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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11화

돌아온 사람의 말

본문 5,122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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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새 일꾼 문석은 자기 나무 표식이 다르게 읽힐까 걱정하며 백가에 왔고 조일은 내일 함께 물을 순서를 맞췄다.

장운의 답으로 읽기 자리의 시간과 품이 확정되자 조일은 공구 없이 붓과 종이만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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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이 떠난 뒤에는 빈 의자가 손님보다 먼저 보였다.

백쉰셋째 아침, 수현은 문을 반쯤 열었다. 오늘 접수는 평소보다 짧게 한다는 안내가 바깥 받침에 있었다. 견습은 정한 때 장운의 작업장으로 갔다. 돌아오기로 한 시각은 낮 전이었고, 수현은 그 빈 시간을 새 손님으로 채우지 않기로 했다.

그는 물잔을 왼쪽 가까이에 놓았다. 손을 옮길 때마다 빈 의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어제까지는 조일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셌다. 오늘은 조일이 없는 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기는지 하나씩 봐야 했다. 둘은 비슷해도 같은 장부가 아니었다.

첫 방문자는 칠목표국의 전갈을 맡은 사람이었다. 윤초의 편지는 아니었다. 서류를 운반하는 끈의 주문을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물었다. 수현은 백가가 그 물건을 만드는 곳은 아니라고 답하고 실제 매듭을 맡는 가게의 위치를 말했다.

상대는 여기 견습이 글을 잘 나누어 준다고 들었다며 자기가 들고 온 주문을 읽어 달라고 했다. 수현은 조일이 다른 유급 일을 하러 나갔고 그 부탁을 대신 받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급하면 원래 주문을 받은 곳에 다시 설명을 부탁할 수 있었다.

“한 줄인데요.”

전갈 맡은 사람이 말했다. 수현은 글자가 짧아도 어떤 물건을 보내려는지 모르면 답이 길어진다고 했다. 그는 자기 경험을 자랑하지 않았다. 상대는 종이를 다시 싸고 당장 가야 할 곳을 물었다. 수현은 아까 말한 가게의 열린 때를 현재 확인해 주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사람이 떠나자 그는 문턱 바깥을 봤다. 한 줄만 받았다면 지금쯤 종이 몇 장이 탁자 위에 있었을지 알 수 없었다. 조일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견습의 모든 일을 흉내 내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됐다. 수현은 다시 천 위에 손을 얹었다.

나루 쪽에서는 날카로운 쇠테 소리가 났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는 작았지만 그날 귀에는 거슬렸다. 그는 문을 조금 더 닫았다. 아직 약속한 접수 시간이 남아 있어 바깥 안내가 보이는지만 확인했다. 사람들이 알아서 조용해질 때까지 참고 앉지는 않았다.

문이 좁아지자 안쪽이 어두워졌다. 그는 등잔을 바로 켜지 않고 창의 천을 조금 걷었다. 빛은 낮은 탁자 한쪽만 밝혔다. 예전 같으면 공방 전체를 쓰기 좋은 하루로 만들려고 화로부터 만졌을 것이다. 오늘 필요한 것은 읽을 안내와 물잔이 보일 정도였다.

그때 길 건너 죽집의 여자가 나왔다. 작은 그릇 두 개를 번갈아 닦으며 수현에게 점심을 살 생각인지 물었다. 그는 오늘은 남은 밥이 있다고 답했다. 여자는 남은 밥이 있으면 죽은 다음에 사라고 말했다. 문턱에서 할 수 있는 장사가 서로에게 그만큼이었다.

수현은 그녀가 잃은 솥의 값을 어림해 보려다가 멈췄다. 새 물건을 샀는지 아직 듣지 않았다. 손님에게 돈을 아끼라고 말하는 사람으로 계속 남아 있으면 나중에 자기 감정의 값을 말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었다. 오늘은 밥이 있다는 대답만 사실이었다.

낮이 가까워질 무렵 장운의 전갈이 먼저 왔다. 읽기 자리는 정한 시간에 끝났고 조일은 짐을 챙겨 돌아오는 중이라고 했다. 수현은 종이를 접었다. 견습이 실제 문을 넘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장부에 귀환이라고 쓰지 않고 아까 보던 물잔을 마저 비웠다.

