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열이틀째 아침, 수현은 종이 뒤에서 세 손가락만 있는 손을 꺼냈다. 전날 조일이 고양이 발 같다고 한 그림이었다. 그는 부족한 손가락을 세다가 그만뒀다. 오늘 손끝도 조금 떨렸다. 그림에 두 자리를 채워 넣는다고 자기 손의 여유가 늘지는 않았다.
조일은 읽는 받침에 주문 한 장을 세웠다. 새로 받은 종이는 옆 묶음에 뒀다. 견습은 받침을 샀는데 옆 탁자가 더 필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현은 집 한 채가 생기면 이웃도 생긴다고 답했다. 조일은 이웃에게도 값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럴 수 있으면 지붕부터 이웃으로 삼겠다고 했다. 둘이 웃는 사이 가게 앞에 곽두가 왔다. 나루 책임자는 큰 확대본을 들고 있지 않았다. 대신 손바닥만 한 종이에 두 문장을 써 왔다. 짐을 놓을 자리와 표를 받을 자리를 처음 오는 사람이 구분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수현은 그 문장을 읽고 누구에게 보여 줄 것인지 물었다. 곽두는 나루에 처음 와서 물건을 맡기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다른 배를 타는 사람이나 나루 밖 시장 사람의 길까지 바꾸려는 것은 아니었다. 종이가 맡을 첫걸음이 전날보다 작아져 있었다.
“그 사람은 뭘 들고 옵니까.”
“짐이지. 큰 것일 수도 있고.”
곽두가 답하다가 잠깐 웃었다. 그 질문에 물건 이름 하나로 끝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들은 얼굴이었다. 수현은 손이 차 있는 사람에게 위를 보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일이 주문 묶음을 안고 큰 그림을 잘못 읽던 장면이 떠올랐다.
곽두는 큰 짐과 작은 짐을 모두 한 그림에서 안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먼저 표를 받는 자리 하나를 알게 하는 종이를 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그 일이 직원의 인수 확인을 대신하는지 물었다. 책임자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물건은 여전히 사람이 받아야 했다.
그는 오늘 큰 벽 그림을 맡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게 안에서 작은 안 한 장을 그려 보는 것은 현재 손으로 검토할 수 있었다. 곽두는 그것만으로 쓸 만한 안내가 나오는지 모를 수 있다고 했다. 수현은 바로 그 모르는 부분을 실제 사람의 읽기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작은 안을 그리는 품과 읽어 볼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나눴다. 곽두가 실제 사람을 재촉하지 않고 자기 나루 일을 하며 물어볼 수 있는 때를 정하기로 했다. 수현은 현장에 가면 현재 귀와 소리를 먼저 봐야 했고, 못 가면 그림만 전달할 수 있었다. 큰 안내 전체의 완성 약속은 생기지 않았다.
수현은 대금을 말할 때 잠깐 목이 굳었다. 검을 보던 때와 달리 자기 그림의 품을 어디서 끝내야 하는지 손에 익지 않았다. 조일이 붓을 놓는 시각이 없으면 손님이 계속 더 그려 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말이 그의 망설임을 조금 잘랐다.
그는 작은 안 한 장과 그 안에 왜 그렇게 그렸는지의 짧은 설명을 정한 품으로 제안했다. 읽는 장면을 직접 보는 일은 별도 날짜에 현재 상태를 보고 답하기로 했다. 곽두는 안이 사람에게 잘 안 읽혀도 그린 품을 안 낸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수현은 그 약속을 되읽었다.
값을 정하고도 오늘 손이 감당하지 못하면 중간에 알리기로 했다. 아직 붓을 들지 않았으니 받은 돈도 없었다. 곽두는 점심 뒤 현재 나루 배치 그림을 보내겠다고 했다. 수현은 전에 그린 종이 속 물통이 지금도 같은 자리에 있다고 가정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현재 자리였다.
나루 책임자가 떠나자 조일은 새 일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수현은 오늘 그릴 한 장이 생겼다고 답했다. 견습은 같은 말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은 비슷하지만 내일 벽 전체를 그리라고 하면 달라진다고 했다. 조일은 벽이 쌀을 많이 먹겠다고 중얼거렸다.
