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 전체 이용가 14화

이름이 있는 지도

본문 5,278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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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의 이름을 넣자 선 하나가 짧아졌다.

세라는 글자를 비켜 곡선을 조금 옮기려다가 손을 멈췄다. 종이 위에서는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 선은 오늘 큰 돌을 돌아 네 사람을 데려온 배의 길이었다. 이름 들어갈 자리가 좁다고 물길까지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녀는 지도 옆에 종이를 한 장 더 붙였다.

에딘은 아직 젖은 장화를 신고 있었다. 열다섯 주민의 숙소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감독관은 새 종이의 제목을 읽었다. 마루섬 주민 관측. 그 아래 오르라는 이름이 있었다.

“정식 지도사 자격을 부여하는 칸은 아닙니다.”

“네. 오늘 어디서 무엇을 본 사람인지 쓰는 칸이에요.”

세라는 자기 대답이 너무 빠르지 않았는지 생각했다. 이름을 넣자는 말이 감독관을 이기는 말이 되면, 정작 오르가 실제로 본 것이 뒤로 밀릴 것 같았다.

그녀는 반사판을 놓았던 높은 돌길과 관측 시각부터 적었다. 같은 배의 검은 표지를 본 구간, 안개로 가려진 구간, 큰 돌 바깥 길을 가리킨 시각. 보지 못한 곳까지 오르의 이름으로 보증하지 않았다.

에딘은 기존 기록과 맞지 않는 줄을 하나 짚었다. 큰 돌의 뒤편 물살을 먼저 말한 것은 오르였으나, 선폭을 판단한 사람은 누메였다. 세라는 두 역할을 갈랐다. 주민이 알려 준 길과 선장이 확인한 길이 한 사람의 재능이 되지 않게 했다.

티오가 옆에서 종이를 누르다가 손가락을 움찔했다. 망치에 찍힌 손이었다. 세라는 눌림돌을 옮겨 주고 그가 아픈 손을 빼게 했다. 기록을 붙이는 일도 손을 덜 쓰는 방법이 있었다.

빛실에서 내려온 두 돌은 받침 위에 나란히 놓였다. 첫 돌에는 맑은 가장자리가 조금 있었고 둘째는 속까지 우윳빛이었다. 세라는 흰 돌을 보고도 내일 해가 뜨면 다시 가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바렌은 짧게 말했다.

“둘 다 출항에 쓰지 못한다. 충분한 햇볕 사흘부터 다시 세.”

창밖에서는 낮은 구름이 마지막 노을을 밀고 있었다. 오늘 밤 비가 오면 받침을 안으로 들여야 했다. 밤이 지나도 충전 기록의 빈칸은 채워지지 않을 터였다.

세라는 돌 둘 아래에 각자의 사용 기록을 붙였다. 첫 돌은 조사와 짧은 왕복, 둘째는 실패한 재현 시험과 오늘 항해. 둘이 같은 날 탁해졌다고 그 안에 든 시간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누메가 들어와 배의 물기를 닦은 천을 내려놨다. 내일 바람에는 출항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갈 길을 볼 수 있어도 돌아오는 길이 구름에 가릴 가능성이 컸다. 돌이 없다는 것과 선장이 멈춘다는 것은 같은 문장의 반복이 아니었다.

세라는 다섯 개 조약돌을 식탁에 놓았다. 앞서 돌아온 네 사람의 돌은 다른 그릇에 옮겼다. 이제는 이 다섯을 보고도 이름부터 떠올리려고 했다.

오르. 아직 걷기 어려운 헤른. 곁을 지키는 가족 다호. 빵집 주인 미란. 물고기를 잡던 렌. 오늘 내린 이웃이 그 이름의 발음을 다시 확인해 줬다. 세라는 로안 명부의 글자와 맞지 않는 한 곳을 지우지 않고 고쳤다.

귀환한 이웃은 떠나기 전 높은 방의 물을 함께 셌다고 말했다. 뚜껑을 묶은 스무 되들이 통 여섯 개와 이미 쓰던 통 하나였다. 세라는 로안의 같은 크기 통을 가져와 단위를 확인했다. 섬에서 부르던 되와 로안의 표준 되가 달랐다.

비교한 뒤 로안 기준 열 되씩 든 통 여섯 개라고 적었다. 다섯 사람이 마시고 밥을 지을 물을 하루 한 통 이내로 나누기로 했다는 설명도 들었다. 씻는 물은 따로 뒀으나 바닷물이 섞였는지 확인해야 했다.

