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 전체 이용가 7화

허가의 문장

본문 5,300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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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은 젖은 장화를 문밖에서 벗었다.

감독관의 양말 한쪽에 작은 구멍이 있었다. 세라는 그걸 보자 조금 놀랐다. 해도원에서 오는 사람은 모든 것이 마른 채일 것 같은 기분이 있었다. 에딘은 구멍을 발가락 밑으로 돌려 감추고 탁자 앞에 앉았다.

“임시 항로도를 누가 작성했습니까?”

“제가 썼어요. 누메 선장이 귀항 구간을 고쳤고, 바렌 등대지기가 관측을 확인했어요.”

세라는 이름 셋을 짚었다. 자기 잘못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기분이 들었지만, 혼자 만들었다고 하는 것도 틀린 말이었다.

에딘은 지도보다 사람 이름을 먼저 옮겨 적었다. 그다음에 예비 돌 사용 기록과 실제 출항 횟수를 요구했다. 누메는 탁자 맞은편에서 젖은 배 수리 목록을 폈다.

“배를 다시 움직이는 데 필요한 것도 같이 보시죠. 종이만 수리해서는 안 나가니까.”

감독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반박할 줄 알고 준비한 세라의 말이 입 안에 남았다.

에딘이 타고 온 순시선은 북쪽 연안을 돌던 배였다. 남쪽 귀항 항로를 대신 열거나 마루섬에 닿을 수 있는 새 빛돌을 싣지는 않았다. 선원들은 로안 부두에서 통상 점검을 계속했고, 감독관의 공문통에는 물건보다 종이가 많았다.

세라는 그 사실에 실망하는 자기를 알아차렸다. 누군가 도착하면 문제가 풀릴 거라고 생각해 온 셈이었다. 그에게 권한이 있다는 것과 모든 자원이 있다는 것은 달랐다.

첫 지도는 탁자 위에서 잘 펴지지 않았다. 소금물이 마른 모서리가 말려 올라갔다. 세라는 눌림돌을 가져왔다. 에딘이 그 돌 아래 남은 붉은 점을 가리켰다.

“이 관측은 표준 오차를 벗어났군요.”

“처음 기구가 기울었어요. 고친 뒤 값은 옆에 있어요.”

“앞의 값이 남아 있는 이유는요?”

“다음 사람이 그 창틀에 기구를 놓으면 같은 실수를 할 수 있어서요.”

에딘은 아무 표정도 바꾸지 않고 다음 장으로 넘겼다. 세라는 그 침묵이 불편했다. 그렇다고 먼저 쓸데없는 기록이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관측대 분실에 이르자 감독관의 붓이 멎었다. 세라는 발판이 잠긴 시각과 철수한 시각, 기구를 포기한 이유를 말했다. 무릎에 남은 상처를 보여 주지는 않았다. 아픈 곳이 있다는 이유로 지도가 정확해지지는 않았다.

바렌이 입을 열었다.

“철수 기준은 내가 정했습니다. 마지막 발판이 물에 잠길 때 짐보다 먼저 돌아오게 했고.”

에딘은 그 말도 적었다. 세라의 기록과 같은 시각인지 확인했다. 사람을 돌아오게 한 기준은 장비 손실 칸과 따로 남았다.

그다음은 급류였다. 세라는 전날의 붉은 세모와 새 곡선을 모두 보였다. 배가 한 번 기울었고, 다음 항해에서 지도에 없는 선회 여유가 필요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보완 전 지도는 운항 자료로 배포하면 안 됩니다.”

“네. 그래서 나눠 주지 않았어요.”

“부두에 붙어 있었습니다.”

세라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주민들에게 구조 상황을 보여 주려고 붙였지만, 누군가는 항해에 써도 되는 지도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자기 의도만으로 읽는 사람을 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밖으로 나가 지도를 가져왔다. 접수 상태와 사용 범위가 적히기 전까지 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렌이 대신 변명해 주지는 않았다. 티오만 문 앞의 빈 자리를 바라봤다.

에딘은 기록을 한 장 더 넘겼다. 남은 주민 아홉 명과 식수, 식량, 젖기 시작한 빵집 바닥. 그 이름들을 읽는 동안 붓끝이 조금 느려졌다.

“해도원의 마지막 보고는 주민 이동 완료입니다.”

