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을 떼면 가게가 안쪽까지 보일 거라고 조일이 말했다.
백쉰나흘째 아침, 수현은 닫힌 문 뒤의 낮은 의자에 앉았다. 장운은 어제 답한 때보다 늦지 않게 왔다. 오늘은 읽는 종이를 부탁한 사람이 아니라 목공 일을 하러 온 사람이었다. 그는 조일이 준비해 둔 빈 탁자를 보고 문짝을 놓을 곳부터 골랐다.
수현은 자기 물건 중 어디를 비우면 되는지 물었다. 장운은 경첩 쪽과 바닥을 먼저 본 뒤, 문을 떼어야 한다면 두 사람이 받칠 자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일을 그 두 사람 중 하나로 세지 않았다. 함께 온 성인 목수가 자기 짐을 풀었다.
장운이 문을 움직이는 동안 수현은 귀가 불편해 안쪽으로 더 물러났다. 눈앞에서 고치는 것을 끝까지 보지 않아도 일은 진행됐다. 못이 빠지는 소리에 손이 작게 굳었다. 그는 천 위에 손을 내려놓고 목공에게 소리를 잠깐 앞서 알려 줄 수 있는지 부탁했다.
“오늘 값을 먼저 말하겠소.”
장운은 그렇게 한 뒤 지금 확인한 상태와 맡을 범위를 설명했다. 문짝 하나의 걸림과 경첩 자리의 보수가 대상이었다. 가게의 모든 틀을 오래 버티게 한다는 약속은 아니었다. 열어 보아 추가 손상이 나오면 더 하기 전에 수현을 부르기로 했다.
수현은 실제 비용을 들었다. 값이 생각보다 컸다. 아니, 자기가 요즘 쓸 수 있는 돈에 비해 컸다. 그는 흥정으로 장운의 손을 값싸게 만들지 않고 꼭 오늘 필요한 범위와 나눌 수 있는 일을 물었다. 조일은 옆에서 숫자를 고쳐 적었다.
장운은 문을 계속 열고 닫을 때 걸리는 부분과 나중에 할 수 있는 표면 손질을 갈랐다. 오늘 모양을 새것처럼 다듬는 것은 빼도 되었다. 하지만 받치는 자리를 보지 않은 채 못 하나만 더 치는 식으로 줄이지는 않겠다고 했다. 수현은 그 범위를 받아들였다.
조일은 자기가 받은 읽기 품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잠깐 그 말을 들었다. 견습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게의 유지비가 생길 때마다 개인 품을 꺼내야 한다면, 앞으로 다른 일을 맡을수록 견습이 더 빚진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오늘 보수비는 가게에서 낸다고 말했다. 조일이 자기 몫으로 물건을 사고 싶다면 나중에 별도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지금 필요해서 못을 사는 돈과 견습이 스스로 고른 지출은 달랐다. 조일은 입술을 한 번 눌렀다가 그럼 오늘 자기 돈은 넣지 않겠다고 답했다.
일이 시작됐다. 수현은 장운의 손놀림을 전부 볼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 가끔 문구멍 너머로 밝은 조각이 움직였고 낮은 나무 소리가 났다. 그가 알 수 있는 것은 정한 범위에서 목공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과, 추가 이야기가 아직 없다는 정도였다.
그는 새로 잘린 나무 냄새를 맡았다. 자기 화로를 쓰던 날의 냄새와 달랐다. 가게에 남의 직업이 들어오자 모루도 잠깐 쓸모없는 철덩이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모루가 없어져야 다른 일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 두 명의 동선이 오늘 그 둘레로 돌아갔다.
문짝이 내려오자 조일이 작은 탄성을 냈다. 수현은 고개를 들어 바깥의 밝은 직사각형을 봤다. 가게 안이 평소보다 훨씬 얕아 보였다. 손님이 들어오는 문 하나를 떼었을 뿐인데 자기가 숨겨 둔 낮은 의자와 물잔까지 길에 놓인 듯했다.
그는 천 가리개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장운은 작업하는 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을 자리에 임시로 둘 수 있다고 했다. 조일이 가게 안의 가벼운 천을 가져왔다. 새 기둥을 세우거나 위험한 문짝에 매달지 않고, 안쪽 선반의 기존 고리에 걸었다.