오전에는 가게 뒤 그늘에서 손을 쉬었다. 새 일이 정해지자 바로 잘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는 붓 대신 물컵을 잡았다. 오늘 수락한 것이 자기 회복을 증명하는 시험이 된다면 한 장도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 있었다. 종이는 아직 비어 있었고 대금은 아직 주머니에 없었다.
윤초에게서 짧은 말이 왔다. 모임의 질문을 먼저 받아 봤는데, 자기가 모르는 운송 경로까지 말해 달라는 줄이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그 줄은 자기 경험 밖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수현은 자기 나루 그림 일을 들려주고 어떤 얼굴들이 오느냐고 물었다.
윤초는 실제 참석자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고 한 번의 짧은 설명을 할지는 더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수현은 자기가 참석하면 편하겠느냐고 묻다가 멈췄다. 아직 그녀가 받을 일의 범위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오늘 그릴 것 역시 표를 받는 한 자리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 손을 셋 그리지 말라고 했다. 수현은 고양이 발을 하나 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윤초가 그럼 표는 고양이가 받느냐고 물었다. 그는 고양이가 품을 청구하면 쌀부터 사야 한다고 했다. 둘의 농담은 누가 더 회복했는지 묻지 않아도 한동안 이어졌다.
점심 뒤 곽두가 보낸 현재 배치가 왔다. 짐을 받는 판과 표를 건네는 작은 자리가 따로 있었다. 낮은 판 주변의 발길도 그려져 있었다. 수현은 그 종이를 나루 전체의 안전 도면으로 읽지 않았다. 현장을 맡은 사람이 오늘 쓰는 물건의 위치를 알려 준 것이었다.
그는 빈 종이에 큰 손부터 그리려 했다. 붓끝이 종이에 닿기 전에 멈췄다. 전날 확대본에서 팔이 길을 막는 막대처럼 보였었다. 같은 답을 더 작게 베낀다고 다른 결과가 나올 이유는 없었다. 그는 실제로 처음 오는 사람의 눈높이를 생각했다.
자기 관찰 그림은 옆에서 봤다. 안내를 볼 사람은 앞으로 걸어올 것이었다. 수현은 종이 가장자리에 작은 발 두 개를 그렸다가 지웠다. 발 모양이 짐을 놓을 표시처럼 읽힐 수도 있었다. 자기가 뜻을 안다는 이유로 상대도 알아들을 것 같아지는 순간을 손으로 멈췄다.
조일에게 빈 상자 하나를 들고 종이를 봐 달라고 했다. 견습은 붓에 먹도 안 묻었는데 뭘 보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그 상자를 든 채 처음 어디로 눈을 돌리는지 보고 싶다고 답했다. 조일은 가게 안에서 자기 의자를 먼저 찾았다.
그 대답에 수현은 웃었다. 짐을 든 사람이 종이부터 읽어 줄 것이라는 가정부터 틀릴 수 있었다. 그는 곽두에게 실제 안내를 어느 자리에서 볼 것인지 다시 물었다. 답을 기다리는 동안 더 그리지는 않았다. 종이는 앉을 곳도 짐을 내려둘 곳도 만들지 못했다.
나루에서 온 답에는 낮은 벽 대신 창구 앞의 세운 판이 있었다. 일꾼이 상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자리였다. 수현은 그 조건에서 작은 그림을 보이게 할 생각을 했다. 멀리서 사람을 끌어오는 표지가 아니라 직원의 말과 함께 가까이서 구분할 종이였다.
그는 물건 두 개를 그렸다. 긴 짐은 크기보다 묶은 천의 모양으로, 표는 잡는 모서리가 보이는 종이로 나눴다. 손은 빼고 두 자리 사이를 비웠다. 그림 아래에는 곽두가 말할 짧은 구분을 적었다. 글만 못 읽는 사람에게는 직원의 설명이 함께 있어야 했다.
한 번에 붓을 오래 잡지 않았다. 짧게 그린 뒤 내려놓고 손을 펴 보았다. 떨림 때문에 표의 모서리가 조금 굽었다. 그는 그것을 섬세한 특징처럼 자랑하지 않았다. 알아보기 어려우면 더 단순히 그릴 수 있는지 봤다. 자신의 증상을 그림의 품격으로 바꾸는 말은 필요 없었다.
조일은 작은 그림을 보고 표 쪽을 가리켰다. 수현은 맞혔다고 바로 말하지 않았다. 무엇을 보고 골랐는지 물었다. 견습은 글을 읽었다고 답했다. 둘은 서로를 보다가 웃었다. 글을 아는 조일이 읽은 결과로 글을 못 읽는 사람의 답을 미리 받을 수는 없었다.
