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관리동 문을 향해 돌아가지 않았다.
강이준은 뒷좌석 안전띠가 가슴에 닿는 것을 느꼈다. 새벽 두 시 삼십 분이었다. 윤단이 바깥 인수를 마쳤다는 짧은 연락을 남겼다. 도겸의 예외 출입 요청은 다음 담당이 받았고, 이준이 차에서 내려 답할 질문은 없었다.
그는 휴대폰을 무릎 위에 놓았다. 화면의 글자가 자꾸 겹쳤다. 노란 금이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오늘 세 번째 봉합 뒤 닫힌 시야는 그대로였고, 갚지 못한 잠 백이십 분도 남았다. 지원 차량 운전자는 귀가 뒤 받을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집 근처 지원 인수는 미리 정해 둔 경로였다. 이준은 혼자 운전하거나 계단에서 짐을 들 필요가 없었다. 작은 가방 안에는 자기 수첩과 빈 물병이 있었다. 원 승인표나 현장 열쇠가 들어 있지 않아, 집까지 보관실을 옮겨 오는 밤도 아니었다.
“연락 오면 깨워 드릴까요?”
그가 먼저 고개를 저었다. 긴급 건강 연락과 현장 업무 연락을 나눠 달라고 했다. 자기가 없으면 답을 못 할 것 같은 불안이 아직 몸에 붙어 있었다. 그러나 그 불안까지 다음 담당의 근무표에 넣을 수는 없었다.
새벽 세 시 무렵 집에 닿았다. 신발을 벗는데 뒤꿈치가 잘 빠지지 않았다. 이준은 서서 버티지 않고 앉았다. 지원자가 가방을 정한 자리에 놓고 인수를 끝냈다. 그는 문이 닫힌 뒤에도 한동안 손잡이가 아닌 바닥을 보고 있었다.
냉장고의 낮은 소리가 들렸다. 고장인지 들어 보려다 물을 한 잔 마셨다. 오늘 모든 소리의 원인을 자기가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알림을 정한 수신 경로로 돌리고, 실제 누운 시각을 남겼다. 세 시 십 분이었다.
다시 눈을 뜬 것은 오전 열한 시 이십 분이었다.
이준은 잠깐 어느 문 안에 있는지 몰랐다. 커튼 아래로 들어온 빛과 자기 방 의자를 차례로 봤다. 중간에 길게 깨어 일한 기억은 없었다. 누운 시각과 실제 일어난 시각을 확인하고 예정된 정산 연락에 수면 경과를 답했다.
미서는 확인 가능한 수면 기록과 본인 설명을 대조했다. 여덟 시간 십 분 가운데 봉합 채무 백이십 분이 이번 수면에서 정산됐고 미상환은 영이라고 알려 줬다. 나머지가 모두 충분한 회복이었다는 판정은 아니었다. 이준의 어깨는 아직 무거웠다.
그는 새 여력이 셋이냐고 묻지 않았다. 미서가 먼저 지난 세 건의 실제 시각을 읽었다. 전날 밤 열한 시 이십팔 분, 오늘 영 시 이십일 분과 한 시 사 분. 수면 채무를 갚아도 각 작업이 스물네 시간 안에 남는 제한은 따로였다.
오늘 낮에 새 봉합을 맡을 수 있다는 답은 없었다. 밤 시야의 시간도 아니었다. 이준은 그 설명을 자기 수첩에 짧게 적었다. 잠을 갚았다는 말이 또 일할 수 있다는 허가로 바뀌는 데는 한 문장도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
점심은 남아 있던 밥을 데워 먹었다. 숟가락을 놓으면 휴대폰을 들고 싶었다. 그는 식사부터 끝냈다. 설거지는 물에 담가 두었다. 오늘의 작은 미완을 견디지 못하면 어젯밤 남에게 맡긴 큰 미완도 다시 가져오게 될 것 같았다.
오후 한 시, 윤단과 약속한 짧은 결과 설명을 받았다. 현장으로 오라는 요청이 아니었다. 이준이 직접 확인할 진술은 따로 표시됐고, 도겸의 권한과 퇴장 경과는 공개가 허용된 현장 기록으로 전달됐다. 그는 못 본 사람의 걸음을 상상으로 쓰지 않았다.
