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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174화

문 안에 남은 자리

본문 5,146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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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이준과 태오는 원본 후속표에서 수레 받침 한 벌의 실제 반환 날짜를 확인하고, 회수 대기와 사용 제외 상태를 나누어 현재 담당에게 돌려줬다.

잠의 빚을 갚은 이준은 그림 모임에 직접 참석 방법을 물었고, 빈손으로 가도 되는 자리에 무엇을 가져갈지 고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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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흔사흘째 저녁, 이준은 그림 봉투보다 작은 연필 한 자루를 먼저 가방에 넣었다. 낮 근무는 정한 시간에 끝났고 자재실에서 새로 부른 일도 없었다. 전날 잠의 빚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모임 장소로 가는 버스 안에서는 작업 현장에 처음 들어갈 때보다 손이 더 바빴다.

그는 봉투의 모서리를 누르다가 손을 뗐다. 큰 문 그림을 구기지 않으려던 동작이 오히려 같은 자리를 접고 있었다. 종이가 없어도 된다는 안내를 세 번이나 읽고 가져온 종이였다. 이준은 가방을 닫았다. 오늘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더 좋은 준비물이 아니라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치지 않는 일이었다.

모임은 동네 생활관의 작은 방에서 열렸다. 입구에는 이름을 쓸 종이와 짧은 안내가 놓여 있었다. 이준은 직업을 적는 칸을 찾았다가 그런 칸이 없다는 것을 봤다. 이름만 쓰고 들어가자 진행자가 앉고 싶은 자리를 고르라고 했다. 문에서 가장 가까운 의자를 골랐다가, 그림을 놓을 빛이 좋은 쪽으로 한 번 옮겼다.

탁자에는 저마다 다른 물건이 올라왔다. 뚜껑 없는 찻잔과 천으로 감싼 돌, 반쯤 깎인 나무토막이었다. 이준이 연필을 꺼내자 옆 사람이 그건 무엇을 그리려고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그는 연필이라고 답했다가 상대가 이미 안다는 얼굴로 웃는 것을 보고 자신도 웃었다. 무엇을 그릴지 아직 못 정했다고 다시 말했다.

진행자는 오늘 가져온 물건을 꼭 그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창밖에서 눈에 걸리는 모양이나 손에 남는 감촉을 그려도 됐다. 이준은 그러면 잘못 그린 기준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몇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진행자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과 다르면 다시 볼 수 있지만 정답 종이는 없다고 답했다. 작업 지시를 받으러 온 사람이 방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는 빈 종이를 앞에 놓고 창틀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직선을 곧게 긋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실제 창은 곧았는데 자기 선은 아래로 갈수록 벌어졌다. 자를 찾으려 하자 맞은편 사람이 자기 나무토막도 종이에서는 감자처럼 된다고 말했다. 이준은 창도 지금 감자로 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선 하나가 처음으로 덜 심각해졌다.

종이 가장자리에 지우개 가루가 쌓였다. 이준이 손으로 쓸려 하자 옆 사람이 자기 작은 솔을 빌려줬다. 그는 가루를 한쪽에 모아 버리고 솔을 돌려줬다. 남의 도구를 잠깐 쓰는 일에도 설명서는 필요 없었다. 돌려준 물건을 상대가 다시 쥐는 손을 보니 빈 종이가 아까보다 덜 낯설었다.

잠깐 뒤 진행자가 왜 창을 골랐는지 물었다. 이준은 아무것도 받치고 있지 않아 보여서라고 말했다가 실제로는 위의 벽을 받치는 구조가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는 지금 그림에서는 무엇이 보이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창 가운데 비어 있는 네모를 봤다. 자기가 먼저 그린 것은 버티는 틀이 아니라 안쪽의 밝은 빈 곳이었다.