조일은 약속한 범위 안에 돌아왔다. 겉옷에 가는 톱밥이 묻어 있었지만 손에 공구는 없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말을 시작하려다 물을 마셨다. 수현은 의자를 조금 옮길지 물었다. 견습은 지금 자리면 된다고 하고 주머니에서 접은 종이를 꺼냈다.

“처음에 제가 틀렸어요.”

조일이 말했다. 그는 작업장에 도착하자 장운이 골라 둔 안내를 함께 읽었다고 했다. 문석이 먼저 자기 일한 이야기를 했고, 장운은 판재를 돌리는 일을 멈춘 뒤 탁자를 비웠다. 그 부분은 어제 맞춘 그대로였다고 견습은 설명했다.

문제는 ‘남은 판은 뒤에 둔다’는 줄이었다. 조일은 안내판의 뒷면을 가리켰다. 문석은 탁자 뒤쪽의 긴 받침을 가리켰고, 장운은 가구를 마친 뒤 남는 짧은 재료를 따로 놓는 선반을 가리켰다. 같은 뒤라는 말이 세 곳으로 갈라졌다.

수현은 자기 눈앞의 탁자를 잠깐 보았다. 견습이 그곳에 있었을 때를 머릿속에서 그릴 수는 있어도 직접 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잘못 놓았느냐고 먼저 묻지 않았다. 조일은 세 사람 모두 아직 물건을 옮기기 전이었다고 덧붙였다.

장운은 그 줄을 읽기 자리에서 당장 고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자기 작업 흐름에서 어느 물건을 가리키는지 먼저 설명했다. 문석은 예전에는 짧아도 다시 쓸 조각과 버릴 조각을 다른 받침에 뒀다고 말했다. 조일은 자기가 이름만 매끈하게 바꾸려 했던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제가 물었죠. 오늘 어느 나무를 옮기자는 건지요.”

견습은 돌아온 목소리로 말했다. 장운은 오늘 고른 실제 조각 하나를 가리켰고, 그것의 놓을 곳을 자기가 정했다. 조일은 그 옆에 읽기용 짧은 말을 붙이는 일만 했다고 했다. 새 말이 다른 모든 판재를 쓰게 하는 허락은 아니었다.

수현은 문석이 무슨 표정을 지었는지 묻지 않았다. 견습이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자기에게 들린 문장이었다. 조일은 문석이 ‘내가 몰랐던 건 뒤라는 글자가 아니라 여기 뒤가 어디인지였군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수현은 그 대답에서 처음으로 웃었다.

읽기 자리가 끝난 뒤 장운이 실제 작업을 설명할 때 조일은 남지 않았다고 했다. 자기도 들어 두면 다음에 더 잘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그 일까지 듣고 다음 사람에게 설명하는 순간 자기 몫이 달라질 수 있었다. 장운도 견습을 붙잡지 않았다.

품은 정한 때 실제 받았다고 조일이 말했다. 수현은 부탁받은 일과 끝난 일, 받은 돈을 견습이 자기 말로 맞춘 뒤에야 장부를 보았다. 새 일꾼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줄은 없었다. 그건 오늘 조일이 벌어 온 품의 조건이 아니었다.

견습은 문석에게 글을 쉽게 읽어 줬다는 칭찬을 못 받았다고 했다. 대신 같이 멈춰 줘서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말이 품삯처럼 느껴졌다가, 실제 돈은 따로 받았다고 웃었다. 수현은 그 구분을 해 두니 둘 다 가볍게 잃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일은 마지막에 문석이 자기 표식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내가 먼저 자기 예전 경험을 말했지만, 큰 글씨가 닳은 나무쪽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일은 고르지 않았다. 견습은 그 물건을 가져오라고 요구하지 않은 것이 오늘 읽기와 별개의 선택으로 남았다고 했다.

수현은 문석이 숨겼다는 말로 바꾸지 않았다. 새 일터에 들어간 사람도 자기 지난 일을 모두 내놓을 의무는 없었다. 그가 오늘 안내에서 모르는 말을 물은 사실만으로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있었다. 견습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일은 바깥으로 나오기 전 손을 씻을 곳도 물었다고 말했다. 자기 종이를 만지던 손에 남은 먹을 다른 물건에 옮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장운은 실제 쓰는 물자리와 돌아갈 문을 알려 주었다. 읽기 자리를 떠나는 데에도 오늘 그곳의 설명이 필요했다.

