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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전체 이용가 169화

접히지 않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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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선우는 붙은 두 장을 더 떼지 않기로 선택하고 전문 담당에게서 현재 상태의 서류철을 직접 돌려받았다.

다래는 무진에게 컵 그림 세 장을 보여 준 뒤 모두 자기 방으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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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보다 긴 물건이 접수대에 왔다. 길쭉한 막대의 세 마디 중 하나가 벌어져 있었다. 다래는 접으면 된다는 말을 듣고도 관절을 누르지 않았다. 옮겨 온 사람이 한 번 시도했으나 끝까지 닫히지 않았다고 먼저 말했기 때문이었다. 임시 인계 백아흔나흘째의 첫 물건은 자기 길이를 줄이지 않은 채 작업대의 두 자리를 차지했다.

막대는 회전환의 공동 작업실에서 발견됐다. 축 화물환까지 오는 동안 지정된 긴 받침에 묶여 있었고, 끝부분의 완충재도 그대로였다. 전원이나 압력 용기는 없었다. 소담은 상자 뚜껑을 열기 전에 주변의 작은 포장부터 치웠다. 다래는 물건을 안전하게 받을 여유가 생긴 다음 발견 담당의 설명을 들었다.

“길이 재는 자 같아요. 눈금이 있거든요.”

막대에는 눈금과 연필선이 함께 있었다. 숫자는 같은 간격으로 이어졌지만 연필선은 제각각이었다. 큰 선 옆에는 작은 글씨도 보였다. 다래는 개인 이름일 수 있는 부분을 발견 안내 사진에서 가리고, 한쪽 관절이 끝까지 접히지 않는다는 외형만 남겼다. 사진에 다 보인다고 전부 보여 줄 이유는 없었다.

이송 기록에는 접이식 자 한 점이라고 적혀 있었다. 목록은 긴 화물 받침에 붙은 임시 표지를 읽고 보관 위치를 제시했다. 누구의 자인지 말하지는 않았다. 다래는 긴 받침에 맞는 자리를 고르고 실제 고정 상태를 확인했다. 분류기가 알려 준 칸의 길이와 오늘 물건의 길이는 맞았지만, 묶는 손의 일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소담이 자의 끝을 가리켰다. 아주 얇은 틈에 푸른 것이 끼어 있었다. 테이프일 수도 있고 접힌 종이일 수도 있었다. 그는 그게 빠지면 닫히겠다고 했다. 다래도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인 없이 빼 봐도 되는 물건인지는 아직 달랐다. 그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물을 사람이 먼저 필요했다.

오전에는 물건보다 늦게 온 문의가 하나 더 있었다. 기구 추가 품의 항목별 문안에 관해 확인이 이어지고 있다는 담당의 답이었다. 최종 부담 합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래는 오늘 자의 보관 자리를 마련한 비용과 오래된 설비 문의를 한 줄로 합치지 않았다. 긴 물건이 왔다고 모든 긴 일이 같이 끝나지는 않았다.

점심 직전 공동 작업실의 담당이 접수 안내를 보고 연락했다. 도겸이라는 성인이 전날 접이식 막대를 쓰고 나갔다고 했다. 다만 작업실의 공용 계측 자인지 개인 물건인지는 담당도 바로 말하지 못했다. 다래는 그가 사용했다는 설명과 그가 소유한다는 설명을 나누어 적었다. 쓰던 사람에게 연락을 이어 달라고 부탁했다.

도겸은 한 시간 뒤 연락했다. 먼저 세 마디이고 가운데가 잘 접히지 않는 물건이 맞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안내에서 보이는 특징 말고 스스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그가 잠깐 조용해졌다. 막대 뒤쪽 끝에 얇은 천 고리가 있고, 아래 마디의 옆면에 흰 페인트가 묻어 있다고 했다. 다래는 현재 외형과 맞는 부분을 확인했다.

그가 말한 두 특징만으로 모든 권한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현재 개인 물품 반입 기록과 작업실의 공용 장비 목록을 함께 대조할 수 있었다. 담당은 공용 목록의 같은 종류는 다른 식별이 붙어 있고 현재 제자리에 있다고 답했다. 도겸은 자기 반입 확인을 제공했다. 물건을 쓰던 사람의 길이 개인 소유자의 길과 실제로 만나는 답이었다.

“그럼 접어도 되나요?”

