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스릴러 15세 이용가 34화

도면의 여백

본문 5,224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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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면의 여백에는 방 이름 대신 지우개 자국이 있었다.

서린은 그 자국을 확대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오늘 받은 것은 최초 설계사 보관본을 정식 복제한 자료였다. 연필 흔적까지 남은 작업도와 접수 때 제출한 도면은 서로 다른 봉투에 있었다. 어느 쪽의 여백인지부터 알아야 했다.

11월 17일 오전, 설계사 자료를 넘겨받은 건물 관리 부서의 열람실이었다. 설계 사무소의 보존 담당이 원본 대조 경위와 제공 목록을 설명했다. 서린에게 온 것은 연결부에 관한 허가 사본이었다. 원도는 보관처에 남았다.

“지운 선이 원래 방이었습니까?”

도운이 물었다.

보존 담당은 설계 검토 때 바뀐 선이라고 답했다. 최종 제출 도면에는 그 옆에 설비 통로가 있었다. 지운 것이 있다고 현장에서 방을 감춘 흔적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서린은 첫 종이의 위에 작업 검토용이라고 적힌 제목을 다시 읽었다.

최종 제출본의 연결부는 반 층 낮았다. 동서 날개의 층고 차를 잇는 계단과 설비 통로가 있었고, 뒤에 붙인 접수 확인과 변경 허가의 관련 항목이 서로 맞았다. 현재의 이상한 높이 자체가 무단 공사의 증거는 아니었다.

서린은 처음 만든 보고의 증축부 의심이라는 문장을 찾아 펼쳤다. 그 말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고 있었다. 합법으로 시작한 증축도 나중에 다르게 쓰일 수 있었다. 시작이 허가됐다고 끝까지 같은 것은 아니었고, 끝이 잘못됐다고 시작의 모든 선을 지울 수도 없었다.

“이 층고 차는 허가된 계획 안에 있네요.”

그녀가 말했다.

담당자는 접수 번호를 가리켰다. 서린은 그 번호가 실제로 가리키는 면을 확인한 뒤에만 비교표의 한 칸을 닫았다. 설계가 허가된 사실과 그 도면대로 시공됐는지는 준공 관련 자료와 따로 맞춰야 했다.

창밖에서 운반차의 후진음이 났다. 도운이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종이를 보았다. 서린에게는 그 소리가 문 아래에서 들었던 작업 소리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여기의 소리는 지금 열람실 바깥에 있었고, 그날의 소리와 이어 줄 근거는 없었다.

다음 봉투에는 준공 때의 확인 사진과 접수 도면이 있었다. 보존 담당은 종이 오른쪽을 받침으로 눌러 펼쳤다. 연결부 문은 바깥으로 열렸고, 통로 안쪽에는 지금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 넓은 공간이 남아 있었다. 관찰 가능한 기둥 축과 외벽 개구부를 기준으로 맞추자 두 자료의 선이 맞았다.

서린은 지난번 잘못 쓴 마감선을 다시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바뀔 수 있는 얇은 선 대신 확인된 기둥의 축부터 놓았다. 도운이 투명 종이를 밀다가 손을 멈췄다. 종이 가장자리만 맞추면 문이 원래보다 가까워졌다.

“그림 잘린 곳이 다르군요.”

그가 말했다.

둘은 배율과 잘린 범위를 맞춘 뒤 다시 겹쳤다. 도면의 어긋남 중 일부가 사라졌다. 그래도 현재 문틀과 칸막이는 남은 선 바깥에 있었다. 서린은 지워진 오차와 남은 변화를 다른 색으로 표시했다. 종이를 바르게 놓는 데 쓰인 시간도 업무 기록에 남겼다.

보수 자료에는 작은 수납 칸을 설치하되 통로 유효 폭을 유지한다는 승인 조건이 있었다. 도면의 점선은 이동 가능한 선반을 가리켰다. 현재 사진의 벽 경계는 그 선반 위치와 닮았지만, 바닥부터 문틀 위까지 이어진 마감은 같지 않았다.

“그럼 선반을 벽으로 바꾼 때가 문제겠네요.”

도운이 말했다.

