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흔여덟째 아침, 수현은 문간의 돌부터 봤다. 새 물방울은 없었다. 밤사이 비가 오지 않았으니 어제의 보수를 시험한 결과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물컵을 들고 손끝의 움직임을 살핀 뒤 목공 물자 가게에 출발해도 되겠다는 짧은 소식을 보냈다.
조일은 자기 종이를 묶고 있었다. 수현은 문을 잠글 때를 말했고 견습은 그 전에 나가겠다고 답했다. 둘은 서로의 외출을 핑계로 상대의 일을 없애지 않았다. 안내 아래에 잠시 비울 시간을 붙이니 백가는 생각보다 조용하게 닫혔다.
목공 물자 가게는 건너 골목의 넓은 처마 아래에 있었다. 주인은 수현에게 안쪽 의자부터 보여 줬다. 큰 톱질은 다른 곳에서 하고 지금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현은 소리가 편치 않으면 중간에 나올 수 있다는 말을 되풀이한 뒤 자리에 앉았다.
그는 주인의 이름을 물었다. 주인은 옥선이라고 답했다. 함께 물건을 보여 줄 일꾼 해보는 자기보다 오래 긴 재료를 나른 성인이라고 소개했다. 수현은 그 두 사람이 먼저 어떤 물건을 쓰는지 말하게 했다. 자기 눈에는 전부 길이가 다른 막대처럼 보였다.
긴 나무 자 셋과 짧은 자 둘이 낮은 선반의 같은 칸에 기대어 있었다. 옥선은 손님이 말한 길이에 맞춰 하나를 꺼내 재료 옆에 댄 뒤 되돌려 놓는다고 했다. 치수를 재는 일 자체가 틀렸다는 민원은 없었다. 문제는 돌아오는 끝이 자꾸 다른 자의 아래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수현은 자를 하나씩 꺼내기보다 평소대로 보여 달라고 했다. 해보가 긴 자의 윗부분을 잡았다. 그는 가볍게 들어 올려 비스듬히 빼냈다. 옆의 짧은 자 하나가 따라 움직이다가 선반에 닿았다. 소리가 났지만 큰 충격은 아니었다. 수현은 눈으로 그 끝을 따라갔다.
옥선이 같은 자를 돌려놓을 때는 아래부터 넣었다. 손에서 먼 끝이 먼저 칸 안으로 들어가고 가까운 끝이 뒤따랐다. 자는 제자리를 얻은 듯 보였다. 해보가 다시 꺼내자 이번에는 옆의 두 자가 함께 기울었다. 그는 즉시 멈춰 손으로 받쳤다.
수현은 원인을 말하지 않았다. 방금 누가 힘을 잘못 줬느냐고 묻는 대신 두 사람이 어느 끝을 먼저 넣었는지 물었다. 옥선은 자기가 아래를 먼저 넣었고 해보는 꺼낼 때 위를 먼저 잡았다고 말했다. 둘 다 평소의 습관이었다.
“제 손이 느린가 했어요.”
옥선이 말했다. 해보는 자기가 서두른 때만 그런 줄 알았다고 답했다. 수현은 그 말이 끝난 뒤 쉬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의뢰인은 이미 동작 하나를 보여 줬고, 그에게는 생각을 말보다 늦게 꺼낼 시간이 필요했다.
쉬는 의자는 선반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었다. 수현은 허리를 기대고 방금 본 것을 종이에 그렸다. 자의 길이를 짧게 줄여 그리려다가 조일의 긴 선을 떠올렸다. 그는 종이를 돌렸다. 끝 둘을 같은 자리에 놓으니 가운데 부분이 다른 막대 밑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그림만으로는 실제 두 자가 언제 겹치는지 알 수 없었다. 수현은 돌아온 뒤 빈 선반의 같은 칸을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물건을 옮기는 일은 옥선과 해보가 했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자가 하나씩 빠지는 순서만 적었다.
바닥 칸의 안쪽에는 문턱처럼 낮은 나무 턱이 있었다. 긴 자를 아래부터 밀어 넣으면 끝이 그 턱에 닿아 조금 들렸다. 뒤에 놓이는 짧은 자는 그 아래로 들어갈 수 있었다. 수현은 물건을 들려 주는 새 원인이 생긴 것이 아니라, 이제 가려졌던 자리가 보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턱을 잘라 내자고 하지 않았다. 그것이 선반의 결합을 받치는 부분인지 자기가 아는 것은 아니었다. 옥선도 단순히 남는 나무를 덧댄 것인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해보는 아래를 높이면 되겠다고 말했다가, 짧은 자의 잡을 곳이 줄어드는지 보자고 덧붙였다.
