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 전체 이용가 8화

젖은 집의 높이

본문 5,204자 · 공백 포함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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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높이를 재러 가는 날, 세라는 종이보다 마른 양말을 먼저 챙겼다.

티오가 내민 주머니에는 양말과 작은 나무쐐기 둘이 들어 있었다. 쐐기는 배가 아니라 측량판이 흔들릴 때 쓰라고 했다. 소년은 오늘도 로안의 받침 곁에 남았다.

“멀미하면 선장님한테 바로 말해. 안 하는 척하면 더 오래 해.”

“많이 해 본 말투네.”

“많이 실패한 말투야.”

세라는 주머니를 안쪽에 넣었다. 무릎에는 천을 감았지만 전보다 잘 굽혀졌다. 좋아진 것과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은 달랐다. 배에 오를 때는 누메가 잡아 준 난간을 짚었다.

오늘 배에는 작은 물통과 측량판, 보급품이 실렸다. 승객을 데려올 가능성에 대비한 자리도 비워 뒀다. 선장은 그 자리를 빈 물통으로 채우지 않았다. 다만 파도와 승선 경사가 허락하기 전에는 누구도 등에 지고 건너지 않겠다고 했다.

바렌은 빛실에, 에딘은 낮은 물창고의 고정 받침에 자리했다. 두 곳에서 배의 검은 돛 표지를 같은 시각에 확인한다. 티오는 큰 신호판을 맡았다. 마루섬의 오르가 잡은 높은 반사점은 출항 전에 다시 맞췄다.

세라는 그 순서를 읽고서야 배의 지도를 폈다. 자기가 배에 탄다고 관측점 하나를 빈자리로 남겨서는 안 됐다.

맑아진 돌 하나가 빛실에서 켜졌다. 다른 하나는 상자 안에 남았다. 오늘 길을 고정할 수 있다는 말이 내일도 마음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배가 부두를 떠나자 로안의 흰 벽이 조금씩 멀어졌다. 세라는 처음 이 바다에 왔을 때처럼 속이 뒤집혔다. 지도에는 흔들리는 배에서 선을 긋는 칸이 없었다.

“지금 쓰지 마.”

누메가 말했다.

“보는 건 네가 하고, 숫자 부르면 잠깐 내가 외울게.”

선장은 돛줄을 잡은 채 먼저 파도의 높이를 골랐다. 세라는 급류 바깥의 넓은 곡선이 실제로 얼마나 긴지 몸으로 알았다. 종이에서는 반 치 돌아가던 길이 배에서는 한참 걸렸다.

바다의 접힘이 오른쪽에서 은빛 비늘처럼 포개졌다. 그 너머 마루섬 지붕은 한 번 길어졌다가 다시 짧아졌다. 세라는 두 크기 중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 같은 시각에 고정된 지점을 기다렸다.

로안에서 신호가 왔다. 배의 흔들림이 줄었다. 멀리 마루섬의 반사판도 응답했다. 오늘 길은 어제 지도를 복사해 생긴 것이 아니었다. 오늘 서 있는 사람들의 눈이 다시 맞아야 했다.

누메는 수정한 급류 범위 바깥에서 배를 돌렸다. 이번에는 물통을 버리지 않았다. 세라는 그 작은 차이가 기뻤다. 대단한 비밀을 알아내지 않아도 같은 실수를 한 번 덜 할 수 있었다.

마루섬이 가까워지자 먼저 보인 것은 지붕이 아니라 검은 물때였다.

흰 창고 벽의 절반이 젖었다 말라 얼룩져 있었다. 낮은 돌계단은 여전히 파도에 잠겼다. 그 위의 좁은 턱은 사람이 서서 손을 뻗을 수 있었지만 널빤지를 안전하게 놓을 폭은 없었다.

누메가 배를 바람이 덜 드는 쪽으로 옮겼다. 오르가 높은 벽 뒤에서 나타났다. 한 손에는 반사판, 다른 손에는 굵은 표시를 한 막대가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이 서로 말을 들을 만큼 가까워졌을 때도 물로 내려오지 않았다.

“아홉입니다.”

먼저 나온 말이었다. 세라는 그 숫자를 어제의 아홉 옆에 적었다. 오늘도 돌아오길 기다리는 숫자였다.

오르는 뒤쪽 창을 가리켰다. 빵집의 낮은 방은 젖었고 사람들은 높은 방에 모여 있었다. 보급한 물과 곡식은 남았지만, 다음 큰물이 오면 계단 아래까지 잠길지 모른다고 했다.

