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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75화

받는 손에 남는 하나

본문 5,204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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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문재가 가져온 나무 표는 두 조각으로 나눠 쓰는 물건이었고, 수현은 구멍 모양만으로 받는 쪽을 잘못 짐작했다.

수현은 실제 건네는 동작을 구분한 작은 시안 한 장만 맡기로 하고, 표를 받는 시작과 끝의 범위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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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열여드레째 아침, 문재의 확인은 조각의 구멍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말부터 시작했다. 새 표에는 둥근 구멍을 쌍으로 내는 경우도 있었다. 창구 안에 남길 쪽은 담당이 처음 맞춰 놓았고, 받는 사람에게는 나가는 쪽을 직접 짚어 주었다. 수현은 두 칸 위에 그려 놓은 작은 동그라미를 지웠다.

그는 전날 보낸 시작과 끝의 그림도 돌려받았다. 빈 상자를 맡긴 뒤 조각 하나가 손님에게 가는 데까지라는 범위는 맞았다. 문재는 자기가 가져온 표 중 한 벌이 실제 두 양식 가운데 오래된 쪽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수현은 표가 두 장인지 두 양식인지 처음 말이 흐렸던 곳을 고쳐 적었다.

조일이 함에서 물건을 꺼냈다. 매듭 하나를 푸니 두 나무 조각이 벌어졌다. 견습은 이걸 서로 붙여 그리면 긴 막대 하나로 보일 수 있겠다고 했다. 수현은 맞다고 답하며 그 사이를 벌려 놓았다. 이번에는 벌어진 자리가 너무 넓어 짝이라는 느낌이 약해졌다. 그는 그림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물의 간격부터 바꾸고 있었다.

“눈앞에서 잘 보이는 때를 그림이 다 가져가면 되지 않겠어요?”

“그 잘 보이는 때가 건네는 때와 같아야지.”

수현은 작은 종이 세 장을 나란히 놓았다. 함께 있는 두 조각, 벌려 보이는 두 조각, 하나만 남은 손. 그림으로는 쉬웠지만 종이 셋은 처음 정한 한 장의 안을 벗어났다. 그는 각각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보는 연습으로만 쓰고, 세 장을 모두 내줄 새 약속은 하지 않았다.

첫 시도에서는 직원의 손을 크게 그렸다. 표가 두 조각이라는 점은 잘 보였으나 손님에게 가는 조각이 손바닥과 겹쳤다. 수현은 붓을 내려놓고 자기 손으로 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떨림 때문에 조각이 조금 흔들렸다. 그 흔들림을 눌러 멈추느라 손에 힘을 더 주지는 않았다.

조일이 대신 조각을 들어 보였다. 수현은 견습에게 표를 쥐게 하고 자기가 받는 쪽에 앉았다. 같은 탁자를 사이에 두었는데 이번에는 표의 앞뒤가 바뀌었다. 그림 안에서 오른쪽으로 보낸 조각은 실제 자기 왼손에 닿았다. 그는 종이에 길게 그린 화살표를 보았다. 방향을 쉽게 보이게 하려던 선이 자리를 하나 더 만들고 있었다.

그는 화살표를 없애고 두 그림 사이에 빈칸을 뒀다. 첫 그림에는 함께 있던 조각 둘, 다음 그림에는 손님 손에 든 하나와 창구에 남은 하나가 있었다. 안쪽과 바깥쪽이라는 글씨가 없으면 어느 쪽이 어느 손인지 아직 약했다. 그렇다고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한 그림에 설명 글씨만 늘릴 수는 없었다.

조일은 창구를 그리자고 했다. 그는 실제 창구의 모양을 모른다고 답했다. 견습은 탁자처럼 평평한 선 하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수현은 오늘 받은 설명에서는 물건을 옆 선반에 내려놓는다고 읽었다. 직선 하나가 누구에게는 돈 내는 턱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단순한 선을 고르는 일도 실제 자리를 떠나는 순간 가벼워지지 않았다.

그는 문재에게 그림 한 장으로 두 양식을 모두 알아보이게 하는 것은 지금 어렵다고 답을 보냈다. 대신 실제 조각을 함께 보여 주면서, 나눠 받은 조각을 가져가는 동작만 가까이 설명하는 안으로 줄일 수 있었다. 표의 재질과 구멍을 정확히 닮게 그리는 목적은 내려놓는 셈이었다. 답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종이를 채우지는 않았다.

