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 전체 이용가 21화

지도의 뒷면

본문 5,253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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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뒷면에는 바다가 없었다.

세라는 리브가 펼친 종이를 보았다. 앞에는 곶과 해안선, 배가 돌아설 곡선이 있었다. 뒤에는 사람 이름과 눈높이, 바람 때문에 그만둔 시각이 빽빽했다. 바다는 앞면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길을 붙든 사람들은 뒤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폐쇄 통지 닷새째 아침이었다. 리브는 서쪽 마을에서 약속한 길로 로안에 왔다. 먼저 만날 사람을 정했으므로 에딘도 관측실에 앉았다. 바렌은 의자를 문 옆에 놓고 다리를 폈다. 세라는 그가 무언가 고백하러 온 얼굴인지 읽으려다 종이로 시선을 돌렸다.

리브가 가져온 것은 본인 관측 원장과 당시 받아 둔 배포 지도 두 장이었다. 주민 전체의 비밀 기록을 대신 내놓은 것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 이름 가운데 공개를 허락하지 않은 곳은 덮개 종이로 가려져 있었다.

“가린 곳은 비어 있는 게 아니에요.”

리브가 말했다. 세라는 안다고 대답하려다가 실제 자기 기록에 그 말을 썼다. 아는 것은 확인할 줄을 생략할 이유가 아니었다.

앞면의 관측 번호와 뒷면의 날짜가 이어졌다. 리브가 돌담에서 같은 배를 본 시각 옆에는 두 번의 실패도 있었다. 공식 배포본에는 성공한 한 번의 곡선만 얇게 남았다. 관측자 칸은 정식 지도사 한 명의 이름으로 정리돼 있었다.

한 명이 두 곳을 봤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기록에는 서로 떨어진 두 자리와 두 사람이 있었다. 세라는 지도 한 장을 돌려 앞뒤를 번갈아 봤다. 종이를 돌린다고 물리적으로 떨어진 관측점 둘이 하나가 되지는 않았다.

에딘은 배포본이 원본 전체를 싣는 양식은 아니라고 했다. 세라는 입술을 눌렀다. 그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모든 실패와 모든 이름을 항해용 해도 한 장에 넣을 수는 없었다.

“그럼 근거는 어디서 찾게 했나요?”

그녀가 묻자 감독관은 지도 아래 부속 번호를 짚었다. 번호가 있었다. 세라는 그것을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리브는 그 부속 면의 열람 사본을 옆에 놓았다.

사본의 제목은 관측 근거 요약이었다. 정식 관측자의 값이 있고 주민 기록은 참고라고 쓰였다. 참고라는 말 뒤에는 리브의 장소와 시각이 없었다. 원본이 어디에 남았는지 찾을 보관처도 없었다.

세라는 자기 이름 옆에 붙었던 오차 기록 담당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분류하는 말 하나가 그다음 질문을 막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기분이 든다고 같은 일이라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사본을 받은 날짜와 범위를 물었다.

리브는 자기 자료에 관한 열람을 요청해 받은 것이라고 했다. 지금 세라에게 보여 줄 범위는 에딘 앞에서 다시 확인했다. 그가 뒷면 원장을 더 가져가고 싶다면 새로 정해야 했다. 감독관은 그 조건으로 접수 목록을 만들었다.

그날 오전 에딘 앞으로 회답이 도착했다. 나전 보고의 요약 경위를 확인하려고 보낸 요청에, 연안 기록 담당이 당시 적용한 정리 지침 사본을 붙여 보냈다. 세라는 리브의 기록과 같은 시기의 조항부터 찾았다.

거기에는 미승인 주민 관측은 배포용 근거란에서 삭제하고, 가능한 경우 담당 지도사 확인값으로 정리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실패 관측은 별도 이면 기록에 남긴다고 했다. 삭제가 단순히 이름 칸이 좁아서 생긴 일이 아니었다.

세라는 지침의 끝을 한 번 더 읽었다. 주민을 없다고 쓰라는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누가 무엇을 보았는지 따라갈 자리가 앞쪽에서 끊겼다. 별도 기록이 남아 있어도 보관처를 연결하지 않으면 다음 지도사는 정식 이름 하나만 보게 됐다.

“이대로 처리했습니까?”