누메는 남은 물의 양과 당장 위험한 사람이 있는지 먼저 물었다. 오르는 오늘 낮 동안 기다릴 수 있으나 다음 항해까지 높은 자리를 더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라는 바다 쪽 벽에 그은 선을 봤다.

그 선이 바로 천에 옮겨 온 긴 선 셋과 짧은 선 하나였다.

“바닥부터 잰 건가요?”

오르가 고개를 저었다. 손을 크게 저어 측면 계단을 가리켰다. 물이 닿은 표시는 벽 아래가 아니라 창고 문지방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세라는 기준표를 꺼냈다.

같은 선이라도 시작점이 달랐다. 천의 짧은 선을 잘못 읽었다면 물이 더 높다고, 또는 훨씬 낮다고 판단했을 터였다.

세라는 표에 적힌 문지방 높이를 읽어 오르에게 확인했다. 그는 오래전에 문 앞 돌을 새로 올렸다고 답했다. 바닷물이 들어와 문이 썩은 뒤였다. 공식 측량표보다 지금 문턱이 높았다.

종이 한 장이 사람을 물 위로 잘못 띄울 뻔했다.

세라는 표의 수치를 줄 하나로 지웠다. 원래 숫자는 남겨 두고 현장 재확인이라고 썼다. 오르에게 종루 기초 쪽의 변하지 않은 큰 돌을 가리켜 달라고 했다. 주민들이 기억한 기준점이었다.

막대는 물때가 덜 닿은 벽에 세워졌다. 오르가 표시한 두 높이를 세라가 받아 적었다. 배가 움직이므로 한 번에 정밀한 값을 얻을 수는 없었다. 누메가 배머리를 안정시킨 짧은 순간마다 같은 기준을 다시 보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높이가 조금 달랐다.

세라는 낮은 쪽을 고르면 건조장이 안전해 보인다는 걸 알았다. 높은 쪽을 고르면 어디든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고르는 것이 오늘 할 일은 아니었다.

구름 그림자가 벽을 덮자 물때 선이 잠깐 사라졌다. 세라는 보이지 않는 동안 새 숫자를 읽지 않았다. 오르도 막대를 놓지 않고 기다렸다. 햇빛이 돌아왔을 때 막대의 눈금과 벽의 얼룩이 다시 나뉘었다.

누메는 기다리는 배를 조금 돌려 바람을 받았다. 선장이 자리를 지키는 일이 배를 정지시키는 일과 같지 않다는 걸 세라는 처음 실감했다. 그녀가 숫자 하나를 얻는 동안에도 돛줄과 물살은 쉬지 않았다. 기록지 가장자리에 그 관측을 받은 배의 방향을 함께 남겼다.

그녀는 가능한 범위 전체를 표시했다. 다음 큰물의 높이는 별도 추정으로 남겼다. 젖은 선이 지금까지 닿은 물이라면, 내일까지 닿을 물은 아직 보지 못한 것이었다.

오르는 반사판을 높은 받침에 고정하고 건조장 쪽으로 옮겼다. 로안 두 관측점이 배를 계속 보고 있었으므로 그는 잠시 같은 자리에 서 있을 필요가 없었다. 세라는 누메에게 남은 시간을 물은 뒤 건물 아래를 살폈다.

지붕은 넓었다. 멀리서 보면 아홉 명이 앉아도 남을 것 같았다. 하지만 건조장 아래 벽 구멍에서 물이 나왔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바닥 아래 갇힌 물이 거품과 함께 밀려났다.

세라는 부엌 식탁에 놓았던 두 개의 콩을 떠올렸다. 주민들이 서로 다른 곳을 가리켰던 배수구였다. 어느 쪽인지 현장에서 확인해야 했던 점.

오르가 그 구멍 곁에 막대를 댔다. 막대 아래쪽이 금세 젖었다. 건조장 바닥은 지붕과 다르게 낮았고, 안쪽에 고인 물은 바다가 물러나도 바로 빠지지 않았다.

그곳을 대피소로 적을 수는 없었다.

세라는 지붕 그림에 작은 빗금을 넣었다. 오르가 어깨를 떨어뜨렸다. 그가 그쪽으로 사람을 옮길 생각을 했다는 걸 세라는 그 동작으로 알았다.

“높은 빵집 방에서 계속 버티면 됩니까?”

그가 물었다. 세라는 바로 그렇다고 하지 않았다. 다음 큰물과 방 상태를 모르는 채 괜찮다고 말하면 오늘 관측은 겉치레가 됐다.