첫 회신은 새벽 두 시 사십일 분이었다. 중지 명령의 집행 담당이 도겸의 현장 예외 승인권과 예외 출입을 정지했다. 일반 안전 담당에게 자료 설명을 할 수는 있어도, 자기 이름으로 통제선을 넘거나 다른 사람의 대기를 해제할 수 없게 됐다.
도겸은 장치를 가장 잘 아는 자신이 안쪽에 있어야 한다고 이의를 냈다. 기록에는 그의 설명과 담당의 질문이 같이 남았다. 지금 안쪽에서만 할 수 있는 조작이 무엇이며, 자격 담당에게 넘길 수 없는 자료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이준은 화면의 다음 줄을 읽었다. 도겸이 지정한 자료 중 일부는 이미 운영 담당에게 인수돼 있었고, 남은 설명도 허용된 통신 자리에서 가능했다. 그 사실을 대조한 뒤 일반 대기 장소로 이동하라는 통지가 실제로 전달됐다.
“움직이지 않으면 끌어냈습니까?”
그가 물었다. 윤단은 아니라고 했다. 도겸은 현재 자리에서 자료를 넘기는 시간을 요청했고, 현장 담당은 짧은 인수 범위와 동행자를 정했다. 체포 명령이 있었던 것처럼 설명할 수는 없었다. 권한의 정지와 신병 처리는 다른 절차였다.
이준은 그 답에 실망한 자신을 알아차렸다. 어젯밤 시민 동의를 바꿔 쓴 문장을 본 뒤에는, 누군가 즉시 그 사람의 손을 묶어야 공평할 것 같았다. 그러나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종류의 예외가 아니었다. 도겸도 안전 확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일이었다.
첫 이동은 통로의 자재 인수가 늦어져 보류됐다. 도겸은 관리자 통로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그 통로 역시 현재 점검 대상이라는 답이 돌아갔다. 기록 속 시각은 몇 분 더 늘어났다. 이준은 그 대기 앞에 벌이라는 말을 적지 않았다.
일반 통행 담당이 실제 길을 확인한 뒤 동행 이동이 허가됐다. 가져갈 개인 물품과 현장에 남길 자료도 나뉘었다. 원자료는 정해진 보관자가 받았고, 도겸에게는 제출 목록과 본인 설명의 확인본이 갔다. 자료를 지킨다는 이유로 개인 물건까지 무작정 압수한 것은 아니었다.
새벽 세 시 십칠 분, 도겸은 지정된 같은 복귀 경로를 지나 통제 구역 밖의 대기 장소에 도착했다. 이준은 그 시각에 자신은 이미 누워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가 깨어 지켜보지 않아도 누군가 실제로 수신하고 인수를 닫았다.
이후 조사는 별도 출석 통지와 반론 기한으로 이어졌다. 원표 변조의 입증은 유지됐지만 모든 시민 피해의 배상 범위와 관계자 책임은 아직 심리 중이었다. 윤단은 도겸이 물러난 뒤 새 승인자가 누구인지도 읽어 줬다. 빈 권한을 현장조가 사적으로 나눠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이준은 담당자의 이름보다 연락받을 창구를 먼저 표시했다. 이제 누구 한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를 알아야만 질문할 수 있는 도시를 조금 줄이고 싶었다. 윤단은 다음 현장 안내에도 같은 창구를 넣었다고 했다. 질문할 길까지 관리자와 함께 나가 버리지 않았다.
둘은 설명 시간을 한 번 쉬었다. 이준은 물을 마시고 창문을 조금 열었다. 낮의 하림시는 쓰레기 수거차 소리와 이웃집 문 닫는 소리로 움직였다. 고장 없는 비율에는 없던 소리들이었다. 그는 그 소리마다 어젯밤의 책임을 붙이지 않으려 했다.
다시 받은 것은 자기 진술의 정정 확인이었다. 마지막 복귀 중 통로가 안전하다고 직접 관찰했다는 요약이 담당 보고를 들었다는 문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준은 맞다고 답했다. 도겸의 권한을 낮춘 날 자기 말의 권한도 필요한 크기로 남겨야 했다.
윤단이 오늘 다시 센터에 올 생각인지 물었다. 그는 잠깐 괜찮다고 말할 뻔했다. 대신 아직 피곤하고 쉬겠다고 했다. 반장은 인수자가 이미 배정됐다고 답했다. 쉬는 사람을 위해 현장에 구멍을 남겨 두었다가 돌아오게 만드는 말은 없었다.