그는 조일의 겉옷에 묻은 톱밥을 가리켰다. 견습은 밖에서 털겠다고 일어났다. 수현은 손으로 직접 털어 주려 하지 않았다. 조일이 돌아오기 전까지 보았던 빈 의자는 이제 실제 사람의 몸을 받쳤다. 그뿐인데 가게 안의 낮은 훨씬 덜 길었다.

점심에는 각자 마련한 밥을 같은 탁자에서 먹었다. 수현은 전갈 맡은 사람이 다녀간 일을 들려주었다. 조일은 왜 자기 부탁으로 받아 놓지 않았느냐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수현은 견습의 빈 시간이 자기 물건은 아니라고 답했다. 조일은 숟가락을 들다 잠깐 멈췄다.

그는 돈이 되는 부탁이면 나중에 물어봐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자기 이름으로 먼저 받았다고 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수현은 그 조건으로 남길 수 있다고 했다. 둘은 모든 부탁을 돌려보내거나 모두 접수하는 두 칸 사이에 말 하나를 더 놓았다.

조일은 다음에 그 사람이 오면 누구에게 연락을 받아 둘지도 정해야겠다고 했다. 수현은 실제 손님이 맡기려는 정보만 받도록 하자고 답했다. 한 줄을 읽는 일 때문에 표국의 다른 운반 계약까지 들여다볼 까닭은 없었다. 견습은 새 장부를 만들지 않고 현재 접수의 여백을 골랐다.

오후에 바람이 세졌다. 문짝이 받침에 부딪쳐 짧게 떨었다. 수현은 그 소리에 귀가 당겨 의자를 안으로 옮겼다. 조일이 문을 살피려다가 수현을 봤다. 그는 못을 만져 보라고 하지 않고, 우선 부딪치지 않게 문을 닫을 수 있는지 현재 상태만 물었다.

견습은 바깥 안내를 먼저 들인 뒤 문을 닫았다. 위쪽에서 마른 나무가 긁히는 소리가 났다. 세게 밀지 않으니 닫혔지만 문은 조금 비스듬했다. 조일은 이건 자기가 작업장에서 읽고 온 안내로 고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수현은 그렇다고 답했다.

장운에게 현재 봐 줄 수 있는 때를 물었다. 오늘 곧장 온다는 답은 없었다. 수현은 남은 접수를 일찍 닫기로 했다. 바람이 잦으면 모든 것이 저절로 괜찮아질 것이라며 문을 계속 열어 두지 않았다. 조일은 오늘 예정한 짧은 접수가 실제로 더 짧아졌다고 적었다.

그는 가게가 스스로 문을 못 여는 날도 오는군요, 하고 말했다. 수현은 공방도 남의 공방을 부를 때가 있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럼 품을 제대로 줘야겠다고 했다. 둘은 문 고치는 값을 견습이 오늘 받은 돈에서 바로 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조일의 품은 조일의 일이었다. 가게의 문은 가게의 유지비였다. 수현은 그 돈을 나누어 보면서 손의 회복에 맞추어 줄인 수입이 생활에 계속 닿는 것을 느꼈다. 남에게 보내는 바른 말만으로 문 경첩을 살 수는 없었다. 그는 저녁에 실제 지출을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

문밖에서 한 사람이 닫힌 안내를 읽고 돌아갔다. 수현은 창으로 그 모습을 봤다. 지금 나가 설명하면 새 부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안내에는 오늘 일찍 닫은 사실과 다음에 현재 접수를 물을 때가 적혀 있었다. 거기까지가 오늘 약속이었다.

밤에는 바람이 조금 잦았다. 조일이 모레에도 문을 닫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수현은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 장운이 실제 상태를 본 뒤 맡을 수 있는지 듣고 정해야 했다. 견습은 자기 내일을 모두 비워 놓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라고 했다.

수현은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문 앞에 멈췄다. 비스듬한 틈으로 바깥빛이 가늘게 들어왔다. 작은 틈이라고 손끝으로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이 왔다. 그는 손을 천 안에 둔 채 돌아섰다. 오늘 돌아온 사람이 해 준 말은, 모든 뒤를 혼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쪽에 가까웠다.

11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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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받치는 값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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