리브가 물었다. 에딘은 자기가 이 건을 정리한 담당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업무에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요약한 적은 있다고 했다. 그 말은 특정 사건의 책임을 전부 인정한 진술도, 자기에게 관계없다는 답도 아니었다.

바렌은 시선을 내렸다. 세라는 그가 갖고 있던 공동망 사본의 지워진 이름을 떠올렸다. 그러나 오늘 지침 하나가 그 사본의 모든 지우개 자국을 설명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그 질문을 별도 칸에 남겼다.

리브는 정식 지도사의 값이 자기 관측과 다르냐고 물었다. 세라는 둘을 맞춰 봤다. 성공한 한 번의 숫자는 가까웠다. 그렇다고 지도사 한 명이 혼자 만든 관측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장소가 실제로 유지됐는지 확인할 기록이 필요했다.

“숫자를 지운 게 아니라 눈을 지웠군요.”

세라는 말하고 나서 목소리가 높아졌음을 알았다. 에딘은 곧장 반박하지 않았다. 다만 그 표현을 공식 소견의 제목으로 쓰기 전에 어떤 자료에서 어디까지 확인했는지 적어 달라고 했다.

그녀는 화가 났다. 리브는 자기 이름을 잃은 기록 앞에서도 이렇게 조심해야 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리브는 세라를 보고 고개를 작게 저었다. 자신을 대신해서 더 크게 화내 달라는 약속은 없었다.

세라는 물을 마셨다. 종이 위의 현행 문장을 다시 읽고, 확인된 지침과 실제 배포본의 생략을 나란히 놓았다. 이 두 기록에서는 주민 관측자의 장소와 시각을 배포 근거에서 빼는 관행이 적용됐다. 다른 모든 해도까지 같은 줄로 묶지는 않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자기 지도를 꺼냈다. 마루섬 오르의 이름이 붙은 부속 면이었다. 처음에는 이름을 넣느라 선을 움직일 뻔했고, 나중에는 종이를 더 붙였다. 리브는 오르가 실제로 읽고 고친 곳이 어디인지 물었다.

세라는 본인 확인을 받은 표시와 그 범위를 짚었다. 오르의 종루 기록 원본은 그에게 있었다. 지금 스무 주민이 로안에 있다고 그 기록을 다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브는 고개를 끄덕이며 새 지도를 다시 돌려줬다.

점심에는 미란이 구운 작은 빵이 나왔다. 임시 보호 식량과 달리 따로 재료값을 정산해 만든 빵이었다. 리브는 값을 물었고 미란은 반쪽도 판다고 했다. 에딘은 큰 것을 하나 사서 반으로 나눴다.

세라는 감독관에게 사적인 질문을 하려다 빵을 먹었다. 그가 왜 여기까지 남아 있는지, 무슨 생각으로 서명하는지는 오늘 다 들을 필요가 없었다. 빵 한 조각을 씹는 동안에도 상대를 하나의 기관 이름으로만 보고 있던 자기 마음이 조금 느려졌다.

오후에는 실제로 사본 하나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원본은 리브 앞에 그대로 놓고, 세라는 항해에 필요한 곡선과 관측 근거를 서로 연결했다. 모든 이름을 큰 지도 앞면에 넣는 대신 번호를 달아 각자의 장소와 시각, 보지 못한 구간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첫 시도는 실패했다. 앞면 번호 하나가 종이 접힌 곳에 걸려 보이지 않았다. 리브가 접힌 채로 받으면 어느 근거를 보아야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세라는 지도 전체를 깨끗하게 다시 그리려다가 번호 위치만 고쳤다.

이번에는 누메가 들어와 배의 길을 찾았다. 선장은 뒤쪽 이름부터 읽지 않았다. 어디서 중지해야 하는지와 돌아설 폭을 먼저 봤다. 세라는 큰 지도에는 그 정보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이 검증할 때는 뒤로 이어지는 길도 필요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보았다.

“배에서는 이 면을 볼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 면까지 같이 펴야겠군.”

누메가 말했다. 리브는 그 말에 처음으로 길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이름을 배의 돛보다 크게 쓰자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배가 돌아온 뒤 누가 보았는지 사라지지 않게 하자는 일이었다.

마지막 대조에서는 세라가 관측 장소를 잘못 옮겼다. 돌담이라고 적힌 자리에 나전 창의 높이를 쓴 것이다. 숫자만 보면 그럴듯했다. 리브가 자기 앉은 걸상의 높이를 손으로 보여 주고서야 틀린 것이 보였다.

