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높이에 그은 물금이 같은 때를 가리키지는 않았다.
세라는 로안 부두의 마른 돌에 줄을 그으려다 연필을 멈췄다. 서쪽 곶에서도 물이 이만큼 내려가면 같은 시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두 곳은 파도가 밀려오는 방향부터 달랐다. 바다가 종이 두 장처럼 포개질 리 없었다.
폐쇄 통지를 받은 지 아흐레가 지난 아침, 기한은 열하루 남았다. 바렌은 지팡이를 짚고 가장 낮은 난간 대신 마른 윗자리로 왔다. 세라는 그의 다리 아래 놓일 상자를 가져왔고 티오는 아픈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물금 막대의 그림을 읽었다.
어제 다르게 흐른 시간계 둘은 탁자에서 비교를 시작했다. 흔들림 없는 받침에 나란히 세우고, 시작하는 동작과 끝으로 읽을 선을 하나로 정했다. 리브는 자기 시간계의 모래가 목에 걸리는 때를 별도로 표시했다. 세라는 그 구간을 억지로 두드려 빨리 보내지 않았다.
누메는 배의 모래시계를 가져왔다. 배 위에서 쓰던 것은 안전한 정박지에서 육상 기준과 대조한 표식이 있었다. 그것도 저절로 군도 전체의 같은 시각이 되지는 않았다. 오늘 새로 함께 흘려 본 길이를 먼저 적었다.
“이게 제일 빠르네.” 티오가 말했다.
“경주가 아니야.”
누메의 답에 소년이 웃었다. 세라는 가장 빠른 물건을 기준으로 고르고 싶은 마음을 접었다. 로안에서 쓰던 기준을 오늘 옆에 두고, 다른 시간계의 한 구간이 그 기준에서 얼마나 긴지 여러 번 읽었다. 두 번의 값이 다르면 범위를 넓혀 썼다.
리브의 시간계는 안쪽 줄 사이를 지나가는 길이가 균일하지 않았다. 첫 선까지 걸린 시간과 다음 선까지의 시간이 달랐다. 세라는 하나의 비율로 바꾸면 될 거라 생각한 표를 찢지 않고 뒤집어 놓았다. 새 표에는 구간마다 대응하는 선을 따로 그렸다.
“이걸 보고 바다에서 계산하면 늦겠어요.”
리브가 말했다. 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산이 맞는 것만으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오늘 함께 볼 구간의 시작과 끝을 굵게 표시하고 나머지는 작은 글씨로 남겼다.
다음은 시작점이었다. 로안의 공통 기록은 부두 안쪽 기준돌의 물이 내려가며 특정 선을 통과한 때를 첫 표시로 삼았다. 그 뒤 로안 시간계의 경과를 썼다. 물이 올라갈 때 같은 선을 통과하는 때와 혼동하지 않도록 방향도 그렸다.
세라는 기준돌을 손으로 가리키려다 젖은 가장자리에 발을 대지 않았다. 가까운 물이 더 잘 보이는 자리가 안전한 관측 자리는 아니었다. 바렌은 위 난간에서 볼 수 있는 막대 표시를 쓰게 했다. 직접 확인한 낮은 선과 위에서 볼 표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관인이 한 번 더 대조했다.
첫 물결이 표지 위를 덮었다. 티오가 시작이라고 말하려다가 누메의 손을 보고 멈췄다. 짧은 파도 한 번이었다. 바닷물이 물러가는 큰 흐름 속에서 해당 높이를 벗어난 구간을 정해 읽어야 했다. 들쭉날쭉한 한 점을 하루 전체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었다.
세라는 그 시간을 범위로 남겼다. 정확히 하나의 순간을 골랐다고 꾸미지 않으니 표가 조금 넓어졌다. 그 범위보다 좁게 두 관측을 맞추려면 시작점부터 다시 읽어야 했다. 내일 항해를 무조건 떠나게 하는 표는 아니었다.
서쪽 마을에는 에딘이 이미 기존 물금 기록의 제한 열람을 요청해 두었다. 리브와 세라는 보관인과 함께 완만한 마을길을 걸어갔다. 새 발판에 오르는 날은 아니었다. 돌담 아래의 기존 수위표와 각자 시간계의 기준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세라는 중간에서 무릎의 천을 갈았다. 조급해서 단추를 잘못 끼우자 리브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걸음을 늦춘 시간이 관측 시작을 늦추기는 했다. 그러나 다친 사람이 제때 왔다고 잘못된 높이에 주저앉으면 더 큰 오차가 생겼다.
