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쳤는데 문턱 안의 돌은 젖어 있었다. 수현은 백아흔엿새째 아침 그 자리를 보고 전날 윤초의 가방에서 떨어진 물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처마 아래의 물방울이 같은 높이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하늘이 맑아져도 지붕에 남은 물은 곧장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바가지를 받치려다가 사람들이 들어오는 길을 봤다. 문 가운데 놓으면 물은 모여도 발이 걸릴 수 있었다. 조일을 부르니 견습이 먼저 젖은 돌 둘레를 비웠다. 수현은 문간 응대를 잠깐 안쪽으로 옮기겠다는 종이를 새로 썼다.
옛 안내를 버리지는 않았다. 수리와 감정을 새로 받지 않는다는 현재 문장은 그대로 필요했다. 그 아래에 출입할 때 물받이를 피해 안쪽에서 불러 달라는 말을 붙였다. 수현은 이런 작은 안내까지 길게 쓰는 자기 글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조일은 물이 있는 곳만 한 번 더 가리키면 된다고 했다.
그들은 젖은 곳에 천을 깔아 숨기지 않았다. 밟으면 미끄러울 수 있었고 천 아래에 물이 고이는 것도 보이지 않을 터였다. 조일이 먼지 없는 빈 나무 조각을 옆에 놓아 통로를 구분했다. 그것은 비를 막는 수리가 아니었다. 오늘 누구의 발이 어디를 지날지를 바꾼 임시 응대였다.
수현은 지붕을 올려다봤다. 눈으로 보이는 처마 끝과 물이 실제 들어온 곳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나무의 결을 듣는 것도 그의 결청이 할 일이 아니었고, 오늘 손과 귀를 시험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그는 사다리가 있는 쪽으로 가지 않았다.
문제는 값이었다. 수현은 길모에게 문의하면 사람을 부르는 품부터 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백가의 감정대는 닫혀 있었고 새 수입은 작은 두 번의 관찰 품이 전부였다. 조일이 밖에서 받은 돈은 견습의 것이었다. 지붕은 자기 가게의 것이었고 두 사실을 바꿔 적을 수 없었다.
그는 장부에서 현재 쓸 수 있는 돈을 살폈다. 식비까지 모두 빼면 당장 부를 수는 있었으나 다음 며칠이 불편해졌다. 그렇다고 비가 한 번 더 올 때까지 기다리면 값이 줄어든다고 아는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조일에게 길모의 현재 문의 경로로 소식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견습은 종이에 뭘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비가 그친 뒤에도 문턱 안으로 물이 떨어지고, 지금은 통로를 비워 받치고 있으며, 지붕 위는 보지 않았다고 적었다. 길모가 지붕 일을 하는지는 먼저 물어야 했다. 나무를 다룬다고 모든 높은 곳의 물을 맡는 사람은 아니었다.
소식은 점심 전에 돌아왔다. 길모는 자기가 지금 지붕을 열어 보는 일은 맡지 않지만 함께 일한 적 있는 성인 지붕 일꾼에게 문의를 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일꾼의 이름은 백가와 관계없는 장인이었고 오늘 올 수 있는지는 아직 몰랐다. 수현은 방문 품과 살펴볼 범위부터 답을 구했다.
기다리는 동안 조일은 장부가 젖을 수 있는 앞쪽 선반을 가리켰다. 수현은 그 위를 모두 덮으려다가 물이 현재 닿은 범위를 봤다. 무조건 천을 씌우면 평소 꺼내는 물건의 위치가 가려졌다. 둘은 앞쪽 선반의 종이만 마른 안쪽으로 옮기기로 했다. 봉인된 증거품을 여는 일이나 보관 절차를 바꾸는 일은 없었다.
견습이 상자 하나를 들어 옮겼다. 수현은 다른 쪽 끝을 들지 않았다. 빈 선반의 높이를 말해 주고 놓일 자리를 비웠다. 조일은 두 번 나눠 가는 편이 낫겠다며 무거운 묶음을 그대로 두었다. 수현은 한 번에 할 수 있다고 재촉하지 않았다. 가게 한쪽을 비우는 데 오전이 거의 갔다.
조일은 이렇게 비우니 원래 탁자가 큰 줄 알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물이 조금만 더 새면 더 큰 가게를 얻게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 방식으로 넓어지면 방도 없어질 거라고 했다. 둘이 웃다가 바가지에서 떨어진 물소리를 들었다. 웃음 뒤에 해결되지 않은 실제 지출이 남았다.
낮에 지붕 일꾼 만길에게서 답이 왔다. 오늘 오후 짧게 외부와 접근 가능한 안쪽을 보고 물길을 추정하는 방문은 가능했으나, 열어 확인하지 않고 수리 범위와 총값을 확정하지는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수현은 정한 방문 품을 받아들이고 현재 물받이와 비운 통로를 그대로 두었다.
