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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15세 이용가 110화

뒤집힌 나무쪽

본문 5,187자 · 공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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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수현은 손잡이가 빠진 솥을 수리로 받지 않고 현재 접수를 물을 수 있는 다른 공방의 길을 알려 주었다.

조일은 장운에게 모레 올 새 일꾼의 안내를 읽을 자리와 판재가 지나가는 때를 함께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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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꾼은 글을 읽어 달라는 말보다 먼저 나무쪽을 뒤집었다.

백쉰이틀째 낮, 백가 수리점 문앞에 선 사내는 자기가 문석이라고 말했다. 장운의 작업장에서 내일 만날 사람이라고 했다. 손에 든 얇은 나무쪽에는 큰 글씨 두 자가 있었다. 수현이 읽기 전에 사내는 그 면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먼저 알고 갈 게 있어서요. 이쪽도 읽는 일에 들어갑니까.”

그는 다른 면을 보였다. 물 묻은 모서리가 거칠었고 작은 칼금 셋이 나란히 있었다. 조일은 나무쪽을 받지 않은 채 오늘 여기에 온 까닭을 물었다. 내일 자리의 안내와 같은 물건인지 먼저 맞추려는 질문이었다.

문석은 예전 일터에서 쓰던 자기 표식이라고 말했다. 두 자는 ‘버릴 것’이라는 뜻으로 읽힐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문석이 아직 끝을 자르지 않은 나무를 따로 두던 표시였다. 장운이 그 물건을 보고 무슨 뜻인지 물었는데 대답이 길어졌다고 했다.

수현은 큰 글씨를 보았다. 실제 두 자는 ‘남김’이었다. 버림으로 보인 것은 먹이 닳아 첫 획이 끊긴 탓이라고 문석이 설명했다. 사내는 글자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 손에서 늘 같았던 표시가 다른 손에 가자 전혀 다른 물건의 이름이 된 것이었다.

조일은 내일 함께 읽을 것은 장운이 고른 작업장 안내이며, 이 나무쪽의 쓸모와 분류는 작업장 책임자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석은 그건 들었다고 답했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자기 표식을 설명하다가 글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으면 어떻게 말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견습은 붓을 들려다 말았다. 그 질문에 정답을 써 주면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아는 사람처럼 굴게 될 수 있었다. 수현은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자기가 먼저 답하면 사내는 이 가게에서 나이 든 수리공의 허락을 받아 가는 모양이 될 터였다.

“그런 취급을 받았소?”

그가 물었다. 문석은 아직은 아니라고 답했다. 예전 일터에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있었다고 했다. 오늘 장운은 실제 뜻을 물었을 뿐이었다. 사내는 말을 마친 뒤 자기 손등을 나무쪽에 문질렀다. 수현은 과거의 일을 더 캐묻지 않았다.

조일이 자기도 내일 모르는 말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작업장에 새로 가는 사람은 자기 쪽이기도 했다. 읽는 일을 맡았다고 나무를 고르거나 공구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문석에게 어떤 말부터 설명하면 서로 편할지 지금 골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석은 자기 이름과 일한 곳을 먼저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다음 안내를 읽다가 모르는 말을 묻고 싶었다. 조일은 그 순서에 맞추어 내일 시작하면 되겠다고 답했다. 사내는 나무쪽을 다시 뒤집었다. 가려 두었던 큰 글씨가 이번에는 탁자 쪽으로 드러났다.

수현은 그 나무를 내일 작업장으로 가져갈 생각인지 물었다. 문석은 가지고 가려 했지만 새 물건 분류와 섞일 수 있으니 개인 짐에 두겠다고 했다. 그 결정은 문석이 했다. 오래 썼다는 이유만으로 새 일터의 모든 사람이 그 표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일은 자기 종이에 문석의 표식을 베끼지 않았다. 대신 내일 첫머리에 서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짧게 듣는 시간을 더 둘 수 있는지 장운에게 묻겠다고 했다. 사내는 그게 새 품을 늘리는 일이라면 먼저 말해 달라고 했다. 견습은 알겠다고 답했다.

“긴 이야기를 공짜로 하면 나중에 짧게 끊기 어렵더군요.”

문석이 말했다. 수현은 그 말이 마음에 들어도 격언으로 받아 적지 않았다. 사내의 지난 일터에서 나온 값이었다. 조일은 오늘 이 방문에서 바로 읽기 일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짚고, 내일의 범위가 바뀌면 시작 전에 셋이 맞추겠다고 했다.

