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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관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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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의 메모에는 완료라는 말 옆에 물음표가 있었다.

다래는 그 점을 손끝으로 짚지 않았다. 축 구역의 열람판 위에서 종이가 들리려 해 모서리 고정쇠를 먼저 눌렀다. 물음표는 고정되지 않았다. 진경이 다음 면을 넘기자 다른 날짜 아래에도 같은 표시가 나타났다.

스물세 명을 라온에 인계한 지 사흘이 지난 날이었다. 등록검사실의 별도 담당이 진경의 제출 자료를 접수했다. 오늘 진경은 진행자가 아니라 당시 검토를 설명하는 사람이었다. 다래는 L-204의 물품 수령과 연결되는 부분만 열람했다.

“현장에 갔습니까?”

담당자가 물었다.

“가지 않았습니다. 원격 보고를 받았습니다.”

진경이 답했다. 그는 화면 아래의 검사관 현장 확인 칸을 보지 않고, 자기 검토 메모를 보았다.

첫 보고에는 본체 다섯 모듈의 외형 사진과 인수 대상 목록이 있었다. 실제 견인 완료 사진은 없었다. 서비스 모듈 S-6의 선택 작업은 뒤에 검토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다래는 자신이 처음 본 회수표와 표현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만 보고 완료로 바꿨나요?”

그녀가 물었다.

진경은 바로 그렇다고 답하지 않았다. 다음 날짜의 회신을 열었다. 물품 수신처 확인 완료, 현장 인수 종결이라는 짧은 보고였다. 첨부에는 L-204의 생활용품 인계와 자기 등록검사실의 접수 번호가 함께 들어 있었다.

다래의 이름이 또 나왔다.

그녀는 숨을 들이마셨다. 자신이 확인한 사람의 손과 화분을 떠올렸다. 그날 건넨 식기들이 견인선보다 멀리 가 버린 것 같았다.

“제 인계가 모듈 인수 종결로 읽혔습니까?”

“그 범위를 제대로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진경이 말했다.

“먼저 당시 기록을 보겠습니다.”

담당자가 끊었다. 오늘의 후회가 그날 실제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됐다. 진경은 고개를 끄덕이고 검토 메모의 작성 시각과 제출 이력을 함께 열었다.

메모에는 견인 확인 첨부 미수신이라는 줄이 있었다. 진경은 부족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도 알고 있었다. 다래는 그 문장을 읽자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몰랐다는 말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그런데 왜 닫았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빨라졌다.

진경은 펜을 잡지 않았다.

“인수 종결 뒤 실제 운송은 운항 쪽에서 확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등록의 완료를 자산 인수 범위로 읽었습니다. 최종표에서 그 말이 회수 완료로 표시되는 것을 따로 대조하지 않았습니다.”

담당자는 그 설명과 당시 메모가 맞는 부분을 구분했다. 메모에는 인수 단계 우선 검토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뒤의 물리적 회수를 누가 확인할지 담당 이름은 없었다. 진경은 누군가 볼 거라고 생각한 자리에서 자기 검토를 닫았다.

화면 오른쪽에는 다음 담당에게 넘기는 칸이 있었다. 진경의 당시 기록에는 그 칸도 비었다. 다래는 공란이 곧 거짓말이라고 쓰지 않았다. 다만 다음 사람이 있다는 말은 칸 밖의 믿음이었고, 그 믿음을 확인한 회신은 제출 묶음에 없었다. 담당자는 그 지점에 추가 요청 표시를 붙였다.

다래는 기록이 거짓말을 했다고만 생각했던 자신을 고쳤다. 어떤 문장은 좁은 일을 말했고, 다른 문서에 옮겨지며 넓어졌다. 그 사이에 넓어진 것을 알면서도 덮었는지, 실제로 확인하지 않았는지가 사람마다 남아 있었다.

