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소의 빈 그릇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수현은 그릇을 보자마자 두드려 보고 싶은 자기 손을 먼저 봤다.
백일흔여드레째 낮, 그는 성안 진료소의 정한 자리에 앉았다. 기록 두 장을 먼저 건넸고 검사 자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원은 그 말의 뜻을 물었다. 수현은 금속의 떨림을 손끝으로 듣는 일을 다시 하고 싶지만 지금 그 감각을 보여 주러 온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말하고 나니 오늘의 순서가 조금 분명해졌다.
의원은 먼저 일상에서 불편한 동작을 물었다. 밥을 먹고 그릇을 옮기는 일, 붓을 잡고 읽는 일, 큰 소리가 났을 때 멈추는 일을 들었다. 수현은 잘되는 날만 말하지 않았다. 전날 문이 울린 뒤 안쪽으로 옮겨 앉았다는 것도 말했다. 의원은 현재 손을 살피는 동안 바로 좋아질 날을 예언하지 않았다. 수현은 그 침묵 속에서 자기 대답을 기다렸다.
가벼운 물건을 잡았다 놓는 확인이 있었다. 수현은 괜찮아 보이려고 손가락을 세게 오므리지 않았다. 평소처럼 하려 해도 남이 보는 앞에서는 힘이 들어갔다. 의원이 현재 불편하면 멈추라고 하자 그는 손을 폈다. 떨림은 잦아들었다 다시 왔다. 그가 숨길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목재 그릇은 검사 시편이 아니라 현재 동작을 보는 물건이었다.
귀의 불편도 말로 받았다. 일부러 큰 소리를 들려 견디는 시험은 하지 않았다. 수현은 일을 멈춘 뒤에도 말이 또렷하게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했다. 정확히 얼마인지는 날마다 달라 적지 못했다. 의원은 모르는 시간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수현은 자기 장부에서 남에게 자주 하던 말을 오늘 자기 몸 앞에서 들었다.
그는 결청을 짧게 한 번 쓰면 현재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의원은 그 감각 자체를 여기서 판정할 수 없으며 불편을 다시 키우는 일을 진찰의 증거로 삼지는 않겠다고 했다. 수현은 조금 실망했다. 그래도 그 답이 자기가 듣고 싶던 재개 허가보다 정확하다는 것은 알았다. 손끝의 특별한 능력이 오늘의 몸을 설명하는 유일한 말은 아니었다.
의원은 현재 정밀 감정을 다시 맡아도 된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손 떨림과 소리에 대한 불편이 남아 있었고, 오래 집중할 때의 피로도 더 살펴야 했다. 수현은 눈을 내렸다. 닫힌 감정대가 눈앞에 없는데도 덮개의 모양이 보이는 것 같았다. 의원은 그의 표정을 해석하지 않고 지금 들은 말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물었다. 그는 새 감정은 아직 받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 다른 일도 전부 그만둬야 합니까?” 수현이 물었다. 의원은 그 질문을 다시 나눴다. 어떤 자세와 시간으로 어떤 물건을 다루는지에 따라 현재 부담이 달랐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섬세한 소리를 오래 듣는 일과, 짧게 앉아서 눈으로 비교하는 일을 같은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름만 가벼운 일이라도 몸이 힘들면 멈춰야 했다.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직업을 대신 정해 주는 답은 아니었다.
수현은 나무틀을 보는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아직 물건을 받지 않았고 정한 자리에서 현재 배치를 눈으로 볼 수 있을지 묻는 단계였다. 의원은 자기가 틀의 안전을 보증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현재 몸의 부담을 줄일 방식과 그만둘 조건을 맞출 수는 있었다. 수현은 그 차이를 받아 적었다. 몸의 진찰을 나무틀 수리 자격으로 바꾸지 않았다.