문석이 가려 할 때 밖에서 빈 수레가 크게 흔들렸다. 문앞 돌을 넘던 바퀴가 두 번 튀고 쇠테가 울었다. 수현은 귀 안쪽이 당겨 잠깐 눈을 감았다. 조일이 말을 멈췄고 사내는 나무쪽을 손에 쥔 채 문을 조금 닫아도 되는지 물었다.

수현은 바깥 사람이 지나갈 만큼은 남겨 달라고 답했다. 문석이 그 너비를 보고 문을 당겼다. 소리는 낮아졌다. 누구도 무슨 병인지 다시 증명해 달라고 묻지 않았다. 그가 지금 들을 수 있는 대답의 크기만 조금 작게 맞췄다.

사내가 떠난 뒤 조일은 자기 첫 문장을 지웠다. ‘쉽게 읽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미리 써 둔 줄이었다. 수현이 왜 지우느냐고 묻자 견습은 쉬운지 어려운지 자기가 먼저 정한 말이라서라고 답했다. 그는 ‘같이 읽다가 멈출 곳을 고릅시다’로 바꾸었다.

수현은 그 말을 보고, 그러면 끝까지 안 읽어도 되는지 손님이 물을 수 있겠다고 했다. 조일은 정한 시간 안에 고른 안내를 읽되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은 장운에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멈추는 자리가 일의 끝을 무한히 미루는 약속이 되지 않도록 했다.

조일은 문석이 가져온 표식을 자기 눈으로만 읽으면 ‘남김’이라는 두 자의 뜻을 고치는 쪽으로 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현은 두 자를 온전히 읽어도 남긴 물건을 어디에 둘지는 알 수 없었다고 답했다. 견습은 그 말의 뒤에 실제 장소를 묻는 줄을 하나 붙였다.

그는 내일 문석에게 나무쪽을 다시 꺼내 보이라고 부탁하지 않기로 했다. 오늘 사내가 자기 경험을 말하려고 가져온 물건이 내일 사람들 앞에서 실수의 본보기가 되어서는 곤란했다. 장운이 묻는 현재 안내에 필요한 만큼만 셋이 이야기하면 됐다.

수현은 그 결정을 듣고 자기 손을 천 아래로 숨기려던 버릇을 떠올렸다. 누군가 자신을 이해하려는 뜻으로 떨림을 남들 앞에 보여 달라고 하면 그 뜻만으로 편해지지는 않았다. 그는 견습에게 그런 때를 한 번 겪은 적 있다고 짧게 들려줬다.

조일은 알겠다고 답했다. 내일 말을 못 알아들은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 표시하자고 시킬 생각도 고쳤다. 누구 앞에서 모른다고 말하는지에 따라 질문의 값이 달라질 수 있었다. 그는 함께 읽다가 따로 다시 묻고 싶은 것이 생기면 끝에 말할 틈을 둘 수 있는지 장운에게 물었다.

그는 장운에게 전달할 물건을 꾸렸다. 붓과 작은 종이, 마른 천뿐이었다. 나무를 긁는 칼이나 무게를 재는 자는 넣지 않았다. 수현은 빈 주머니를 보고 정말 가볍다고 말했다. 견습은 그래서 자기 머리를 무겁게 들고 가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운의 현재 답은 늦은 낮에 왔다. 판재를 돌리는 일을 멈춘 뒤 탁자를 읽기 자리로 비우겠다고 했다. 문석이 자기 경험을 말하는 짧은 시간도 정한 품 안에 둘 수 있었다. 설명이 늘어나면 그 자리에서 다시 범위를 맞추며, 실제 작업 지시는 자신이 맡는다는 답이었다.

조일은 마침내 내일 일을 확정했다. 시작과 끝, 돌아올 때, 받을 몫을 자기 장부에 적었다. 수현은 빈 자리를 채우는 소리를 들었다. 요청이 있었던 어제와 일이 정해진 오늘을 똑같이 부르면, 견습의 시간도 장운의 일당도 잘못 묶일 수 있었다.

가게 안쪽에 잠깐 햇빛이 들었다. 모루 밑의 낡은 검사 자는 어둠 속에 그대로 있었다. 수현은 그것을 꺼내지 않았다. 손의 감각이 편한 순간이 왔다고 재개 허락이 된 것은 아니었다. 오늘 자기 손이 할 수 있는 일은 물잔을 가까이 두고 천 위에서 쉬는 것이었다.

