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새는 소리는 없었다.
그 사실이 다래를 안심시키지는 못했다. S-6에서 들려온 열 경고음은 압력 경고보다 작았고, 그래서 더 오래 귀에 남았다. 구멍이 없어도 사람은 더운 방 안에서 버틸 힘을 잃을 수 있었다.
세오는 냉각수 계기의 사진을 다시 받았다. 흐르는 쪽과 돌아오는 쪽의 값, 유량 표시와 측정 위치를 맞췄다. 다래는 자기 앞 펌프 주머니를 보았다. 그 안에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정상 펌프가 있었다.
“새 걸 넣으면 얼마나 나아집니까?”
그녀가 물었다.
“지금 흐름은 있습니다. 더 빨리 돌린다고 밖으로 버릴 곳이 생기지는 않아요.”
세오가 답했다.
그는 해성에게도 같은 말을 전했다. S-6은 잠깐 작업하는 서비스 모듈이었다. 스물세 명이 대피해 오래 머물고, 본체에서 받던 지원까지 끊긴 상태는 원래의 운전 조건이 아니었다.
“작은 찻잔에 큰 주전자를 계속 붓는 셈이네요.”
다래가 말했다.
“넘치는 건 열입니다. 밖으로 내보내는 양보다 안에서 나는 양이 많아요.”
설명 뒤에는 선택이 따라왔다. 펌프 주머니를 열 것인지, 지금 정상인 유량을 건드리지 않고 다른 지원을 먼저 할 것인지. 세오는 해성이 보낸 기록과 실제 값을 검토한 뒤 펌프 교체를 보류했다. 고장 나지 않은 부품을 갈다가 환기와 냉각의 일을 더 늘릴 수 있었다.
다래는 펌프 앞 용도표에 점검 대기를 붙였다. 배송한 물건이 바로 쓰이지 않는 것이 실패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쓰일 자리가 없는데 포장부터 뜯는 것은 인계가 아니었다.
무진은 접속 통로의 확인 상태를 받았다. 기계적 결합과 밀폐 시험은 끝나 있었다. 내부 문을 열기 전 두 쪽 환경과 통로 상태를 구조 담당의 기준으로 확인했다. 한쪽이 더 급하다고 다른 선박의 공기를 무조건 끌어오는 방식은 쓰지 않았다.
다래는 작은 창을 통해 연결 공간의 안쪽을 보았다. 짧은 통로 끝에 다른 문이 있었다. 문에는 손으로 그린 나뭇잎 하나가 붙었다.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문손잡이 근처의 닳은 칠은 보였다.
이제 정말 가까웠다.
그렇다고 다래가 먼저 손잡이를 잡을 일은 아니었다.
안전실과 의료 지원 담당이 필요한 상태를 확인했다. 세오는 이동 인원과 역할을 정했다. 자신이 S-6 안쪽 지정 작업 위치까지 들어가 임시 흡착통 하나를 설치하고 점검한다. 해성은 성인 정비 담당으로 그를 맞고, 나머지 사람은 자기 자리를 유지한다. 다래는 나래 쪽에서 물품 식별과 인계를 지원한다.
정상 교환 카트리지와 두 번째 흡착통, 펌프는 나래에 남았다. 메인 카트리지의 지속 운전 조건과 좁은 작업 공간을 정리하지 않은 채 물건을 한꺼번에 보내지 않았다. 지금 건네는 것은 재생 없이 임시로 쓸 수 있는 흡착 지원 한 통이었다.
다래는 봉인 번호를 읽었다. 해성이 되읽은 뒤 세오가 실물과 맞췄다. 지원물 인계 기록에는 긴급 소비용 임시 지원이라고 적었다. 고장품 7-B의 반환도, 메인 교환품의 최종 인수도 아니었다.
문을 여는 절차가 시작됐다.
다래는 통이 몸 앞에 떠오르지 않게 손잡이를 잡았다. 세오는 자기 몸과 물건이 각각 어디에 고정되는지 확인한 뒤 통을 받았다. 손잡이 하나가 다래의 장갑에서 빠져나갔다. 물건이 저쪽 손에 남은 것을 보고서야 그녀가 손가락을 폈다.
보관소에서 수도 없이 한 동작이었다.