수현은 글씨를 종이로 가리고 다시 보여 줬다. 조일은 이번에는 두 네모가 모두 짐 같다고 했다. 그 답은 아팠다. 그는 먹을 더 진하게 칠해 밀어붙이는 대신 종이를 옆으로 뒀다. 자기가 그린 것의 뜻을 알고 있기에 오히려 못 보는 부분이 있었다.
견습은 실제 표를 한 장 꺼냈다. 나루 표가 아니라 가게의 값 쪽지였다. 모서리와 글씨 줄이 종이를 종이답게 보이게 했다. 수현은 그 물건을 보고 그림 속 표를 접힌 네모에서 얇은 한 장으로 바꿨다. 글을 읽지 않아도 보이는 형태의 차이를 찾는 일이었다.
그림 하나를 고친 뒤 귀가 뻣뻣해졌다. 문밖에서 나무통 굴리는 소리가 났고 생각보다 크게 들어왔다. 수현은 지금 그만하고 쉬겠다고 말했다. 조일은 아직 덜 끝난 종이를 자기 받침에 세울까 물었다. 그는 오늘 쓰는 것과 자기 물건을 섞지 말자고 답했다. 견습의 받침은 견습의 주문을 읽는 자리였다.
뒤방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리는 일에는 결청을 쓰지 않았다. 정밀 감정대도 닫혀 있었다. 그래도 손과 귀는 오늘 쓴 시간을 알고 있었다. 수현은 아직 안 한 능력의 횟수로 더 그릴 여유를 계산하지 않았다. 쉬는 시간은 다른 수입이 붙으면 자동으로 줄어드는 틈이 아니었다.
한참 뒤 돌아와 작은 안의 남은 선을 정리했다. 곽두에게는 오늘 한 장의 안을 그렸고 내일 실제 읽기를 보려면 아침 상태와 현장 소리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보냈다. 그림만 먼저 보내도 되는지 물었다. 책임자는 받아 보고 오늘은 붙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수현은 작은 안을 말려 짧은 설명과 함께 보냈다. 이것은 표 받는 자리와 짐 놓는 자리를 가까이에서 구분하려는 안이었고, 실제로 누가 읽는지는 아직 보지 못했다. 자기 이름이 안전을 보증한다는 글씨는 넣지 않았다. 붓을 놓은 뒤에야 오늘 정한 한 장의 품이 끝났다.
대금은 곽두가 안을 받은 뒤 주기로 한 약속이었다. 지금 수현이 가진 것은 보낸 종이와 약속한 범위였다. 조일은 그림 하나가 쌀이 되기까지 많이 걷는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 걸을 길을 한 장으로 줄였다고 답했다. 가게의 지붕은 여전히 조용히 자기 값을 기다렸다.
저녁에는 윤초가 자기 질문 범위를 다시 보냈다는 답이 왔다. 수현은 오늘 표를 두 개의 짐처럼 그렸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그럼 짐값을 두 번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하나는 그림이라 가벼울 줄 알았다고 했다. 농담 뒤에 자기 종이의 실패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남았다.
조일은 늦게 온 손님에게 현재 주문의 값을 읽어 줬다. 종이를 누르지 않고 받침에서 빼 내려놓았다. 수현은 그 짧은 동작을 보았다. 견습은 자기 물건을 쓰는 법을 계속 바꾸고 있었고, 그 일이 수현이 새 그림 품을 받을 수 있는 까닭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가게 문을 닫기 전 곽두의 답이 도착했다. 작은 안은 받았고 내일 글을 모르는 일꾼 하나에게 가까이서 읽어 보게 해도 되는지 묻고 있었다. 수현은 그 사람을 처음 오는 손님으로 셀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래도 자기 경험이 없는 다른 눈으로 읽는 일은 따로 볼 수 있었다.
그는 내일 아침 몸을 보고 직접 갈지 답하겠다고 했다. 종이를 받았다는 답과 읽힌다는 답은 아직 달랐다. 방으로 들어와 세 손가락의 그림을 덮자 손끝이 조금 더 떨렸다. 오늘 종이가 맡을 한 걸음은 정해졌고, 내일 그 앞에서 다른 사람의 발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는 아직 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