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초는 새 문보다 수현이 문을 닫는 쪽을 먼저 보았다.
백쉰다섯째 늦은 낮, 두 사람은 가게 가까운 의자에서 만났다. 아침에 서로의 가능한 때와 몸 상태를 맞췄다. 수현은 손 떨림은 남아 있지만 오늘 귀는 어제보다 편하다고 말했다. 윤초는 오른손목을 오래 들고 있지 않을 짧은 만남이면 좋겠다고 답했다.
수현은 접수 끝을 지키고 문을 닫았다. 조일은 이미 자기 볼일을 보러 나갔다. 새 손잡이는 오래 힘을 줄 필요 없이 움직였다. 문은 낮은 소리를 내며 닫혔고, 그는 그 소리를 좋아하면서도 몇 해를 버틸 것이라고 자기 마음에서 먼저 보증하지 않았다.
윤초가 어제보다 덜 피곤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현은 지금 얼굴만 보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그 말이 차갑게 들렸을까 걱정했다가 오늘 상태를 좀 더 말하고 싶어서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알겠다고 하고 자기 팔을 놓을 자리를 먼저 골랐다.
그는 작은 종이 싸개를 들고 왔다. 둘이 먹을 만한 부드러운 떡이 들어 있었다. 윤초는 손목 때문에 나누기 어려운 것인지 물었다. 수현은 이미 작은 조각으로 받은 것이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먹어도 된다고 답했다. 그 설명 뒤에 그녀가 한 조각을 골랐다.
“이건 검수 안 해도 되겠소?”
수현이 물었다. 윤초는 자기 몫은 입으로 보겠다고 했다. 그가 그것도 감정이냐고 묻자 그녀는 아니고 간식이라고 답했다. 말이 짧아져 둘은 웃었다. 수리점과 표국을 벗어난 순간마다 모든 말을 새로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바람이 의자의 끝을 지나갔다. 물가까지 가기에는 오늘 자리가 더 가까웠다. 수현은 지난번 혼자 물소리를 들으러 갔는지 물었다. 윤초는 짧게 다녀왔고 나루에서 좀 떨어진 평지에 앉았다고 답했다. 그는 누구를 만났는지 이어 묻지 않았다.
그녀는 한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고 먼저 말했다. 그 말은 알리러 온 것이 아니라 그 저녁을 설명하다 나온 말이라고 덧붙였다.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잘 다녀오라고 쓴 뒤 편지가 오지 않자 조금 기다렸다는 것도 숨기지 않았다.
“그 기다림은 당신이 잘못해서 생긴 건 아니오.”
그가 말했다. “내가 편지 온 소리를 좋아하게 됐소.”
윤초는 자기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매번 무사히 다녀왔다는 말을 써 보내기로 하지는 않았다. 둘은 자주 알고 싶은 마음과 늘 알려야 할 의무를 같은 곳에 묶지 않았다. 수현은 그 구분을 말할 때 조금 아쉬운 자신의 마음도 그대로 들었다.
그는 어제 가게 문을 고치며 생각한 일을 꺼냈다. 천 하나가 없으니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 길에 드러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윤초는 쉬는 자리가 보이는 것이 불편했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그렇기도 했고 손님을 못 받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자기도 표국에서 팔을 쉬면 사람들이 이유를 먼저 묻는다고 했다. 어떤 날은 설명할 수 있고 어떤 날은 이미 들은 사람에게까지 다시 말하기 싫었다. 수현은 그 말이 자기 이야기와 닮았다고 느꼈지만 완전히 같다고 덮지 않았다. 그녀의 일터에는 그가 본 적 없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오늘 자기 상태를 길게 들려주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말해 달라고 했다. 윤초는 오늘은 듣고 싶다고 답했다. 다만 모든 통증을 듣는 사람이 자기 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렵겠다고 덧붙였다. 수현은 자격과 몸의 현재 확인은 여전히 정한 경로에서 따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초는 그럼 지금 자기는 연인으로 들을 수 있겠다고 했다. 그 말에 수현의 귀 끝이 조금 더워졌다. 이미 입맞춤하고 서로의 다음을 물었어도 말 하나가 새로 닿을 때가 있었다. 그는 자기도 그 이름으로 그녀의 저녁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답했다.