오늘은 통로 하나가 생기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문 너머에서 더운 냄새가 왔다. 축축한 천과 오래 닫아 둔 공구함이 섞인 냄새였다. 짧게 열린 경계 바깥에서도 나래와 다른 온도가 느껴졌다. 다래는 한 걸음 더 가서 사람들을 보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통로에 서 있는 자신이 길을 막을 수 있었다.
해성의 손이 보였다. 손등에 작은 흰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그는 통을 한 번에 잡아당기지 않고 세오가 고정하는 동안 자기 손잡이를 유지했다. 검은 글씨로 쓰인 물품 용도표가 두 사람 사이에서 돌았다.
“정상 교환품은 다음 준비 뒤입니다. 이건 임시 흡착 지원입니다.”
다래가 다시 말했다.
해성이 알았다고 답했다. 얼굴은 화면보다 피곤해 보였다. 다래는 표정으로 건강 상태를 대신 판정하지 않았다. 의료 담당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는지 확인하고 물러났다.
세오가 S-6 쪽으로 이동했다. 다래는 통로가 비워진 것을 확인하고 지정된 나래 자리로 돌아왔다. 두 선박의 문은 다음 동작에 맞춰 운영됐다. 계속 열어 둔 문으로 스물세 명의 열을 나래가 대신 받아 줄 수는 없었다.
선내 카메라에 세오의 어깨가 나타났다. 해성과 함께 지정 작업대에 도착했다. 마루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자료만 넘겼다. 공구를 잡으러 몸을 밀지 않았다. 성인 담당자가 사람들 고정 띠가 새 작업 동선에 걸리지 않는지 살폈다.
다래는 카트리지 상자의 앞면을 고쳤다. 먼저 건넨 물품 칸에 하나를 표시하고, 남은 흡착통은 한 통으로 바꿨다. 화면 속 작은 통이 어느 칸에서 사라졌는지 모르면 나중에 두 번 약속할 수 있었다.
무진이 돌아갈 연료 상태를 다시 받았다. 접속 뒤 자세 유지에 쓰는 양이 계획과 맞는지 확인했다. 나래가 벽에 주차한 자동차처럼 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됐다. 다래는 자기 앞 종이의 도착 시각 옆에 접속 유지 시간도 적었다.
S-6 안쪽에서 임시 흡착 장비가 작동했다. 세오가 초기 상태를 읽고 해성이 별도 측정기를 보였다. 이산화탄소 수치가 바로 큰 폭으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사람들 자리까지 공기가 섞이는 시간과 센서 차이를 봐야 했다.
누군가 물었다.
“이제 시원해집니까?”
다래는 세오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건 이산화탄소를 잡는 장비예요. 열을 없애는 장비는 아닙니다. 좋아지는 값과 아직 나빠지는 값을 따로 볼 겁니다.”
그 말에 저쪽이 잠깐 조용해졌다. 다래는 더 좋은 말을 얹어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덜 위험해진 항목이 있다고 전체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카메라 밖에서 짧은 기침이 났다. 세오는 고개를 돌리고 손에 든 공구를 먼저 주머니에 넣었다. 화면에 보이는 담요 끝이 옆으로 옮겨졌다. 성인 담당자가 사람 한 명의 고정 자세를 확인하며 상태를 물었다. 세오는 그를 진단하려 하지 않고 의료 연락이 필요한 변화인지 담당 경로로 알렸다. 개인 설명을 받는 동안 공용 음성은 잠시 줄였다.
다래는 손목 고리를 만졌다. 안쪽을 보고 있어도 해 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조용해진 화면 앞에서 자기 보고를 더 크게 읽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녀는 세오가 요청한 장비 설명 한 줄만 찾아 놓고 기다렸다.
잠깐 뒤 성인 담당자가 물을 마셨고 대화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자세한 상태와 이송 필요는 의료 담당이 따로 확인하기로 했다. 해성은 사람들 자리를 다시 확인했다. 한 사람이 기대는 방향을 바꾸자 옆 사람의 담요가 떠올랐다. 좁은 방에서 한 사람을 편하게 하는 일은 주변 두 사람의 손을 필요로 했다.