그가 말을 멈추자 진행자도 설명을 보태지 않았다. 누군가 정확한 뜻을 찾아 주지 않는 침묵이 조금 낯설었다. 이준은 빈 곳 안에 작은 선을 하나 그었다. 건너편 건물의 빨랫줄이었다. 빨래까지 넣자 창이 갑자기 밖을 가진 물건이 됐다. 맞은편의 감자 같은 나무토막에도 작은 옹이가 생겼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왔다. 사람들은 물을 마시거나 종이를 뒤집었다. 이준은 가져온 문 그림을 꺼낼지 한동안 망설였다. 진행자가 봉투를 보았지만 무엇이냐고 묻지 않았다. 그는 자기 쪽에서 한 장을 펼쳐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둘 있었고 다른 사람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큰 문 안의 작은 사람을 보자 옆 사람은 나오는 중 같다고 했다. 맞은편 사람은 들어갈지 말지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은 어느 쪽이 맞느냐고 물을 뻔했다. 대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보였는지 물었다. 한 사람은 발의 방향을 짚었고 다른 사람은 문 안쪽에 남은 큰 빈 곳을 가리켰다. 같은 종이에 다른 눈이 닿았다.

“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이준이 말하자 진행자는 그럼 오늘은 모르는 상태로 걸어 두어도 되겠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자기 설명을 완성해서 넘기지 않아도 종이는 탁자에 있을 수 있었다. 그는 문 손잡이를 고치려던 연필을 내려놨다. 첫 그림에서 바깥에만 손잡이가 붙었던 이유를 지금 모두에게 말할 생각도 없었다.

옆 사람이 자기는 나오는 그림이 좋다고 했다. 아이를 재운 뒤 혼자 산책할 때 같다는 말이었다. 이준은 그 사람에게 정말 아이가 있는지는 더 묻지 않았다. 그림을 보고 떠올린 자기 장면을 들었을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문이 시설의 출입 방향을 잘못 안내한다는 지적을 받은 것처럼 방어할 필요가 없었다.

진행자는 종이 위에 덧그려도 되는지 물었다. 이준은 오늘은 그대로 보고 싶다고 답했다. 상대는 그러자며 다른 종이에 발의 모양만 간단히 그렸다. 선 두 개가 조금 다른 각도로 놓이자 몸의 무게가 달라 보였다. 그는 자기 문을 고치지 않고도 다른 선택이 어떤 것인지 볼 수 있었다. 바꾸지 않는 선택에도 비교할 눈은 필요했다.

쉬는 시간이 끝나자 이번에는 각자 물건의 그림자를 그렸다. 이준은 창틀 대신 연필을 택했다. 종이 위의 가는 그림자가 한쪽 끝에서 두껍게 번졌다. 그는 한 번 지웠다가 실제 빛을 다시 봤다. 조명이 둘이라 그림자도 두 겹이었다. 종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자기가 처음부터 하나만 있다고 정해 놓고 본 것이었다.

맞은편 사람이 이제 감자에 그림자가 생겼다며 종이를 보여 줬다. 이준은 떨어져 있는 물건처럼 보인다고 했다. 상대가 실제 나무토막은 탁자에 붙어 있다고 답하자 둘은 한참 웃었다. 잘못 본 것을 고친 뒤에 꼭 쓸모 있는 결론이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선은 웃고 끝나는 데 자기 몫을 다했다.

그는 자기 그림자를 조금 옆으로 더 그렸다. 실제 연필과 닮았다고 보증할 수는 없었지만 이제 두 빛이 있는 종이가 됐다. 손목의 흰 선이 소매 아래에서 잠깐 나왔다. 이 방에서는 그 선을 보여 줄 이유가 없었다. 아무도 그에게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많이 보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가 놓친 작은 그림자를 같이 볼 뿐이었다.

끝날 무렵 진행자는 다음 모임에도 오고 싶은 사람만 안내를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준은 오늘 한 번 왔으니 앞으로 자리 정리까지 맡아야 하느냐고 농담했다. 진행자가 의자는 자기 것 하나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자기 의자를 탁자 아래로 넣었다. 쓰고 간 자리를 남기는 일과 모두의 다음 일을 맡는 일 사이에 그 정도 간격은 있었다.

방 밖 복도에서는 젖은 우산 냄새가 났다. 모임 중 비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관리 담당이 현관 쪽에 미끄럼 주의판을 놓고 있었다. 이준은 벽 가까운 바닥의 젖은 흔적을 봤다. 사람들의 신발 자국과 달리 벽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그는 오늘 그림을 평가할 때보다 짧게 입을 열었다.

“저쪽도 젖어 있는데 확인하셨어요?”

담당은 아까 닦았는데 다시 생겼다고 답했다. 비가 세면 창틀에서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준은 창틀의 물길을 눈으로 따라갔다. 바로 위 창 아래는 마른 부분이 남아 있었고 더 안쪽 벽의 아랫부분에 새 물방울이 맺혔다. 그는 원인을 알았다는 말 대신 지금 사람들이 밟는 길부터 바꾸자고 말했다.