한동안 뒤방에서 귀를 쉬었다. 앞방의 주문 소리는 조일이 받았다. 수현은 견습이 물건 하나의 녹을 보고 곧바로 새 칼을 만들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들었다. 닦아 볼 수 있는 범위와 맡지 못하는 범위가 짧게 오갔다. 그 목소리가 전보다 또렷해졌다는 것은 자기 귀로 알 수 있었다.

쉬고 나오니 윤초가 보낸 의자 그림이 도착해 있었다. 의자 등받이는 기울었고 다리 하나가 종이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앉은 사람을 그리려다가 빈 의자만 남겼다고 썼다. 수현은 의자를 바로잡으려 자를 찾지 않았다. 네 다리가 모두 보여야만 그 의자를 그린 사람의 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오늘 자기 그림은 손이 너무 많아졌다고 답했다. 윤초는 팔은 아직 모자라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읽고 소리 없이 웃었다. 그녀는 제자리가 비뚤어진 의자도 가져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고 돌려주겠다고 답하고 종이를 마른 덮개 아래 넣었다.

정오가 지나 문재의 답이 왔다. 두 양식의 구멍을 읽는 그림보다 조각 하나를 받는 동작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직원이 반드시 실물을 같이 들고 설명하겠다는 말도 있었다. 수현은 그 답을 받고 두 번째 칸을 바꿨다. 어느 조각을 건네는지는 직원이 짚고, 그림은 받는 손에 조각 하나가 남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는 짝이 남았다는 뜻을 억지로 조각의 모양에 넣지 않았다. 창구 쪽 손 옆에도 남은 하나를 그렸고, 두 그림의 조각 수는 각각 둘로 같았다. 물건이 나뉘기 전과 후의 수가 달라지지 않는 한 장이었다. 조일은 이번에는 직원이 표를 부러뜨린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첫 그림에서 끈을 굵게 그렸던 탓이었다. 수현은 그 선을 지우고 느슨하게 묶여 있던 관계만 짧게 남겼다. 실제 손님 앞에서 끈을 풀어야 할지는 양식에 따라 달랐다. 그는 푸는 손동작 자체를 자세하게 그리지 않았다. 두 조각을 하나로 착각하지 않게 하는 데 필요한 선만 남기니 그림 안의 손이 비로소 줄었다.

붓끝이 떨려 두 번째 손의 손가락 하나가 갈라졌다. 그는 그 자리에서 붓을 고쳐 잡지 않고 잠깐 내려놓았다. 조일이 새 종이를 가져오려 하자 아직 필요 없다고 했다. 마른 뒤 무엇으로 읽히는지 먼저 볼 수 있었다. 작은 삐침을 실패라고 부르면 손을 쉬는 시간보다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잠시 뒤 견습은 손가락이 둘로 보이기는 하지만 표를 두 개 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수현은 제 눈에도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그 선은 그대로 남겼다. 안내에 필요한 뜻을 흐리지 않는 흔적을 완벽하게 지우느라 새 품을 붙일 이유는 없었다. 그는 자기 손의 오늘을 그림 밖으로 모두 밀어내지 않았다.

그림 아래에는 짧은 문장을 붙였다. 직원이 실제 두 조각을 보여 주며 설명하는 작은 안, 처음 물건을 맡길 때 받는 조각을 알리는 용도였다. 잃어버린 표의 처리나 물품 반환 확인을 대신하지 않는다고도 적었다. 문재가 직접 고쳐야 하는 글을 대신 꾸며 쓰지는 않았다.

조일은 받는 손이 왜 텅 비어 시작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처음 온 사람에게 표가 아직 없어서라고 했다. 견습은 상자를 이미 놓았다는 것은 그림 어디서 아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는 빈 탁자 선을 보다가 답을 멈췄다. 자기 머리에서 이어지는 순서가 종이에서도 보인다고 착각했다.

수현은 종이 가장자리에 상자를 작게 넣으려다가 관뒀다. 상자의 위치를 알리는 그림은 맡지 않았다. 그는 직원이 물건을 받은 다음에만 이 안을 보여 준다는 사용 설명을 문재에게 분명히 남겼다. 그 앞뒤를 모르는 사람에게 종이만 먼저 주면 뜻이 달라질 수 있었다. 그림이 모든 순서를 대신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덜어 냈다.

