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타지 15세 이용가 16화

미등록 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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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도는 문서함의 맨 아래에 있지 않았다.

강이준이 상상한 것과 달리, 담당자는 제자리에 꽂힌 얇은 보관철을 꺼냈다. 숨겨 둔 종이를 몰래 찾아낸 것이 아니었다. 사고 대조를 위한 정식 열람 요청이 접수됐고 총괄국 기록 담당자가 허용 범위를 정했다.

문제는 보관 위치보다 배포 목록이었다. 그 도면이 센터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목록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다음 날 오후, 이준과 윤단은 열람 탁자에 나란히 앉았다. 태오는 센터가 받은 도면 사본을 앞에 놓았다. 시설 번호와 개정일이 같았다. 두 종이 가운데 한쪽에만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선이 있었다.

미등록 중앙 유지 연계.

그 이름은 도면의 범례에 아주 작게 쓰여 있었다. 이준은 손목을 내려다보지 않았다. 낮에는 노란 금을 볼 수 없었다. 지금 눈앞의 선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검은 잉크였다.

“미등록이 무조건 불법 공사라는 뜻입니까?”

그가 물었다. 담당자는 그 말만으로는 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일반 운영 등록에서 분리된 부속망이라는 설계 명칭일 수 있었다. 실제 시행 범위와 승인 근거를 따로 대조해야 했다.

이준은 수첩의 불법이라는 글자를 지웠다. 볼펜으로 지울 수 없어 선 하나를 그었다. 처음부터 몰랐다고 남기는 편이 나았다.

도면 아래에는 백도겸의 이름과 서명이 있었다.

이준은 읽고도 한동안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남자가 밤의 통로에 들어오던 구두 소리가 떠올랐다. 이제는 느낌이 아니라 확인할 물건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러나 서명 하나가 모든 질문에 대답해 주지는 않았다.

윤단이 담당자에게 물었다.

“여기 원본으로 보관된 서명입니까, 나중에 붙인 사본입니까?”

담당자는 등록 대장과 인수 기록을 펼쳤다. 도겸 명의로 제출된 승인 도면의 보관 원본이라고 했다. 다른 결재 자료의 서명 대조는 해당 권한자가 확인할 일이며, 이 자리에서 필적 감정을 마쳤다고 할 수는 없었다.

태오는 문서 번호와 인수 일자를 적었다. 도겸 이름을 소리 높여 반복하지 않았다. 이준도 그대로 따라 썼다. 이름이 적힌 종이가 있다는 사실과 그 사람이 실제 무엇을 했는지는 이어서 물어야 했다.

담당자는 도면 전체의 복사를 허용하지 않았다. 시설 보안 정보와 무관한 개인 자료가 붙어 있었다. 윤단은 열람 목적에 필요한 해당 범위의 인증 사본을 요청했다. 서명 부분과 범례, 개정 이력, 배포 목록이 서로 떨어져 보이지 않게 받는 조건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이준은 도면의 빈 부분을 봤다. 북쪽 급수실과 남쪽 보행로가 각각 다른 가지에 있었다. 밤 열한 시 사십 분 이후 시작된 두 누수는 지도에서처럼 나란히 붙어 있지 않았다. 그것을 같은 물의 보복이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이 선 때문에 물이 샜다고는 못 하겠죠.”

그가 말했다. 윤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실물 확인을 붙여. 이 종이만 보고 원인을 갈아끼우지 말고.”

부속도는 공사 완료도가 아니라 시행 승인도였다. 실제 시설이 같은 형태로 바뀌었는지, 연결된 접수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담당자는 현장 대조에 필요한 부품 식별표만 따로 내줬다. 이준은 그 표의 모서리를 파일 안쪽에 넣었다.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쳤다. 태오는 점심을 거의 못 먹었다고 했다. 윤단이 가까운 식당으로 먼저 걸었다. 도겸의 서명을 확보했다는 말을 하러 당장 센터로 뛰어갈 수는 있었다. 그래도 셋이 먹을 국 세 그릇을 미루지는 않았다.

식당 텔레비전에서는 시범 구역 승강기 사진이 나왔다. 인터뷰하던 주민은 짐을 들고 오르기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준은 숟가락을 멈췄다. 도면에 적힌 이름을 본 뒤에도 그 말은 틀려지지 않았다.