작은 천이 시야의 절반을 가렸다. 수현은 숨이 조금 편해졌다. 조일이 왜 진작 걸지 않았느냐고 묻지 않았다. 자기 가게에서도 남에게 보이고 싶은 만큼이 날마다 달랐다. 그는 물잔을 천의 안쪽으로 옮겨 놓고 잠깐 눈을 감았다.
장운이 부른 것은 한참 뒤였다. 문 아래쪽의 오래된 마찰 자국을 보여 주겠다는 말이었다. 수현은 의자에서 볼 수 있는 범위를 부탁했다. 목공은 떼어 둔 문짝을 들어 보이는 대신 자기가 가리키는 위치를 설명했다. 그는 그 설명을 듣고 오늘 바닥까지 새로 뜯는 일인지 물었다.
장운은 아니라고 답했다. 지금 맡은 보수에서 확인한 걸림의 한 원인을 말하는 것이었다. 다만 문을 다시 달고 여닫아 본 뒤 같은 걸림이 남으면 멈추고 범위를 다시 정해야 했다. 수현은 알겠다고 말했다. 눈으로 본 자국 하나가 모든 원인을 확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목공 일에서도 같았다.
그는 무심코 손을 내밀려다가 멈췄다. 결청으로 들을 금속도 아니었고 자기 맡은 물건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오늘 손은 쉬어야 했다. 장운은 그 동작을 보았지만 손을 잡아 막지 않았다. 다시 뒤로 갈 수 있도록 빈 길을 남겼다.
점심 무렵 한 사람이 죽집 앞에서 길을 묻다가 백가의 열린 벽을 보았다. 수현과 눈이 마주치자 검을 맡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조일이 현재 받지 않는 범위를 짧게 설명했다. 손님은 떼어진 문짝을 보고 곧 고칠 생각이니 가게 일도 다 돌아왔나 했다고 말했다.
수현은 가게의 문을 고치는 것과 자기 감정을 다시 맡는 것은 별개라고 답했다. 그는 그 설명이 낯설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열려 있는 가게를 보면 사람들은 안에서 무엇이든 시작될 줄 알았다. 오늘은 자기 집에 사람을 드나들게 할 문 하나를 만드는 날이었다.
손님은 다음에 다시 물을 때를 듣고 돌아갔다. 수현은 재개 날짜를 새로 약속하지 않았다. 정한 경로의 현재 답이 있어야 했다. 닫힌 문이 생겼다는 이유로 자기 몸에도 같은 날 여닫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안쪽 의자에 다시 앉았다.
조일이 빵을 가져왔다. 장운과 목수는 자기 쉴 때를 골라 먹겠다고 했다. 네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먹어야 친절한 주인인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자기 것을 작게 떼었다. 손이 흔들려 부스러기가 천에 떨어지자 견습이 접시를 가까이 놓아 주었다.
“작은 솥도 문도 남의 손을 빌리는군요.”
조일이 말했다. 수현은 자기들도 남의 밥을 샀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럼 오늘 가게는 남의 손으로 가득하다고 웃었다. 그는 그 말에 동의하면서도 모두에게 빚졌다는 장부는 펴지 않았다. 약속한 품을 받는 일에는 은혜와 다른 자리가 있었다.
오후에 문을 다시 달았다. 장운은 먼저 사람을 떨어뜨리고 두 번 천천히 여닫았다. 수현은 소리를 듣고 덜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공은 그 감각만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틈과 닫히는 자리를 살핀 뒤, 수현이 쓰는 범위로 한 번 움직여 보도록 설명했다.
손으로 문을 밀 힘을 오래 줄 필요는 없었다. 수현은 문 옆의 낮은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당겼다. 새 움직임은 이전보다 짧았다. 그는 끝까지 닫기 전에 한 번 멈췄고, 다시 열었다. 목공은 그 움직임에서 손을 보태지 않고 지켜봤다.
그때 가게 안쪽 바람이 천을 밀었다. 가리개 끝이 통로로 나왔다. 조일이 곧장 잡으려 하자 장운이 문은 멈춘 채로 두라고 말했다. 견습은 걸린 천을 먼저 안쪽으로 걷었다. 잘 고친 문도 다른 물건이 끼면 그대로 안전하게 닫히는 것은 아니었다.
