이 끝나도 이야기는 다른 손에서 이어졌다.

세온은 이번에도 자기 그릇을 작게 바꾸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시계를 탁자 위에 올리지 않았다. 사적인 물건을 모두에게 보여야 할 이유가 없었다. 유리는 그의 주머니가 조금 무거워진 쪽을 보지 않으려고 자기 잔을 들었다.

다온이 부엌으로 간 뒤 세온이 낮게 물었다.

“이제 제가 다시 말씀드리면, 들어 주실 수 있습니까.”

유리는 잔을 내려놓았다. 무엇을 말하겠다는 것인지 알 것 같았지만 그가 정하기 전에 먼저 이름 붙이지 않았다.

“어떤 범위로요?”

“그날 수문 앞에서 제가 한 일입니다. 당신이 보셨던 기록을 제가 설명하고 싶습니다.”

유리는 몸을 조금 돌려 그를 마주했다. 계약 상대가 담보를 돌려받자마자 같은 것을 다시 내놓는 모습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계약은 이미 종료됐으며, 말을 하지 않아도 종료 결과와 종자 교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제가 듣는 것과 다른 분에게 전하는 것도 따로 정해요.”

“우선 당신에게만요. 수문에서 직접 짚어야 할 곳이 있으면 함께 봐 주셨으면 합니다.”

세온이 말했다. 긴 침묵 뒤 덧붙였다.

“오늘 밤 전부 말할 생각은 아닙니다. 저도 순서를 적어 보고 싶습니다.”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림의 길이를 정하는 사람이 그 자신이었다. 그녀는 내일 아침 한 번 시간을 잡고, 그때도 바꿔도 된다고 답했다. 시계를 다시 맡기거나 인장을 찍을 필요는 없었다.

그가 주머니 위에 손을 올렸다가 내렸다.

“고맙습니다.”

유리는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잔의 손잡이를 돌렸다. 세온이 잡기 편한 쪽으로 움직이려다가, 아직 그의 잔이 아니라 자기 잔이라는 것을 알고 웃었다. 그가 이유를 묻지 않아 더 부끄럽지 않았다.

밖에서 밤의 종이 울렸다. 숲의 두 번째 확인은 이상이 없었다. 유리는 새 일을 약속하기 전에 오늘의 마지막 소식을 기록했다. 종료 확인을 다 끝내고 나서야 소매를 내렸다.

세온은 문밖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따뜻한 방까지 같은 길이었다. 둘은 시계 이야기를 더 하지 않고 걸었다. 눈이 단단히 눌린 길에서 발소리가 번갈아 났다. 유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계약이 끝난 뒤에도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갈림길에서 세온이 멈췄다. 유리가 돌아보자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날 저는 문을 열기 전에, 건너편 사람이 누군지 물었습니다.”

유리는 손난로를 쥔 손을 멈췄다. 기록의 빛에서는 길게 들리지 않았던 말이었다. 세온은 주머니의 시계를 꺼내지 않았다.

“왜 그 질문부터 했는지, 내일은 그 말부터 하겠습니다.”

10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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