“저 사람한테 나중에 뭐라고 설명해야 합니까.”

그가 물었다.

윤단은 국에 뜬 파를 옆으로 밀었다.

“잘 쓰고 있다는 말부터 듣고. 그다음에 우리가 확인한 비용을 말해야지.”

이준은 다시 먹었다. 편해진 사람을 속은 사람이라고 부르면 그 사람에게 질문할 자리도 사라질 것 같았다. 아직 중앙망의 비용을 전부 알지도 못했다. 자신은 겨우 도면 한 장의 주어를 찾았다.

오후 현장 대조에는 해당 시설 담당자들이 동행했다. 열람 도면을 들고 임의로 밸브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접근 허가가 난 외부 점검 위치에서 식별 표식과 최근 공사 기록을 맞췄다. 보이지 않는 안쪽은 확인하지 못한 곳으로 남겼다.

첫 장소에서는 번호가 달랐다. 중앙선의 시행 승인 뒤 실제로 교체된 설비가 있었고, 표찰은 새 번호였다. 태오가 개정 기록을 요청했다. 이준은 불일치라는 단어를 적었다. 숨기려고 바꿨다는 문장은 쓰지 않았다.

두 번째 장소에는 같은 개정 번호의 점검표가 붙어 있었다. 북쪽 당직조가 앞선 누수 대응에서 남긴 실제 수리 기록도 있었다. 단수 안내와 재개 확인은 낮 담당자의 서명으로 마무리돼 있었다. 초능력 봉합이 없어도 끝난 일이 눈앞에 붙어 있었다.

이준은 손끝으로 파일을 두드렸다. 영 시 사십육 분의 한 건은 이제 이십사 시간 밖이었고 대가도 상환한 상태였다. 세 번의 여력이 돌아왔다는 이유로 여기서 새 작업을 만들지 않았다.

남쪽 보행로에서는 마른 바닥이 보였다. 관리인은 어젯밤 마지막 확인 때 물이 늘지 않았다고 했다. 사용 재개는 다른 점검이 남아 아직이었다. 분식집 주인은 밝은 가게 안에서 배달 주문을 받고 있었다.

그가 이준을 보더니 엄지를 세웠다. 이준이 따라 손을 들자 주인은 손으로 내려오라는 표시를 했다. 문을 열고 나온 그는 감사 인사보다 먼저 어두운 우회로의 전등 한 개가 나갔다고 말했다.

이준은 잠깐 웃었다.

“그건 별도로 접수하겠습니다.”

“다 고쳐 준다고 하지는 말고. 여기 막아 두면 저쪽을 더 걷게 되니까.”

그는 오늘의 도시를 정확히 말했다. 한 곳을 안전하게 막으면 다른 곳의 낡은 불빛이 더 많은 사람을 받았다. 이준은 전등의 위치를 기록하고 일반 정비 접수로 넘겼다. 지금 손에 든 중앙 도면 때문에 일상 고장이 작은 일로 변하지는 않았다.

우회로로 돌아 나올 때 노인이 장바구니를 들어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이준은 도와도 되는지 물었다. 노인은 손잡이를 내주면서 바퀴는 계단 끝에 놓아 달라고 했다. 평지에 닿자 자기가 끌 수 있었다.

“여기 막은 건 잘한 거지?”

노인이 물었다. 이준은 안전 확인이 남았다고 대답했다. 노인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잘한 일이라도 자기 무릎에는 불편이 남는다고 했다.

이준은 장바구니를 돌려줬다. 상대가 다 걸어간 뒤에야 우회 거리와 계단을 기록했다. 단순 통행 지연이라는 말 아래에 높이 하나가 빠져 있었다. 윤단은 낮 담당자에게 이동이 어려운 사람의 대체 동선 안내도 요청했다. 누구의 불편을 어디로 옮겼는지 아는 것은 새 중앙망 도면을 읽는 일보다 덜 중요하지 않았다.

센터에 돌아와 세 사람은 증거를 나눴다. 도겸 명의의 승인 원본과 인증 사본. 실제 시행과 맞은 구간. 번호가 달라 추가 대조가 필요한 구간. 아직 보지 못한 구간. 네 칸이 생겼다.

태오가 그중 마지막 칸을 크게 그렸다.

