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스릴러 15세 이용가 6화

사라진 열쇠 한 칸

본문 5,254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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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준은 열쇠를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그가 손을 펴자 고리 두 개가 보였다. 하나에는 연결부라는 글씨가, 다른 하나에는 숫자가 지워진 노란 딱지가 붙어 있었다. 판의 빈 칸에 적힌 번호는 04였다.

“반납한 것은 서랍에 잠깐 둡니다.”

기준이 말했다.

“지금 손에 든 건요?”

“제가 쓰는 겁니다.”

서린은 열쇠가 든 손과 빈 칸을 번갈아 봤다. 열쇠 모양을 눈으로 비교해 같은 잠금장치용이라고 확정할 지식은 없었다. 사진 한 장과 기억만으로 문을 하나씩 열어 보는 일도 할 수 없었다.

현장 직원이 먼저 물었다.

“복제 열쇠가 있다는 뜻인가요?”

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 하나로 방 안의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서린은 복제키라는 말을 메모하면서도 범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바깥 걸쇠는 열쇠 없이도 내려왔다. 이 열쇠가 존재하는 이유와 하은을 가둔 일은 아직 같은 질문이 아니었다.

“누가 만들었습니까?”

“이전 담당 때부터 있었습니다. 제가 받은 겁니다.”

“인수 기록은요?”

기준은 이번에는 바로 서랍을 가리키지 못했다.

직원이 열쇠를 책상 위에 놓아 달라고 요청했다. 기준은 고리를 손바닥에서 천천히 밀어냈다. 금속이 투명 덮개 가장자리에 닿으며 짧은 소리를 냈다.

서린은 그 소리가 아까 계단에서 들은 걸쇠 소리와 같다고 느끼려다 멈췄다. 금속은 모두 어느 정도 비슷하게 울렸다. 듣고 싶은 대로 이어 붙이면, 단서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다.

도운이 자기 전화의 사진 목록을 열었다.

관리실 도착 직후 찍은 시각 비교 사진. 열쇠판은 화면 가장자리였다. 그때 서린은 모니터를 봤고, 도운은 두 시각이 같이 나오는 구도를 맞췄다. 열쇠 수를 확인하려고 찍은 사진은 아니었다.

“사진을 찍은 시각은 열여덟 시 사십칠 분이고요. 이 사진에서 빈 칸은 확인돼요. 그 전부터 없었는지는 몰라요.”

도운이 말했다.

서린은 대장의 반납 시각을 다시 읽었다.

17:00. 공용 열쇠 04 반납.

반납자 칸에는 업체 직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실제 그 사람이 썼는지와 서명 필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서린은 이름을 소리 내어 읽지 않고 직원이 촬영할 때 줄만 가리켰다.

기준이 서랍을 열었다. 직원이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안에는 정리용 고무줄과 건전지, 낡은 우편 봉투가 있었다. 공용 열쇠 04는 없었다.

“아까 다른 칸으로 옮긴 모양인데.”

“옮긴 걸 기억하세요, 아니면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세요?”

서린이 묻자 기준은 한참 서랍을 봤다.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대답은 찾은 열쇠보다 작았지만, 틀린 자리에 꽂는 말보다는 나았다. 서린은 서랍이 빈 것을 열쇠가 도난당한 증거로 쓰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관리실 바깥에서 비가 굵어졌다. 창문 아래 물받이에서 탁탁 소리가 났다. 서린은 옥상에서 본 물고임을 떠올리고 회사 중간 보고에 강우 관찰을 덧붙였다. 정리하지 못한 증거가 있다고 건물 위험이 기다려 주는 것은 아니었다.

직원은 열쇠가 실제 어느 문을 여는지 기준에게 목록으로 설명해 달라고 했다. 기준은 연결부 안쪽 보관칸과 외부 출입문 하나를 말했다. 하은을 꺼낸 파란 문의 바깥 걸쇠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그 문은 열쇠 없이 걸리니까요.”

기준이 덧붙였다.

서린은 그가 말을 끝낸 뒤 물었다.

“그걸 알고 계셨으면서, 사람 확인 없이 잠가 두도록 했나요?”

“거기는 원래 사람이 들어갈 데가 아닙니다.”

“오늘 사람이 있었어요.”

