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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의 물높이

본문 5,157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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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만의 공책은 물에 젖은 자리가 먼저 펼쳐졌다.

종이가 부풀어 다른 쪽보다 두꺼웠다. 유리는 모서리를 손끝으로 펴지 않았다. 책상 위에 무거운 나무 조각을 놓고 그 아래에 빈 천을 받쳤다. 오르만이 자기가 넘길 쪽을 골라 펼쳤다.

“그날 기록을 보자는 뜻은 아니었어요.”

유리가 말했다. 수문지기는 잠깐 그녀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물은 날짜를 골라서 올라오지 않아.”

공책에는 날씨와 물높이가 짧게 적혀 있었다. 사람 이름은 드물었다. 눈금 옆에 작은 동그라미가 반복됐고, 한쪽 가장자리에는 벨잎숲의 오래된 물받이가 그려져 있었다. 유리는 리넷이 가져온 나무 그림을 그 옆에 놓았다.

세온은 두 공책 사이에 의자를 끼우지 않았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오르만이 읽는 것을 들었다. 자신이 아는 일이라고 대신 설명하지 않았다. 유리는 그의 손에 찻잔이 없는 것을 봤다. 대신 마른 천이 있었다. 물가에 가져갈 종이를 싸는 용도였다.

오르만은 동그라미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꽃잎이 수문 틈에 끼던 날의 표시라고 했다. 어떤 날은 물이 높았고 어떤 날은 낮았다. 유리는 바로 물높이 하나가 원인이라고 쓰려던 문장을 멈췄다.

“그러면 수위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네요.”

“그랬으면 진작 했지.”

수문지기의 대답은 짧았다.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단순한 답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 주듯 말할 뻔했다. 오래 버틴 사람에게는 이미 해 본 일들이 있었다.

그녀는 물높이 옆의 다른 줄을 읽었다. 수문이 열린 쪽과 닫힌 쪽, 보행교를 사용한 때, 온실 물받이를 비운 때. 동그라미가 찍힌 날에는 같은 세 가지가 겹쳤다. 숲에서 물이 내려오고, 온실 쪽 물길이 열려 있고, 서문을 겨울 방식으로 운용했다.

“지금도 이렇게 쓰고 계세요?”

“겨울엔 달라지지 않으니까.”

오르만이 말했다. 그는 말을 마친 뒤 창밖의 수문을 봤다. 유리는 그 시선을 따라갔다. 물을 다루는 사람은 종이에만 눈을 두고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공책을 덮지 않고 먼저 일어났다.

“같이 보면 안 될까요. 제가 생각한 길이 실제로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오르만은 문 옆의 목도리를 들었다. 세온은 천으로 감싼 공책을 받기 전에 손을 내밀었다. 오르만이 잠깐 멈췄다가 넘겼다. 두 사람의 손이 같은 종이 위에 머무는 것을 유리는 지켜봤다.

수문 앞의 물은 낮빛을 받아 흐렸다. 밤에는 검은 틈처럼 보이던 곳에 작은 부스러기들이 떠 있었다. 유리는 난간 바깥으로 몸을 내밀지 않고 안전하게 보이는 자리에서 물의 방향을 살폈다.

오르만이 오래된 물받이를 가리켰다. 벨잎숲의 눈 녹은 물을 받던 자리였다. 지금은 그 아래에 두꺼운 얼음이 붙어 있었다. 계절의 길이 남아 있는 곳은 눈으로 보이는 물길과 꼭 같지 않았다.

유리는 유리판을 차례로 비췄다. 서리가 맺히는 방향을 비교하는 동안 세온이 바람을 가려 주었다. 판은 그녀가 들고, 기록은 그가 받아 적었다. 누가 더 잘하는지 정한 것이 아니라 지금 손이 비어 있는 쪽이 할 일이었다.

“한 번 더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세온이 말했다. 유리가 돌아보자 그가 자기가 적은 선을 가리켰다.

“제가 보기에 이쪽으로 모이는 것 같은데, 바람이 그렇게 보이게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다시 비췄다. 바람을 가린 상태와 열어 둔 상태를 나눠 봤다. 같은 자리에 결정이 남았다. 세온은 그 결과를 본 뒤에야 종이의 물음표 옆에 작은 점을 찍었다.