“지금 자료로는 그 승인과 현재 벽이 다르다는 데까지입니다. 누가 언제 고정했는지는 시공 이력을 더 봐야 해요.”

서린은 대답하면서도 손끝으로 두 경계를 번갈아 짚었다. 더 봐야 할 것이 남았다는 말은 오늘 확인한 차이를 줄이지 않았다. 그 차이가 무엇의 차이인지 정확히 남길 수 있었다.

건물 관리 담당은 별도로 받은 변경 관련 처분 기록을 펼쳤다. 이전 관리 시기에 고정 칸막이와 문 여닫이 변경이 승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확인해 원상 보완을 요구한 문서였다. 적용 구간의 사진과 위치 표기가 오늘 도면과 맞았다. 설계사의 추측이 아니라 실제 담당 부서의 확인 기록이었다.

서린은 날짜와 대상을 읽었다. 그 문서는 연결부의 해당 변경을 다뤘다. 현재 건물의 모든 공사나 지지 부재의 위험까지 일괄 판단한 종이는 아니었다. 보완 요구가 실제 이행됐다는 완료 확인도 첨부돼 있지 않았다.

“요구는 갔는데, 끝난 자료가 없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담당은 현재 확보 목록에서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른 부서에 이관된 가능성을 확인 중이었다. 서린은 미이행 확정 대신 이행 확인자료 미확보라고 적었다. 다만 승인 범위를 벗어났다는 당시 지적 자체는 명확히 남겼다.

도운이 복사한 작업도 위에 손을 얹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이걸 그냥 보관칸이라고 들었습니다.”

“누가 언제 그렇게 설명했는지 오늘 말씀으로 남겨 주세요. 설계도에 원래 있던 방이었다는 뜻으로 바꾸지는 말고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작업 당시의 명칭이 건물의 허가 상태를 보증하지는 않았다. 서린도 처음부터 불법 공간을 알아본 사람처럼 오늘 보고를 고치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을 처음에는 214호로 오인했고, 다음에는 마감선을 잘못 맞췄다.

처분 기록의 첨부 사진 한 장은 아래가 접혀 있었다. 복제 때부터 생긴 가림이었다. 도운은 빈 부분을 옆 사진으로 채워 하나의 완전한 벽 그림을 만들자고 했다. 서린은 두 장의 촬영 방향을 읽고 고개를 저었다. 같은 벽처럼 보여도 문틀의 보수 시기가 달랐다.

보존 담당에게 원본의 해당 면을 다시 대조할 수 있는지 물었다. 오늘 예약은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담당은 다른 면의 중복 열람을 줄이면 관련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서린은 이미 읽은 작업도 두 장을 내려놓았다. 모든 면을 한 번 더 보는 대신 오늘의 결론에 필요한 접힌 부분을 택했다.

잠시 뒤 온 보완 사본에는 당시 보완 요구의 대상 표시가 끝까지 보였다. 서린이 추측한 옆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녀는 비교표에서 그 방에 붙였던 물음표를 떼어 미확인 목록으로 옮겼다. 범위가 작아지자 오늘 설명은 오히려 분명해졌다. 다음 업무 시간이 밀린 이유도 담당과 회사에 실제로 전달됐다.

휴식 때 도운은 복도 의자에 앉아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쌌다. 컵의 그림에는 창문이 여섯 개 있었다. 그는 그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렸다.

“그림에서는 지우면 쉬운데요.”

서린은 옆에 앉았다.

“실제로는 그 뒤에서 사람이 살았죠.”

그는 더 농담하지 않았다. 서린은 그 침묵이 어떤 고백의 예고인지 추측하지 않았다. 따뜻한 물이 식을 때까지 둘은 각자의 컵을 들고 있었다.

오후에는 누락된 운영 계약 첨부의 참조 번호를 대조했다. 최초 설계사 자료의 목록에는 비슷한 제목이 있었지만 같은 문서는 아니었다. 제목이 닮았다는 이유로 빠진 첨부를 찾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서린은 종이 두 장을 겹치지 않고 벌렸다.

설계사 보관본은 허가 경계의 기준을 설명했다. 운영 시행표가 인용한 첨부는 그 뒤의 실제 사용 구역과 변경 경계를 설명한 것으로 보였다. 작성 목적과 참조된 도면 수정 번호가 달랐다. 설계사에서 그 운영 첨부를 납품했다는 발송 기록은 오늘 제공 목록에 없었다.