만길은 약속한 때에 왔다. 길모가 동행하지는 않았다. 일꾼은 자기가 들은 내용을 되읽고 물이 떨어지는 곳을 봤다. 조일이 바가지를 치워 드릴까 묻자 먼저 현재 떨어지는 모양을 보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가 지붕을 보자마자 원인을 말해 주길 바라던 마음을 눌렀다.
만길은 바깥의 접근 가능한 곳과 처마 안쪽을 차례로 봤다. 더 높은 곳은 준비된 다른 일꾼과 장비가 있을 때 살펴야 한다고 했다. 수현에게 사다리를 잡아 달라고 하지 않았다. 수현도 그가 혼자 왔다는 이유로 옆의 손을 자청하지 않았다. 오늘 합의한 방문은 그 준비를 결정하는 데까지였다.
“물 떨어지는 데만 막으면 옆으로 갈 수 있소.”
만길이 말했다. 수현은 그렇다면 바가지가 하나 더 필요해질 수도 있겠다고 했다. 일꾼이 웃지는 않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답했다. 수현도 웃음을 거두고 현재 보이는 나무와 이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만길은 일부 이음의 상태를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후한 부분이 보인다는 말은 지붕 전체를 갈아야 한다는 뜻과 달랐다. 그는 오늘 볼 수 없던 안쪽까지 멀쩡하다고 하지 않았다. 수현은 방문 품을 실제로 지급하고 다음 확인과 임시 보호에 드는 각각의 예상 범위를 적어 받았다.
확인 뒤 값이 바뀔 수 있는 부분도 따로 적혔다. 수현은 숫자를 오래 봤다. 일꾼은 바로 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비가 다시 오기 전에 현재 물길을 더 넓게 만들 수 있는 쪽은 살피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권유와 오늘 확정한 일의 값을 섞지 않았다.
그는 현재 준비된 임시 보호를 전문 일꾼이 맡는 것과 다음 확인 방문을 함께 요청하기로 했다. 날짜와 함께 올 사람, 접근 방법은 만길이 가능한 조건을 확인해 다시 답하기로 했다. 수현은 아직 끝나지 않은 지붕을 이미 고쳐졌다고 종이에 쓰지 않았다. 돈을 한 번 냈다고 비가 다음 번에 들어오지 않을 보장은 없었다.
만길이 떠난 뒤 조일은 자기가 보탤 돈을 먼저 꺼내지 않았다. 대신 장부의 옮긴 자리를 묻고 자기 일을 계속했다. 수현은 그 침묵에 고마우면서도 조금 겁이 났다. 예전에는 둘이 한 가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서로의 돈과 시간을 한 묶음처럼 느꼈다. 이제 그 묶음을 풀면 자기 몫의 무게가 더 또렷했다.
그는 그 무게를 견습에게 원망처럼 말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 지붕 방문 품은 가게 비용으로 자기 장부에 적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조일은 알겠다고 답했다. 가게를 비운 오전의 시간과 옮긴 물건의 순서는 별도로 적었다. 돈만 정확하다고 일한 손이 저절로 남는 것은 아니었다.
윤초가 온 것은 만길이 떠난 한참 뒤였다. 그녀는 문간의 안내를 읽고 안쪽에서 불렀다. 수현은 물을 밟지 않는 쪽을 가리켰다. 그녀는 지붕에 무슨 일이 났느냐고 묻고, 그가 실제 들은 범위까지만 설명하는 것을 기다렸다.
수현은 값이 아깝다고 말했다. 윤초는 당연히 아깝겠다고 답했다. 사람을 안전하게 부른 좋은 선택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지 않아 그는 조금 편해졌다. 그런 말을 들으면 자기가 걱정하는 돈이 부끄러운 마음처럼 작아질 것 같았다. 그는 다음 며칠의 식비를 다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도와줄 돈이 필요하냐고 바로 묻지 않았다. 수현도 그녀가 어제 받은 품을 오늘 지붕에 놓아 주길 바라지 않았다. 윤초는 자기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설명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그게 좋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말을 앞으로 어떤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맹세로 만들지 않았다.
윤초는 길모에게 자기 방의 작은 종이 받침을 실제로 문의했다고 했다. 자리를 보고 높이를 정하는 방문과 만드는 값이 따로 들 수 있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이었다. 수현은 지붕값을 들은 뒤라 나무 받침이 사치처럼 느껴지려는 자기 마음을 알아챘다. 그녀의 돈과 자기 지붕은 다른 물건이었다.
