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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54화

비를 기다리는 자리

본문 5,374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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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백아흔엿새째 백가 문간으로 물이 새자 수현은 통로와 종이를 비우고, 지붕 일꾼 만길에게 범위를 정한 방문 품을 지급했다.

만길의 다음 날 확인에 동의한 수현은 긴 나무 자의 배치를 봐 달라는 새 문의에는 현장 소리와 머무를 시간부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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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흔일곱째 아침, 만길은 약속보다 먼저 지붕을 가리키지 않았다. 그는 함께 온 성인 일꾼에게 문간의 물받이와 안쪽으로 옮긴 응대 자리를 먼저 보여 줬다. 수현은 밤새 바가지에 모인 물을 비우지 않고 남겨 둔 것이 오늘 처음으로 잘한 일처럼 느껴졌다.

조일은 두 사람이 들어올 길을 비웠다. 만길이 높은 곳에 오를 준비를 하는 동안 수현은 안쪽 의자에 앉았다. 쇠붙이를 부딪는 소리가 나자 오른쪽 귀 뒤가 당겼다. 일꾼이 그를 보고 멈추려 하기에, 그는 자기가 더 안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소리가 안 나게 하는 값까지는 못 냈습니다.”

조일이 웃다가 먼저 의자를 옮겼다. 수현은 웃음 뒤에 따라온 작은 울림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오늘의 방문이 가게를 위한 일이라고 해서 자기 몸이 그 소리를 다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만길은 본 부분을 한꺼번에 설명하지 않았다. 처마 안쪽 이음 두 곳 사이로 물이 돌아간 흔적이 있고, 그중 한 곳은 겉의 덮임이 밀려 있었다고 했다. 더 안쪽은 아직 보지 못한 상태였다. 수현은 그러면 어제 물이 떨어진 곳보다 위에서 길이 갈라졌느냐고 물었다.

일꾼은 그렇다고 답했다. 오늘 손댈 곳과 열어 확인한 곳을 따로 짚었다. 수현은 그 손끝이 가리킨 범위를 조일과 함께 아래에서 봤다. 자기 눈으로 지붕 전체를 본 것은 아니었으나, 어디를 보지 못했는지 듣는 일은 할 수 있었다.

값은 어제 적어 둔 범위 안에서 정해졌다. 수현은 임시 보호와 지금 드러난 한 곳의 보수를 맡겼다. 더 넓게 뜯는 일은 오늘 하지 않았다. 만길은 작업 뒤 물이 지나가는 모습을 다시 보고, 다음 비에는 안쪽에서 새 자국이 생기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수현은 지붕이 완전히 나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대답을 먼저 사려고 하면 오늘 받은 설명을 자기가 흐리게 될 터였다. 그는 지금 정한 일을 해 달라고 하고 쓸 돈을 따로 꺼냈다. 장부를 접는 손끝이 한 번 어긋났다.

조일이 그 돈을 세어 줄지 물었다. 수현은 부탁한다고 답했다. 견습은 자기 돈을 그 옆에 놓지 않았다. 대신 수현이 말한 액수와 실제 내놓은 돈을 맞추고 빈 봉투를 돌려줬다. 가게 안에서 도움을 받는 방법이 빚을 새로 지는 것 하나뿐은 아니었다.

일꾼들이 일하는 동안 손님 둘이 왔다. 첫 사람은 문간 안내를 읽고 돌아갔고, 다음 사람은 칼집 입구가 벌어진 물건을 맡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지금 새 수리와 감정은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상대의 눈이 비워진 작업대를 한 번 훑었다.

“가게는 고치는데 칼은 안 고치는군.”

“가게가 머리 위에서 떨어지면 칼 맡길 자리도 없어져서요.”

말을 하고 나니 지나치게 큰 말이었다. 오늘 지붕이 내려앉는다고 들은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곧바로 물이 새는 곳을 고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손님은 알겠다고 하고 다른 수리점의 길을 물었다. 그는 아는 범위의 길을 알려 줬다.

조일이 옆에서 그 정정을 들었다. 수현은 견습을 보며 웃지 못했다. 일이 닫혀 있는 이유를 설명하다 보면 듣는 사람을 빨리 돌려보낼 만큼 큰 위험을 만들고 싶어졌다. 그는 자기가 아는 말을 한 번 더 좁혀야 했다. 오늘 보수는 누수 한 곳과 임시 보호였다.