세라는 구조된 열한 명의 명단을 폈다. 마지막 신호의 시각도 나란히 놓았다. 말로 아무도 없지 않냐고 다투는 것보다, 돌아와 앉은 사람들이 어디서 왔는지 보는 편이 빨랐다.

에딘은 직접 만나 확인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세라는 주민들이 원하면 된다고 답했다. 배를 타고 온 것만으로 모든 질문에 대답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흰 머리 여인은 식탁 위에 신발을 놓았다. 감독관이 이름을 묻자 자기 이름과 손자 이름을 말했다. 손자는 아직 건너편에 있다고 덧붙였다. 울지도, 꾸짖지도 않았다. 에딘은 두 이름을 서로 다른 칸에 적었다.

누메가 조용해졌다. 티오는 망치를 방 안에 놓고 나왔다. 작은 신발 앞에서는 누가 먼저 더 크게 말하느냐가 별 쓸모 없었다.

면담을 마친 에딘은 기존 보고가 왜 달랐는지 자신도 확인하겠다고 했다. 그 한마디로 누가 고의로 사람을 지웠는지 밝혀진 것은 아니었다. 세라는 그 말을 약속과 완료로 나누어 기록했다.

“구조 항로를 허가해 주실 수 있나요?”

그녀가 묻자 감독관은 지도 옆의 곡선을 다시 봤다.

“현재 기록만으로 정식 운항을 승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 문장 뒤에서 아홉 사람의 발이 또 멈추는 것 같았다.

세라는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 안의 종이만으로는 보여 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감독관에게 물창고를 함께 봐 달라고 요청했다.

에딘은 다시 장화를 신었다. 바렌은 층계를 오르내리는 대신 관측실에 남았고, 티오가 아래 길을 안내했다. 소년은 미끄러운 돌 앞에서 큰소리로 조심하라고 했다. 정작 에딘보다 자기 발을 먼저 살피고 있었다.

물창고의 받침은 아슬아슬한 묘기가 아니었다. 오래된 들보와 마른 쐐기, 사람이 물러날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자리였다. 세라는 여기서 본 마루섬 흰 벽을 가리켰다. 등대 창에서는 가려졌던 곳이었다.

에딘이 몸을 낮춰 보더니 다시 일어섰다. 세라는 그에게 느낀 것을 묻지 않았다. 어느 높이에서 무엇이 보였는지 물었다. 감독관은 장화 밑창과 받침 높이를 확인한 뒤 자기 공책에 적었다.

“공식 관측점 높이와 다릅니다.”

“네. 그래서 새 관측점이라고 남겼어요.”

저쪽에서 작은 반사광이 왔다. 세라는 준비된 응답을 보내고 시각을 기록했다. 에딘은 그 빛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이름 아홉 개가 적힌 종이와, 저쪽에서 판을 들고 있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잠깐 같은 창 안에 놓였다.

방으로 돌아온 감독관은 아까의 문장을 다시 읽었다. 정식 승인에 필요한 기록이 부족하다는 말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문장 아래에는 새 칸을 만들 여백이 남아 있었다.

에딘은 다른 종이를 꺼냈다.

“하지만 임시 항로의 검증을 접수할 수는 있습니다. 닫힌 항로라는 이유만으로 현장 확인까지 금지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세라는 고개를 들었다. 해도원에서 배운 문장에는 그런 뒷부분이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 자신이 앞의 금지 문장만 외웠을지도 몰랐다.

감독관은 보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위험한 길을 공식 지도에서 뺀 뒤에도 그쪽 주민에 대한 관측과 구조 판단은 해야 했다. 이번에는 직접 확인한 인원과 임시 대피 위치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누메가 두 손을 탁자 위에 올렸다.

“검증한다고 나갈 때도 배는 제가 멈춥니다.”

“선장의 안전 판단은 유지됩니다.”

“종이에 쓰죠.”

에딘이 실제로 적었다. 누메는 그 줄을 읽고 나서 의자를 조금 당겼다. 같이 읽을 거리가 됐다는 뜻 같았다.

세라는 다음 항해 목적부터 좁혔다. 전원 승선이 아니라 새 관측점과 높은 대기 장소 확인. 승객을 태우기 전 길의 폭과 돌아설 자리를 다시 검증. 날씨나 조석이 기준을 벗어나면 출항하지 않고, 항해 중 조건이 깨지면 돌아온다.