그는 어떤 자리에 놓으려 하느냐고 물었다. 윤초는 낮은 탁자에 메모를 세워 두면 손목을 덜 꺾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얼마나 편해지는지는 만들어 보기 전에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가게에 있는 상자를 그냥 가져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쓰는 장소를 보자고 했던 길모의 말이 이제 이해됐다.
둘은 안쪽의 좁아진 탁자에 나란히 앉았다. 윤초가 메모를 보여 줬다. 첫 줄은 아직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대신 받는 사람이 바뀌는 구간을 세 개의 작은 그림으로 그렸다. 솥은 그저 둥근 두 점처럼 보였다. 수현이 어느 것이 솥이냐고 묻자 그녀가 모두 솥이라고 답했다.
“그럼 가운데 사람은 왜 솥보다 작지.”
“그 사람이 작게 그려졌으니까.”
수현이 웃었다. 그녀는 자기 그림을 모루 위의 설계도처럼 정확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고 했다. 말이 건너가는 사람을 구분하려고 그린 것뿐이었다. 그는 그림 안에 자기 직업의 치수를 넣으려던 손을 거뒀다. 제대로 쓸 수 있는 허술한 그림도 있었다.
윤초는 내일 표국에 메모 한 장을 보내 추가 질문이 있었던 지점만 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 설명을 무료로 계속하겠다는 약속은 아니었다. 담당자에게 돌아온 반응이 있으면 듣고, 다시 부를 때는 그때의 범위를 정할 생각이었다. 수현은 그 선택을 듣고 자기도 명주의 계산판 소식을 계속 자기 품처럼 쥐고 있었는지 생각했다.
수현은 조일에게 받은 그릇 가게의 마지막 전갈을 떠올렸다. 종이가 두 장 겹치는 일은 아직 있었고 계산판은 쓰이고 있었다. 그 사실이 자기에게 무한한 수리 약속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는 윤초에게 다음 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새로 생겼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기다리고 싶지만 그때까지 계속 같은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잠깐 뒤 조일이 안쪽으로 와서 건너편 목공 물자 가게에서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길모가 백가의 제한된 관찰 품을 설명했고, 그 주인은 긴 나무 자를 놓고 꺼내는 순서가 서로 엉키는 자리를 봐 줄 수 있는지 묻고 있었다. 무기 감정이 아니라 물건의 배치에 대한 문의였다.
수현은 곧장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다. 오늘은 지붕 문제로 이미 오래 응대했고 손과 귀도 지쳐 있었다. 그는 실제 자리의 소리와 머무를 시간, 누가 물건을 들어 보일지부터 알려 달라고 답했다. 길모가 말했다는 이유로 자기의 두 번 품이 모든 가게에 그대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었다.
윤초는 그 말을 듣고 자기 메모를 접었다. 수현이 새 일에 마음이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붕값이 필요해서인지, 다시 물건의 자리를 보고 싶어서인지 둘 다인지 아직 나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녀는 지금은 둘 다여도 되지만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빗물을 막기 위해 새 품을 무리하게 받으면 지붕보다 먼저 자기 손이 더 비게 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부끄럽게 감추고 좋아서만 한다고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문의를 다음 날의 빈 종이 위에 놓았다. 수락과 방문 날짜는 적지 않았다.
해 질 무렵 만길의 답이 왔다. 필요한 동료와 준비를 확인해 다음 날 오전에 현재 물길을 더 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수현은 그때의 방문과 정한 범위에 동의했다. 가게 앞쪽은 그때까지 비워 두기로 했다. 오늘의 임시 응대가 내일 아침에도 이어졌다.
윤초와는 문간에서 짧게 인사했다. 그녀가 먼저 돌아갈 길을 골랐고 수현은 따라나서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다음 만남의 날짜를 지금 정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그림에 있던 작은 사람과 큰 솥을 한 번 더 떠올리며 웃었다. 같은 크기로 그리지 않아도 건너가는 손은 알아볼 수 있었다.
밤에 조일이 바가지를 비웠다. 수현은 문턱을 닦고 물받이를 다시 두는 순서를 옆에서 확인했다. 조일이 내일 아침에도 이 자리에 놓겠다고 했다. 수현은 내일은 일꾼이 먼저 볼 수 있게 그대로 두자고 답했다. 사소한 물건 하나가 다음 사람의 일에 닿는 방식이었다.
그는 장부를 닫았다. 지붕은 고쳐지지 않았고 감정대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지불한 방문 품과 내일 확인할 범위는 정해져 있었다. 새 문의는 다른 종이에 남았다. 수현은 그 종이들을 한 장으로 겹쳐 묶지 않았다. 각각 풀어야 할 끝이 밖으로 보이도록 놓고 불을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