그는 내일 낮 짧은 시각 확인을 받는다면 쉬어 앉을 자리가 있고 무거운 물건은 다른 사람이 움직이며, 귀가 날카로워지거나 손 떨림이 커지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은 실제 현장에서 그 조건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라고 했다. 아픈 것을 참아 품을 마치는 일로 만들지 말라는 뜻도 있었다. 수현은 그 문장이 자기에게 꽤 어려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의원은 어려운 것을 알면 먼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한 진료 대금을 치렀다. 지금 받은 것은 현재 상태의 확인과 다음에 볼 경과였다. 한 번의 진찰로 손이 나았다는 영수증은 아니었다. 의원은 새 불편이 커지거나 현재와 다른 문제가 생기면 정한 경로로 다시 문의하라고 했다. 수현은 돌아갈 때 손에 같은 기록을 들었다. 기록 위에 없던 새 자격은 생기지 않았다. 다만 몸을 숨기지 않고 설명한 하루가 생겼다.
밖에는 가는 비가 내렸다. 진료소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떨어졌다. 수현은 우산을 급히 펴려다 손이 꼬여 멈췄다. 옆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먼저 지나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리를 비켰다. 남을 먼저 보내고 천천히 자기 우산을 폈다. 빨리 하지 않아도 비는 같은 비였다. 자기 늦음을 변명할 상대도 없었다.
나루 쪽 길목에서 정완을 만났다. 공방 일꾼은 천 꾸러미를 가져오지 않았다. 수현은 어제 말을 실제로 들었다는 것을 보고 조금 숨을 놓았다. 정완은 지금 답을 들어도 되는 때냐고 먼저 물었다. 수현은 잠깐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감정 재개는 하지 않으며 나무틀의 짧은 배치 확인은 조건을 맞춘 뒤 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방에서는 현재 틀을 쓰지 않고 있었다. 물건은 공방 안 정한 자리에 놓였고 검이나 빈 검집도 따로 받았다고 했다. 정완은 틀만 볼 때 소리를 내야 하는지 물었다. 수현은 결청도 타격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금 어떤 자리를 받치고 있는지 눈으로 보는 일이었다. 그 이상은 따로 말해야 했으며 목재 수리를 대신 약속하지 않았다. 정완은 공방 주인에게 그 범위를 전하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가 그냥 값을 물을 줄 알았다. 정완의 다음 질문은 의자를 어디에 놓으면 되느냐는 것이었다. 몸의 조건을 말한 뒤 처음 받는 실제 물음이었다. 수현은 틀을 보기 위해 몸을 오래 숙이지 않아도 되는 자리면 좋겠다고 답했다. 사람이 앉을 수 있다는 말과 실제로 볼 자리가 있다는 말은 달랐다. 정완은 현재 배치를 확인해 다시 알려 주겠다고 했다. 오늘 약속은 거기서 멈췄다.
백가에 돌아오자 조일이 젖은 옷을 둘 자리를 비웠다. 견습은 의원이 뭐라고 했느냐고 묻고 바로 대답하라고 서두르지 않았다. 수현은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감정대는 아직 닫는다고 말했다. 조일은 알겠다고 했다. 그다음 짧은 시각 확인을 조건에 맞춰 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견습은 일 이름이 길어질수록 돈도 같이 길어지는지 물었다. 수현은 그건 전혀 아니라고 웃었다.
오늘 진료 몫을 장부에 따로 적었다. 조일의 수입과 합치지 않았다. 남은 생활비는 전날보다 줄었고 새 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수현은 그 줄을 보기 싫다고 장부를 닫지 않았다. 받아야 할 돈도 아직 없었다. 견습은 자기 연습 종이에 틀 그림을 그리려다가 물건을 못 봤으니 그리지 않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림 속에서 먼저 고쳐 놓으면 현장이 억울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초는 약속한 짧은 때에 왔다. 비가 조금 그친 뒤였다. 그녀는 젖지 않은 쪽 소매로 손목을 받치고 앉았다. 수현은 진찰의 실제 답을 전했다. 다 나았다는 말도, 영영 못 한다는 말도 듣지 않았다. 지금 정밀 감정의 재개를 말할 근거가 없다는 답이었다. 윤초는 그 문장을 한 번 더 물었고 그는 같은 뜻으로 대답했다. 둘은 없는 끝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실망했다고 말했다. 숨기면 오늘 진찰이 잘됐다는 이야기만 남을 것 같았다. 윤초는 그 말을 듣고 잠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수현이 잘 참았다고 칭찬하지 않았다. 내일 갑자기 검을 맡아 실망을 없애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그럴 생각이 스쳤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문의 범위를 더 좁게 설명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그 말은 자기 자신에게도 다시 하는 답이었다.