담당이 복도 안쪽 문을 열어 다른 출구를 안내했다. 이준은 자기가 현장 직원이며 지금은 모임 참석자로 왔다고 밝혔다. 오늘 당직에게 연락할 수 있는지 물었고 담당이 정한 번호로 통화했다. 그는 전화기를 건네받지 않았다. 상대가 본 위치와 닦은 시각을 자기 말로 설명하는 동안 사람들의 발이 젖은 쪽으로 돌아오지 않는지만 봤다.

진행자가 뒤에서 그림을 젖지 않게 넣을 봉투가 더 있다고 말했다. 이준은 자기 봉투는 괜찮다고 답했다가, 선반에서 작은 비닐 덮개를 하나 받았다. 자기 그림도 여전히 들고 나가야 할 물건이었다. 방금 현장을 보았다고 종이가 갑자기 필요 없는 짐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그는 봉투를 가방 안쪽에 넣었다.

시설 당직은 건물의 해당 구간을 제한하고 확인하러 오겠다고 답했다. 관리 담당이 통행을 맡았고 진행자는 남은 사람들을 다른 문으로 보냈다. 이준은 자기가 끝까지 있어야 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가 전할 관찰은 벽 안쪽에서 다시 맺힌 물방울과 실제 젖은 길이었다. 밤에만 보이는 금의 설명은 아직 없었다. 스물세 시가 되려면 한참 남았다.

밖으로 나왔을 때 비는 버스 정류장의 지붕을 두드렸다. 옆에서 나온 사람이 아는 일이냐고 물었다. 이준은 일은 맞는데 오늘 혼자 끝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상대는 자기 그림에도 혼자 못 고치는 부분이 있었느냐고 웃었다. 그는 창문을 감자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라고 말했다. 두 일의 농담은 같은 우산 아래 잠깐 닿았다.

버스를 기다리며 그는 윤단에게 관찰과 현재 담당의 조치를 짧게 보냈다. 반장은 당직이 접수했으며 이준은 오늘 귀가하라고 답했다. 내일 담당 배정 때 범위를 함께 보겠다고 했다. 그는 작업표가 없는데 먼저 손목의 선을 깨울 자리를 찾지 않았다. 젖은 복도는 실제 확인할 일이었고 지금 그 일을 받을 다른 사람이 있었다.

집에 돌아온 뒤 문 그림과 창 그림을 나란히 놓았다. 큰 문 안의 작은 사람은 여전히 어느 쪽으로 가는지 모호했다. 창 안에는 빨래가 있고 연필 밑에는 그림자가 둘이었다. 이준은 오늘 가장 잘 그린 것을 고르지 않았다. 혼자였다면 그리지 않았을 선 세 개를 손가락을 대지 않고 눈으로만 따라갔다.

태오가 모임은 어땠느냐고 물었다. 이준은 감자를 그렸다고 답했다. 친구가 준비물을 잘못 가져갔느냐고 하자 그는 창문을 가져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물이 샜다는 이야기는 이미 정한 업무 쪽으로 갔다. 모임을 묻는 친구에게 오늘 현장의 모든 경과를 다시 들려줄 필요는 없었다. 그는 문 그림을 보고 나온다고 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친구는 네 눈에는 어땠느냐고 물었다. 이준은 잠깐 종이를 봤다. 아직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들어간 방에서 다시 종이를 가져왔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는 그 정도만 답했다. 태오는 다음에도 갈 것이냐고 물었고 이준은 다음 근무와 몸을 보고 자기가 정하겠다고 했다. 오늘 좋았다는 말이 앞으로 빠지지 않겠다는 서약은 아니었다.

잠들기 전 센터의 배정 안내가 왔다. 내일 낮 생활관의 벽 안쪽 누수 확인을 윤단과 함께 맡았다. 당직은 현재 젖은 구간을 제한했고 다른 출구는 유지하고 있었다. 이준은 가방에서 연필을 꺼내 책상 위에 뒀다. 오늘 자기 종이에 그린 문 두 개 중 어느 것도 실제 사람을 지나가게 하지는 못했다. 내일은 그림이 아닌 벽 앞에서, 물이 어디서 왔는지부터 물어야 했다.

17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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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아래는 말라 있었다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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