기준의 시선이 모니터로 갔다. 화면에는 빈 통로만 있었다. 서린은 화면을 가리지 않았다. 이제는 그 빈자리가 어디이고 얼마나 늦는지 옆에 글씨가 붙어 있었다.

기준은 의자에 앉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직원이 앉을 자리를 비웠다. 열쇠는 책상 위에 그대로 남았다.

“전 거주자분들 물건 맡은 게 있습니다. 날짜 맞춰 정리하라고 했는데, 못 찾으러 온 분들이 있어요.”

“어디에 보관했나요?”

“연결부 안쪽 보관칸이요.”

서린은 방금 들은 두 문 이름 중 하나를 메모에 표시했다. 복제키는 그 칸을 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안을 확인하기 전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누가 오는지 기록했어요?”

“이름을 다 쓰면 오기 싫다는 분들이 있어서.”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었다. 방문객 뜻을 존중한 일인지, 들어온 사람을 숨긴 일인지 역시 자료가 더 필요했다. 서린은 기준에게 그 사람들의 사정을 지금 대신 설명하지 말고, 어떤 절차로 물품을 주었는지 먼저 말해 달라고 했다.

기준은 상대가 아는 물건의 모양을 말하면 찾아 줬다고 했다. 수령 서명은 몇 번만 받았고, 늦은 밤에는 관리실 말고 옆문을 쓴 적도 있었다.

도운이 고개를 들었다.

“그럼 감시 연속성 유지라는 게 그 시간까지였을 수도 있겠네요.”

“가능성은요. 확인된 용도는 아직 아니에요.”

서린은 그 말을 도운에게만 하지 않았다. 자기 메모에도 유지 계약 옆 화살표를 지웠다.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이어지는 순간이 오히려 조심스러웠다.

은경이 다시 들어왔다. 업무지원 담당이 보내온 열쇠 인수 사진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사진을 자기 설명으로 요약하지 않고 화면부터 보여 줬다.

오후 정리 인원에게 열쇠를 건네는 장면이었다.

사진 속 손에는 번호표 04가 붙은 열쇠가 있었다. 뒤에는 관리실 열쇠판 일부가 찍혀 있었다. 공용 열쇠 칸은 비었고, 옆 연결부 칸에는 다른 고리가 걸려 있었다.

기준이 책상 위 고리를 보았다.

지금 있는 것과 모양은 비슷했다.

“사진 원본이 있나요?”

직원이 물었다.

은경은 발송한 사람에게 보존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지금 받은 파일이 메신저에서 줄어든 사본일 수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서린은 오후 몇 시 몇 분이라는 숫자를 우선 적지 않았다. 전달된 화면의 시각과 촬영 시각이 같은지 확인이 필요했다.

작업자는 열쇠를 받았다. 대장에는 돌려줬다고 적혔다. 현재 판에는 없었다. 복제키는 관리인 손에 있었다.

서린은 그 네 문장을 각각 다른 줄에 썼다. 하나의 긴 문장으로 묶으면 끝에 누가 훔쳤다는 결론이 붙기 쉬웠다.

기준에게 휴대전화가 왔다. 그는 화면을 보고 받지 않았다. 서린은 발신자 이름을 보려 고개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적인 통화가 싫어서인지, 지금 답하기 곤란해서인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 대신 기준이 가리킨 물품 보관 절차를 확인했다.

“주인이 못 찾아간 물건 목록은 있어요?”

기준은 서랍 안의 봉투 묶음을 봤다.

“대강 적어 놓은 게 있습니다.”

그는 꺼내기 전에 직원에게 허락을 구했다. 서린이 촬영해도 되는 범위를 다시 물었다.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부분은 가리고, 물품 번호와 보관 위치만 볼 수 있었다.

종이 맨 위에는 소형 가방 둘, 취사도구 한 묶음, 우편 봉투라는 말이 있었다. 보관 위치는 대부분 같은 칸이었다.

3동 안쪽.

서린은 그 글자를 읽고 기준을 봤다.

“지금은 연결부라고 부르는 곳인가요?”

“그렇습니다.”

“3동이 서관이라는 설명과는 조금 다르네요.”

기준은 손에 쥔 종이를 내려놓았다.

“예전엔 넘어가는 계단까지 한꺼번에 그렇게 불렀습니다.”

