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는 말은 선재가 먼저 골랐다.
강이준은 종이 위의 제목을 다시 보았다. 다음 교대까지 연장이라는 옛 서식 대신 본인 작업 종료 신청이 놓여 있었다. 고선재는 오늘 접수할 말이 그쪽이라고 했다. 누가 데리러 올 때까지 남는다는 조건을 다시 쓰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준이 지원 차량으로 귀환한 날로부터 이틀째 밤이었다. 낮과 밤의 회복 시간을 따로 지킨 뒤였다. 이준은 긴 수면을 추가로 취하고 몸 상태를 확인한 뒤 동행에 응했다. 지난 세 봉합의 스물네 시간도 모두 지난 뒤였다. 그러나 오늘 목적표에는 새 봉합이 아니라 본인 신청 열람 동행이라고 적혔다.
밤 열한 시 이십 분, 윤단과 같은 금속문을 지나 정산소에 들어갔다. 현재 작업표와 등록 표식, 허용된 동행 범위를 다시 대조했다. 지난번 원표를 봤다는 이유로 새 길을 열 수는 없었다. 돌아올 문과 인수자는 오늘 배정으로 확인됐다.
선재의 안전 자리에는 건강 지원자가 있었다. 새 옷은 벽에 걸려 있었고 흰 이름천은 마른 받침에 놓여 있었다. 복원 사본과 개인 연장 확인 사본은 서로 다른 자리를 지켰다. 이준은 노인의 허락을 받고 옆 의자에 앉았다.
선재는 물컵을 먼저 옮겼다. 글씨를 읽다 목이 마르면 자꾸 멈춰야 한다고 했다. 이준은 질문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노인은 신청서만은 끝까지 듣고 싶다고 했다. 힘들면 그때 쉬겠다는 자기 말도 같은 기록에 넣어 달라고 했다.
미서는 관리 잠금 처리의 실제 경과부터 설명했다. 시민 연계 항목은 개인 수리자의 빚으로 볼 수 없다는 대조와 중지 명령의 집행에 따라 따로 분리됐다. 해당 관리 잠금의 해제는 오늘 담당이 실제 적용했고, 출입 담당도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선재가 물었다. 그럼 자신이 나가면 다른 사람에게 더 붙는 항목이 없느냐고 했다. 미서는 그 경계를 앞뒤로 대조하는 중이며, 오늘 확인한 분리 항목을 다른 시민에게 넘기는 조치는 없다고 답했다. 도시 전체의 부과가 모두 종료됐다는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
이준은 노인이 손가락으로 컵 가장자리를 한 번 훑는 것을 보았다. 오랫동안 나가지 못한 이유가 말 한 줄로 작아질 수 있었다. 그렇다고 그 한 줄을 늦추는 것이 예의는 아니었다. 지금 확인한 범위와 남은 대조를 모두 읽는 동안 기다렸다.
개인 봉합 채무도 별도였다. 선재가 확인 가능한 수면을 통해 이미 상환한 내역은 시민 부과와 합쳐져 있지 않았다. 담당은 이번 종료를 위해 새 봉합이나 대신 낼 잠이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했다. 이준은 자기 손목을 무릎 아래로 내렸다.
“나가도 되는 것과, 내가 끝내는 건 다른가요?”
선재가 물었다. 미서는 관리 제한의 해소는 이동 조건이고, 본인이 더 일하지 않겠다는 신청은 지금 남겨야 할 의사라고 답했다. 누가 배관을 맡느냐는 운영자의 인수 책임이었다. 교대자가 없으면 사람을 끝없이 붙잡는 조건으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노인은 잠깐 눈을 감았다. 이준은 대신 잘됐다고 말하지 않았다. 벽에서 아주 낮은 울림이 왔다. 선재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신청서로 돌아왔다. 부품 이름을 하나 말하려다 멈추는 입술이 보였다.
담당이 현재 유지 인수표를 가져왔다. 선재가 앉아 있던 자리의 보관과 관찰은 별도 인력이 받았고, 실제 작업은 일반 자격자가 맡는 상태였다. 노인이 개인 물건을 챙기는 동안에도 담당 응답이 이어졌다. 떠나도 된다는 말 뒤에 텅 빈 방을 남기지 않았다.
이준은 그제야 노인의 시선이 종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오래전 연장 확인지에는 다음 인수자 요청이 있었다. 오늘 표에는 인수자의 현재 수신이 붙어 있었다. 같은 자리를 오래 알고 있는 사람의 기억으로 그 수신을 대신하지 않았다.