가게에 있던 빈 받침을 칸 앞에 잠깐 놓았다. 해보가 긴 자의 끝을 그 위에 올렸다. 아래 끝이 들어가는 깊이가 줄자 다른 자 밑으로 숨지는 않았다. 대신 자의 윗부분이 손님이 지나가는 쪽으로 더 기울었다. 옥선은 그 길로는 긴 재료도 나른다고 했다.
수현은 종이에 그은 첫 해결 선을 지웠다. 칸 안에서 서로 안 겹치는 것만 보면 손님 길로 물건이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처마에 두었던 물받이를 떠올렸다. 물을 모으는 자리와 사람을 지나가게 하는 자리는 늘 같은 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앞으로 내놓으면 손이 편한데 발이 싫어하겠군요.”
해보가 웃었다. 옥선은 발이 손보다 손님을 먼저 만난다고 답했다. 수현도 웃었지만 빨리 다른 방법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오늘 그가 파는 것은 모든 가게에 맞는 완성된 선반이 아니었다. 여기서 실제 어느 동작이 엉키는지 보는 짧은 품이었다.
옥선은 자를 꼭 지금 자리로 돌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해보가 잠깐 생각했다. 긴 것은 선반 옆 벽에도 놓을 수 있지만 그쪽에는 재료를 묶는 끈이 걸려 있었다. 그는 끈을 옮기면 된다고 하다가 수현을 봤다. 수현은 끈이 어디로 가는지 먼저 보자고 답했다.
끈 하나를 치우는 일은 쉬웠다. 그러나 길을 따라 놓인 물건을 하나씩 옆으로 미루다 보면 결국 다른 누군가의 손이 닿지 않는 자리가 생겼다. 옥선은 오늘 빈 벽 전체를 쓰는 일까지 맡긴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수현은 맞다고 답했다. 그 말 덕분에 관찰할 구역이 작아졌다.
그들은 긴 자 둘만 같은 칸에서 분리해 옆의 빈 세로 틈에 기대어 봤다. 해보가 끝을 놓고 천천히 손을 뗐다. 받침이 충분하지 않아 한 자가 가볍게 미끄러졌다. 그는 바로 잡았고 옥선이 사람 길을 비웠다. 수현은 그 동작을 보고 임시 배치를 그대로 쓰면 안 되겠다고 말했다.
해보는 알고 있다며 원래 칸으로 돌려놓았다. 수현은 자기 말이 상대를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는지 생각했다. 그는 방금 멈춰 잡은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해보는 그렇지만 손님이 부르면 자기도 놓치니 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들은 같은 위험을 다른 말로 보고 있었다.
첫 관찰의 끝이 가까워졌다. 수현은 물을 마시고 오늘 본 순서를 읽어 줬다. 아래 끝을 먼저 넣은 긴 자가 안쪽 턱에서 들리고, 옆 자가 그 아래에 겹친 장면을 실제 봤다. 앞 받침만으로는 통로 쪽 기울어짐이 커졌다. 별도 틈에 놓는 것은 제대로 받치는 구조 없이는 쓸 수 없었다.
그는 선반 전체를 고치거나 턱을 뜯는 판단은 목수의 일이라고 말했다. 옥선은 그 말을 들으려면 다시 사람을 불러야겠다고 했다. 수현은 자기가 받은 품이 길모의 다음 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오늘 그린 종이를 그녀가 원하면 다음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었다.
옥선이 그림을 달라고 했다. 수현은 이것이 실측 도면이 아니라 관찰 순서를 적은 그림이라고 쓰고 건넸다. 해보는 선반의 짧은 자가 맨 마지막까지 자기 칸에 있었다는 점을 덧붙여 달라고 했다. 수현은 그 말을 받아 적었다. 물건 전부가 늘 쓰러지는 가게처럼 남길 필요는 없었다.