서린은 자기 도면을 펼쳤다. 3동이라는 이름이 건물 전체였는지, 연결부까지 부르던 생활 이름이었는지 기록이 필요했다. 문을 여는 열쇠보다, 같은 장소를 부르는 말이 더 많이 복제돼 있었다.

현장 직원이 추가 출입을 막는 동안 보관칸은 열지 않기로 했다. 열쇠 확인과 증거 보존을 맡을 인력이 도착하면 함께 확인할 예정이었다. 서린은 혼자 남아서 기다리는 대신 출입구까지의 안전 동선을 다시 점검했다.

계단 아래 불빛이 바닥의 젖은 자국에 걸렸다. 반 층 낮아지는 연결부를 알기 전에는, 그 지점이 그냥 더 어두운 복도처럼 보였다. 도면에서 검은 선 하나였던 곳에 실제 문과 계단과 사람이 있었다.

옆문에서 금속이 떨리는 소리가 났다.

서린은 발을 멈추고 동행한 직원에게 소리 방향을 알렸다. 문 유리 바깥에는 사람 그림자가 없었다. 손잡이가 한 차례 내려왔다가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손전등을 올렸다.

“밖에 누구 계세요?”

대답 대신 아래쪽 문짝이 조금 움직였다. 직원은 문으로 다가가지 말고 벽 안쪽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무전으로 바깥 출입 담당에게 확인했다. 곧 빗물이 고인 통로를 살핀 직원이, 문 아래 철판이 바람에 떨린다고 답했다. 외부 담당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서린은 흔들리는 것이 손잡이가 아니라 유리에 비친 물받이 그림자임을 확인했다. 불빛을 옮기자 반사가 다른 쪽으로 빠졌다. 눈으로 본 것도 한 번은 다시 볼 필요가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어 안심하려 하지 않았다. 구조 안전과 별개로 잠금 상태도 확인 중인 문이었다. 바깥 직원이 물받이 접근을 막고, 안쪽에서는 통로를 비워 두었다.

조금 전까지 손바닥만 한 열쇠가 사람을 가둔 물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문 앞에 서자 열쇠 없이도 닫히는 걸쇠와 잠금장치 없이도 지나기 어려운 어둠이 따로 보였다. 어느 문이 왜 닫혔는지 보지 않고 열쇠 주인부터 정하면, 실제 입구를 또 놓칠 수 있었다.

서린은 도면의 옆문에 물받이 흔들림을 적고, 하은이 나온 파란 문에는 외부 걸쇠라고 썼다. 같은 기호를 쓰지 않았다. 오늘 건물 안에서 가장 쉽게 늘어나는 것은 방이 아니라 닮은 것들이었다.

관리실로 돌아오는 길에 하은에게 연락이 왔다. 발목 검사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짧은 문자였다. 뒤에는 서류를 아직 갖고 있다는 말이 붙었다.

서린은 오늘 더 돌아오지 말라고 답했다. 자료는 안전한 곳에서 보관하고, 필요한 부분은 본인이 동의한 방식으로 제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고 나서 물었다.

옛날 주소에 3동 안쪽이라는 표현이 있었나요.

답장은 바로 오지 않았다.

하은이 문자를 쓰고 지우는 표시가 잠깐 나타났다 사라졌다. 서린은 재촉하는 물음표를 보내지 않았다. 병원 의자에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사람에게 건물의 모든 빈칸을 물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전화 밝기를 낮추고 답장이 올 때까지 도면을 접었다.

직원이 기준의 복제키와 미확인 공용키를 구분해 보관 기록을 만들었다. 기준은 자기 열쇠가 없으면 옆문을 잠글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은 출입구 운영을 맡을 사람과 필요한 열쇠를 따로 정하겠다고 답했다. 문을 잠그는 일까지 아무도 맡지 않은 채 열쇠만 가져가지는 않았다.

서린은 그제야 굳었던 어깨를 내렸다. 해결한 질문은 작았다. 목록에 없던 복제키가 있었고, 지금 누가 보관하는지 남았다. 잃어버린 공용키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하은의 답장이었다. 사진은 아직 보내지 않았고 글만 세 줄 왔다.

엄마 우편에는 동이 아니라 층도 붙었어요.

지금 방 번호로 바꾸면 없는 주소예요.

그 주소로 이번 달에도 편지가 왔어요.

6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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