바렌은 빛돌 하나를 먼저 쓰고 다른 하나를 남기자고 했다. 회복된 돌이 둘이라고 두 길을 동시에 열 수는 없었다. 빛실과 낮은 관측점에 설 사람, 신호를 주고받는 순서도 정했다.

티오는 자기가 배를 타야 하느냐고 물었다.

누메가 고개를 저었다.

“배를 타면 네 속이 먼저 항의하잖아. 여기 받침은 네가 고쳤고.”

“앉아 있으면 괜찮아요.”

“여기 앉아 있어도 일은 있어.”

소년은 조금 안도한 얼굴로 관측 받침을 가리켰다. 자기 자리가 육지에 있어도 모험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아니라는 듯했다.

에딘은 현장에서 측정할 기준 높이를 물었다. 세라는 주민들이 그린 건물 지도를 꺼냈다. 반듯한 공공 해도가 아니었다. 부엌 그릇을 옮겨 가며 확인한 경사와, 서로 기억이 달랐던 배수구 두 점이 남았다.

감독관은 그림을 보더니 종루 문턱 기준을 왜 썼는지 물었다. 세라는 층수만으로는 물 높이를 비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집이 경사 아래에서는 세 층, 위에서는 두 층으로 보였다.

에딘이 공문통 안에서 낡은 기준표 한 장을 꺼냈다. 해도원의 옛 지형 측량표였다. 마루섬 창고 문지방과 종루 기초의 높이가 기록돼 있었다. 세라는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언제 잰 건가요?”

에딘이 날짜를 읽었다. 최근 바닥이 꺼졌거나 문지방을 고쳤으면 달라질 수 있었다. 기준표가 있다고 새 관측을 건너뛸 수는 없었다.

그는 그 점을 인정하고 표를 사본으로 옮기게 했다. 세라는 주민 기록과 충돌하는 두 곳을 붉게 둘렀다. 이번에는 해도원 감독관 앞에서도 빨간색을 감추지 않았다.

해가 서쪽 창으로 들어올 때 검증 접수 문서가 완성됐다. 허가는 항로 전체에 찍힌 안전 도장이 아니었다. 목적과 인원, 관측 조건, 중지 기준이 적힌 제한된 기회였다. 세라는 문장 끝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읽었다.

당장 아홉 명을 데려오겠다는 말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홉이라는 숫자를 종이에서 빼지도 않았다. 높은 곳으로 옮길 대기 장소와 승선 순서를 확인하는 일이 구조의 일부라는 문장이 들어갔다. 기다릴 사람의 안전도 검증 범위가 됐다.

세라는 그 줄에 손가락을 얹었다. 항로만 고정하면 구조가 끝날 줄 알았다. 배가 오기 전 사람이 서 있을 땅도 길의 일부였다.

에딘은 문서를 두 장 만들었다. 하나는 로안에 두고 하나는 해도원 기록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다만 오늘 돌아가지 않고 다음 관측 결과까지 로안에서 확인하겠다고 했다. 순시선 선원들이 본래 일정과 식량을 다시 셌다. 감독관이 남는 데도 비용과 불편이 따랐다.

누메는 그들을 보고 자기 배의 보급표를 접었다. 더 큰 배가 왔다고 돌을 덜 쓰는 것은 아니고, 아무 배나 좁은 길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나누는 것부터 필요했다.

저녁 바람에 문 안의 등불이 기울었다. 티오는 문고리에 작은 나무판을 달았다. 새로 붙일 임시 항로도 위쪽에 검증 중, 운항 자료 아님이라고 썼다. 글자가 작아 에딘이 한 걸음 가까이 가서 읽었다.

세라는 웃음이 나려다 참았다. 그 판은 크게 다시 만들기로 했다.

방으로 돌아오기 전 흰 머리 여인이 세라를 불렀다. 여인은 높은 대기 장소로 짐작한 넓은 지붕을 가리켰다. 옛 곡물 건조장이었다.

“지붕이 있다고 마른 건 아니에요. 바닷물이 밑으로 돌면 바닥부터 젖어요.”

세라는 기준표의 작은 높이 수치를 봤다. 종루 문턱보다는 높지만 빵집 위층보다는 낮았다.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 자리가 물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다.

그녀는 빈 측량지를 펼쳤다. 내일 먼저 볼 것은 지붕이 아니라 물이 들어온 흔적이었다.

7화 끝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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