다래는 스물세 명이라는 합계보다 그 작은 자리가 먼저 떠올랐다. 모두를 지금 옮길 수 없더라도 누가 더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지는 물어야 했다. 그 질문이 정해지기 전에 자기 짐을 먼저 접어 두었다. 혹시 필요한 자리가 생기면 단말 하나 때문에 늦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세오는 본체의 방열판 기록을 요청했다. 나래 외부 관측에는 하나가 접히고 다른 하나가 중간에 멈춘 모양이 남아 있었다. 본체의 냉각계통 기록과 맞추자 열 배출 능력이 떨어진 뒤 S-6 대피가 이어졌다는 순서가 더 분명해졌다.
구동부 어디가 망가졌는지는 아직 단정하지 않았다. 안전한 본체 복귀를 승인할 만큼 압력과 전력, 연결부를 확인한 것도 아니었다. 접힌 판을 펴라는 명령 한 번이 모든 방을 되돌려 주지는 않았다.
해성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예전에는 본체로 열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이쪽 작은 판만 씁니다. 사람 없는 동안 작업 장비 돌리는 정도였지요.”
세오가 답했다.
“스물세 분과 현재 장비가 내는 열을 그 판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보겠습니다. 재생 열원을 무리하게 연결하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다래는 메인 카트리지의 앞면을 보았다. 지속 운전 조건 별도 확인. 포트에서 붙였던 문장이 지금 들어맞는 것이 기쁘지 않았다. 좋은 경고는 맞았다고 축하할 수 없는 때가 있었다.
화면에서 해성이 셔츠 소매로 이마를 닦았다.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고 작은 구슬로 떠올랐다. 그는 바로 천으로 잡았다. 다래는 그 한 방울을 보며 저쪽의 더위를 처음 구체적으로 느꼈다. 숫자는 영 점 몇씩 움직였지만 사람은 그 사이에도 땀을 흘렸다.
마루가 물을 전하려다 성인 담당에게 주머니를 넘겼다. 몸을 더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손에서 손으로 갔다. 조금 전 얼굴을 확인했던 사람들의 자리가 이제 물길이 됐다.
세오는 자기 물도 마셨다. 정비사가 남에게만 쉬라고 말하며 버티면 작업이 늦어진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는 듯했다. 다래는 선내 화면으로 그의 공구 수가 맞는지 도왔다. 돌아오면 찾느라 열을 더 내지 않아도 되게 하려는 일이었다.
무진이 두 화면을 나란히 띄웠다. 본체는 아직 복귀 불가. S-6은 임시 흡착 지원 중, 열 배출 부족. 나래의 귀환 가능 범위는 남아 있었다. 선 하나만 보면 해결처럼 보이던 일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본체로 돌아가서 고치는 동안 여기서 버티는 계획은요?”
다래가 물었다.
“본체 진입 검증과 별도 작업 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나래가 그 일을 다 맡으면 이쪽 이송과 귀환을 놓칠 수 있어요.”
무진이 답했다.
다래는 돌아갈 집을 고치는 일과 오늘 사람을 덜 더운 곳으로 옮기는 일을 같은 화물표에 적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카트리지 하나를 바꿔 주고 돌아오는 비행은 이미 끝난 계획이었다.
안전실은 추가 지원 가능 선박과 나래의 우선 이동 계획을 병행 검토하겠다고 했다. 곧바로 다른 배가 창문 밖에 나타나지는 않았다. 궤도와 출항 준비, 받을 자리까지 필요했다. 다래는 저쪽에 지원 요청 중이라고 전하고 도착 시각을 약속하지 않았다.
세오가 임시 흡착 장비의 초기 점검을 마쳤다. 이산화탄소 상승은 이전보다 완만해졌고 다른 위치 측정값도 함께 관찰 중이었다. 온도는 31.7도였다. 같은 물건이 한 위험의 속도는 줄이고 다른 위험에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그는 공구를 모아 나래로 돌아왔다. 해성은 장비의 이상을 보고할 항목을 읽었다. 마루가 아니라 성인 두 명이 교대 점검을 맡았다. 다래는 돌아온 공구 수를 맞추고 비어 있는 흡착통 자리를 손으로 한 번 짚었다.
도움을 건넸다.
이제 그 도움으로 벌 수 있는 시간을 어디에 쓸지 정해야 했다.
해성에게서 음성이 들어왔다. 공용 화면은 꺼져 있었다.
“라온에 연락할 주소부터 적어 둘 수 있습니까? 여기서 나오면 다시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될까 봐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래는 빈 이름표를 꺼냈다.
처음으로, 물건에 붙일 곳보다 사람이 연락받을 곳이 먼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