그녀는 남은 떡을 내려놓고 수현을 보았다. 둘은 오늘 무엇이 된 것인지 거창하게 새로 맹세하지 않았다. 이미 이어 온 사이를 자기가 부르고 싶은 이름으로 한 번 불렀다. 수현은 의자 끝에 놓인 자기 손이 조금 떨리는 것을 보며 손을 잡고 싶은지 물었다.
윤초는 왼손을 내밀었다. 그는 힘을 주지 않고 손가락 가까이에 손을 놓았다. 오늘은 손바닥이 어제보다 조금 더 닿았다. 그 사실을 회복의 증거로 세지는 않았다. 따뜻한 손이 옆에 있었고, 편한 때 놓아도 되는 짧은 틈이 생겼다.
멀리서 짐수레가 지나갔다. 수현은 잠깐 말을 멈췄다. 윤초가 손을 놓을지 묻자 그는 지금은 그대로 있어도 좋다고 답했다. 소리가 지나간 뒤 자기가 다시 말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그 사이 떡 싸개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자기 무릎으로 눌렀다.
그는 어제 문을 고친 비용이 예상보다 생활 가까이에 닿았다고 말했다. 윤초는 돈이 급히 필요한지 물었다. 수현은 지금 빌리려는 이야기는 아니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기 가게가 언제나 잘 돌아가는 척하고 싶어져 말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그 설명을 들었다.
“나도 한 달 일한 몫이 전부 남는 건 아니오.”
윤초가 말했다. “그렇다고 같이 먹은 떡을 지금 돌려줄 수는 없군.”
수현이 웃었다. 그는 그 떡값은 이미 낸 자기 선택이라고 말했다. 둘은 서로의 생활비를 합칠 약속도, 어려우면 반드시 돈을 빌려 달라는 서약도 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 만남의 값을 한 사람이 짐작해서 전부 정하지 말자는 말은 나누었다.
윤초는 가끔 돈을 적게 쓰는 곳을 먼저 제안해도 창피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현은 가까운 의자는 오늘도 자기에게 충분히 좋은 곳이라고 답했다. 그 말이 값싼 만남만 영원히 하자는 선언은 아니었다. 오늘의 바람과 떡과 그녀가 있는 자리에 실제로 만족하고 있었다.
해가 의자의 등받이를 비켜 갔다. 수현은 윤초가 팔을 조금 고치는 것을 보고 계속 앉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잠깐 일어나 걷고 싶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손을 놓고 각자 몸을 일으켰다. 짧은 평지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을 골랐다.
걷는 동안 그는 어제 윤초를 오래 들이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잠깐 아쉬웠지만 그가 피곤하다고 말해 줘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들어갔다가 불편한 얼굴을 보고 자기가 더 빨리 나가야 할지 눈치를 보는 것보다 낫다는 답이었다.
수현은 다음에도 그렇게 말하겠다고 했다가, 늘 잘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고쳤다. 윤초는 자기 역시 바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다. 둘은 서운함이 생길 때 다시 묻기로 했다. 한 번의 좋은 대화로 다음 다툼까지 미리 고쳐 두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 죽집 앞을 지났다. 여자는 작은 그릇 셋을 씻고 있었다. 수현과 인사를 나누었지만 솥 이야기를 다시 하지 않았다. 윤초는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이번 주에 자기 가게에 왔던 손님이라고만 답했다. 그녀가 더 묻지 않아 그만큼의 소개로 지나갔다.