유리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자기 눈에 보였다는 이유로 바로 확정하지 않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 그녀도 서두르면 놓치는 것이 있었다. 지금도 꽃을 잃은 뒤 무엇이든 하나는 성공시키고 싶은 마음이 조금 남아 있었다.

오르만이 물높이를 읽고 돌아왔다. 현재 수문 운용을 갑자기 바꾸면 아래쪽 밭의 물받이가 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유리의 제안을 듣기도 전에 먼저 손해를 말했다.

“그래서 한 번에 다 열자는 말은 안 할게요.”

유리가 대답했다.

“온실 쪽 물받이가 숲과 같은 경계로 잡힌 것 같아요. 실제 흐름을 조금 바꾸고 결정의 방향도 같이 봤으면 해요.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지는 제가 정할 수 없고요.”

오르만은 한동안 물을 보았다. 세온도 그쪽을 봤다. 유리는 두 사람의 침묵을 자기에게 유리한 대답으로 세지 않았다. 물소리가 대답보다 컸다.

마침내 오르만이 물받이의 현재 용도를 물었다. 다온에게 연락한 교대자는 지금 온실 급수는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종자는 찻방에 있었고, 빈 온실의 저장수만 남아 있었다. 그래도 아래 구획의 확인을 먼저 해야 했다.

세온이 사람을 부르려 하자 유리가 물었다.

“지금 필요한 일을 맡을 분인가요, 대행이 부르면 오시는 분인가요?”

그는 손을 멈췄다. 잠깐 뒤 교대자에게 필요한 확인 내용을 전하고 가능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 달라고 고쳤다. 유리는 그 문장 끝이 바뀐 것을 들었다. 그에게 말하는 방식이 자꾸 명령처럼 들리지 않도록 자신도 목소리를 낮췄다.

“제가 마음이 급해서 질문을 날카롭게 했어요.”

그녀가 말했다. 세온은 고개를 저으려다 멈췄다.

“저도 습관대로 부르려 했습니다.”

둘은 더 미안하다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바뀐 요청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고 있었다. 유리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유리판을 들었다. 서로 틀린 순간을 길게 벌주지 않아도 일이 조금 달라질 수 있었다.

아래 물받이를 확인한 사람이 돌아왔다. 오르만은 허용되는 범위에서 운용을 조정하기로 했다. 유리는 그 절차를 대신하지 않았다. 세온에게도 수문 설비에 직접 손대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둘의 일은 서리와 경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변화가 없었다. 리넷이 온실 쪽에서 달려와 창의 서리가 그대로라고 말했다. 유리는 그녀를 숨 돌릴 수 있는 바람 안쪽으로 데려왔다. 급하게 달려온 사람의 대답을 곧바로 실패의 증거로 쓰고 싶지 않았다.

“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다른 곳이 마르지 않는지도 봐야 하고요.”

리넷은 목도리를 내리고 숨을 골랐다. 손에 쥔 공책 가장자리에 녹은 눈이 묻어 있었다. 세온이 마른 천을 내밀었다. 그녀는 공책을 감싸고 이번에는 걷는 속도로 온실 쪽에 돌아갔다.

유리는 난간 안쪽의 벤치에 잠깐 앉았다. 세온이 옆에 섰다. 그녀가 빈자리를 보자 그는 묻지 않고 앉았다. 아침처럼 앉아도 되냐는 표정을 먼저 만들지 않았다.

“기다리는 일이 늘 나쁜 건 아니네요.”

유리가 말했다. 그는 물 쪽을 보고 있었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 허락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과 이미 한 조치의 결과를 함께 보는 것은 달랐다. 유리는 그 차이를 그의 지난 한 시간 전체의 해답처럼 말하지 않았다. 오늘 배운 한 가지로만 남겼다.

세온은 주머니에서 접은 종이를 꺼냈다. 숲의 임시 조치 교대표였다. 다음 확인을 맡은 사람이 뿌리의 물기가 줄지 않았다고 전해 왔다. 마지막 꽃은 돌아오지 않았고 나무는 아직 살아 있었다.