“여기서 사라진 게 아니군요.”

도운이 말했다.

“이 보관 목록에는 처음부터 들어 있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린은 그가 쓴 사라졌다는 말을 없앴다. 한 서랍에 없다고 모든 서랍을 거친 문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은 빠진 종이를 찾지는 못했다. 대신 그것을 최초 설계사의 최종 도면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근거를 얻었다.

후속 운영 자료가 합법 증축의 도면 번호를 인용하면서도, 이미 승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된 현재의 경계를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허가된 건물이라는 큰 제목 아래 다른 상태의 방이 들어갔다. 서린은 그 연결을 시공, 사용, 운영 인계의 세 시기로 나눴다.

회사 책임자에게는 오늘 확보한 결론과 남은 업무량을 보고했다. 원래 예정한 오후 현장 촬영은 다음 허가 창으로 옮겨야 했다. 책임자는 구조 담당과 자료 검토를 먼저 맞추고 중복 촬영을 줄이라고 했다. 서린은 오늘 자료실에 왔다는 이유로 현장도 다녀온 것처럼 일지를 쓰지 않았다.

하은에게서 짧은 문자가 왔다. 예전 통로가 처음부터 사람을 숨기려고 만든 곳이었느냐는 물음이었다. 서린은 지원 담당과 설명 범위를 맞춘 뒤 통화했다. 하은은 집에 있었고 발목 받침을 고치는 소리가 먼저 났다.

“최초 증축은 허가된 설비 통로였습니다. 나중의 특정 칸막이와 문 변경은 승인 범위를 벗어났다는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그 안에서 지낸 사람은 잘못된 방에 있었던 게 되는 건가요?”

서린은 도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람의 자리를 설명하려고 가져온 종이가 또 사람의 잘못을 묻는 말로 바뀌고 있었다.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운영했는지의 문제입니다.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구조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하은은 알겠다고 했다. 어머니의 이동 날짜를 공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서린은 그 조건이 오늘도 유지된다고 답했다. 새 도면이 나온 일이 가족의 이전 선택을 다시 받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됐다.

열람실에서는 자료 담당이 새 비교표의 첫 요약을 읽고 있었다. 허가 도면과 불법 현장이 다름. 서린은 그 문장을 보고 의자를 당겼다. 불법 현장이라는 말은 현재 건물 전체의 지위를 판정한 것처럼 컸다.

그녀는 합법 증축의 연결부 경계와, 당시 승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확인된 특정 변경을 분리해 적었다. 각 자료가 실제 확인하는 시기도 붙였다. 담당은 수정한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글자 수는 늘었지만 사진을 보지 않은 다음 담당도 무엇을 다시 확인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원자료는 제공 주체의 보관으로 돌아갔다. 서린이 가져갈 허가 사본에는 범위와 출처 목록이 붙었다. 현재 사진과 과거 도면을 겹친 참고도는 회사 작업물로 따로 지정했다. 아무 표시 없는 투명 종이 하나가 원래 설계인 것처럼 다음 봉투에 들어가지 않았다.

저녁에 모은경 쪽에서 관련 업무 인계표가 추가 제출됐다는 안내가 왔다. 서린은 조사 진술 전체를 볼 수는 없었지만 회사 업무에 쓰인 도면과 사용 구역을 누가 넘겼는지 관련 항목을 요청할 수 있었다. 세로시설관리 이전에 관리 업체가 두 번 바뀌었다고 했다.

첨부 목록의 세 인계표에는 모두 같은 문장이 있었다.

기존 구역 상태는 이전 업체 확인에 따른다.

서린은 세 장을 날짜순으로 놓았다. 마지막 회사가 앞 회사를 가리켰고, 앞 회사도 그보다 앞의 확인을 가리켰다. 맨 처음의 확인 대상은 오늘 찾은 허가 도면과 달랐다.

도면의 여백은 더는 빈칸이 아니었다. 누군가 그 사이를 설명하지 않은 채 다음 사람에게 넘겼다는 길이, 세 번 같은 문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34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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