미서는 신청 문장을 읽었다. 고선재는 현재 미등록 유지 업무의 종료를 신청한다. 기존 이름 복원과 노동 기록, 지급 심사는 유지한다. 현장에 계속 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거 확인을 삭제하지 않는다. 선재는 세 번째 줄을 다시 읽어 달라고 했다.
“내 이름을 빼는 건 아니지요.”
노인의 목소리가 느렸다. 미서는 업무 배정을 닫고 사람의 이름과 과거 노동은 남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효선이 찾은 이름을 또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서류가 아니었다. 이준은 그 말을 자신의 안도보다 먼저 노인의 확인으로 남겼다.
선재는 펜을 잡았다. 끝까지 쓰기 전에 손을 쉬었다. 이준이 종이를 잡아도 되겠느냐고 묻자 받침만 움직여 달라고 했다. 노인은 자기 팔이 닿는 자리에 놓인 서명란을 천천히 읽었다. 사인 한 획으로 모든 밤을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서명이 끝났을 때 밤 열한 시 오십팔 분이었다. 접수 담당이 신청의 수신을 읽었다. 바로 그 시각의 종료 집행과 남은 인수 확인은 따로 처리했다. 이준은 자정이 가까워도 서두르라고 하지 않았다. 오늘도 날짜가 바뀐다고 사람이 새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선재는 잠깐 쉬며 효선에게 전할 말을 골랐다. 자기가 신청했고, 이름은 남았고, 아직 실제 문을 지나지는 않았다는 세 문장이었다. 이준은 공식 결과 전달에 그 범위를 붙였다. 곧 만날 테니 더 말할 필요 없다고 넘기지 않았다.
효선은 바깥 인수 장소에서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안쪽으로 들어와 서류를 대신 확인하겠다는 요청은 없었다. 선재는 그 말을 듣고 자기 옷을 가리켰다. 입고 나갈 옷을 지금 고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건강 담당이 쉬는 간격 안에서 준비를 도왔다.
새 옷을 입는 동안 이준은 시선을 돌려 통로 쪽에 섰다. 노인의 몸을 귀환의 증거처럼 들여다볼 이유는 없었다. 이름천을 붙일지는 선재가 나중에 고르기로 했다. 오늘은 마른 작은 봉투에 넣어 개인 물건으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개인 연장 확인 사본과 복원 사본은 따로 포장됐다. 원본은 정식 보관에 남았다. 벽의 옛 작업복은 본인 의사에 따라 별도 보관표를 달아 후속 인수로 남겼다. 한 번에 모두 들고 나가야 돌아온 사람이라는 조건은 없었다.
지급 담당의 확인도 도착했다. 본인이 선택한 수령 수단의 확인이 끝났고 이미 승인된 확정 노동분의 지급이 처리됐다는 내용이었다. 선재는 본인 확인 경로로 실제 수령 내역을 대조했다. 아직 다투는 시간과 전체 배상은 그 지급에 섞이지 않았다.
“효선이한테 맡긴 돈은 없어요.”
그가 말했다. 이준은 안다고 답했다. 가족에게 설명할 범위도 선재가 골랐다. 지난 노동의 일부를 받았고 남은 심사는 계속된다는 내용이었다. 선재는 수령 확인본을 자기 개인 봉투에 넣고, 이준에게는 정한 결과만 전해 달라고 했다.
새벽 영 시 이십 분, 종료 집행 담당이 실제 배정 상태를 닫았다. 후임의 보관·관측 인수와 현장 유지의 별도 담당이 다시 응답했다. 개인의 교대 종료가 장비 전체의 정지 명령으로 쓰이지 않았다. 미서는 남은 이의와 질문 경로를 선재의 확인본에 붙였다.
이준은 문득 박수를 쳐야 하나 생각했다. 노인이 신발을 신다 한쪽 끈을 잠시 놓는 것을 보고 그 생각을 접었다. 지금 필요한 손은 박수보다 의자를 움직이는 손이었다. 그는 허락받고 의자를 조금 가까이 댔다.
이동 전 건강 담당이 상태와 실제 지원 방법을 확인했다. 선재는 자기 발로 걸을 수 있는 짧은 구간과 앉아서 이동할 구간을 골랐다. 윤단은 통행 담당의 현재 응답을 받았다. 이준은 앞에서 길을 열겠다며 먼저 나가지 않았다.