여섯 통은 여섯 날의 계획이었다. 실물 측정이 아니라 함께 센 사람의 진술이었다. 세라는 여유가 넉넉하다고 쓰지 않았다. 통 하나가 새거나 다음 큰물이 높은 방에 들면 계획은 바로 달라졌다.

곡식은 마른 자루 두 개가 남았다. 낮은 방의 젖은 밀가루는 수량에서 뺐다. 다섯 사람이 먹을 양은 물의 계획보다 길었으나, 불을 피울 마른 연료는 따로 확인할 문제였다.

누메는 이웃의 설명을 듣고 아침과 저녁 상태 신호를 놓치지 말자고 했다. 정해 둔 위험 표지가 오거나 신호가 계속 끊기면, 예정된 충전을 기다릴 수 있다는 판단부터 다시 해야 했다. 구름을 이유로 여섯 날을 무조건 채워 기다리는 계획은 아니었다.

그날 밤 바람은 정말 거세졌다.

세라는 돌 받침을 바렌과 함께 안으로 옮겼다. 무거운 쪽은 누메가 들었다. 바렌은 다리가 느렸고 세라는 무릎이 당겼다. 바다를 보는 사람들이 물건 하나를 옮기기 위해 걸음부터 맞췄다.

지붕을 치는 빗소리 사이로 마루섬 종이 들렸다. 한 번은 바람이 끝소리를 잘라 셋인지 넷인지 알 수 없었다. 세라는 들은 수를 고쳐 쓰려다가 두 값 모두 남겼다. 확실하지 않은 소리를 다섯의 확인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한참 뒤 정해진 반복이 다시 왔다. 바렌과 세라가 따로 세고 맞췄다. 다섯, 높은 방에서 대기 가능. 그 표지는 높은 방이 영원히 안전하다는 말도, 물이 정확히 몇 통이라는 문장도 아니었다.

세라는 이웃에게 들은 재고와 밤의 상태를 다른 줄에 적었다. 종 너머 사람에게 실제로 묻지 못한 질문이 남았다. 지도에 이름을 쓰는 일은 저쪽에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일이 아니었다.

다음 날에는 해가 나오지 않았다. 구름 아래 하루가 밝아졌을 뿐이었다. 세라는 충전표 첫 칸을 비워 뒀다. 돌은 실내의 마른 받침에서 기다렸다.

주민 숙소에는 비가 새는 자리가 생겼다. 돌아온 노인이 자기 지팡이 끝으로 물받이를 밀었다. 세라는 곧바로 잡아 주려다가 그가 잘 옮기는 것을 보고 손을 내렸다. 도와주는 사람이 된 뒤에는 누가 혼자 할 수 있는 일까지 가져오기 쉬웠다.

티오는 높은 선반에서 작은 물통을 받다가 아픈 손가락을 다시 접었다. 그날 보수는 누메와 주민 목수 일을 해 본 이웃이 맡았다. 소년은 못과 판자를 고르고 어디가 들보인지 설명했다.

“말로 하는 목수는 좀 시끄럽네.” 누메가 말했다.

“손 안 쓰면 입이라도 써야죠. 덜 시끄럽게 하려면 저기 판을 뒤집어요.”

세라는 웃었다. 주민들은 지붕 아래서 서로 자리를 바꿨다. 열다섯 명을 데려온 뒤에도 로안에서 필요한 일이 줄지는 않았다. 안전한 곳이라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에딘은 밤의 기록을 다시 읽었다. 오르를 비롯한 주민 관측을 공식 검증 자료의 부속 지도에 병기하겠다고 했다. 정식 공공 해도에 모든 주민 기록을 상시 싣는 새 규칙은 아니었다. 이번 길을 재현하는 데 사용한 근거로 접수하는 범위였다.

이름을 남길 사람에게도 범위를 확인해야 했다. 오늘 로안에 있는 관측 참여자는 직접 읽고 고칠 수 있었다. 오르는 앞선 가까운 대화에서 자기 종 기록의 해당 부분을 옮기는 데 동의했으나, 공개 병기의 범위는 다시 물어야 했다.

감독관은 오르의 이름을 빼는 대신 확인 대기라고 표시했다. 다음 상륙 때 본인에게 문장과 지도를 읽어 주고 동의를 받으면 최종 접수한다는 조건이었다. 세라는 이름 옆에 작은 빈 네모를 남겼다.

“그 네모가 없어야 정식인가요?”

“그 네모가 남아 있어도 지금 누가 본 길인지 알 수 있습니다. 완료하지 않은 절차를 완료로 쓰지 않으면 됩니다.”

세라는 감독관의 말을 한 번 더 들었다. 해도원에서 배운 빈칸은 지워야 할 흠이었는데, 오늘 빈칸은 사람에게 물을 자리를 남기고 있었다.