유리는 종이를 받아 한 번 접힌 곳을 폈다. 모서리에 흙이 묻어 있었다. 아침의 손이 여기까지 돌아온 것 같았다. 그녀는 전달한 사람에게 고맙다고 전해 달라는 말을 적었다. 잘됐다는 감탄만으로 끝내기에는 누군가 눈길을 실제로 건넜다.

뒤에서 리넷이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달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손에 든 유리판을 조심스럽게 들어 보였다. 온실 창의 눈에서 잎맥 일부가 끊겨 있었다. 바깥 서리와 같은 모양으로 풀리기 시작한 곳도 있었다.

유리는 자기 판과 나란히 놓았다. 숲에서 오는 결정은 느려졌고, 다른 쪽의 차가움은 남았다. 서로 다른 길이 한 장의 겨울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자연 한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크게 웃으려다 숨을 내쉬었다. 세온이 그 표정을 봤다.

“좋은 쪽입니까?”

“네. 전부는 아니어도요.”

“그 말이면 지금은 충분합니다.”

그가 말했다. 유리는 손등으로 유리판 가장자리를 닦았다. 누군가 충분하다고 말해 주는 것과 자기 일이 끝났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이제 이 사람도 구별하고 있었다.

오르만은 조정된 운용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는지 교대자와 확인했다. 아래 밭의 물받이는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물이 한쪽으로 빠지는 문제를 다른 집에 넘길 수는 없었다. 유리는 새 연락이 올 때까지 온실 공급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온이 공책을 돌려줬다. 오르만은 바로 품에 넣지 않았다. 젖은 페이지를 펼쳐 처음의 동그라미를 가리켰다. 세 곳의 경계가 겹치는 모양은 예전 그림에도 남아 있었다. 자연 한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연결이었다.

“이건 누가 바꿨는지 아십니까?”

유리가 물었다. 오르만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적은 건 물높이야. 서류의 주인은 아니고.”

유리는 그 대답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나벤이나 옛 영주의 이름을 여기서 골라 넣지는 않았다. 흔적이 있다는 것과 고의로 바꿨다는 것을 구별해야 했다. 수문지기에게 모르는 책임까지 말하게 할 수는 없었다.

해가 내려앉기 전에 아래 물받이의 확인이 왔다. 급격한 동결이나 마름은 없었다. 오늘 밤의 물높이와 온실 서리를 함께 보기로 했다. 물리적인 운영을 바꾸는 일이 마법의 빈틈도 조금 줄일 수 있다는 첫 관찰이 남았다.

유리는 온실로 돌아가는 길에서 멈췄다. 세온이 바로 옆에서 멈췄다. 그녀는 신발 끈이 아니라 가방의 접힌 끈을 고쳐 멨다. 그가 대신 손을 뻗지 않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났다.

“이번에는 도와 달라고 할게요. 뒤쪽이 걸렸어요.”

세온은 허락받은 끈만 풀었다. 손이 닿는 짧은 동안 유리는 그의 소매에 밴 나무 냄새를 맡았다. 숲에서 묻은 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냄새가 싫지 않았다.

온실 안은 여전히 차가웠다. 리넷은 비어 있는 종자 선반을 닦고 있었다. 병 일곱 개는 봉인된 채였고, 시계가 든 상자는 덮개 아래에 있었다. 유리는 경계부터 다시 살폈다. 봄을 더 넣기 전에 볼 것이 이제 조금 분명해졌다.

다온이 식량표를 들고 들어왔다. 오늘 사용한 장작과 내일 필요한 종자 보온, 사흘 계약에서 이미 쓴 볕의 예상 반환 몫을 나란히 적어 왔다. 마지막 줄은 비어 있지 않았다. 마을이 먹어야 할 겨울 양식의 수였다.

유리는 그 줄을 보고 병 쪽으로 가던 손을 멈췄다.

숲과 수문은 조금 버티게 됐다. 그러나 씨앗을 살릴 봄을 다시 열면 가을에 돌려줄 결실도 늘어날 것이었다.

다온이 물었다.

“얼마나 더 빌릴 수 있냐 말고, 우리가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부터 볼까요.”

7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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