담당자가 열람본에서 가린 칸을 설명했다. 당시 작업자 연락처와 무관한 다른 계약의 이름이었다. 진경은 자기 이름도 가려져 있는 면을 보고 그 부분은 남겨 달라고 말했다. 제출자의 검토를 묻는 자료에서 제출자까지 사라지면 누가 답해야 할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다래는 그 말이 쉬운 사과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메모에 적힌 주민들의 옛 연락처까지 모두 열어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담당자는 진경의 직무와 서명은 드러내되 다른 사람의 정보는 계속 가렸다. 검토가 끝난 면을 진경이 확인했다. 자기 이름이 보이는 종이를 받자 그의 손가락이 조금 굳었다.

“이대로 관련 심리에 제출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다래는 잘했다고 답하지 않았다. 입을 열면 괜찮다고까지 말할 것 같았다. 대신 자신이 잘못 읽은 부분이 있으면 요약을 고칠 수 있게 설명을 끝까지 듣겠다고 했다. 진경은 그 답을 듣고 다음 면을 넘겼다. 누군가를 용서할 차례가 와야만 사실을 계속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물음표는 무슨 뜻입니까?”

다래가 물었다.

진경은 두 번째 메모를 보았다.

“추가 첨부가 필요한 항목에 붙였습니다.”

“해결하고 지운 표시인가요?”

“아닙니다. 다음 목록으로 옮기지 않고 그날 메모에 남겼습니다.”

다래는 종이 위 작은 점을 다시 보았다. 질문이 있었다는 사실은 질문을 했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밖으로 나가지 않은 물음표는 그 방 안에서만 일했다.

열람판 한쪽의 고정쇠가 풀려 종이 모서리가 떴다. 진경이 손을 뻗었다가 담당자에게 먼저 알렸다. 담당자가 상태를 기록하고 다시 고정했다. 다래는 그 느린 동작이 답답했다. 지금 바로 잡으면 되는 종이를 기록하느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 그날 누군가도 추가 확인 한 줄을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손을 자기 띠에 걸었다. 오늘의 분노가 물건을 다루는 손까지 대신하게 두지는 않았다.

배기완은 지정된 통신으로 참여했다. 그는 원격 보고를 보낸 경로에 연접운송의 업무 담당이 포함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최종 검토 메모는 자신이 처음 본다는 설명이었다.

“우리 쪽이 인수와 견인을 나눴다는 자료도 남아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네. 그 구분이 최종 완료표까지 어떻게 전달됐는지 보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답했다.

“그렇다면 보고를 받은 쪽의 판단도 중요하겠군요.”

기완은 진경을 보았다. 다래는 누가 더 잘못했는지 경쟁하는 대화로 바뀌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상대의 시선이 무엇을 노렸는지 적는 대신 실제 제출 항목을 봤다. 연접운송의 최초 보고와 이후 회신, 등록검사실의 승인. 서로 지워 주는 종이가 아니었다.

담당자는 진경에게 당시 승인 범위와 추가 확인을 남길 권한이 있었는지 물었다. 진경은 보완 요청이나 검토 대기가 가능했다고 답했다. 현장 비행을 직접 명령할 권한은 없었지만, 받지 않은 견인 확인을 더 요구할 수는 있었다.

“그걸 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까?”

“네. 제 검토에서 해야 할 질문을 남겨 두고 닫았습니다.”

진경은 서식 용어를 쓰다가 마지막 문장에서는 자기 이름을 말했다. 오진경이 그렇게 처리했다고. 다래는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들었다. 개인이 자기 일을 인정하는 목소리와 공식 책임 심사의 결론은 달랐다. 그래도 같은 문장에 숨지 않게 된 이름은 있었다.

휴식 시간이 됐다. 다래는 열람실 바깥 회전환 쪽 휴게 구역으로 이동했다. 약한 무게가 발에 돌아오자 무릎이 조금 풀렸다. 무진이 물주머니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비행 일정 조정 자료를 제출하러 왔다고 했다.

“반납표 하나가 이렇게 커졌어요.”

다래가 말했다.

무진은 자기 좌석표를 말아 쥐지 않고 손에 평평하게 들었다.

“한 칸을 닫으면 다른 사람이 그 칸을 믿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못 닫을까 봐요.”

“범위를 써서 닫아야죠. 귀환했다고 다음 비행까지 끝나는 건 아니니까.”