낮이 되기 전, 만길이 아래로 내려왔다. 함께 온 일꾼은 정리한 도구를 안쪽 통로에 놓지 않고 밖의 자기 짐으로 옮겼다. 수현은 사다리가 사라진 뒤에야 아까보다 밝아진 문간을 봤다. 도구 하나가 빠져도 길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만길은 정한 범위의 일이 끝났다고 말했다. 준비한 물로 바깥의 그 부분을 살피는 동안 수현과 조일은 안쪽을 봤다. 물받이 위에는 새 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래 남아 있던 젖은 돌은 여전히 어두웠다. 조일이 마른 천을 가져오려 하자 만길은 지금 모습부터 같이 보자고 했다.

젖은 자국과 새로 떨어지는 물은 다른 것이었다. 수현은 그 구별이 쉬울 줄 알았다. 그러나 지출한 뒤의 눈은 눈앞의 어두운 돌까지 실패처럼 읽으려 했다. 그는 바가지 안을 보고, 돌의 끝을 보고, 자기 조급함은 대답에서 뺐다.

품을 지급하자 손에 남은 봉투가 얇아졌다. 만길은 다음 비가 온 뒤 새 흔적이 생기면 지금 살핀 구역과 다른 쪽인지 다시 보겠다고 했다. 그때의 방문을 오늘 무료로 약속하지는 않았다. 수현은 연락할 곳과 오늘 손댄 곳을 적은 종이를 받았다.

일꾼들이 돌아간 뒤 조일이 물받이를 치워도 되는지 물었다. 수현은 통로가 넓어지는 것이 반가워 바로 그러라고 하려다가 멈췄다. 다음 비를 보기 전까지 같은 자리에 둘 필요가 있는지 만길에게 먼저 물어 두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아직 떨어지는 물이 없으니 사람 길을 막지 않는 옆으로 옮기고, 돌은 드러내 두자고 했다.

그 정도는 현재 가게를 쓰는 두 사람이 정할 수 있었다. 지붕의 상태를 판정하는 일과 그 아래를 걷는 길을 정하는 일은 서로 닿았으나 같지는 않았다. 조일은 바가지의 자리를 옮겼고 수현은 물이 있던 곳을 가리킨 안내를 고쳤다.

점심에는 묽은 국을 데웠다. 조일이 오늘은 지붕도 밥을 먹었으니 자기들은 적게 먹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지붕은 어제부터 비를 많이 먹어서 밥값을 받았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럼 비가 돈으로 돌아오느냐고 했다. 수현은 자기 그릇을 앞으로 당겼다.

“아직은 나가는 쪽이더라.”

둘이 웃었다. 국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오늘 품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수현은 필요한 끼니는 남겨 두고 다른 지출을 늦추기로 했다. 조일의 별도 품이 들어오는 날을 자기 가게의 기회처럼 세지 않았다. 장부의 빈칸은 그대로 자기 앞에 있었다.

오후에 목공 물자 가게에서 답이 왔다. 긴 나무 자들을 낮은 선반에서 꺼내 다시 놓는데, 두 사람이 다른 끝을 먼저 넣다가 옆 자가 따라 넘어온다는 내용이었다. 손님이 없는 이른 시간에, 주인과 성인 일꾼이 실제 동작을 보여 줄 수 있다고 했다.

그곳의 소리는 물자 묶음이 부딪는 정도이며 큰 절삭 일을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적혀 있었다. 수현은 그 말만으로 편안하다고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짧게 보고 소리가 견디기 어려우면 마치며, 자기는 물건을 들어 옮기거나 정밀 감정하지 않는 조건을 적었다.

두 번 볼 필요가 생기면 두 번째 품은 다시 정해야 한다는 말도 넣었다. 조일이 쌀 한 되를 사러 나가는 길에 그 종이를 전하겠다고 했다. 수현은 가게 심부름과 따로 드는 길인지 물었다. 견습은 바로 옆 골목이지만 들러 기다리는 시간은 생긴다고 답했다.

수현은 그 시간을 맡길지 다시 물었다. 조일은 오늘은 할 수 있다며 짧은 전달 품을 받기로 했다. 예전 같으면 웃고 지나갔을 대화였다. 돈을 다 세는 것이 사람을 멀게 만들까 걱정했지만, 견습은 봉투를 받아 제 주머니에 넣은 뒤 밥그릇을 씻으러 갔다.

답은 해가 기울기 전에 돌아왔다. 목공 물자 가게 주인은 내일 첫 손님을 받기 전 짧은 관찰과 쉬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보여 줄 사람이 있고, 손댈 물건의 수와 꺼낼 순서도 줄여 두겠다고 했다. 수현은 지금 몸으로 그 시간을 감당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는 오늘 지붕의 소리가 남긴 피로부터 살폈다. 손은 컵을 천천히 내려놓을 수 있었고 귀는 더 큰 소리를 원하지 않았다. 내일 아침 상태가 나쁘면 출발 전에 알리고 미룰 수 있다는 조건으로만 답했다.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그 조건을 쓸모없게 만들지는 않았다.