효선에게도 허용된 경과가 전달됐다는 확인이 왔다. 그녀는 관리자 퇴장이 오빠의 귀환을 뜻하는지 물었다. 이준은 그 질문에 자기가 답할 수 있는 부분만 말했다. 예외권한 처리는 끝났지만 선재의 관리 잠금과 시민 연계 항목 분리, 실제 이동 조건은 따로 확인 중이었다.
수화기 너머 세탁소 다리미가 내려앉는 소리가 났다. 효선은 가게 일을 멈추지 않고 듣는 것 같았다. 이준은 다 됐다는 말을 주고 싶어 입술을 다물었다. 그녀가 기다려 온 시간에 비하면 오늘의 구분이 지나치게 작게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내일 또 준비하라고만 하면 안 돼.”
효선이 말했다. 이준은 다음 안내에서 이미 끝난 조건과 실제로 남은 조건을 나눠 받도록 요청하겠다고 했다. 본인이 귀환 시각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 요청을 공식 창구에도 남기겠다고 답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질문까지 한 사람에게 맡길 필요는 없었다.
통화를 끝내고 이준은 빈 물병을 씻었다. 뚜껑 안쪽의 작은 물때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 고칠 수 있는 물건 하나를 골라 끝내니 손이 조금 느려졌다. 손목의 흰 선은 그대로였다. 낮빛 아래에서는 자격도 채무도 숫자로 보이지 않았다.
오후 늦게 센터의 교대 안내가 왔다. 핵심 분기의 일반 대체는 후임 관측 아래 유지 중이었다. 다른 분기의 전환은 계속됐고, 전체 시민 부과가 끝났다는 공지는 아직 없었다. 이준은 첫 줄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다 안내 전체의 공개 경로를 보냈다.
선재의 현재 건강 지원도 이어졌다. 오늘 오래 말할 수 있는지 본인에게 먼저 묻는 일정이었다. 지급 수단 확인은 별도 담당이 받았고 실제 입금 결과는 아직 없었다. 사람을 되찾는 일이 입금 안내 하나로 완성되는 것도, 돈 얘기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도 아니었다.
해가 낮아지자 이준은 소파에서 잠깐 누웠다. 이번에는 누운 시간을 기록하며 또 채무를 공제해 달라고 연락하지 않았다. 오전 수면에서 그 백이십 분은 이미 닫혔다. 지금의 휴식은 다음 일을 맡을 증명서가 아니라 피곤한 몸을 쉬게 하는 시간이었으면 했다.
저녁 식사 뒤 미서의 정해진 안내가 도착했다. 감사 담당이 원표의 변조와 개인 채무 규정을 대조해 선재의 시민 연계 항목을 별도로 분리할 근거를 정리했다. 관리 잠금의 해제 집행은 다음 날 야간의 실제 상태 확인을 앞두고 있었다. 서류 정리가 곧 문이 열렸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준은 화면을 한 번 더 읽었다. 그 뒤에는 선재 본인의 의사를 묻는 칸이 있었다. 다음 교대가 오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는 오래된 문장 대신, 마지막 작업을 끝내겠느냐는 현재의 질문이었다. 대답은 효선도 이준도 대신 쓸 수 없었다.
잠깐 뒤 건강 지원 담당을 거친 선재의 짧은 회신이 붙었다. 내일 본인에게 그 신청서를 읽어 달라는 말이었다. 함께 들을 사람으로 이준과 윤단을 골랐고, 힘들면 중간에 멈추겠다고 했다. 새 작업을 맡겠다는 수락은 없었다.
이준은 내일의 동행 가능 여부를 자기 몸과 일정부터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오래 기다린 문 앞에서도 당장 달려오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내려놓자 손끝에 남은 떨림이 느껴졌다. 그 떨림을 감춘 동행보다 시간이 걸린 동행이 필요했다.
자기 전 그는 접힌 작업표를 책상에 놓았다. 관리자에게도 대기 자리가 생겼고, 수리자에게는 비워 둘 자리가 남았다. 그 두 자리가 같은 밤에 실제로 유지됐다는 사실을 천천히 읽었다.
다음 안내의 제목은 교대 종료 신청이었다. 지워졌던 이름을 다시 지우는 서류가 아니어야 했다. 이준은 내일 선재의 입에서 먼저 나와야 할 말을 생각하며 방의 불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