관찰 품은 정한 대로 받았다. 수현은 현장에서 다음 방문을 붙잡지 않았다. 옥선은 목수에게 물어보고, 실제 다른 받침을 시험한다면 다시 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가능한 날과 몸의 범위는 그때 새로 답하겠다고 했다. 지금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끝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에서 장사꾼의 쇠뚜껑이 바닥에 떨어졌다. 수현은 어깨를 움츠렸고 귀가 짧게 울렸다. 가게까지 곧장 걸으려던 걸 멈추고 벽에서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바닥의 소리가 자기 잘못이 아니어도 걸음을 늦추는 일은 자기 몫이었다.
그는 오늘 물건을 한 번도 만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런데도 피곤했다. 앉아서 본 품을 돈 받을 만큼 일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던 옛 생각이 돌아왔다. 수현은 봉투를 눌러 보지 않았다. 오늘 옥선이 산 것은 손의 힘보다 엉키는 두 끝을 보는 시간이었다.
백가에 돌아오자 조일이 아직 오지 않았다. 그는 안내를 안쪽으로 옮기고 문을 조금 열어 뒀다. 바로 장부를 쓰려다가 그만뒀다. 돈이 들어온 날이라고 반드시 그날의 기쁜 결론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을 마시고 눈을 감자 선반의 각도가 잠깐 눈꺼풀 안쪽에 남았다.
조일은 자기 묶음 일을 마친 뒤 돌아왔다. 수현이 품을 받았다고 하자 견습이 잘됐다고 했다. 지붕값이 얼마나 메워졌느냐는 질문은 뒤에 나왔다. 수현은 전체를 갚은 것은 아니고, 오늘 관찰에서 이동과 쉬는 시간을 빼야 한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럼 밥부터 먹고 빼자고 했다.
늦은 점심을 먹으며 수현은 종이를 돌려 그린 일을 말했다. 조일은 자기가 먼저 했다고 우기지 않았다. 대신 그 긴 자가 결국 어디로 갔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아직 원래 칸에 있다고 답했다. 견습은 돈 받고도 그대로 두고 왔느냐고 물었다가 자기가 물리적 변화를 먼저 기대했다고 웃었다.
수현도 같은 기대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겹치는 동작을 보았고 위험한 임시 배치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다음 사람이 무엇을 고칠지 묻는 종이는 생겼다. 아무것도 끝내지 못했다고 말하기에는 실제 본 것이 있었고, 다 고쳤다고 하기에는 자가 여전히 기울어져 있었다.
오후에 윤초가 잠깐 들렀다. 그녀는 표국에 자기 메모를 보냈으며 답을 더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길모에게는 종이 받침의 높이를 보러 올 날을 따로 묻고 있었다. 수현은 오늘 다른 가게에서 길모의 일이 필요해졌다는 말을 했지만 둘을 함께 묶어 소개하지 않았다.
윤초는 앉아서 그의 설명을 듣다가 그림을 보여 달라고 했다. 수현은 옥선에게 건넸고 자기에게는 간단한 순서 메모만 남았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럼 지금 다시 잘 그리려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그 말이 고마웠다. 남에게 이야기하려고 하루를 한 번 더 완벽하게 반복할 힘은 없었다.
둘은 한동안 말없이 있었다. 윤초가 탁자의 가장자리에서 손목을 편한 쪽으로 돌렸다. 수현은 그 동작을 보고 자기가 쉬는 말을 먼저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하고 남은 물을 마셨다.
“긴 자가 사람보다 자리를 많이 먹더군.”
그가 마지막으로 말하자 윤초는 그래서 긴 것을 재는 모양이라고 했다. 대답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수현은 웃다가 귀가 다시 당겨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녀도 그 뒤의 침묵을 다른 이야기로 메우지 않았다.
저녁 전에 옥선의 전갈이 왔다. 길모가 내일 빈 받침 재료를 들고 와서 자 둘을 놓는 작은 시험을 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수현에게는 그림에 적힌 관찰 순서가 맞는지만 물었다. 새 방문을 당연히 포함한 부탁은 아니었다. 그는 메모와 맞는 부분만 답했다.
수현은 길모가 손댈 선반을 상상했다. 긴 자와 짧은 자를 같은 칸에서 싸우게 두지 않는 일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다만 오늘의 목수는 아직 그 가게를 보지 않았다. 그는 가능성을 완성품처럼 품에 넣지 않고, 내일은 자기 몸을 먼저 보고 짧은 방문 문의에 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