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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58화

종이가 서 있는 방

본문 5,341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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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밤비 뒤 새 물자국이 없는 백가에서 수현은 잠깐만 검을 봐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고, 옥선에게 새 받침의 실제 사용 보고를 받았다.

윤초가 자기 돈으로 산 종이 받침을 부러워하던 마음을 솔직히 말한 그는 그녀와 대화를 고친 뒤, 다음 날 짧게 방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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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하루째 아침, 수현은 윤초에게 짧게 다녀가도 좋겠다는 답을 보냈다. 손의 떨림은 없어지지 않았고 귀도 평소보다 큰 소리를 원하지 않았다. 다만 물을 마시고 앉아 있는 동안 더 나빠지지는 않았다. 그는 방문을 일로 바꾸지 않을 종이 없는 손을 내려다봤다.

조일은 빈 종이 한 장도 안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오늘 누가 무엇을 꺼내는지 적을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럼 종이가 더 좋아하겠다고 했다. 자기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수현은 종이보다 자기가 먼저 좋아해야겠다며 웃었다.

윤초의 방으로 가는 길은 익숙한 골목을 지나 조금 꺾였다. 그는 모퉁이의 떡 노점에서 작은 보리떡 두 개를 샀다. 둘이 먹어도 되는지 먼저 묻지 않고 산 것을 뒤늦게 생각했다. 남은 하나를 자기가 가져오면 된다고 생각하니 방문이 갑자기 대접의 시험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문밖에서 이름을 불렀다. 윤초가 안에서 답하고 문을 열었다. 수현은 마른 문턱을 넘으며 신발의 흙을 털었다. 방은 그가 머릿속에서 그린 것보다 좁았고 탁자는 낮았다. 창 아래에 놓인 나무 받침은 물건 자체보다 그 앞에 비워 둔 자리가 먼저 보였다.

윤초는 앉을 곳을 물었다. 수현은 벽 쪽 의자를 골랐다. 그녀는 그 자리에 앉으면 종이를 비스듬히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본인이 쓰는 모습을 보러 왔지 모든 글씨를 읽으러 온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말하고 나서 아까 가져오지 않은 빈 종이를 다시 떠올렸다.

떡을 꺼내자 윤초가 자기는 하나만 먹겠다고 했다. 수현은 하나는 제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럼 선물이 아니라 식사 동행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게 부르면 너무 큰 떡이라고 하려다가 작다는 말을 잘못 골랐다고 웃었다. 그녀는 접시 둘을 꺼냈다.

나무 받침의 아래에는 종이 끝이 기대는 얕은 턱이 있었다. 윗부분은 창 쪽으로 조금 기울었다. 윤초가 실제 메모를 놓자 가장 아래 줄까지 드러났다. 수현은 칸의 결합을 살피려던 눈을 거뒀다. 그녀가 산 것은 목수의 솜씨에 대한 자기 감정이 아니었다.

“손으로 누르지 않아도 되는군.”

그가 말하자 윤초는 그게 제일 좋다고 답했다. 탁자 위에서 종이가 굽으면 한 손으로 붙들고 다른 손으로 넘겨야 했는데, 지금은 아래 턱에 기대어 둔 채 잠깐 멀리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어깨를 풀고 물을 마셨다. 그 쉬운 동작이 물건의 쓰임을 보여 줬다.

수현은 손목이 덜 아프냐고 물으려다가 지금 당장 답할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을 알았다. 그는 오래 써 보고 다른 점도 생기면 듣고 싶다고 했다. 윤초는 편한 날도 덜 편한 날도 있을 테니 오늘처럼 말해 주겠다고 답했다. 나무 조각 하나로 그녀의 손목이 달라졌다고 믿을 이유는 없었다.

메모에는 짐을 받는 사람을 나눈 세 그림이 남아 있었다. 큰 솥 옆의 작은 사람도 그대로였다. 수현이 그 사람은 아직 자라지 않았느냐고 묻자 윤초는 솥이 더 커지기 전에 내버려 두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웃었다. 오늘 그림은 바로 고쳐야 할 설계도가 아니었다.

그녀는 표국에서 어제 늦게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설명 때 받는 사람이 바뀌는 구간의 질문을 잘 읽었다는 인사였다. 새 자리를 부탁하거나 돈을 보내온 것은 아니었다. 윤초는 그 답이 반가웠지만 당장 다음 설명문을 길게 만들어 보낼 생각은 없다고 했다.