그러자 문재가 보내온 첫 설명 가운데 한 문장이 다시 보였다. 처음 온 사람은 짝 맞춤을 보고 안심한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그것을 자기 안이 보장할 감정으로 바꾸지 않았다. 직원이 짝을 직접 보이고 표를 설명할 수 있다는 동작은 남겼다. 안심하는지는 실제 받는 사람이 달리 말할 수 있었다.

오후 끝 무렵 그는 시안 한 장을 마쳤다. 조일은 배에 실릴 때 모서리가 눌리지 않도록 얇은 판 사이에 종이를 넣었다. 수현은 연습용 표를 같이 돌려보낼지 잠깐 망설였다. 문재가 현장에서 그림과 함께 보겠다고 했으므로 현재 맡은 두 조각도 인수 기록과 함께 되돌려 보내기로 했다.

물건을 싸기 전 둘은 수량을 다시 셌다. 쓰지 않은 조각 한 벌과 창구에서 써 본 연습용 한 벌이었다. 처음 물건을 받을 때 표 두 장이라고 적은 줄은 실제 인수에 맞게 옆에 풀어 썼다. 수현은 옛 표현을 지워 아무 실수도 없었던 것처럼 만들지 않았다. 자기가 받은 것이 무엇인지 상대도 따라 읽을 수 있어야 했다.

봉투 앞면에 자기 이름을 쓸 때 그는 어제보다 덜 주저했다. 실제로 한 장을 그린 사람의 이름이었다. 창구를 확인했다는 말도 모든 양식을 감정했다는 말도 없었다. 이름을 아예 버리지 않아도 걷지 않은 길에 먼저 도착한 사람이 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림은 약속한 전달자에게 갔다. 수현은 아직 문재가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조일과 맞췄다. 견습은 대금 칸에 기다린다는 말을 적을까 물었다. 그는 받을 품과 인수 전이라는 상태를 나누면 된다고 답했다. 기다림 자체가 품값을 더해 주지는 않았지만 끝낸 일을 없애지도 않았다.

저녁에 윤초가 그림을 돌려받으러 왔다. 수현은 의자의 앞다리가 왜 종이 밖으로 나갔는지 물었다. 그녀는 앉아 보고 싶은 쪽을 더 크게 그리다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그 대답을 듣고 제 표 그림의 작은 손을 떠올렸다. 가까이 보고 싶은 것을 크게 하는 일은 같았지만 두 종이는 다른 책임을 가졌다.

윤초는 제 그림을 어디에 붙일지 아직 모른다고 했다. 수현은 오늘은 여기 세워 놔도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에 가져가서 침상 옆에 두겠다고 답했다. 그는 조금 아쉬웠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돌려받는 손에 자기가 기대한 자리까지 묶어 줄 수는 없었다.

그녀가 떠난 뒤 탁자에는 빈 자리 하나가 생겼다. 수현은 거기에 새 원고를 놓지 않고 물잔을 놓았다. 오늘 그린 손은 다른 나루로 가고 있었고 사적인 의자는 다른 방으로 돌아갔다. 둘 다 자기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잃어버린 물건은 아니었다. 그는 빈 탁자를 보며 제 손가락을 가볍게 폈다.

불을 낮추기 전 수현은 가게에 남겨 둔 연습 종이를 뒤집어 봤다. 먹이 밴 뒤쪽에서도 두 조각의 그림자가 어렴풋했다. 정면과 뒷면을 바꿔 읽으면 받는 손보다 직원 쪽의 표가 먼저 보였다. 그는 내일 같은 질문이 오면 실제 어느 면을 들었는지부터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림의 안팎은 강호의 안팎보다 작았지만 저절로 같아지지는 않았다.

조일은 그림을 보내고 나면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질문은 먼저 돌아온다고 했다. 수현은 대답할 수 있는 질문과 새로 그려야 할 일을 나누자고 답했다. 견습은 그 구분도 표 두 조각처럼 잃어버리기 쉽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장부를 쓴다고 했다. 오늘 손이 끝낸 선과 내일 사람에게 들을 말을 다른 자리에서 받을 생각이었다.

밤에 문재가 그림을 받았다는 전갈이 왔다. 두 조각도 인수표와 맞게 돌아갔다. 내일 현재 창구에서 직원 둘이 먼저 읽어 보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 말에 답을 보내고 오늘 정한 한 장의 품이 이제 상대에게 닿았다고 적었다. 다만 마지막 줄에는 새 질문이 있었다. 그림 속 받는 손을 직원이 반대로 돌려 보여도 같은 뜻이 되는가였다.

17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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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아도 받는 품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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