세라는 줄 하나를 긋고 옆에 고쳤다. 그 수정 때문에 사본은 다시 조금 지저분해졌다. 에딘이 새 종이에 정서해도 된다고 했으나, 세라는 처음 오류가 어디서 났는지 남기고 최종면을 붙이겠다고 했다. 앞면과 뒷면을 잘못 이어 놓는 실수를 다음 사람도 할 수 있었다.

“지금 내 이름이 있었어도 틀렸네요.”

리브가 말했다. 세라는 고개를 들었다. 이름을 남기자는 자기 주장을 반박하는 말처럼 잠깐 들렸다.

“그러니 이름만 남기면 끝나는 게 아니란 뜻이에요. 내가 고칠 자리가 있어야죠.”

세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문장 하나를 지도에 찍으면 사람의 역할까지 살아날 줄 알았다. 실제로는 읽을 수 있는 사본이 돌아가고, 틀린 곳을 고치고, 수정이 다음 면에 이어져야 했다. 그녀는 방금 고친 자리를 리브에게 다시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새 사본은 정식 배포 해도가 아니었다. 에딘은 비교 자료로만 접수하고 현행 정리 방식과 충돌하는 항목을 확인 요청에 붙였다. 주민 기록을 상시 공공 해도에 싣는 규칙이 오늘 생겼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리브는 원본을 챙기며 한 가지를 더 물었다. 나전의 덮개 변경 문장이 요약에서 빠진 것과 자기 이름이 빠진 일을 같은 고의로 묶을 것이냐고 했다. 세라는 아니라고 답했다. 두 자료를 이어 볼 이유는 있지만 누가 왜 했는지는 각자 대조해야 했다.

대답하고 나니 자신도 조금 지쳤다. 큰 적 하나가 모든 지우개 자국을 만들었다면 쉬운 지도였을 것이다. 실제로는 편한 양식과 짧은 요약, 뒤를 보지 않은 손이 겹쳤다. 어느 손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남기는 일이 더 느렸다.

티오는 새 사본을 묶을 판을 가져왔다. 아픈 손가락 때문에 묶는 것은 다른 사람이 했다. 소년은 판 한쪽에 앞이라고 쓰고 반대쪽에는 뒤라고 쓰려다가 웃었다.

“뒤라고만 쓰면 또 안 보겠지.”

그는 그 대신 관측 근거라고 썼다. 세라는 그 판을 보고 웃었다. 작은 이름표 하나로도 다음 사람이 종이를 돌릴 이유를 만들 수 있었다.

해가 낮아질 때 원본 대조가 끝났다. 리브는 자기에게 돌아갈 원장 수를 세고, 세라는 남길 사본의 면수를 함께 확인했다. 서로 믿기로 했다는 말보다 실제로 가져가는 종이 수가 먼저 맞았다.

로안의 두 예비 돌은 오늘도 점등하지 않았다. 조사는 육상 기록실에서 진행됐고 바렌은 햇볕 받침과 평상시 부두 표지 운용을 따로 기록했다. 폐쇄 기한은 열닷새 남았다. 종이를 많이 폈다고 하루가 두 번 생기지는 않았다.

리브가 나가려는 때 누메는 기존 연안 운항표를 가져왔다. 내일 선단의 느린 화물배가 북쪽 기존 노선을 돈다고 했다. 새로 여는 길이 아니라 아직 운항 중인 해안을 따라가는 배였다.

그 노선 끝의 작은 내린섬은 배포 지도에 이름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주민 관측란이 지워진 옛 부속 면에는 등대 이용 수요가 낮다는 말도 붙었다. 세라는 사람이 없다는 뜻인지 물었다.

누메는 대답 대신 배삯표를 펼쳤다. 화물 수입으로 하루를 채우기 어려운 노선이라고 했다. 돈이 적게 들어오는 길이니 사람이 없다고 읽기 쉬웠던 것이다.

“직접 타 볼래? 대신 네가 늦다고 돛을 더 달아 줄 수는 없어.”

세라는 배의 출항과 귀항 시각을 보았다. 가장 느린 줄 위에도 사람이 타고 있었다. 내일은 그 숫자가 누구의 장바구니와 약봉지인지, 실제 배 안에서 볼 차례였다.

21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