아이 어머니가 방 한쪽에서 젖은 치마 끝을 짜고 있었다. 세라가 새 지도를 보여 주자 그녀는 오르 이름을 먼저 찾았다. 그다음 자기 아이가 배에 탄 구간의 물높이 표시를 봤다.

“이건 아이가 자랄 때도 남아요?”

“오늘 본 기록으로 보관해요. 나중 길은 다시 봐야 하고요.”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에게 누가 혼자 바다를 열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했다. 세라는 칭찬을 받은 것처럼 웃으려다 이름들을 다시 봤다. 오늘 한 배를 돌려보내는 데 적힌 손이 이렇게 많았다.

아이는 할머니가 꿰맨 신발을 신은 채 잠들어 있었다. 세라는 의자 아래 삐져나온 한쪽 발을 담요 안으로 넣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담요 끝을 건네자 그녀가 아이의 다리를 편하게 놓았다. 이름을 기록하는 손과 사람을 만지는 손에도 허락할 자리가 따로 있었다.

비는 저녁에 가늘어졌다. 마루섬의 다섯 확인이 다시 왔다. 대기 가능 표지는 같았고 즉시 위험 신호는 없었다. 누메는 그 결과와 해안의 물 높이를 보고 오늘 밤 계획을 유지했다. 밤사이 달라지면 깨우기로 했다.

다음 아침, 구름 사이가 열렸다.

바렌은 해 뜬 뒤부터 해 질 때까지 돌이 직접 받은 빛을 셌다. 구름이 긴 줄로 지나갈 때는 모래시계를 따로 뒤집었다. 세라는 지난번 충전 기록의 시간을 이번 돌 상태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았다.

돌 둘은 거의 비어 있었다. 오늘이 온전한 첫 햇볕 날이 된다면 앞으로 두 날의 충분한 빛이 더 필요했다. 중간에 점등해 확인하자는 유혹도 접었다. 보려는 마음이 쓰는 빛을 갉아먹을 수 있었다.

오후에는 주민과 관측 높이를 맞추는 작은 연습을 했다. 창틀에 같은 배 표지를 두고 서서 본 값과 앉아서 본 값을 적었다. 세라는 노인이 서지 못한다고 그 관측을 버리지 않았다. 의자 높이와 눈높이를 적어 두면 다음 사람이 같은 자리를 설명할 수 있었다.

노인은 자기가 보는 동안만 도와주겠다고 했다. 다음 출항까지 하루 종일 창에 앉을 약속은 하지 않았다. 세라는 역할표의 긴 선을 줄였다. 이름을 넣는다고 한 사람의 시간을 전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날 저녁 두 돌의 가장자리에 맑은 선이 돌았다. 세라는 충전표에 첫 햇볕 날을 표시했다. 폭풍 다음의 회복은 기적보다 느렸다. 그러나 오늘 받은 빛은 실제로 안쪽에 남아 있었다.

바람풀을 보러 방에 갔을 때 화분의 새 잎도 펴져 있었다. 세라는 맹물을 조금 주고 돌아왔다. 남은 다섯을 생각하지 않는 동안에도 세상은 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죄스럽기보다 고마웠다.

누메는 다음 항해를 한 번으로 끝내려 하지 말자고 했다. 보행이 어려운 헤른과 곁에 남을 사람, 먼저 움직일 두 사람의 무게와 동선을 다시 확인해야 했다. 두 돌이 채워져도 배의 정원과 승선 속도는 그대로였다.

세라는 계획 첫 줄에 다음 맑은 이틀, 그 뒤 첫 항해라고 적었다. 실제 빛이 모자라면 뒤로 밀리고, 섬의 상태가 나빠지면 다른 지원 판단이 먼저였다. 달력만 맞춘 출항일은 적지 않았다.

에딘이 접수할 부속 지도를 접자, 붙인 종이 끝이 조금 들떴다. 오르의 이름 옆 빈 네모가 바람에 흔들렸다. 세라는 눌림돌을 얹었다.

멀리 종루에서 저녁의 다섯이 왔다. 마지막에는 종이 한 번 더 길게 울렸다. 사전에 정한 상태 표지 밖의 소리였다. 세라는 그것을 부탁이나 작별로 읽지 않았다. 별도 관측으로 남겼다.

그러나 종을 치는 사람의 팔도 언젠가 배에 올라야 했다. 세라는 오르의 이름 아래 다음 질문을 썼다.

‘모두 떠날 때, 당신은 누구와 함께 내려오겠습니까.’

14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