수현은 다음 품을 기다리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렵다는 대답이 곧 무료로 더 써 주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수현은 자기가 그 말을 하게 만들었는지 물었다. 윤초는 아니지만 자기도 자기 입으로 한번 들을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둘은 떡을 조금씩 먹었다. 창밖에서 짐꾼 하나가 수레를 끌고 갔다. 차륜이 돌의 낮은 틈을 지날 때 덜컹 소리가 났다. 수현은 어깨가 짧게 굳었고 윤초가 창을 닫을지 물었다. 그는 잠깐 닫아 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일어나 창을 절반만 닫았다.

방이 조금 어두워졌다. 받침 위 종이의 글씨도 흐려졌다. 수현은 자기 때문에 그녀의 새 물건이 덜 잘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그 말을 하자 윤초가 지금은 글을 읽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나중에 다시 열면 됐다. 그는 보상을 약속하는 대신 알겠다고 했다.

어제 말했던 부러움이 다시 떠올랐다. 수현은 자기 가게 문을 고치는 돈과 그녀의 종이를 세우는 돈을 비교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윤초는 자기도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 이 받침이 자기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잠깐 그를 보다가 어느 부분이 증명해야 했겠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잘 샀다는 말을 해 주려다 자기 돈 걱정을 덜어 줄 만큼 유용해야 한다고 기대할 뻔했다고 답했다. 그렇게 길게 말하자 자기 속의 못난 계산이 탁자 위로 나오는 것 같았다.

윤초는 받침의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짚었다. 자기는 이것을 그가 좋아할 선물로 산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그가 와서 같이 봐 주는 일은 반갑다고 말했다. 수현은 두 문장 사이에 자기 앉을 자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렇다면 오늘 조금 더 멋있게 생겼다고 말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어느 쪽이냐고 했다. 받침이라고 답하자 윤초가 웃었다. 자기는 아침에 머리를 새로 묶었다고 했다. 수현은 뒤늦게 그녀의 묶인 머리를 봤고, 그 사실을 숨기려 예전부터 봤다고 하지 않았다.

“그건 이제 봤어.”

“그럼 받침이 먼저 이겼군.”

그가 웃자 윤초도 웃었다. 방 안에 누가 더 잘 관찰하는지를 겨루는 눈은 필요하지 않았다. 수현은 그녀의 머리를 보았고, 작은 나무 물건도 보았다. 전부 제때 알아채지 못한 하루가 틀린 하루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윤초는 자기 메모를 받침에서 내려 접었다. 이제 차를 마시겠다는 말이었다. 종이가 사라지자 물건은 비어 있는 나무 틀로 돌아갔다. 수현은 그 빈 모양을 잠깐 봤다. 가게에서 비워 둔 감정대가 자꾸 실패한 자리처럼 보이던 때와 달리, 이 방의 빈 받침은 다음에 쓸 물건이었다.

그 생각을 말하자 윤초는 아무것도 안 올려 두면 먼지가 쌓일 거라고 했다. 수현은 좋은 말 하나를 얻으려다가 청소를 얻었다고 답했다. 그녀는 먼지는 자기가 닦겠다고 했다. 둘이 웃는 동안 바깥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수현은 바로 일어나지 않고 윤초를 봤다.

같은 집에 사는 이웃이 빌린 작은 그릇을 돌려주러 왔다. 윤초가 문에서 받고 짧게 인사했다. 수현은 그 사람의 말을 새로운 증언처럼 기억하지 않았다. 방에는 자기와 함께 있는 윤초 말고도 오래 이어진 생활이 있었다. 그가 방문했다고 그 길들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그릇을 놓고 돌아온 윤초가 컵을 하나 더 꺼냈다. 수현은 이웃도 들어올지 물었다. 그녀는 아니고 자기가 물을 더 마실 거라고 답했다. 그는 자기 눈이 물건마다 다음 사건을 붙이려 한다고 말했다. 윤초는 그럼 오늘 컵의 사건은 물이 적다는 것이라고 했다.

차가 식는 동안 수현은 어제 칼 손잡이를 만지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 손님을 돌려보낸 뒤 손이 떨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윤초는 잘 참았다는 말보다 그 뒤에 쉬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장부를 잠깐 덮고 물을 마셨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럼 오늘도 컵을 더 채우겠다고 했다.