조일이 점심 남은 무를 썰다가 크기가 제각각이라며 웃었다. 수현은 여기서는 같은 크기를 보증하지 않는다고 했다. 견습은 그럼 자기 그릇에 큰 것을 놓겠다고 답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칼금 셋의 뜻을 알게 된 날에도 밥의 모든 모양을 맞추지는 않았다.

오후에 솥을 가져왔던 여자가 잠깐 들렀다. 다른 공방은 손잡이뿐 아니라 붙던 자리도 살핀 뒤, 오늘은 수리해 쓰는 쪽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여자는 그 판단을 자세히 옮기지는 않았다. 수현은 자기 귀로 들은 말에서 새 금의 위치를 짐작해 덧붙이지 않았다.

“속상하셨겠소.”

그가 말했다. 여자는 오래 썼으니 그렇다고 답했다. 그래도 오늘 뜨거운 죽을 넣기 전에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다. 새 작은 솥을 구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른 그릇으로 나누는 일은 손이 더 가지만 당장 여섯 그릇은 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옛 솥을 화분으로 써도 되겠느냐고 물었다가 웃었다. 그것도 백가에 물을 일이 아니라고 먼저 말했다. 수현은 흙을 담을 곳과 사람 손이 닿을 가장자리는 실제 쓰는 사람이 따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어디든 쓸 수 있다는 위로는 하지 않았다.

여자가 돌아간 뒤 조일은 오늘 두 번이나 같은 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현은 자기가 솥을 받지 않은 것보다 솥이 다른 답을 받았다는 쪽이 오늘 일에 가깝겠다고 했다. 견습은 조금 생각하다가 장부의 접수 아님 옆에 새 수리 완료라고 쓰지 않았다.

그는 문석을 처음 보았을 때 손에 먹이 많아 글씨를 잘 쓰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사내는 나무를 표시하는 먹을 썼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수현은 손 하나를 보고 사람이 살아온 일을 너무 빨리 붙여 놓기 쉽다고 답했다. 자기 떨리는 손도 남들에게 그런 종이가 되곤 했다.

말한 뒤 그는 손을 가리지 않았다. 조일이 그 손을 오래 보지도 않았다. 둘은 저녁 일을 나누었다. 견습은 오늘 몸이 남아 있으니 물통을 채우겠다고 했고, 수현은 문앞의 안내를 안쪽으로 들일 때를 골랐다. 어느 쪽도 내일 하루까지 대신해 주겠다는 약속은 아니었다.

윤초에게서는 새 편지가 오지 않았다. 수현은 어제 잘 다녀오라고 쓴 뒤에 답이 꼭 와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는 수신함을 한 번 보고 돌아섰다. 혼자 있는 저녁을 허락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처음부터 자기 저녁을 고를 권리가 있었다.

그는 오늘 문석에게 들은 말을 편지로 옮기려다 그만두었다. 다른 사람의 예전 일터에서 있었던 일은 자기 연애 이야기에 쓸 좋은 비유가 아니었다. 대신 종이 한 장에 다음에 먹고 싶은 음식을 적었다. 보낼 날짜는 정하지 않고 자기 방의 낮은 서랍에 넣었다.

조일은 모레가 아니라 바로 내일이라는 말을 두 번 했다. 수현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견습은 자기가 확인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새 일을 맡을 때마다 자기 말이 하루 먼저 달려가는 버릇이 있었다. 그는 붓을 내려놓고 실제 나갈 때 입을 겉옷을 챙겼다.

가게를 닫은 뒤에도 나무 냄새가 조금 남은 듯했다. 수현은 문석이 들고 왔던 조각을 떠올렸다. 같은 나무의 앞뒤가 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표시를 두 사람이 다르게 읽고 있었다. 그 틈에 사람 하나를 모르는 사람으로 못 박지 않은 것이 오늘의 작은 변화였다.

밤에 창밖 수레 소리가 지나갔다. 수현은 귀가 편한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내일 자신은 이곳에 남고 조일은 나무가 실제 움직이는 자리로 간다. 견습의 일을 머릿속에서 미리 끝내 주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그가 새로 배워야 할 손의 순서였다.

1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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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사람의 말

Written by Grapheme · Published by Aldus Lib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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