마을 보관인은 자기들이 부르는 첫 물을 보여 줬다. 선착장 끝 낮은 바위가 드러나는 때였다. 로안 기준돌의 선과 같은 높이가 아니었다. 바위 이름까지 같게 옮기면 새 표는 틀린 출발점을 예쁘게 쓰는 물건이 될 터였다.
리브는 오래된 마을 기록의 시각과 로안 전달 기록을 나란히 놓았다. 이전부터 양쪽에서 같은 날 확인한 순시선 접안 표지가 몇 건 있었다. 선장의 실제 운항표도 본인 허락을 받은 해당 줄만 대조했다. 그것으로 최근의 모든 조석을 보증하지는 않았다.
오늘 새로 가져온 대조 시간계와 마을 물건을 같은 곳에서 함께 출발시켰다. 둘의 눈금 대응을 확인한 뒤, 마을 물금이 내려가는 구간을 기록했다. 로안에서 시작한 경과와 연결하되 운반 동안 시간계를 뒤집고 읽은 담당의 표까지 남겼다. 중간의 읽기를 놓친 구간은 잘라냈다.
한 번은 세라가 나무판 아래 쓰인 열째 눈금을 아홉째로 옮겼다. 리브가 먼저 같은 숫자를 읽어 주지 않고 자기 기록을 펴 보였다. 두 장이 달랐다. 세라는 새로 계산하기 전에 실물을 봤다. 물에 젖어 한 획이 흐린 것이었다.
그녀는 열째로 고치고 오독한 이유를 적었다. 조금 전까지 맞지 않는 시간을 고치는 사람이었다. 다음 잘못은 시간계가 아니라 자기 눈에서 나왔다. 그 사실을 적자 마을 보관인도 표지의 희미한 획을 새 종이에 그려 걸었다.
“내가 틀린 물건을 썼다고만 하면 내일도 저 줄은 남았겠네요.”
그가 말했다. 세라는 대답 대신 새 표지가 충분히 멀리서 구별되는지 뒤로 물러나 봤다. 리브는 앉은 높이에서도 같은 획을 읽었다. 표의 작은 교정이 실제 나무판까지 닿았다.
점심에는 마을에서 끓인 짠 콩수프를 샀다. 세라는 그릇 바닥의 둥근 선이 물금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리브는 배고픈 눈으로는 모든 기준이 높아진다고 답했다. 티오가 없어서 받아 줄 큰 웃음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조금 웃었다.
보관인은 지금 만든 표를 곧 모든 배에 쓰는 것이냐고 물었다. 세라는 오늘 대조한 물건과 기준점에서만 쓰는 시험표라고 설명했다. 다른 날 물금의 양상이 달라지거나 기구를 바꾸면 다시 비교해야 했다. 마을은 그 제한을 큰 제목 아래에 넣어 달라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리브는 내린섬 표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세라는 당장 배를 타면 늦지 않겠다고 생각하다가 실제 운항표를 꺼냈다. 오늘 갈 수 있는 배는 없었다. 로안 돌을 켜서 시간표 한 장을 가지러 떠날 수는 없었다.
대신 내일 도착하는 기존 오목호 편에 확인을 요청한 자료가 실릴 예정이었다. 에딘은 앞선 공식 열람 요청을 통해 주민이 공개를 허락한 해당 물금 면과 현지 시간계의 비교 기록을 부탁해 두었다. 새 섬을 방문했다고 쓰지 않고,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함께 읽었는지 확인할 순서가 필요했다.
그날 저녁 두 예비 돌은 여전히 맑았다. 세라는 시간을 나누는 데 하루를 썼다고 점등 비용을 장부에 만들어 넣지 않았다. 배를 안 보낸 만큼 준비가 느렸고, 그 느림도 폐쇄일까지 남은 날에 들어갔다.
이튿날, 기한은 열흘이 됐다.
오목호가 빈 통과 함께 작은 공문통을 내렸다. 내린섬 보관인이 허락한 사본과 선장의 해당 접안 기록이 있었다. 모종을 들고 탔던 여자의 이름이나 약을 받는 사람의 사정은 들어 있지 않았다. 필요한 기록을 모았다고 지난 배의 모든 사람을 얻는 것은 아니었다.