수현은 도움이 늘 자기 일을 대신하는 모양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생각을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물을 받아 마셨고 오늘 정한 짧은 시간이 다 되어 가는지 물었다. 윤초는 조금 뒤에 자기 볼일이 있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가 먼저 일어나자 그녀가 남은 떡을 싸 줄지 물었다. 그는 자기 몫은 다 먹었다고 답했다. 윤초는 접시를 보고 그럼 안 싸도 되겠다고 했다. 단순한 말이었는데 그는 웃었다. 가져갈 무엇을 더 만들지 않고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문 앞에서 수현은 입맞춤해도 되는지 물었다. 윤초가 좋다고 답하고 조금 가까이 왔다. 짧게 닿은 뒤 그녀는 먼저 한 걸음 물러났다. 수현은 그 걸음을 따라 붙지 않았다. 귀의 울림이나 손의 떨림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나 돌아갈 길이 아까보다 덜 급하게 느껴졌다.

“다음에는 내 그림도 하나 보여 줄까.”

그가 물었다. 윤초는 길게 그린 자 이야기라면 지금은 됐다고 답했다. 수현은 아직 무얼 그릴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그러면 정해지면 물어보라고 했다. 그는 그 대답을 다음 작품을 주문받은 것처럼 들고 가지 않았다. 그냥 또 묻고 싶은 말 하나였다.

백가로 돌아오는 길에 수현은 잠깐 쉬었다. 의자를 빌려 앉을 수 있는 국숫집 앞에서 물을 한 잔 샀다. 오늘 방문을 마쳤다고 바로 가게의 다음 일에 뛰어들 필요는 없었다. 골목의 소리는 여전했고 자기 걸음도 예전처럼 빨라지지 않았다.

그는 탁자에 손바닥을 놓았다.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며 결청을 조금만 시험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다정한 시간을 보낸 뒤에는 못 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날이 있었다. 그러나 나무 탁자는 그의 시험 상대가 아니었고 오늘 감정대를 연 적도 없었다. 그는 컵을 쥐었다가 내려놓았다.

가게에는 조일이 명주에게서 온 짧은 소식을 놓아뒀다. 그릇 가게의 계산판은 여전히 쓰이고 있었고, 두 장이 겹치는 때를 구분해 한 번 더 보여 줄 수 있겠느냐는 문의였다. 수현은 종이를 보고 반가워했지만 예전 품의 끝을 마음대로 늘리지는 않았다.

조일은 언제 가겠다고 답할지 물었다. 수현은 오늘은 방문을 하나 마쳤고 내일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먼저 보여 줄 동작과 머무를 때를 물어야 했다. 견습은 그럼 돈도 새로 묻느냐고 했다.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계산판이어도 다른 날의 관찰은 자기 시간을 다시 썼다.

수현은 오늘 답장까지 급히 쓰지 않기로 했다. 명주에게 문의를 받았다는 짧은 소식만 전하고 다음에 가능한 범위를 답하겠다고 했다. 종이를 탁자 한쪽에 놓자 윤초의 방에 있던 빈 받침이 떠올랐다. 아직 답이 없는 종이도 무조건 실패한 물건은 아니었다.

조일이 오늘 본 받침을 물었다. 수현은 종이가 서 있고 손은 물컵으로 갈 수 있는 물건이라고 답했다. 견습은 생각보다 좋은 설명이라며 다음에 자기도 그런 것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만들 사람이 목수인지 견습인지부터 물어야 한다고 하려다가 그냥 어떤 것을 만들고 싶으냐고 물었다.

조일은 자기 주문 종이를 크기별로 나눌 작은 상자라고 답했다. 아직 돈과 만드는 날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수현은 자기 가게에 먼저 놓자고 하지 않았다. 견습이 쓰고 싶은 물건 하나가 생겼다는 말만 들었다. 내일 그 물건이 어떤 질문을 부를지는 내일 알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백가의 돌은 말라 있었다. 수현은 문간의 안내를 한번 읽고 안으로 돌아왔다. 감정대는 닫혀 있었고 새 관찰 품은 큰 수입이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윤초의 방에서는 종이가 혼자 서 있었고, 자기 손은 누군가를 허락받고 만졌다. 그는 그 두 장면을 값으로 바꾸지 않은 채 하루를 덮었다.

15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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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 사이의 바람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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