수현은 가리개의 길이를 줄이자고 말했다. 새 천을 자르는 일까지 오늘 목공에게 맡기지는 않았다. 조일이 기존 접는 끈으로 안쪽에 묶었고 통로에 닿지 않는지 함께 봤다. 문을 고친 뒤 생활 물건의 자리를 다시 보는 데에는 가게 사람의 몫이 남았다.
보수가 끝난 뒤 실제 지출을 맞췄다. 약속한 범위를 넘겨 한 일은 없었다. 수현은 가게 돈에서 품을 냈고 받았다는 답을 장운에게 직접 들었다. 견습은 조일의 읽기 품과 같은 줄에 놓지 않았다. 두 일의 돈은 하루 차이로 오갔어도 한 사람의 주머니를 드나든 돈이 아니었다.
장운은 문석이 오늘 자기가 모르는 말을 먼저 물었다고 짧게 전했다. 수현은 그건 조일 덕분에 앞으로 문제없겠다는 뜻으로 듣지 않았다. 견습도 새 작업자가 오늘 한 번 물었다는 소식으로 받았다. 장운은 사람은 문짝과 달리 한 번 맞추고 끝낼 수 없다고 웃었다.
조일은 문짝도 끝이 아니라고 했다. 장운은 맞다고 답했다. 네 사람은 말이 너무 잘 맞아 모두가 현명해진 척하지 않고 짐을 챙겼다. 목공이 놓고 갈 물건은 없었고, 떼어 낸 낡은 쇠붙이와 나무 조각은 맡은 방식대로 가져갔다. 가게 안은 다시 조금 넓어졌다.
수현은 오늘 문을 고친 사실만 안내에 붙였다. 일반 수리 재개라고 쓰지 않았다. 견습은 그러면 손님들이 다시 묻겠다고 했고, 그는 묻는 사람에게 같은 범위를 말하면 된다고 답했다. 한 문장으로 앞으로의 모든 오해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날 접수는 다시 열지 않았다. 공방이 조용해진 뒤 수현은 귀가 피곤한 것을 느꼈다. 작업이 끝난 들뜸 때문에 남은 낮을 벌어야 할 것 같았지만, 이미 정한 시간과 쓴 몸은 남아 있었다. 조일은 자기 볼일을 다녀오겠다며 먼저 가능한 때를 말했다.
견습이 나간 뒤 수현은 문을 한 번 바라봤다. 새것처럼 반짝이지 않았다. 표면의 오래된 흠집은 그대로였고 오늘 고친 자리는 가까이 가면 보였다. 그가 받아들인 값은 흠집을 모두 감추는 값이 아니라, 현재 문을 여닫게 하는 손의 값이었다.
해가 기울 때 윤초가 잠깐 문밖에 왔다. 수현은 창에서 보고 오늘 여기에 올 수 있는지 먼저 맞춘 편지가 없었다는 생각에 놀랐다. 그녀는 근처 일을 마치고 지나가다 문이 달라 보여 인사만 하려 했다고 말했다. 들어가도 되는지 물었다.
그는 지금은 오래 앉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귀가 피곤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윤초는 그럼 문밖에서 인사하고 가겠다고 했다. 수현은 아쉬워 손잡이를 쥐었다가 놓았다. 짧은 만남도 실제 만남이었다.
그는 내일 몸이 괜찮으면 가까운 의자에서 잠깐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윤초는 자기 때를 확인해 답하겠다고 했다. 오늘 초대받지 못한 것이 다음 약속을 빚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문이 예전보다 덜 큰 소리를 낸다고 말했고, 그는 그 값은 실제 냈다고 웃었다.
헤어진 뒤 수현은 장부를 덮었다. 오늘 쓴 돈 때문에 이번 달 남은 몫은 줄었다. 그가 거절했던 솥 손잡이 수입이 갑자기 돌아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문을 닫을 때 바깥과 안쪽이 무리 없이 갈라졌다. 내일 열어 볼 자리가 생겼다는 것까지가 오늘 산 것이었다.
밤에 손은 여전히 떨렸다. 수현은 그 사실을 고친 문과 나란히 놓았다. 하나가 움직였다고 다른 하나를 억지로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그는 내일 윤초에게서 답이 오면 무엇보다 자신의 아침 상태부터 다시 보겠다고 생각하며 등잔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