복도 벽에 노란 금이 보였다. 그의 밤 시야는 열려 있었지만 오늘 확인할 목적 범위 밖의 금이었다. 이준은 위치만 정식 접수 경로에 알렸다. 원인도 모르는 그곳에 손을 대 귀환의 마지막 기념을 만들 수는 없었다.
선재는 같은 벽을 평범하게 보았다. 금이 남았느냐고 묻자 이준은 관찰은 있으나 일반 점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인은 자기가 예전에 만진 곳일지 모른다고 했다. 어느 날의 어느 작업인지는 지금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준은 다음에 꼭 기억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기억해 내는 일이 귀환 뒤 첫 근무가 되어서는 안 됐다. 접수 담당은 위치와 지금 확인한 범위만 받았다. 선재는 한참 뒤 그쪽에서 고개를 돌렸다. 이준도 함께 걸었다.
중간 대기 자리에서 노인이 물을 마셨다. 통행 담당은 바깥 인수의 도착을 기다렸다. 이미 나갈 수 있는데 왜 또 기다리느냐는 말이 이준의 목 안에 올라왔다. 그러나 무거운 문 앞에서 만날 지원자가 실제로 있어야 안전하게 나갈 수 있었다.
선재가 먼저 말했다. 이번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자기 혼자만은 아니라고 했다. 바깥 사람도 지금 어디쯤 왔는지 답하고 있었다. 이준은 무전기의 평범한 수신음을 들었다. 오래전 인수 요청지에 없던 것이 오늘 소리로 이어졌다.
새벽 한 시 십이 분, 같은 금속문을 실제로 지났다. 바깥 인수자가 선재의 이름을 불렀다. 노인이 대답했다. 미서가 안쪽 명단의 현재 상태를, 바깥 담당이 사람의 도착을 따로 확인했다. 이름이 사라지는 소리는 없었다.
효선은 출구 바로 앞에 서 있지 않았다. 지원자가 정해 둔 넓은 자리 옆에서 기다렸다. 선재가 앉은 뒤에야 가까이 왔다. 그녀는 오빠의 얼굴을 오래 보다가 옷깃 한쪽이 접혔다고 말했다. 손을 뻗기 전에 고쳐도 되느냐고 물었다.
선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효선의 손이 옷깃을 폈다. 이준은 목이 뜨거워져 물병을 봤다. 두 사람에게 무슨 말을 나눠야 하는지 알려 줄 수는 없었다. 오래된 기다림 끝에는 반가움과 아직 묻지 못한 말이 함께 있었다.
효선은 왜 더 일찍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선재는 지금은 길게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녀의 입술이 잠깐 굳었다. 이준은 대신 설명하려고 한 걸음 옮기다 멈췄다. 선재가 나중에 직접 말하겠다고 덧붙였고 효선은 그 말은 기억하겠다고 했다.
귀환 뒤 머물 자리와 다음 건강 지원이 실제로 인수됐다. 효선의 가게 뒷방으로 당장 옮기는 계획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본인과 담당이 확인한 지원 장소에서 짧게 더 만나기로 했다.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돌봄 노동을 한꺼번에 넘기지 않았다.
선재는 개인 물건 봉투를 무릎에 놓았다. 이름천을 꺼내 보여 주지는 않았다. 자기 것이 도착한 것을 손으로 확인하고 다시 닫았다. 이준에게 오늘 새 봉합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안 했다고 답했다. 노인은 그렇다면 장갑을 잘 챙기라고 했다.
새벽 한 시 삼십 분, 이준과 윤단의 동행도 인수를 마쳤다. 둘은 문밖 휴게 자리에서 물을 마셨다. 선재의 마지막 작업이 끝났어도 다른 미등록 기록과 남은 시민 부과의 전환은 계속됐다. 이준은 오늘 돌아온 한 사람을 그 미완의 대표로 세우지 않기로 했다.
윤단의 단말기에 다음 구간 전환 안내가 왔다. 해당 생활 구간을 중앙 유지에서 분리한 뒤 일반 보수로 받는 첫 야간이 예정돼 있었다. 첫 고장이 나면 누구에게 알리느냐는 주민 질문도 붙었다.
이준은 돌아온 사람의 이름 아래 그 질문을 적지 않았다. 별도 접수표를 열었다. 교대를 끝낼 수 있는 도시라면, 고장이 나도 다시 누군가를 끝없이 붙잡지 않고 기다릴 수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