내린섬의 기준은 만조 뒤 낮은 돌계단 첫 단에서 물이 빠지는 때였다. 로안 첫 표시와 같은 말로 옮길 수는 없었다. 현지 담당은 자기 시간계와 선박 시간계를 같은 자리에서 비교한 시작과 끝을 남겼다. 운항표에는 로안과 내린섬 각각의 접안 때 관측한 기준이 따로 있었다.
세라는 서로 다른 두 물때를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놓지 않았다. 선박 기준과 각 현지 시간계의 경과를 잇고, 그날 로안 기준으로 옮길 수 있는 부분만 골랐다. 겹치는 구간의 오차가 큰 줄은 공동 시험에 쓰지 않기로 했다. 오래된 기록만 있는 날은 보정 대기로 남았다.
누메는 표를 한 번 보고 고개를 저었다.
“배에서 보기엔 길어.”
세라는 앞서 리브가 했던 말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원래의 계산표를 버리지 않고, 현장에서 쓸 좁은 구간의 대응표를 옆에 만들었다. 이름 같은 물금은 각자 그림과 장소를 붙였다. 선장이 찾을 것은 다음 계산 방법보다 지금 맞춘 시각이 유효한지였다.
첫 시험은 실내에서 했다. 바렌이 로안 경과를 읽으면 세라와 리브는 서로 다른 시간계에서 해당 굵은 선에 표시했다. 같은 세 번째라고 말했을 때와 달리 실제 기다리는 길이가 가까워졌다. 티오는 판 뒤집는 시각을 따로 읽었다.
두 번째에는 바렌이 일부러 한 번을 늦게 불렀다. 두 사람은 그 값을 매끈하게 이어 쓰지 않았다. 중간 신호를 놓쳤다고 표시하고 다음 공통 출발에서 다시 시작했다. 세라는 성공한 값만 모으는 표였다면 놓친 한 번도 같은 길처럼 붙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후에는 나전 발판에서 배 없는 비교를 한 차례 더 했다. 사용 전 바닥과 고정을 확인하고, 두 실제 지점에서 같은 채석면과 봉우리를 골랐다. 각자의 시간계가 다른 획을 가리키는 동안 공통 표에서는 같은 짧은 구간을 가리켰다.
이번에는 둘 다 바위가 물 위에 있다고 썼다. 방위도 정해 둔 오차 범위 안에서 가까웠다. 세라는 기쁜 소리를 낼 뻔했다. 리브는 바로 다음 구간에서 낮은 선이 가려지는 것을 적었다. 세라도 가림이라고 적었다.
보이는 때뿐 아니라 안 보이는 때도 가까워졌다.
세라는 그 두 줄을 함께 폈다. 앞선 실패는 지워지지 않았다. 그 위에 오늘 서로 맞춘 방법이 붙었다. 아직 빛을 켜 새 항로를 만들지도 배를 통과시키지도 않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때를 읽을 수 있다는 작은 근거는 생겼다.
발판에서 내려오기 전 리브는 자기 시간계의 새 표시를 세라에게 보여 줬다. 원래 눈금을 지우지 않고 얇은 나무띠에 오늘 쓸 선을 따로 그어 댔다. 세라는 새것 하나를 지급받으면 쉬웠을 거라고 말했다가 그 말을 멈췄다.
리브는 잠깐 나무띠를 뗐다. 그 아래에는 여러 해 손때 묻은 유리가 있었다. 틀린 물건을 아끼는 것과 틀린 줄을 그대로 쓰는 것은 달랐다. 그녀는 그걸 버려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세라는 아니라고 답했다. 다음에는 어느 표시를 쓰는지 함께 확인하겠다는 뜻이었다.
리브가 띠를 다시 댔다. 이번에는 세라에게 같은 선을 읽어 달라고 했다. 서로의 물건을 바꾸어 쥐지 않고도 같은 값을 말할 수 있었다. 세라는 그 작은 부탁이 숫자 두 줄보다 더 늦게 얻은 결과라고 생각했다.
로안에 돌아오니 에딘 앞으로 새 회답이 와 있었다. 정식 자격 없는 관측자의 시간계를 공통 실험 기록에 넣은 근거를 묻는 문서였다. 감독관은 사본을 접지 않고 세라에게 보여 줬다.
“맞춘 숫자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었나요?”
세라가 물었다. 에딘은 기록을 검증하는 책임과 접수하는 책임도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세라는 그제야 자신들이 함께 맞춘 눈금 끝에 아직 빈 서명란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 빈칸을 누구의 손이 받아 줄 것인지, 내일은 바다가 아닌 쪽에서 답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