수현은 나가기 전 가게를 누가 볼지도 조일과 정했다. 견습에게는 내일 따로 맞춰 둔 종이 묶음 일이 있었다. 수현이 그 시간에 나가면 문을 잠깐 닫아야 했다. 그는 새 관찰 품 하나를 받기 위해 조일의 일을 먼저 미루고 싶지는 않았다.

“문을 닫으면 돌아오는 사람도 있겠지.”

“지금도 새 수리는 안 받잖아요. 받는 것처럼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 낫죠.”

조일의 말이 맞았다. 그렇다고 가게를 비우는 일이 아무 비용 없는 선택이 되지는 않았다. 수현은 내일 잠깐 닫을 시간을 안내에 붙이고 이미 약속한 물건 인계가 그때 없는지 확인했다. 약속한 손님은 없었다. 확인을 끝내자 그제야 내일 아침이 자기 일정 안에 들어왔다.

조일은 새 품을 받았으니 감정대도 곧 열 수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무엇을 못 보면 그냥 돌아올 것인지 물었다. 수현은 물건이 엉키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봤는데 이유를 말해 달라고 하면, 그날 본 범위만 적겠다고 답했다. 떠날 말까지 미리 정하니 조금 덜 겁났다.

견습은 자기가 나무 자를 쓰던 때를 말했다. 끝을 벽에 기대 놓으면 편했지만 다음 사람이 아래를 먼저 잡으면 윗부분이 흔들렸다. 수현은 그 설명을 내일의 원인으로 옮겨 쓰지 않았다. 대신 보여 달라고 물을 동작이 하나 생겼다고 답했다. 조일도 직접 못 본 가게의 값을 정할 생각은 없었다.

두 사람은 빈 종이에 사람 둘과 선반 하나를 그려 봤다. 조일이 그린 자는 종이 밖으로 나갔다. 수현이 짧게 그리면 되지 않느냐고 하자 견습은 긴 물건 때문에 생긴 일인데 짧게 그리면 자기가 먼저 속는다고 했다. 그는 종이를 돌려 긴 쪽을 세로로 놓았다.

수현은 윤초의 그림 속 작은 사람과 큰 솥을 떠올렸다. 오늘은 조일의 긴 자가 종이를 돌리게 했다. 그림이 맞느냐 틀리느냐보다 무엇을 알아보기 위해 그렸는지가 달랐다. 그는 선반의 실제 높이는 아직 모른다고 빈칸을 남겼다. 모르는 치수가 있는 그림도 질문으로는 쓸 수 있었다.

조일은 그 종이를 자기 것이라며 돌려 달라고 했다. 수현은 웃고 돌려줬다. 내일 쓸 종이는 새로 한 장 골랐다. 견습의 머릿속에서 나온 도움까지 종이째 자기 품으로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조일은 가끔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고, 가끔 자기 그림을 가지고 나가는 사람이었다.

윤초에게는 만길이 다녀갔고 한 곳의 보수와 임시 보호를 마쳤다고 짧게 전했다. 모든 비를 막았다고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방의 종이 받침은 아직 크기를 고르는 중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의 나무 이야기가 같은 날 진전됐지만 서로 값을 메워 주는 일은 없었다.

저녁 무렵 수현은 문을 닫기 전에 안쪽 돌을 다시 봤다. 가장자리의 색이 조금 옅어졌다. 그것을 만길에게 알릴 특별한 발견으로 만들지 않았다. 조일은 내일 나무 자를 보러 갈 때 무엇을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빈 종이와 앉을 시간을 가져간다고 답했다.

견습은 의자를 등에 지고 갈 셈이냐고 했다. 수현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시간을 봉투에 넣느냐고 물었다. 그는 빈 종이를 한 장 펼쳐 머무를 때와 나올 때를 나란히 적었다. 그 사이를 전부 채우지 않고 비워 두자 조금 우스워 보였다.

하지만 내일 그 빈칸 안에서 누군가 실제 물건을 꺼낼 것이다. 수현이 할 일은 그 손의 다음 자리를 보는 데까지였다. 지붕을 고친 대가로 자기 손까지 새것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 범위를 둔 채 종이를 접었다.

불을 끄기 전 문간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바가지 울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수현은 고요함을 누수의 영원한 끝이라고 듣지 않았다. 오늘은 오늘 손댄 자리가 있고, 내일은 나무 자가 엉키는 가게가 있었다. 그는 둘 사이의 밤을 쉬는 데 쓰기로 했다.

15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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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자가 돌아가는 길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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