다래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정직하게 끝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설명이 필요했던 것 같았다. 끝냈다는 말을 전부 금지하면 보관소의 양말도 영원히 주머니 밖으로 못 나갔다.

다시 들어가기 전 그녀는 보관소 당직의 회신을 읽었다. 고장품 7-B와 원본 수동 카드, 포장의 봉인 상태가 유지됐다. 최초 삼십육 시간 기한의 경과와 긴급 보존 사유도 함께 인계 중이었다. 다래는 새 자료가 나왔다고 그 물건의 타이머를 다시 시작하지 않았다.

후반에는 진경이 받은 자료와 열지 않은 첨부가 구분됐다. 접수 목록에는 생활용품 수신이 들어 있었고 견인 결과는 공란이었다. 경고 표시를 확인하지 않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 이력도 제출됐다. 그 기록이 당시 사람의 의도를 모두 읽어 주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보았다고 주장할 수 없는지는 좁혀 주었다.

다래는 자기 제출 이력도 함께 보았다. 그녀가 확인한 물품명과 수령자가 있었고, 모듈의 최종 위치를 검수한 항목은 없었다. 다만 표제에는 회수 물품 인계라고 적혀 있었다. 그 표현이 어느 계약 단계와 연결되는지는 적지 않았다.

“제 표제도 범위가 작지 않았네요.”

그녀가 말했다.

담당자는 당시 확인한 실물이 무엇인지 구분해 추가 설명을 받겠다고 했다. 다래는 자기 원래 기록을 지우지 않고 오늘자 설명을 작성했다. 생활용품 실물 반납, 자산 견인 미확인. 자기가 하지 않은 일을 부인하는 문장 옆에, 그때 더 분명히 쓰지 않은 범위도 남겼다.

진경의 제출은 별도 접수로 끝났다. 최종 완료 기록의 공식 정정과 직무상 책임 판단은 추가 원본 확인과 정해진 심사를 거칠 예정이었다. 오늘 고백했다고 과거 완료표 전체가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현재 자료에는 검토 중 표시와 보존 사유가 연결됐다.

해성은 요약을 나중에 받아 보겠다고 했다. 오늘은 주민의 임시 체류 연장 상담을 돕고 있었다. 다래는 그가 이 방에 없다고 의견을 대신 묻지 않았다. 주민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은 진경의 지난 세 달보다 내일의 침상일 수 있었다.

열람이 끝나자 진경은 자기 메모를 담당자 쪽으로 밀었다. 축 구역에서 종이를 밀면 떠날 수 있었다. 그는 고정쇠가 닫힌 것을 확인한 뒤 손을 뗐다.

“일기 같다고 부르곤 했습니다. 혼자 잊지 않으려고 썼으니까요.”

그가 말했다.

“다음 사람이 읽을 수 있어야 일에 쓰는 메모겠네요.”

다래가 답했다.

말하고 나서 너무 매서웠나 싶었지만 거두지 않았다. 진경도 위로를 요구하지 않았다. 원래 파일과 제출 사본, 제출 범위를 확인한 뒤 자신의 설명에 서명했다.

보관소로 돌아온 다래는 접수 화면을 열었다. 오늘도 반납 대기 물품이 여럿 있었다. 그녀는 완료 단추 앞에서 잠깐 멈췄다가 소형 가방의 실물과 수령자를 대조했다. 가방은 맞는 사람의 손에 있었고 그 사람은 받았다고 말했다.

다래는 그 물품의 반납을 끝냈다.

그때 임시 연락 창구에서 메시지가 왔다. 해성이 L-204 물품을 처음 받던 날의 수신표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다. 개인 짐 안에 챙겨 나온 조각이 있었다. 거주 주민이 보관한 사본이었고, 회수증 원본과는 다른 종이였다.

사진 한쪽에 덧붙인 이름표가 보였다. 다래가 적은 수령자 이름 아래로 다른 손글씨가 이어졌다.

다음 운송은 이 주소로.

다래는 그 글자를 읽고 접수번호 옆의 빈칸을 열었다. 자기 보관소에서 끝난 줄 알았던 반납에, 주민들이 직접 이어 붙인 다음 길이 있었다.

19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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