그는 오히려 다래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녀는 지금 이송 상태를 설명하고, 관절의 푸른 부분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도겸은 안도의 숨처럼 짧게 웃었다. 그 부분은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닫히지 않게 고정해 둔 곳이라고 했다. 고장이라는 말로 시작한 질문이 다른 모양으로 돌아왔다.

다래는 작동이 정상이라는 뜻으로 곧바로 바꾸지 않았다. 소유자가 의도한 고정이라는 설명을 현재 상태 옆에 붙였다. 실제 안전한 취급 범위는 관절과 받침의 담당에게 물을 수 있었다. 도겸은 접혀 있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그 길이로 받고 싶다고 했다. 그가 물건을 돌려받을 방법을 먼저 정해야 했다.

화면 너머에서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났다. 도겸은 자기가 잘못 둔 것 때문에 긴 받침을 계속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현재 보관 기한과 크기에 맞는 이송 조건을 설명했다. 무조건 얼마든지 기다린다는 약속은 없었다. 그가 가능한 인수 시간을 알아보고 다시 답하겠다고 했다. 오늘은 회전환의 다른 일을 마쳐야 한다고 했다.

소담은 도겸의 통화가 끝난 뒤 저 길이로 꼭 필요한 것이 있나 보다고 말했다. 다래는 아직 쓰임을 다 듣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가 접이식인데 안 접히게 만드는 게 재미있네요, 하고 웃었다. 그녀도 웃었다. 접수대에서 필요한 것은 제품 이름과 맞는 행동만은 아니었다. 실제 주인이 무엇을 두고 갔는지까지 물을 수 있어야 했다.

다래는 긴 받침 앞에서 숫자를 한 번 더 읽었다. 보이는 연필선 하나가 인쇄된 눈금의 가운데를 비스듬히 가로질렀다. 정확한 계측 도구라면 곤란할 수 있는 선이었다. 그러나 그 생각을 물건의 결함으로 적지는 않았다. 무엇을 재던 것인지 알기 전에는 흔적의 역할을 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점심을 먹으러 회전환으로 올라갔다. 이동 구간에서 몸을 돌리는 순서를 지키니 손에 든 봉투도 따라 방향을 바꿨다. 식당에서는 그릇을 놓은 자리가 아래가 됐다. 약한 유사 중력에 익숙해진 손이 컵을 내려놓았다. 축 구획에서 같은 버릇대로 물건을 놓으면 물건은 그곳에 머물러 주지 않았다.

은새가 다음 그림 모임의 안내를 보냈다. 다른 사람이 그린 자리를 보고 자기 자리에서 다시 그려 보는 시간이라고 했다. 참여는 선택이었다. 다래는 지금 답하지 않고 일정과 자기 휴무를 먼저 봤다. 새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일을 바꿀 수는 없었다. 마침 사흘 뒤 쉬는 날의 앞부분이 비어 있었다.

그녀는 함께 그리는 사람이 있어도 괜찮은 범위를 물었다. 은새는 인물 사진을 찍는 모임은 아니며, 서로의 종이를 보는 것은 각자 허락을 받은 뒤라고 답했다. 다래는 그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그림을 들고 들어가면 모든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현재 신청란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

접수대로 돌아오자 도겸의 추가 답이 와 있었다. 다음 날 직접 받을 수 있었고 긴 받침에 맞는 허용된 이동 경로를 작업실 담당과 확인했다고 했다. 현재 무리해서 물건을 접어 작은 수하물처럼 들고 갈 계획은 없었다. 다래는 실제 동행 인수와 받침 반납 조건을 확인해 예약을 연결했다. 연락이 왔다고 반환을 끝낸 표시를 하지 않았다.

그는 부탁 하나를 덧붙였다. 눈금 옆에 있는 작은 글씨는 공개 안내에서 보이지 않게 해 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다래는 이미 가린 범위와 남긴 사진을 설명했다. 원본 업무 기록을 마음대로 지운다는 답은 아니었다. 그가 그 정도면 된다고 했다. 상대가 걱정하기 전에 한 선택도, 실제 요청을 들은 뒤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교대 전 가람이 긴 물건의 임시 자리 표식을 읽었다. 다래는 관절의 끼임처럼 보이던 부분을 빼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말했다. 다음 사람이 선의로 닫아 놓지 않게 할 이유가 있었다. 현재 인수 예정과 소유자의 설명, 별도 취급 조건이 같은 화면에서 이어졌다. 가람은 자기가 맡는 동안에도 접지 않겠다고 실제로 확인했다.