누메가 귀항 신호까지 남은 시간을 알렸다. 세라는 마지막으로 주민들이 그린 경사도를 봤다. 빵집 지붕 뒤에 작게 그린 네모가 하나 있었다. 여인에게 물었을 때 오래된 가마 뒤뜰이라고 했던 자리였다.

“거기는 왜 비워 뒀어요?”

오르가 세라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뒤뜰은 바람이 세고 지붕이 없다고 했다. 빵을 식히던 돌바닥이 남았으나 길이 좁아 짐을 많이 옮기기 어렵다고 했다.

“지붕보다 바닥 높이를 먼저 봐 주세요.”

세라는 아직 대피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르는 막대를 들고 좁은 길을 올랐다. 세라에게 보이는 것은 허리 위뿐이었다. 그의 발이 어디를 밟는지 보이지 않아 그녀는 접근 가능이라고 쓰지 못했다.

잠시 뒤 막대가 지붕 뒤로 올라왔다. 오르는 팔을 크게 움직여 젖은 표지가 없음을 알렸다. 누메가 가까운 쪽 바다에서 높은 돌 가장자리의 밝은 띠를 찾아 줬다. 표면에 바닷물의 검은 선이 이어지지 않은 자리였다.

바람을 피할 벽은 낮게 남아 있었고 빵집의 높은 방에서 바로 건널 수 있는 옆문도 있었다. 짐 많은 사람에게 불편한 길과 아무도 못 걷는 길은 달랐다. 오르는 그 문이 오래 잠겨 있었다며 안에서 열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세라는 건조장을 지우지 않고 그 위쪽에 새 네모를 그렸다. 지붕이 없는 높은 마당. 지금 확인한 범위에서는 더 마른 바닥. 구조가 끝나는 집이 아니라, 배를 기다리기 전 한 번 옮겨 설 수 있는 자리였다.

“거기라면 한꺼번에 해안으로 내려오지 않아도 돼요. 높은 방에서 마당, 마당에서 계단 위. 배가 닿을 때 움직일 사람만 내려오고요.”

오르는 아래 좁은 턱을 봤다. 걷기 어려운 두 사람을 그 길로 옮기는 방법이 아직 남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가족과 떨어져 먼저 배를 타겠다고 준비한 상태는 아니었다.

누메는 오늘 비워 둔 자리를 그대로 남겼다. 위험한 계단에서 사람을 등에 메고 옮기는 일을 시험 항해의 마지막 몇 순간에 밀어 넣지 않았다. 대신 다음 승선에 필요한 널판 길이와 부축할 인원을 물었다.

세라는 그 답을 적었다. 사람을 태울 수 없었던 자리를 빈칸으로 두지 않고, 무엇이 갖춰져야 태울 수 있는지 남겼다. 식수와 곡식은 추가로 건네졌다. 오르는 아홉이 오늘 쓸 몫을 높은 방에 먼저 둘 것이라고 말했다.

멀리 로안에서 철수 신호가 왔다.

세라는 마당 아래 길을 더 보고 싶었지만 측량판을 접었다. 누메는 배의 머리를 바깥으로 돌렸고 오르는 높은 반사점으로 돌아갔다. 한 사람이 사라진 곳에서 다른 사람이 길을 지켜 줬다.

귀항하는 동안 세라는 지도의 네모 두 개를 보았다. 지붕이 있지만 젖은 곳. 지붕은 없지만 더 높은 곳. 멀리서 예뻐 보이는 지도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앉을 바닥이 중요했다.

로안 부두에 닿자 에딘이 새 관측지를 받았다. 세라는 젖지 않은 자리를 찾았다고 말한 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부터 덧붙였다. 바람막이, 옆문, 걷기 어려운 사람의 이동. 감독관은 그 목록을 다음 검증 범위에 넣었다.

바렌은 빛돌의 탁해진 쪽을 살폈다. 티오는 널판 길이를 듣고 남은 나무를 세기 시작했다. 세라는 신발 주머니를 쥐었다. 오늘도 신발의 주인은 저쪽에 있었다.

누메가 배에서 마지막 천 조각을 가져왔다. 오르가 보내온 문 고리의 길이 표시였다. 세라는 그 길이를 티오에게 건넸다. 높은 방에서 마당으로 나갈 옆문은 안쪽에서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르가 가까이서 덧붙였던 말이 남았다.

“높은 데가 있다는 걸 보여 줘도, 그 사람들이 집을 떠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라는 다음 장 첫 칸에 아홉 명의 이름을 다시 썼다. 이제는 그 이름마다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움직이겠다고 했는지 물어야 했다.

8화 끝

현재 8화까지 공개했어요. 이후 공개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AI를 활용해 창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