의자 옆에서 헤어질 때 수현은 입맞춤을 물었다. 윤초는 오늘은 여기서 짧게 좋다고 답했다. 닿았다 떨어지자 그녀가 먼저 웃었다. 그는 왜 웃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떡을 먹기 전에 물을 마실 걸 그랬다고 했다. 수현은 자기 입에도 같은 단맛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떡을 나누어 가져갈지 물었다. 윤초는 자기 몫으로 작은 것 둘을 골랐다. 전부 가져가라고 미루거나 누가 더 양보하는지 겨루지 않았다. 그녀는 표국 쪽으로, 수현은 닫힌 가게 쪽으로 걸었다. 두 사람의 길은 당장 같은 문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게에 돌아오니 조일도 조금 전에 들어와 있었다. 견습은 자기 약속에서 들은 우스운 말 하나를 들려줬다. 수현은 윤초가 어떤 이름으로 자기를 불렀는지 옮기지 않았다. 조일이 묻지 않은 사적인 자리에 설명을 모두 펴 놓을 필요는 없었다.
그 대신 남은 떡 중 자기 몫 하나를 먹을지 물었다. 견습은 배가 부르니 저녁 뒤에 고르겠다고 했다. 수현은 지금 받아야 한다고 밀지 않았다. 작은 음식 하나를 내밀면서도 상대의 때를 남길 수 있었다. 그는 싸개를 마른 접시 위에 놓았다.
저녁 접수에는 전갈 맡은 사람의 새 질문이 있었다. 주문을 읽는 일에 관해 조일의 현재 가능한 때와 값을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수현은 대신 받은 일이 아니라 문의로 남겨 두었다. 견습은 원래 주문에서 자기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범위부터 물어보겠다고 했다.
이번 일은 목공 안내와도 달랐다. 운반 계약의 비밀이나 물건의 품질 감정까지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조일은 직접 상대와 맞추기 전에는 자기 모레가 비었다는 사실만 적었다. 한 번 품을 받은 경험이 앞으로의 모든 주문을 맡는 허락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견습이 장부를 닫는 때를 기다렸다. 자신의 대기 중인 확인에는 아직 새 답이 없었다. 손이 편한 날을 하나 보냈다고 그 줄을 수리 완료로 바꾸지 않았다. 윤초와 나눈 말도 그 줄을 대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오늘이 빈 날인 것은 아니었다.
조일이 문을 닫아 보며 어제보다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수현은 한 번 더 세게 밀어 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견습은 알고 있다며 가볍게 놓았다. 고친 문은 낮은 소리로 자리에 닿았다. 그 소리를 듣고도 수현의 손끝에는 작은 떨림이 남아 있었다.
그는 가게 유지비를 다시 보았다. 남은 돈과 기다리는 대금, 아직 받지 않은 문의는 각각 다른 곳에 있었다. 지금 답이 없는 돈을 오늘 저녁에 더하지 않았다. 조일의 새 품을 가게의 새 수입으로 세지도 않았다. 그래야 내일 얼마를 써도 되는지 물을 수 있었다.
견습이 자기 돈으로 작은 붓집을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현은 필요한 물건을 골랐느냐고 물었다. 조일은 아직 두 가지 중 고르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쪽이 오래 간다고 대신 판정하지 않았다. 문을 고치는 데 쓰지 않은 돈이 견습의 선택으로 남아 있는 것이 좋았다.
밤에 방으로 올라가 수현은 납작한 돌을 보았다. 윤초의 방에는 둥근 돌이 있다는 말을 기억했다. 두 돌을 함께 놓아야 사이가 깊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기 서랍에서 보내지 않은 음식 이름 종이를 꺼내 오늘 먹은 떡 옆에 작은 점을 하나 찍었다.
그 점은 감정의 완료 표시도, 몸의 회복을 세는 획도 아니었다. 자기가 먹고 싶었던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었다는 표시였다. 그는 종이를 다시 넣었다. 내일 조일이 새 문의를 읽으면 또 다른 값이 시작될 수 있었다. 수현은 아직 생기지 않은 일을 오늘 밤의 품으로 당겨오지 않았다.
창을 닫을 때 바람이 들어왔다. 아래층의 문은 제대로 닫혀 있었고 위층의 작은 창은 자기 손으로 천천히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가능한 만큼만 당겼다. 오늘 닫는 사람의 손이 내일 여는 일을 전부 약속하지 않아도, 방에는 쉬어 갈 밤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