그 확인을 받고 나니 다래는 계속 막대 곁에 서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짧은 상자 둘을 받아 각자의 자리에 보냈다. 창 너머의 빛은 멀리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접수 시계는 다른 일을 함께 세고 있었다. 긴 자 하나가 오늘 전체의 크기를 정하지는 않았다. 퇴근할 때 보관소에는 다음 담당의 손이 있었다.

무진에게는 사흘 뒤 그림을 그리러 간다고 알렸다. 같이 가자는 뜻은 아니었다. 그는 혼자 하는 일인지 물었고 다래는 모임에 가지만 자기 그림을 그리는 날이라고 답했다. 무진은 알겠다고 했다. 그녀가 언제 끝나는지 먼저 약속으로 묶지 않았다. 다래는 그 대화만으로 자기 시간이 실제 한 칸 생긴 것 같았다.

저녁에는 무진과 통로 건너 휴게 자리에서 잠깐 만났다. 그의 근무가 끝난 뒤였고 다래도 가방을 자기 방에 놓고 나온 참이었다. 무진이 오늘은 그림이 없느냐고 묻자 그녀는 컵은 아직 집에서 쉬고 있다고 했다. 그가 컵에게도 당직표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최소한 오늘은 야근을 안 시키겠다고 답했다.

그들은 창밖을 보았다. 바깥 물체의 속도를 창 안의 짧은 순간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말을 무진이 길게 하지는 않았다. 다래도 알아야 할 운항 질문이 없는 저녁에 설명을 청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오늘 먹은 것이 너무 싱거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자기 점심도 그랬다고 답했다. 둘의 하루가 매번 어려운 물건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다래는 접을 수 있는데 일부러 펴 둔 물건이 있느냐고 물었다. 손님 물건의 특징이나 이름은 전하지 않았다. 무진은 접어 놓으면 자기가 깔고 앉을 방석이라고 말했다. 펴져 있으면 자리에 놓고, 접혀 있으면 다른 물건으로 본다는 설명이었다. 그녀는 사람도 보관 모양에 따라 쓰임을 다르게 읽는다고 웃었다.

무진은 컵 그림 세 장은 지금도 같이 있느냐고 물었다. 다래는 그렇다고 했다. 갖고 싶다고 말해 줘서 기뻤지만 아직은 자기 방에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다시 달라고 하려는 질문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녀는 안다고 답했다. 거절을 한 번 해 두었어도 다음 대화에서 그 말을 피할 필요는 없었다.

돌아가기 전 손을 잡을지 그가 물었다. 다래는 잠깐 좋다고 했다. 둘은 이동에 필요한 손잡이를 놓지 않아도 되는 앉은 자리에서 손을 맞댔다. 무진의 손등에 오늘 새로 생긴 물집이나 상처를 찾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저 손을 잡고 싶었다. 손의 사정을 다 조사해야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에서는 긴 자의 마지막 연필선을 떠올렸다. 남의 키를 쟀을 수도 있고 가구 높이를 표시했을 수도 있었다. 다래는 어느 이야기도 사실로 고르지 않았다. 공책에 오늘 자기 컵을 그리기 전, 연필을 세워 손가락 길이만큼 거리를 재 봤다. 정확한 자가 없어도 지금 연습하려는 눈의 비교는 할 수 있었다.

첫 선이 다시 기울었다. 그녀는 지우개부터 찾지 않고 컵과 선을 번갈아 봤다. 컵의 옆면은 아까 그은 선보다 덜 벌어져 있었다. 다음 선에서 조금 좁혔다. 첫 선을 없애지 않아도 둘째 선을 고를 수 있었다. 종이 위에 두 개의 옆면이 남아 있는 것이 오늘 본 눈의 움직임 같았다.

물병은 종이에서 떨어진 자리에 뒀다. 다래는 공책을 덮고 내일 인수 예약을 떠올렸다가 거기서 멈췄다. 자가 왜 그 길이로 펴져 있는지는 내일 실제 주인이 말할 수도, 말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늘 보관소에서 지킨 것은 이유를 대신 채우지 않은 자리였다. 그녀는 접히지 않은 물건도 안전하게 머물 수 있었던 하루를 끝냈다.

16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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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남는 쪽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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