윤초는 손을 잠깐 잡을지 물었다. 수현은 좋다고 답했다. 그녀의 편한 쪽 손을 받았지만 손목을 돌리게 하지 않았다. 그의 손끝에 작은 떨림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줄었는지 세지 않았다. 수현도 이 손을 잡으면 얼마나 좋아지는지 시험하지 않았다. 둘은 그냥 앉아 있었다. 바깥에서 수레가 지나갔고 그는 어깨를 조금 내렸다.
조일이 차를 놓고 자기는 밖의 빗물받이를 보러 가겠다고 했다. 수현은 위험한 곳을 혼자 만지지 말라고 했다. 견습은 물이 넘치는지 눈으로 보고 이웃 담당에게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현은 자기 말이 너무 멀리 갔다며 웃었다. 윤초도 웃었다. 모든 문장에 미리 큰 책임을 붙이면 실제 작은 일도 묻기 어려워졌다. 조일이 문을 열고 나갔다.
윤초는 수현이 내일 보는 틀에 검이 올라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답했다. 그 차이가 서운하냐고 그녀가 묻자 그는 조금 그렇다고 했다. 그래도 틀이 기우는 이유가 실제로 달라질 수 있다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윤초는 검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나무를 보면 안 되는 것은 아니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그 말이 좋았다. 새 일을 옛 일의 대체품으로만 부르지 않아도 됐다.
그녀가 돌아간 뒤 정완의 회신이 왔다. 공방 주인은 검과 검집을 분리하고 현재 틀만 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물건을 옮기는 역할과 의자도 실제로 받았다. 목재 수리의 품은 정하지 않았고 현재 배치 시각 확인과 짧은 설명의 값을 먼저 물었다. 수현은 가능한 시간과 범위, 중단할 때의 처리를 짧게 써 보냈다. 가격을 올려 불안을 감추거나 공짜로 몸을 시험하지 않았다.
합의는 저녁에 실제로 왔다. 내일 낮 한 차례, 정한 짧은 범위였다. 수현은 감정대를 여는 날로 장부에 쓰지 않았다. 무게를 들지 않고 눈으로 현재 배치를 보는 품이었다. 조일이 함께 가서 그의 말을 대신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니라고 했다. 견습의 시간도 자기 설명의 빈 자리에 자동으로 붙이지 않았다. 필요하면 실제 기록 보조의 범위를 따로 정해야 했다.
정완은 길모도 목재 쪽 질문을 받을 수 있는지 내일 함께 물을 생각이라고 했다. 수현은 그 사람의 과거 사본 분쟁을 이번 틀과 섞지 말아 달라고 답했다. 정완은 그 이야기는 공방 일과 별도로 알고 있으며 틀의 목재 수리 때문에 묻는 것이라고 했다. 수현은 여기 없는 길모의 수락을 대신하지 않았다. 내일 누구의 손이 실제로 오는지는 내일 답으로 알 수 있었다.
밤에 수현은 진료 종이를 다시 꺼냈다. 그의 손은 여전히 종이를 들었고 금속을 듣지 않았다. 그는 오늘의 실망을 종이 밑에 숨기지 않고 자기 기록의 마지막에 짧게 적었다. 진찰을 받았고 감정은 아직 닫았다. 내일은 나무틀이 지금 어느 바닥을 딛고 있는지 볼 것이다. 그 문장은 희망보다 작았지만 실제로 지킬 수 있는 하루의 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