“여기가 넓다고 우리가 못한 건 아니죠?”

그가 물었다. 이준은 잠깐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안 봤는데 봤다고 쓰면 좁아지겠죠.”

태오가 웃었다. 계약 연장 면담 뒤 처음 듣는 가벼운 웃음이었다. 그의 다음 달 자리는 여전히 확답이 없었다.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압박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었다.

해가 지기 전 도겸에게 공식 질의가 갔다. 제출 경로를 확인한 승인 도면, 일반 운영 도면에서 빠진 중앙 유지선, 실제 비용의 동의 근거와 배포 범위. 윤단은 회신 기한과 담당 부서를 명시했다. 이준의 개인 비난 편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날 밤 별관에서는 선재의 상태 확인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준은 새 작업을 받지 않고 미서에게 허용된 부속도 대조 결과를 전달했다. 선재의 개인 기록은 그 자료에 섞지 않았다.

미서는 서명 부분보다 도면 아래의 작은 번호를 먼저 봤다. 정산소의 접수에 쓰는 연결 번호라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장부를 펼치다가 손을 멈췄다.

“이 항목은 일반 장부에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누락됐다는 겁니까?”

이준이 물었다. 미서는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렇게 처리한 승인 기록이 있습니다. 단순한 미전달인지, 별도 취급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대조해야 합니다.”

그녀는 찢어진 쪽을 찾지 않았다. 온전한 장부의 항목 하나가 다른 장부로 넘어가지 않도록 표시돼 있었다. 누락이 반드시 없어진 종이의 모양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윤단이 승인자의 이름을 물었다. 미서는 지금 자기 권한으로 실명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내부 승인 번호와 처리 시각, 열람 제한 사유를 기록한 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었다.

이준은 답답해서 한 번 숨을 크게 쉬었다. 여기서 미서가 모른다고 하면 다시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미서는 없다고 하지 않았다. 무엇이 있고 누가 열 수 있는지 적었다.

“이건 도겸 씨가 혼자 넣은 도면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네요.”

그가 말했다.

“정산소의 처리도 포함됩니다.”

미서가 대답했다. 자기 기관을 남의 기관처럼 부르지 않았다. 펜을 든 손이 장부 가장자리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음 줄로 갔다.

선재의 기침이 계단 아래에서 들렸다. 이준은 파일을 닫았다. 오늘 도면의 서명을 찾았다는 말을 당장 들려주고 싶었지만, 상태 확인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선재는 자기 이름이 찍힌 사본을 잘 보관했는지만 짧게 물었다.

“네. 밖에서도 확인됩니다.”

“그럼 오늘은 됐어. 나머지는 자고 물어.”

노인이 말했다. 이준은 그 말에 대답하고 창구로 돌아왔다. 오늘 봉합은 영 건이었다. 손이 아니라 종이를 쓰는 밤에도 돌아갈 시각은 필요했다.

태오에게 자료 목록을 전하자 감사 상담에서 요청했던 보완 항목 대부분이 갖춰졌다는 답이 왔다. 모두라는 말은 없었다. 시민의 실제 손실과 동의 원본은 아직 비었다. 그래도 정식으로 질문을 제출할 근거는 생겼다.

윤단이 출구 앞에서 물었다.

“낼 거야?”

이준은 도면의 사본을 봤다. 밤에만 보이는 금이 도시의 가운데를 지나는 줄 알았다. 낮에도 읽을 수 있는 서명과 배포 목록이 그 밑에 있었다. 다른 사람도 따라갈 길을 이제 넘겨야 했다.

“네. 제가 본 것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나눠서요.”

그가 대답했다. 미서는 내부 승인 확인서를 봉투에 넣었다. 그 봉투는 장부 전체도 시민 이름 전체도 아니었다. 제출할 수 있는 범위만 가진 작고 무거운 종이였다.

별관 밖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도겸의 공식 회신 접수 알림이었다. 본문에는 짧은 문장이 있었다.

중앙 유지의 시민 부담은 지역 대표 확인으로 처리된 항목이며, 개별 주민 손실로 집계되지 않음.

이준은 화면을 윤단에게 돌렸다. 중앙선을 승인한 사람의 이름은 찾았다. 이제 그 선 아래서 잠을 잃은 사람들을, 평균 밖에서 찾아야 했다.

16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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